세상을 바꾸기 위한 게임들 1 - Against All Odds

사회운동

이걸 전에 한번 포스팅한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의외였습니다.

네오스크럼의 글을 보니 생각이 났습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게임 (games for change - real world game, real world impact)"

 

진지한 사람들에게는 게임이란 한때의 쾌락, 사람들을 현실에서 도피하게 만드는 부정적인 존재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성별, 연령, 계층별 차이는 있어도 게임은 이제 빼놓을 수 없는 문화로 삶 속에 뿌리내리고 있지요. 지하철을 타면 각종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이제는 너무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게임에 대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너무 진지한 사람들이라 그런지 부정적이거나 무관심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갖는 의미와 가능성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자, 사설은 그만하고, 그래서 지금 소개하려는 G4C (http://gamesforchange.org) 사이트를 보시죠.

 

오른쪽에 보면, 인권, 경제, 공공 정책, 공공 의료, 빈곤, 환경 등등 다양한 채널별로 많은 게임들이 등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영어가 짧아 이 사이트의 모든 글들을 읽진 못했는데요, 아마 유엔에서 기획해서 이 사이트를 만들고 이곳 저곳 존재하던 게임들을 모아 놓은게 아닐까 싶어요. 어떤 게임들은 제작도 한 것 같고.

 

사회 변화를 위한, 진지한 문제 의식을 담은 게임이라 너무 무겁거나 재미가 없는 그런 게임들이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면 일단 접어두셔도 됩니다. 제가 몇개 해본 것은 충분히 진지하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내용이지만 충분히 재밌게("즐겁게"는 아니고요) 진행할 수 있는 게임들입니다. 그림도 아주 훌륭하고요. 주로 아이들 교육용으로 이런 게임을 활용한다면, 지금껏 수많은 어른들이 써놓은 길고 어려운 글보다 훨씬 잘, 감성적으로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게임 중에는 아주 스케일이 큰 것도 있어요. 여러분의 나라를 만들어 시스템을 통째로 만들며 다른 게이머들과 경쟁, 협력하는 게임도 있습니다. 이걸 해보려다가 영어가 안되서 패스..-_-

 

제가 해 본 것중에 두가지만 소개하겠습니다.

하나는 난민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게임 against all odds 이고

두번째는 남대서양? 한 가난한 지역의, 한 가족의 생계 투쟁을 그린 Ayiti: the Cost of life 입니다.

 

1. Against all odds

그림과 같은 분위기의 플래시 게임입니다. "Log in" 해서 계정을 만들수도 있고, 일회용 이름만 만들어 게임을 플레이할 수도 있습니다. "Play Against All Odds" 하면 게임을 시작합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여러분의 환경이 급변합니다. 영어가 안되서 정확한 해석은 못했습니다만 아마 군사쿠데타나 전쟁 혹은 내전이 일어난 모양입니다. 사람들이 저항하고 군대가 그것을 찍어 누르며 당신이 체포되는 것으로 게임이 시작합니다. 이제 여러분은 끌려가서, 사상 검증을 받게 됩니다. 10개의 문항에 대해 여러분은 판단해야 합니다. 신념을 지킬 것이냐, 아니면 일단 살아남을 것이냐

아마 누구던 처음에는 NO(투표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를 선택하겠지요. 그러면 ... 바로 맞습니다. -_- 피가 뚝뚝 저 종이 위로 떨어지게 되요. 그리고 이런 화면이 뜨면서 투표권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그렇지만 일단 이 상황에서는 신념을 접어야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얘기해줍니다. 위의 "Web facts"를 누르면 관련 기사나 정보, 사이트로 연결되는데, 이게 썩 좋더군요. 하지만 영어 -_- 하아하아..

 

자, 일단은 살아남아야하므로 신념과 다르게 10개의 질문에 대답하고 일단은 철창을 빠져나옵시다. 집에 돌아오면 이제 바로, 도망갈 준비를 해야합니다.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가방에 꼭 필요한것만 챙기고 나머지는 다 포기해야 합니다.

각 물건들을 마우스로 끌어 가방에 (세 개까지) 넣고 오른쪽의 문을 제한 시간 안에 열면 이 미션은 통과입니다.

 

이 다음은 일단 시가지를 벗어나고, 변방까지 탈출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당신은 여러번 시험에 들게 됩니다. 돕겠다는 사람들이 갑자기 나타났을때 당신은 그를 믿고 따라갈 것인가요? 차를 타고 국경을 벗어날때 여러분은 가족, 친구, 이웃 중 누군가를 버려야 할지 모릅니다. 친구가 다리를 다쳤다면 어쩌겠습니까? 이 게임은... 씁쓸하게도, 영화와 달리 실제로는 비정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임을 말해줍니다. 그 상황은 어느 하나도 장난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것은 아예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할 뿐, 한명의 인간은 그런 극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이 게임은 크게 세 개의 장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첫번째는 국경으로 탈출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다른 나라 국경으로 들어가 이방인이 되어 정착을 시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그 곳에서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각 장에서 당신은 계속되는 위협, 선택의 기로에 처하게 되고, 마지막에는 이방인으로 당하는 오해와 편견에 직면합니다. (당신은 도둑, 수상한 사람으로 몰리기도 합니다) 그 모든 과정을 힘들지만 슬기롭게 넘어가야 저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죠.

 

이 글에서 소개한 부분은 주로 맨 앞장인데요. 두번째 장 부터는 난민뿐 아니라 이주노동자의 입장도 어느 정도 느껴볼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사람들은 이주노동자 특히 "못 사는 나라"라는 인식이 박혀 있는 동남아시아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극심하죠. 이런 게임이 완전히 바꿔놓을 수는 없더라도, 한번 입장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수 있지 않을까요?

 

글이 길어진 관계로, 두번째 게임은 다음 글에서 소개하겠습니다. 이거 아주 괜찮은 게임입니다. :)

AYITI: The cost of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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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7 12:56 2009/09/2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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뎡야핑 2009/09/28 23:22 URL EDIT REPLY
와아 신기하네요 근데 게임, 하면 스트레스 해소가 떠오르는데 이건 스트레스가 쌓일 것 같다능...; 게임에 대한 나의 편견
지각생 2009/09/29 09:23 URL EDIT REPLY
ㅎㅎ 스트레스야 일상에서 더 쌓이는 거겠죠. 게임에 담긴 내용이 슬퍼도 스트레스가 쌓이진 않더군요. 재밌어요 한번 해보삼
디온 2009/09/30 11:15 URL EDIT REPLY
전학간 곳에서 반 친구들이 나랑 팀 안먹는대. 흙. 이것 참...
지각생 | 2009/10/05 16:53 URL EDIT
오래전에 해서 그때 어떻게 넘어갔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흙.
안티고네 2009/10/01 14:05 URL EDIT REPLY
시가지를 벗어나고, 변방까지 탈출하는 과정에서...나는 경찰말고 아무도 안 만나지던데...ㅠㅜ 차 좀 얻어타고 싶구만~
지각생 | 2009/10/05 16:54 URL EDIT
경찰을 안 만나야 차를 탄다는 ㅋㅋ 아마 처음에 경찰이랑 개 나올때 막히는 듯. 잘 피해서 오른쪽 벽에 있는 구멍으로 빠지삼 :)
김수연 2009/10/23 11:00 URL EDIT REPLY
춘젇우처루더겅루드주어룯465굴
구더궈얼?호
루챤얼덕???륮덛류앓
유처나엊
류독
김민정 2009/10/23 11:04 URL EDIT REPLY
루처눶두넝주더루덕열다야. ?호우
유옺독더우으탕~~어
느치우%$로
누차징으타지"~~~~~구어누타지으차디}
달꿈 2010/07/06 02:36 URL EDIT REPLY
안녕하세요, 오늘 오픈소스 강좌에서도 만나고 예-전에 빈집에서도 뵈었습니다^^ 우연히 자료를 찾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인연이란 참^-^
지각생 | 2010/07/07 13:53 URL EDIT
small world~ 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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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마음

잡기장

팔당에 다녀왔다. 자전거타고. 처음부터 마음 먹고 간 건 아니었는데, 조금만 더 가자 가자 하니 어느새도착해 있더라. 마음 먹으면 언제든 다녀올 수 있는 곳이건만, 요즘엔 혼자서 어딜 잘 안가게 된다. 혼자 다 챙기고 알아보고 하는 것보다는 여럿이 기획하는데 발만 담그는게 편하니까.

 

요즘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뭐가 요즘이냐 늘 그렇지 하는 분들 있겄지만 그래도 요즘엔 상태가 꽤 괜찮았다. 마음의 병은 육체적 피로와 함께 찾아왔는데, 조금 회복되는가 했더니 이번주들어 몸을 좀 혹사했더니 단박에 중증이 되었다. 작은 일에도 분노, 좌절하며 근거없는 망상을 하고, 의심과 질투로 몸이 달아올라 녹아내린다. 어제도 그랬다.

 

분에 찬 상태로 빈집 아랫집에 만든 옥탑방에(짐들 사이에 박스만 깔아놨다) 모기와 추위, 불편함도 생각 못하고 잠들었다. 얼마나 잔 건지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옥상을 오가는 소리에 깼다. 잠을 특별히 잘못 잔건 아니지만 그리 썩 잘 잔 것도 아니었고, 험한 꿈을 꾸느라 몸에 기운이 없다. 일어나자마자 잠들기 전 기억이 확 나면서 바로 열이 오른다.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이불을 개곤 옷을 갈아 입고 가방을 챙겨 빈집을 나선다. 그렇게 자다간 몸 버린다는 베라의 말에도 네. 한마디, 어디 나가는거? 에도 네.

 

딱히 갈 곳을 정하지 않았지만 한 며칠간 아무도 모르는 곳에 있다 오고 싶었다. (차라리 그랬으면 나을 뻔했다) 문득 목요일에 만난, 팔당 부근에 사는 사람이 생각났다. 그래 거기도 빈집이나 마찬가진데 답사를 겸해 다녀오는 것도 좋겠다. 한강대교 쪽으로 가면서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를 마신다. 지각생은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입이 마르는데, 바로 나오느라고 물 한모금 안마시고 자전거를 탔더니 입이 쩍쩍 갈라진다. 음료수를 마시며 잠시 앉아 있으니 내가 지금 집을 나온 모양새가 썩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전화해서 걱정 말라고 할까. 망설이다 폰을 접는다. 

 

자전거를 달리는데 제 정신이 안든다. 어케 길을 가고 차를 피했는지도 모르게, 용산 참사 현장도 언제 지났는지 모르게, 한강대교를 건넌다. 어디로 갈까. 가방이 무겁다. 괜히 짐을 많이 챙겨왔다. 일단 서쪽으로 달린다. 집에 도착해 놋북을 내려놓고 다시 집을 나선다. 이번엔 동쪽이다. 어디 마음 내키는대로 가보자. 중간 중간 볕 잘 받는 벤치가 있으면 누워 하늘을 본다. 이 짓도 오랫만이다. 하늘이 썩 괜찮다. 스르르 졸음이 온다. 잠깐 잔 것 같은데 기분이 조금 괜찮아 졌다. 아직 불길은 여전하지만.

 

한강대교 북쪽을 지나면 내가 기분이 안 좋을 때 찾는 터가 있다. 그곳에 앉아 강물을 바라보면 효험이 있다. 앉아서 또 생각과 기억때문에 괴로워하며 돌 속에 뻗어나온 풀을 쥐어 뜯는다. 뜯은 풀을 접고, 끊어 멀리 던진다. 그 걸 두번째 할때 지금 하고 있는 짓이 뭔지 깨닫는다. 뜯겨진 풀을 보고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때 난 마음도 없이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 마음은 온통 번잡한 생각들로 황폐해지고 있고 분노와 질투, 좌절로 가득 차 있는데 어디서 내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까. 그런데도 나는, 그런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 착해보이는 - 행동을 무심코 하고 있는 것이다. 그걸 느끼자, 내가 평소에도 늘 이런식으로 사나. 마음을 담아 말하고 행동하는게 아니라, 항상 그 상황에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것을 기계적으로 하고 있는 것인가. 그런 것 같다.

 

잠실대교 밑에서 또 한참을 잤다. 돗자리가 있다면 흙바닥에서 자도 될텐데, 짧은 벤치에 낑겨 잔다. 정신차려보니 어느새 낮 세시. 기분은 조금 더 가라앉았다. 일어나 강물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니, 오늘 내 기분을 만들었던 어제의 일이 사실 별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증상은 완화되고 있으나 병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래도.. 벌써 돌아가고 싶어진다. 대놓고 낸건 아니지만 내가 짜증을 낸 만큼 사람들도 신경이 쓰이겠지. 돌아갈까 계속 동쪽으로 나갈까. 문득 어제 다시 본 카이지 만화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그래 오늘은 더 갈 수 없을때까지 가보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만화에 이 대사가 나온 건 아니다)

 

정동진 영화제 때 양군, 꼬미와 같이 달리던 생각이 난다. 본격 출발 전 마지막 보급을 하던 쉼터에서 또 한참을 쉬었다. 해가 어느새 기울고 있다. 그만 돌아갈까. 또 이 생각. 연습장을 꺼내 마구 낙서와 메모, 글을 쓰고 다시 동쪽으로 간다. 가면서 전환점이 나올때마다 계속 고민한다. (나중 생각하면 암사동 들어가기 전에 돌아갈 것을 그랬다) 암사동으로 들어간 후에는 더 이상 고민할 것 없이 미사리로 달린다. 이제는 완전 익숙한 길이라 무리 없이 길을 찾아 달린다. 그렇게 결국 미사리 도착.

 

강변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하늘이 흐리다. 아래를 보니 자전거 길이 근래에 새로 포장된 것 같다. 넓적 시원한 길을 달리니 기분이 좀 더 좋아지다가 다시 미칠듯한 좌절과 분노가 솟구친다. 다시 멈추고 벤치에 앉아 연습장을 꺼내 몇자 쓰니 또 거짓말같이 분노가 사라진다. 분노에 마비됐던 감각이 살아나니 주변이 참 좋다. 조용하고. 서울의 한강은 사람이 너무 많아 조용히 쉬기도, 글을 쓰기도 어렵다. 이쪽에 살면 좋겠다 싶지만 내년에 자전거 길이 서울부터 쭉 뚫리면 여기도 사람이 바글바글하겠지 하는 생각을 한다. 노트를 접고 페달을 밟아 팔당대교를 건너니 금방 팔당역이 나온다.

 

목요일에 만난, 팔당에 사는 사람을 떠올려 전화해본다. 주말엔 거의 집에 있다고 했고, 목표를 정하고 오기 싫어 미리 연락하지 않고 그제사 전화한건데, 집에 있긴 한데 곧 나간다 하신다. 그럼 다음 추석때나 한번 다시 올께요. 해가 곧 질 시간이다. 지하철이 나 있으니 돌아오는 건 문제 없다. 약 30분마다 한 번씩 차가 있다. 금방 돌아가기 싫기도 했으니 주변을 돌아다니기로 한다. 예봉산이던가 올라가는 길이 있다. 조금 올라가 보니 지역주민들이 만든 쉼터가 있는데 태양광발전으로 가로등을 켜고 있었다. 괜찮네 저거. 빈집도 저거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아? 풍력발전기 하나 태양광발전 하나. 물론 그림의 떡이다.

 

해가 지는 산에서 노트에 글을 쓴다. 내 마음이 집 나간건 꽤나 오래된 것 같다. 마음을, 정말로 담아 무언가를 해본게 오래됐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을 다시 찾기 위해 끙끙댄다. 내가 좋아하는 이에게, 부치진 않을 편지도 써본다. 그러다보니 옛생각이 나네. 직접 말하는 건 너무 겁나고 서툰 지각생이 앓다 앓다 죽겠으면 써서 보냈던 예전의 편지 몇 통. 그제나 이제나 직접 말 못하는 건 크게 바뀌지 않았다. 이렇게 서툴고 겁많아서 어케 하겠소. 해가 지고 벌레가 많아지니 팔당역으로 돌아와 열차를 탄다.

 

돌아와보니 빈집엔 사람이 별로 없다. 내가 아침에 그렇게 집나간것도 별로 신경 안쓰는 모양이군. 뭐 그럴거 뻔히 알면서도 혹시나 사람들이 관심 가져줄 걸 기대라도 했는지 살짝 실망스럽다. 조금 있으니 아주 속상한 사실을 알게 된다. 옥상으로 기타를 들고 간다. 나는 김광석 노래를 조금 흉내내는 편인데, 오늘의 테마 - "마음을 담아서" 불러본다. 안 올라가던 것도 올라가더라. 속이 좀 나아지는 것 같더니 다시 불이 난다. 마음의 병의 역전승이다. 오늘 하루 종일 한강에서 날려 보낸, 띄워 보낸 분노와 원망이 나를 차지한다. 악의는 없지만 너무나 부주의하게 사람을 아프게 하는 사람들. 도저히 같이 있을 수 없어 집을 또 나온다.

 

증산동 집으로 오며.. 이젠 체념이 된다. 불은 다시 꺼져 간다. 그리고 그 불이 다 꺼지고 나면 내 마음은 재만 남아 있을 것이다. 내 고통을 내가 말하지 않으면 누가 알겠냐만 그래도 알아주지 않는 사람, 야속하구나. 오늘 적은 내 노트엔 희망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지만, 이렇게 상황에 쉽게 휩쓸리는 내 마음, 굳건하지 못한 마음, 병을 이기지 못하는 내 마음이 안타깝다. 그래도 내일은, 조금은 나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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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7 01:52 2009/09/27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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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방문자 2009/09/27 03:47 URL EDIT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지각생 | 2009/09/27 12:01 URL EDIT
감사합니다 같이 자전거여행 함 가요
비밀방문자 2009/09/27 11:14 URL EDIT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지각생 | 2009/09/27 12:02 URL EDIT
괜찮소 ^^ 나중에 얘기해줄께 큰 걱정 안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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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경.. ㅠㅠ

잡기장

선덕여왕 본방사수를 위해 어제 저녁까지 빈집에서 먹고도 TV가 있는 증산동 집에 와서는

재밌게 드라마를 본 것 까진 좋았다.

 

빈집으로 들어가 산 불과 이틀 사이에 내 방 옆에 있는 보일러에 물이 새어 창고에 있는 것들을 비어있는 내 방으로 다 옮겨 논 통에 마루에서 잠을 자게 됐는데

 

아침에 일어나 안경을 찾으니 한쪽 다리가 휙~ 하고 위로 꺾여 있다. 으앜!

마루쪽 창문을 열기 위해 누워 있는 나를 피하며 발을 내딛고 오직 마음을 손끝에 담아 창문을 향해 뻗으신 울 엄니께서 내 안경을 사뿐히 밟아 주신것.

 

오래된 무테 안경은 이제 조금만 충격을 입어도 부스러질 것처럼 불안해서 직접 손보지 않고 안경점에 가서 바로잡으니 겉으로 보기엔 괜찮은데 초점이 잘 안맞는다. 시간이 지나면 적응되겠지 하고 있지만, 두 시간 가까이 지나도 여전히 술 먹고 헤롱거리는 것 마냥 눈이 가물가물 ㅠㅠ

 

모니터를 오래 들여다 보기가 힘드니 오늘 일은 다 한 듯. 안경 새로 맞추자니 만만치 않고 워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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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1 12:36 2009/09/01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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