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컴퓨터 춤추게 하기 : 가난한 활동가들에게

매뉴얼

 

돈 없고, 컴퓨터 잘 못 다룬다고 생각하고, 활동하며 컴퓨터를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그리고 가끔 그것을 통해 쾌락?을 얻기도 하는 "부지런한" 사회활동가들을 위해 "느린 컴퓨터 춤추게 하는" 기본적인 방법을 얘기해볼까해요. 전부터 사람들 컴퓨터 고쳐주면서 공통적으로 해준 얘기들을 정리해보겠삼. 그리고 도저히 손을 못써 결국 컴을 새로 사거나 부품을 돈주고 업그레이드한/하려는 안타까운 사례를 발견하고 급히 말리기 위해 씁니다. 돈도 돈이지만 환경에도 안 좋잖아요?

 

* 전체 요약 : 느린 컴을 춤추게 하려면

  - 마음의 평정을 찾습니다.

  - 부품을 업그레이드할 생각이 있다면 접습니다.

  - 안 쓰는 프로그램, 파일들을 과감히 지웁니다.

  - 생뚱맞아 보여도, 컴퓨터 본체 청소를 해줍니다. 

  - 윈도우와 백신, 모든 프로그램을 최신의 것으로 유지합니다. (윈도우는 자동업데이트 설정!)

  - 관리 소프트웨어는 한 두개만 설치하고 주기적으로 검사/정리해줍니다.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죠.

 

* 일단, 컴이 느리더라도 자신을 탓하지 말고 그렇다고 컴을 미워하지도 마세요.

모든 건 지금의 상업적 "컴"이 다 그따구로 만들어져서 나온 탓입니다. 여기서 컴은 기계 장치 뿐 아니라 윈도우를 비롯한(가장 큰 문제!) 프로그램들을 포함하는 거에요.

 

쓰는 사람이 잘못하는 것이 있다면 대개 다른 기계를 쓸때와 비슷한데, 컴퓨터에 좋지 않은, 지저분한 환경에서 쓰면서 방치해두는 것이랄까요. 예를 들면 컴퓨터가 있는 곳에서 줄담배를 피우고 담뱃재를 곳곳에 흩어주시거나, 방청소를 안해서 먼지가 본체 안에서 신세계를 건설하게 하는 것 등이죠. 특히 먼지는 온도 상승의 원인이 되서 컴퓨터 부품을 물리적으로 손상 입히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사실 이것말고 쓰는 사람이 "잘못했다"고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져 있고, 누구던 자세히 가르쳐주지 않은 탓이니까요.

 

  요약: 도대체 왜 이따구로 된거야! 화를 맘껏 내되, 방청소하고 담배는 나가서 피자.

 

그럼 이제, 컴이 느릴 때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하면 좋은 것들을 몇개씩 꼽아보겠습니다.

 

 

* 하지 말아야 할것

 

 1. 우선, 업그레이드 하지 마세요. 돈이 많더라도 업그레이드 가능하면 하지 마세요. 많은 경우 부품 업그레이드는 대개 돈 낭비이고 자원 낭비 환경 오염입니다. 왜냐하면

   - 최신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 편집 등 특수한 경우를 빼고, 장담하건데 당신이 갖고 있는 컴퓨터는(부품들은) 사실 당신의 요구를 충실히 들어줄 역량이 이미 있습니다. 그 역량을 다 끌어내지 못하는 것이 하나요, 끌어낸 역량을 사람이 원하지 않는 다른 작업에 쓰게 되는 것이 둘입니다. 이 두가지를 해결하지 못하고서는, 업그레이드를 한다면 하는 만큼 더 많은 딴 작업을 결국엔 하게 될 겁니다.

   ===> 그럼 어떻게? 컴퓨터를 최적화하고, 바이러스 방지등 보안 대책에 신경쓰세요.

 

 2. 마냥 구석에 처박아 두지 마세요. 컴퓨터가 힘들어 한다고 해서 내버려 두면 그때부터 그것은 점점 낡은 것이 되고, 새로운 보안 위협으로부터 취약해집니다. 적어도 가끔이라도 업데이트는 시켜줘야 합니다.

 

 3. 이것 저것 컴퓨터 관리 프로그램들을 막 설치하지 마세요.

  요즘 다른 프로그램을 쓰다가 함께 설치되는 각종 보안 소프트웨어(백신, 툴바, 클리너, 성능업..)들이 있습니다. 이 글은 가난한 활동가를 위해 쓰니까 하는 말인데, 그런거, 정말 아무것도 깔지 마세요. 대부분 유료라 그렇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이 여럿 깔려 있으면 다 그만큼 컴퓨터의 힘을 그것을 위해 쓰고, 낭비하게 됩니다. 제 개인적 경험으로는 목적에 맞게 꼭 한가지씩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내 컴퓨터의 건강은 그런 건강보조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쓰는 사람이 관심 갖고 챙겨줘야 합니다.

 

 4. ActiveX ... 쓰지 마세요. 정말. 인터넷 뱅킹할때만 울며 겨자먹기로 쓰되, 그 은행게시판에 좀 더 안전한 수단을 만들라고 한 마디씩 해주삼. 이건 정말 바이러스 온상이니 꼭 피해야할 대상입니다. ActiveX를 쓰지 않는 다른 웹 브라우저를 주로 사용하다가 꼭 필요할때만 인터넷익스플로러를 쓰는 것도 추천할 만한 활용 방식입니다. 모질라 불여우(Mozilla firefox, http://getfirefox.net) 가 좋은 대체 소프트웨어라는!

 

   요약 : 컴퓨터는 돈 먹는 기계가 아니다! 쓰는 습관을 바꾸자.

 

 

* 해야 할 것 : 청소, 안쓰는 것 지우기, 업데이트, 파일 관리, 기타

 

 1. 청소

   위에서 얘기했지만, 우리가 컴퓨터가 있는 공간을 깨끗이 쓰고, 가끔 컴퓨터의 먼지만 제거해줘도 PC부품의 수명은 길어집니다. 여름에 특히 고온으로 인해 메인보드, 그래픽 카드 등이 많이 맛이 가는데 쿨러의 먼지만 제거해줘도 온도 유지, 소음 감소, 전기 절약의 효과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먼지를 잘 제거해 준 후 컴퓨터가 갑자기 빨라진 느낌을 받기도 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온도가 높으면 요즘 컴퓨터는 알아서 그걸 조절하기 위해 여러가질 하는데 그 중 하나가 CPU의 속도를 떨어뜨리는 것이거든요. 컴퓨터의 온도가 잘 조절된다면 그럴 이유가 없으니 자연히 제 힘을 계속 발휘하겠죠? 컴퓨터 앞에서 담배는 작작.

 

 

 2. 안 쓰는 건 지우기

   언젠가 쓸 거 같아서 대부분의 경우 잘 안쓰는 프로그램도 그냥 설치해둔 채로 방치합니다. 설치해둔 프로그램은 안 써도 조금이라도 컴퓨터의 힘을 계속 사용하거나 가끔 부담을 안깁니다. (이를테면 설치된 프로그램들이 윈도우의 "시작" 메뉴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죠. 이것도 다 메모리를 사용하는 겁니다.) 냉정하게 생각해서, 내가 한 석달 동안 이 프로그램을 안 썼다면 과감히 지우는 것을 고려해보세요. 그리고 요즘은 나도 모르게 설치되는 프로그램도 많기 때문에 수시로 (윈도우의 경우) 제어판-프로그램추가/삭제로 가셔서 안쓰는 프로그램을 과감히 지워주는 것이 좋습니다.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일반 자료 파일도, 일단 언젠간 봐야지, 써야지 해서 갖고 있는 것이 산처럼 쌓였다면 그 규모가 커질수록 컴퓨터의 힘을 뺍니다. 컴퓨터 관리의 기본은, 내가 진짜 필요로 하는 것에 약간의 여유로 조금 더 갖고 있는 정도로 유지하는 거라고 갠적으로 생각해요.

 

 

 3. 업데이트

  새로운 유용한 것이 생겨나는 것 만치, 새로운 피곤한 것들도 계속 생겨납니다. 그래서 많은 소프트웨어들은 수시로 그런 것들에 대응할 수 있게끔 성장합니다. 이런 것들을 가능하면 빨리 내 컴퓨터에 적용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윈도우 업데이트는 자동으로 해두시고, 가끔 백신이나 즐겨 쓰는 응용 프로그램이 최신 버전으로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윈도우 업데이트는 대개 몰라서 자동으로 안하시거나, 정품 인증 하라고 하는 것, 그리고 가끔 들리는 흉흉한 소문 - 최신 업데이트 했더니 컴이 맛이 갔다더라 하는 것 때문에 안하실텐데요, 그래도 보안 업데이트는 대개 계속 지원이 되니 꼭 해주세요.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새로운 바이러스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을텐데 그런 사람들의 한이 새로운 보안 대책으로 만들어져서 배포되고 있습니다. 그런 걸 얼릉 얼릉 적용해서 같은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합시다! 또 요즘은 내 컴이 당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내 컴이 숙주가 되서 다른 컴들 전체를 뻗게 만들 수 있으니 주의!

 

 

 4. 파일 관리

   2번에서 말한 것과도 통하는데, 앞으로도 한참 쓸 일이 없겠다 싶은 파일은 과감히 한데로 모으거나 지워주시고, 바탕화면과 C, D 드라이브 맨 위등에 두지 말고 다른 곳에 옮기세요. 그리고 한 디렉토리에 엄청나게 많은 파일이 있다면, 하위 디렉토리를 여러 계층으로 만들어 파일들을 분류해두시기 바랍니다.

 

  요즘 컴퓨터 부품은 다들 성능이 좋은데요. 동물의 근육이 가장 약한 부위에 따라 힘이 결정되듯, 컴의 성능도 가장 느린 부분에 따라 결정됩니다. 요즘 CPU, 메모리 등은 대체로 너무나 빠릅니다. 반면 하드디스크는 많이 빨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느리고요, 또 사회운동 하시는 분들이 쓰는 컴퓨터가 대개 몇년 전의 것이 많다고 보면 주요 핵심 부품 중에 하드디스크의 성능이 전체 컴의 성능을 크게 좌우합니다. 위에서 말한 것은 하드디스크에 읽고 쓰는 것을 조금 더 잘 할 수 있게 해주는 것들이니 수시로 꼭 정리해주세요. 역시 안 쓰는 것은, 솔까 앞으로 한동안 안 쓸 것 같은 것은 과감히 정리하는게 상책입니다.

 

 

 5. 기타 : 바이러스/악성코드 검사, 시스템 정리, 디스크 조각모음

  아마 컴퓨터 관리하면 떠오르는 것이 이런 저런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서 원클릭!으로 싹 정리하고, 잡아내고 하는 것일텐데요. 제 생각에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일상적인 습관, 패턴이 가장 중요하고, 이건 정말 건강보조식품의 역할에 비할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지막인데요. 분명 효과는 있죠.

 

  단언해서, 님의 컴퓨터가 느리고, 뻗는 원인의 거의 대부분은 바이러스입니다.(편의상 "바이러스"로 통칭) 바이러스만 잡아도 컴도 제 성능을 낼 것이요, 네트워크도 휙휙 달릴것입니다. 바이러스는 우선 "쓸데없는 것, 의심스러운 것" 아예 안 쓰는 것과, 업데이트로 방지하고, 백신으로 실시간 감시하고, 마지막으로 때때로 백신으로 전체 검사를 해주시면 됩니다. 다운로드 많이 받는 분들은 바이러스 검사 필수!

 

  백신을 두세 가지 이상 쓰는 분들이 꽤 있으시던데, 전 그냥 알약 하나만 씁니다. 알약 홍보할 생각은 없는데 그 안에 있는 시스템 정리 기능과 같이 쓰는게 편합니다. 수시로 "시스템 정리"로 가서 일반 모드 검사 후 삭제, 고급모드로 가서 ActiveX만 제거해도, 위에서 얘기한 컴퓨터 활용 습관만 있으면 바이러스로 고생할 일은 많이 줄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4번에서 얘기한대로 하드디스크의 성능은 대부분의 경우 컴퓨터 전체 성능을 좌우하는 요인이므로, 윈도우를 쓰는 대부분의 분들은 종종 디스크 조각 모음을 실행해서 하드 공간 정리를 해주면 좋습니다. 다운로드 받고, 보고 지우고, 다시 받는 일이 잦은 분들은 꼭 주기적으로 디스크 조각 모음을 해주세요.

 

 

 요약 : 컴퓨터도 기계다. 깨끗이 쓰고 기름칠 해주면 왠만해선 당신을 배신하지 않는다. 내가 컴퓨터로 하려는 것, 사용 목적에 맞게 컴퓨터를 조율해 씁시다.

 

 

 덧. 그러나 사실 정말 하고픈 말

위에서 "청소" 빼고는 대부분 윈도우 자체의 결함때문입니다. 할 수 있다면 윈도우를 버리고 리눅스로 갈아탑시다. 이미 리눅스(특히 우분투 같은 거) 되게 쓰기 편해진거 아시죠. 게임 안하는 활동가 여러분, 오피스와 인터넷만 주로 쓰는 가난한 활동가 여러분. 리눅스로 갈아타 걱정 접어두고 속편히 컴퓨터를 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입니다. 인터넷 뱅킹만 문제일텐데 그건 또 방법이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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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1 19:14 2009/12/0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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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9/12/09 10:39 | DEL
지각생님의 [느린 컴퓨터 춤추게 하기 : 가난한 활동가들에게] 에 관련된 글. 11월 어느 날, 날라온 방가운 메일 한 통. '지각생' 이란 분께서 자신의 재능을 나누시고자 단체를 방문하여 컴퓨터와 주변 기기의 문제들을 무료로 해결해 주시겠다는 내용. 나처럼 의욕만 있고 기술은 없는 정보 활동가를 둔 민우회에게는 너무나 방갑고 소중한 재능나눔 소식이었다.^^; 드뎌 엊그제 민우회를 방문하신 지각생님! 힙합 스타일로 나타
2009/12/01 19:19 URL EDIT REPLY
이글 정말 도움되네요. 잘 읽었어, 지각생!! 강추^^
지각생 | 2009/12/01 19:42 URL EDIT
가난한 활동가로군. ㅋㅋ 쌩유~
발칙한 2009/12/01 20:03 URL EDIT REPLY
우왕 내컴은 지각생덕분에 완전 쌩백만개달리는 컴터로거듭낫지만 앞으로 이글자주보면서 기억해노코 가난한활동가의 본분을 다해야겟엄 쿄쿄 항상 고마워요 지각생 사랑해요 지각생 꺆
지각생 | 2009/12/02 17:40 URL EDIT
우윳빛깔 지각생!
공기 2009/12/01 20:48 URL EDIT REPLY
우왕 지각생불로그군여!
지각생 | 2009/12/02 17:40 URL EDIT
방가방가 ㅋㅋ
동치미 2009/12/01 21:10 URL EDIT REPLY
사무실 사람들에게 낼름 ㅡ.ㅡ; 다 보여줬어요 이 글... 감사합니다 ^^
지각생 | 2009/12/02 17:41 URL EDIT
다른 분드릐 업그레이드 요구를 물리친 건 아닌지(혹 그럴 입장이라면) ㅋㅋ
2009/12/02 02:38 URL EDIT REPLY
우분투 깔앗다가 죽는줄알앗어요 부팅에 한시간걸리고 화면
스크롤 슬로우모션. 제대로 설치하는법좀 갈켜주세요
지각생 | 2009/12/02 17:48 URL EDIT
흠... 어떤 증상인지 잘 모르겠네요. 어떻게 설치를 하셨는지 알려주시면 무슨 문제가 있는건지 알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설치법은 예전버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거의 없어요. http://noneway.tistory.com/440 인터넷을 검색하면 많이 나오는데 여기 한번 보시죠.
ScanPlease 2009/12/02 04:05 URL EDIT REPLY
생뚱맞아 보여도 컴퓨터 본체의 외부만 청소해도 컴퓨터가 빨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각생 | 2009/12/02 17:50 URL EDIT
ㅋㅋㅋ 왜 그럴까요 열 전도율이 좋아져서 그런가? ㅎㅎ
콰지모도 | 2009/12/04 07:58 URL EDIT
모니터를 닦았더니 인터넷이 빨라지더라는 전설같은 이야기도 있죠. :)
콩!!! 2009/12/02 09:43 URL EDIT REPLY
고맙습니다.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지각생 | 2009/12/02 17:50 URL EDIT
고맙습니다. 저도 :)
하얀저고리 2009/12/03 20:28 URL EDIT REPLY
고맙습니다.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텐데. 얼마전에 컴퓨터가 느려 다시 포멧하느라 모든 데이타를 잃었습니다.
지각생 | 2009/12/04 17:14 URL EDIT
아악 안타깝삼. ㅜㅜ 빠른 포맷 하신거면 혹 복구프로그램 돌려 중요한 자료 몇개는 건질 수 있지 않을까여..
자비 2009/12/03 23:30 URL EDIT REPLY
저는 2003년에 프린터와 모니터 포함해서 60만원대에 산 조립컴퓨터를 올해 초에 512m 램 부품 하나만 운좋게 구해서(요즘 나오는 1기가 이상 램은 인식 못하네요;) 업글해서 사용하는데, 주변 1, 2년 된 컴퓨터보다 제 컴퓨터가 더 빨라요. 주변을 보면 백신을 두 개 돌리는 경우 정말 많고요. (대부분 V3 엄청 무겁게 해놓고 돌리면서 알약을 추가하더군요. 요즘 그게 유행인가요?) 전 윈도xp를 쓰는데, 여기에 사소한 팁을 더하고 싶어요.

1. 청소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컴퓨터 옆에 가습기 두시면 반!드!시! 컴퓨터 고장납니다. 스피커 옆에 자석을 두거나 TV에 물을 붓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장마철에도 컴퓨터도 결국 물리적인 기계덩어리고, 그 덩어리가 성능을 결정합니다. 쉽게 말해서 컴퓨터는 적당한 온도에 뽀송뽀송한 상태여야 합니다.
먼지 주기적으로 청소하시는 건 위에서 말씀하셨고요.
습기 제거하시고요(가전제품의 공통팁입니다.)
환풍 잘 시키세요.(열기가 빠져나가야 되니까요. 컴퓨터 뒤의 선풍기 같은 부분을 바람이 잘 나가도록 30cm정도 여유 공간을 두는 게 권장사항입니다)
자석 가까이 두지 마세요.(하드디스크가 자석의 영향을 받으면 벽돌이 됩니다. 절대 복구 못해요.)
무거운 거 올려놓지 마세요.(케이스가 얇아서 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휘면 안의 부품도 망가지죠.)
내부의 케이블들 적당히 묶어서 공기 흐름 막지 않게 하세요.
전부 했는데도 느리면 램이나 케이블 뽑을 줄 아시면 가끔 뽑아서 지우개로 접촉면 문질러주면 엄청 빨라집니다.
아 물론 부품 건드릴 때 정전기 조심하세요. 정전기가 나면 컴퓨터가 번개 맞은 것과 같습니다;;

2. 예쁜 것들을 멀리 하세요.
요즘 컴퓨터면 크게 문제될 건 아니지만, 버벅거리는 컴퓨터에 답답해하면서 화려한 시각효과나 테마들을 갖추고 위젯도 깔고 파일도 바탕화면에 뿌려놓고 배경화면까지 둘 필요는 없습니다.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동안 우리 눈에 그것들이 보이지 않지만, 컴퓨터는 우선 바탕화면에 있는 항목을 처리한 후 그 위에 프로그램창을 다시 올려놓는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테마는 기본 테마로 두고, 바탕화면에는 내 컴퓨터나 휴지통도 없이 아예 아이콘이 없습니다. 내 컴퓨터 오른쪽 클릭-속성-위에 있는 고급-성능 부분의 설정에서 시각효과들도 두세 개 빼고 전부 없앴고요.

3. 프로그램을 없앨 때
그냥 프로그램파일 폴더에 가서 삭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면 컴퓨터의 사방에 남겨놓은 그 흔적이 영원히 x파일로 남아서 컴퓨터를 귀찮게 합니다; 보통 프로그램을 깔면 프로그램 스스로 자신을 깔끔하게 지우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요. 제어판의 프로그램 추가/제거를 누르면 자기 컴퓨터 프로그램의 깔끔하게 지우는 기능이 몰려있습니다. 여기에서 지우고 싶은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제거를 눌러야 잘 지워집니다. 저는 이 기능도 완벽하지는 않아서 전용 프로그램으로 지워요.

4. 프로그램 설치하라는 창이 뜨면
인터넷을 돌아다니거나 프로그램을 깔 때 제일 처음 듣는 팁이 무조건 '다음'을 누르다보면 알아서 설치된다는 건데, 그러다보면 "3. 이것 저것 컴퓨터 관리 프로그램들을 막 설치"하게 됩니다.
인터넷에서 현금 결제하는 겨웅가 아니라면, 저절로 뜨는 프로그램 깔라는 창에서 오히려 될 수 있으면 취소를 누르세요. 만약 그걸 깔지 않으면 심각한 에러가 나거나 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면, 대부분 자기가 알아서 깔아달라고 계속 요구합니다. 그 때 깔아도 늦지 않아요.
워드 같은 묵직한 프로그램을 깔 때는 표준으로 설치하지 마시고 한 번 세부항목을 직접 설정하면서 깔아보는 시도를 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겁니다. 예를 들어 문서 관련 프로그램을 설치하는데 필요도 없는 문서 빨리 찾기 기능 같은 각종 잡스런 기능은 없어도 되요. 정말 핵심 기능이면 아예 건드리지도 못하게 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많은 무료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툴바 깔라는 요구들만 없애고 깔아도 쵸큼 도움이 될 겁니다.

5. 제일 아래 작업표시줄 오른쪽을 보세요.
제일 아래 시계 왼쪽에 백신이나 볼륨 같은 게 잔뜩 뜰 겁니다. 그런 건 전부 지금 컴퓨터가 킬 때부터 신경쓰고 있는 것들입니다. 메신저니 각종 프로그램의 옵션 메뉴를 찬찬히 보시면 윈도가 시작하면서 같이 시작한다는 부분은 백신처럼 늘 있어야 되는 게 아니면 표시를 없애주세요.

4.와 5.는 컴퓨터를 약간 아시는 분과 상의하시면 쉬울 거고 나머지는 직접 하실 만 할 거에요~^^ 아 그런데 쓰다 보니 너무 흥분했네요. 컴맹 주제에 뭔가 공자 앞에서 문자 쓴 느낌;; 죄송합니다^^;;;;
지각생 | 2009/12/04 17:16 URL EDIT
ㅋㅋ 이런 덧글을 오히려 기다렸다능요. 글에 구체적인 내용을 일부러 안 넣어서요. 그리고 컴맹 아니신 듯한데요? ㅎㅎ
디온 2009/12/04 11:56 URL EDIT REPLY
아악! 나 그저께 1기가 램 추가로 샀는데!!!!
몰라 몰라-- 그래도 땡큐. 방청소와 습기 제거해야지. 백신도 다 지우고, 액티브도 지우고.
지각생 | 2009/12/04 17:18 URL EDIT
저런... 그 램은 내가 맡아줄 수 있음 :-D
배여자 2009/12/04 14:58 URL EDIT REPLY
지각생. 혹시 이 글을 인권단체 활동가들 메일링으로 한 번 돌려도 될까요? 물론 글쓴이와 블로그 주소도 밝히고요..저도 여러번 경험했는데 컴터 펑------ 나서 중요파일들 복구 안 될까봐 울기 직전까지 여러번 가봤거든요. 컴터에 무지한(ㅠㅠㅠㅠ) 더 많은 활동가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어요.^^;;;;
지각생 | 2009/12/04 17:22 URL EDIT
아 물론이죠. 많이 많이 공유해주삼 ㅋ 글고 혹 출장a/s가 필요한 곳 있음 얘기하라고도 써주셈.
중요파일들 백업하는 건 꼭 필요한 일이죠. 낡은 PC하나 잘 안쓰는 거 있으면 백업서버로 쓰면 좋지요. 근데 윈도우 서버는 수시로 사람들이 체크해주지 않으면 바이러스 온상이 되서 그게 곤란함. 원하면 리눅스로 파일 공유 서버 만드는 것도 출장서비스 가능하니 참고해주삼 ㅋ
적린 2009/12/08 16:08 URL EDIT REPLY
호~ 좋은데! 감샤!
지각생 | 2009/12/08 20:15 URL EDIT
스머프... 2009/12/09 20:18 URL EDIT REPLY
내가 어제 SOS 쳤는데 못봤어?? 오늘도 하루종일 기다렸건만...ㅡㅡ;;
지각생 | 2009/12/10 11:53 URL EDIT
내가 간다고 한적도 없는데 왜 기다림? 난 수요일은 과천 다녀와야해서 바쁘다구
에밀리오 2009/12/10 08:53 URL EDIT REPLY
와 @_@ 문제는 청소인거군요 덜덜; 잘 배우고 가요~ +_+ (v3도 너무 무거운듯... 그냥 알약이 젤루 좋은거 같아요 @_@)
지각생 | 2009/12/10 11:54 URL EDIT
청소는 모든 것의 기본입니다 +_+ ㅋㅋ
스머프 2009/12/10 15:53 URL EDIT REPLY
내가 기다렸다는건, 보낸문자의 답을 기다렸다는 뜻이오. 뭔 답이 있어야지. 놋북이 맛이 갔건만...
지각생 | 2009/12/10 16:51 URL EDIT
에구. 내 폰은 수시로 배터리가 나가서 문제가 많다오. 게다가 수요일처럼 정신없는 날은 바로 답 못하면 아예 안하게 된다능. 내가 답이 없거든 내 폰이 이상하거나 내 정신이 이상하거나 둘 중 하나로 생각해주삼.
그리고 아주 급하면 문자만 말고 이메일로 보내는게 내가 더 일찍 발견하고, 답도 제대로 할 가능성이 높아요.
진주 2010/01/01 08:21 URL EDIT REPLY
좋은 글 잘 봤어요...
지각생 | 2010/01/03 23:19 URL EDIT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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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

잡기장

A/S 기록을 쓰기로 해놓고 또 그새 게을러졌다.

내가 한걸 스스로 자랑하는 건 미덕이다.

내가 재수없어지더라도 다른 누군가는 내가 한 일을 갖고 다른 생각들을 할 수 있으니까.

내 자랑은 내 자기 만족과, 다른 사람의 참고만 되면 좋다 이거니까

그러니 제발 더 자랑하자.

 

아놔

술먹고 쓰면 왜 이러냐는 거지. -_-

 

애초에 "돌, 찾, 작"을 쓴 것도

그 전부터 생각만 하던 것을

밖으로 끄집어 내야, 사람들 앞에서 떠벌려야

내 스스로도 뭔가 허둥지둥 움직이게 될 것 같아서 쓴 것이고

실제로 내가 그걸 쓴 이래 "오늘은 무엇을 했나"를 계속 의식하며 살고 있다.

그리고, 어떤 분은 그 글, 생각, 결심 자체만으로도 선물이라 하신 분도 있다. 내게 이보다 더 큰 좋은 말이 없을 정도다.

 

흠.. 그러니까. 요즘 한주간 한 일이 뭐냔 말야.

사실 술먹고 나서, 또 내 얘기, 징징거리는 얘기가 하고 싶어져서

얼마 전에 사고 쳤으니 누구 붙잡고 하소연하기도 뭐하고

그러니 블로그를.. 아 이제는 본론으로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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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칙한님이 워낙 찬양을 해주셔서 감읍할 따름입니다.

발칙한 컴퓨터를 일요일, 오늘 아침까지 고쳤다. 자료를 백업한 후 포맷하고 윈도우 재설치.

샘터분식 보러 가자고 꼬드기고, 후기 써달라 했더니 새벽에도 써준것이 고맙고 미안해서

집에서 나오기 전에, 원래 안하던 서비스 - "즐겨쓰던 응용프로그램" 설치까지 해주고 건네줬다.

이것으로 나는 팔레스타인 평화연대를 간접적으로 지원한거고.. 흠. 하여간 앞으로 발칙한님이 할 모든 일에 내가 미리 지원했다고 생각하련다.

 

또 딴얘기.

예전엔 환경 단체에서 컴퓨터 백날 고쳐도 환경 이야기 별로 모른다고, 남들에게 떠벌릴 수 없다고 스스로 자괴하고 그랬다. 그러면서 "기술인을 도구화하지 마라" 이러고 다녔다. 그 생각이야 분명 여전한 내 생각이긴 한데, 그래도 그때 나 스스로도 정책위주의, 남에게 떠벌리는 식의 활동을 기술보다 높이 뒀거나 열등감을 느꼈던 점도 있다. 난 소모될 뿐이야. 내게 남는 것 뭐지. 넌 좀 닥치고.. 내 말 좀 들어봐. 이런거지.

근데.. 그냥 그게 내 방식이다 생각하면 이제는 스스로 만족할 수 있다. 내게 뭐가 남아야 한다 이 생각 자체에 담겨있는 껄끄러운 점들이 많이 있잖아?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알아주나 아니나, 기억하던가 잊어버렸던가간에,

내 스스로 만족스럽게 다양한 활동가, 단체들을 지원해주고 다녔다. 그것으로 됐다.

그것에 바탕을 둬 뭔가 더 활발한,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활동을 조직하는 것은 그 다음 일이고, 일단 스스로 만족하자. 만족한다. 이제는. 흠.

 

* 오늘은 작은나무카페에 갔다.

라브의 SOS. 간단히 스스로 응급조치하기 어려울 것 같아 컴을 들고 온다길래 작은나무카페에서 보기로 했고, 보는 김에 그곳 컴퓨터도 고치기로 한다.

바이러스가 걸려 시스템 파일이 삭제되서 부팅하다 멎는 증상.

언제나처럼 일단 우분투 Live CD 를 만들어 먼저 부팅. 그 다음 외장하드를 연결해서 이전 하드디스크에 있는 자료들을 외장하드로 백업한다.

백업을 걸어놓고 집에 김장하러 갔다. 빈집은 어제 김장을 했고, 오늘은 부모님 집에서 하는 날.

라브 & 작-카 컴 만지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그것도 중간에 두고 집으로 왔는데

이미 상황이 거의 종료. 엄니가 거의 혼자서 김장을.

김치 냉장고 청소하고 김치 넣고, 이후 뒷정리를 하고 다시 8시에 작-카로 왔다.

 

라브 컴은 윈도우 복원으로 안되서 결국 포맷하고 다시 설치.

10시까지 붙잡고 있으니 제법 쌩쌩 잘 돌아가게 됐다.

라브가 계속 이것저것 만들어줬다. 핫초코, 마늘빵, 귤 아이스크림.

하도 많이 먹어서 제법 배가 찼는데, 저녁에 다시 떡볶이를 만들어준다.

모든 곳이 이렇게 해준다면 더 바랄게 없을 정도다. 대만족. 그래서 라브는 퇴근해야 했지만 나는 남아서 11시까지 작-카의 컴퓨터를 만진다.

대체로 모든 걸 마치고 윈도우 업데이트만 하면 되는 상황. 시간이 너무 늦어 빈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아랫집에 남자 생물 한 명이 투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환영환영대환영.

라브가 떡볶이 재료까지 만들어줬는데 와보니 다른 안주가 있어 오늘은 쓰지 않았다.

 

* 목요일에는 노동넷 일을 좀 해줬는데

예전 서버를 새로 이전했는데, 그 전부터 관리 소홀로 지저분했던 것을 좀 정리하고 문제가 생긴 부분을 바로 잡아줘야 한다. 다행히 문제는 거의 해결 됐지만 예전의 자료들, 계정들을 지우는게 보통이 아니다. 이건 아무래도 뭐 받고 해야겠다... -_- 그러지 않기로 했지만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작업량. 결국 여기까지.

게다가.. 이건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나 혼자 해야 했다고. 이런 건 싫은 거지.

 

* 그리고 금요일은 시네마달 가서 간단한 상담.

부질없을지모르지만 일단 희망을 갖게 하고 돌아왔다.

간단한 프로그램을 짜줘볼 만한 것 같은데 어찌 될지 실제로 하게 될지 어떨지는 내년 가봐야지.

 

예전에 이런 쪽에도 뭔가 기술지원을 해준 기술인들이 꽤 있었을 건데 지금까지 쭉 관계를 이어가며 서로 주고받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게 제일 아깝다. 예전에 누군가가 해준것이 지금 남아 있지 않고, 그 사람과의 관계도 끊겨버린것들.

 

* 그래서.. 이제 다음은?

일단 이번주는 상태 안좋은 노조 수습과, 빈집 일, 그리고 개인적 일들로 꽤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최대한 시간을 내서, 원래 내가 하려던 모양에 좀 더 가까운 바로 그 모습으로.

내가 단체들의 사이트를 살펴보고 제안할 점들을 찾은 후 먼저 연락하고 돌아다니는 걸 좀 할건데

우선 빈민활동 단체들을 첫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아, 민우회에서도 요청이 이번주에는 들어오겠구나.

 

바쁘다 해도 지각생은 분신술과 축지법이 있으니 개의치 말고 S.O.S 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어느새 4시. 자야하는데 정신이 말똥말똥해지니 어쩌나.

술을 더 먹고 자야겠다.

 

기분 좋은 하루. 마무리는 조금 그래도. 어쨌든 오늘 하루는 제법 괜찮은 날.

내게 일어난 긍정적인 변화를 시험한 날. 뭐 이정도면 나름 잘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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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1 04:13 2009/12/01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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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2009/12/01 11:45 URL EDIT REPLY
앞으로 발칙한님이 할 모든 일에 내가 미리 지원했다고 생각하련다.

짱짱 조은 생각ㅋㅋㅋㅋㅋㅋㅋ제가 하는 모든 일은 어차피 이 컴터를 통해서+지각생에게서 얻은 나눔의 영감으로부터 꺆꺆 지각생 만세만세♡
지각생 | 2009/12/01 17:41 URL EDIT
발칙한님의 활발한 피드백이 앞으로 제가 계속 할일에 큰 지원이 되겠죠 :)
Lovefoxxx: 라브♡ 2009/12/01 14:00 URL EDIT REPLY
현물로 지급(?)해서 미안 ㅎㅎ 쌩쌩잘돌아간다니 이런 경사가~내 하드에 있는
they live 가져가지 그랬소~
지각생 | 2009/12/01 17:42 URL EDIT
미안할게 아니라 내가 사실 원하는 대로 거의 해준거심 ㅋㅋ 고맙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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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4

비영리단체 IT지원

오늘은

 

* "공동체 라디오 만들기" 포럼에 갔다.

빈집에서 다큐를 만드는 작업에 주로 함께하던 사람들이 "영상팀"이 됐고, 그들이 다시 "공작빈"이 되어, 영상만이 아니라 오디오 작업도 하고 잡다 그랬는데. 토크쇼나 라디오 방송 등 뭔가 해보자 이런 얘기가 나오던차, 이 포럼이 열린다는 얘기를 들었다.

 

영국의 공동체 라디오 단체인 "라디오리젠( http://radioregen.org )"에서 만든 "공동체 라디오 만들기"라는 기찬 안내서가 있는 모양이다. 미디액트에서 그걸 이번에 번역해서 내놓고 발간기념 포럼을 열었다. 아직 책을 읽진 못했지만 예전에 세진이 번역할때 감탄하던 모습을 본 것도 있고, 사람들의 말하는 것을 들으니 정말 재밌고 알찬 매뉴얼인가보다. 한국에는 뭔가 최신의, 획기적인 시스템을 만드는데 더 신경을 쓰고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그것을 접하고 활용하기 위한 좋은 매뉴얼은 잘 만들지 못한다. 일단 책을 보고 이 점에 대한 생각을 쓰겠음. 포럼 후기도 같이.

 

이게 오늘 낮 시간인지 모르고 노동넷을 방문하려 했다가 2시부터 5시라길래 허벌떡 움직여 5분만 늦게 도착했다. 지각생 시간으로 따지면 많이 일찍 간거지.. 포럼 끝나고 전화해보니 다들 일찍 퇴근할 기세라 담으로 미루고 포럼 뒷풀이에 갔다. 절대 뒷풀이에 가기 위해 미룬 것이 아님. 포럼도 그렇고 뒷풀이도 그렇고 흥미로운 이야기의 향연이다. 그리고 여전히 잔반 처리와 손님 유치에 여념이 없는 지각생.

 

 

* 뒷풀이를 마치고 이주노조 사무실에 왔다.

내일 "길" 수업 준비를 해야 하지만 오늘 어딘가에 가서 A/S를 하고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어서 서대문까지 걸었다. IT노조와 이주노조, 일반노조는 같은 사무실을 쓰는데, 그동안 자주 못가기도 했지만, 가도 컴퓨터를 고쳐줄 생각은 안하고 있었다. 사실 예전에 사무실 같이 쓰기 시작할 때부터 서울본부에서도 컴퓨터 고쳐달라는 주문이 있긴 했는데, 그때는 IT노조가 그런 식으로 다른 노조들과 관계 맺게 될까봐, 그렇게 보일까봐 천천히 하자고 하고 미뤘다. 그리곤 지금까지 바로 뒷자리에 있는 이주노조의 컴 건강조차 신경을 안쓰고 살았다.

 

이주노조는 밤에도 항상 사람들이 여럿 있다. 퇴근 후, 주말에 여러 일정을 소화해야하는 이주노동자. 사무실에는 다섯대의 컴퓨터가 있는데 뭐 문제 없냐고 물었더니 컴퓨터가 느리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어떠냐, 함 보겠다 했더니 메모리를 업그레이드 하려는데 사올 시간이 없다고 그걸 부탁하고픈 분위기다. 메모리가 얼만데요. 512인데요 1기가로 업그레이드 하려구요. 흠. 512면 인터넷과 워드등 대부분의 작업은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을텐데요. 바이러스가 문제라면 1기가로 업그레이드해도 나중엔 또 느려질거에요. 업글은 나중에.

 

보니 다섯대의 컴퓨터 중 두대가 아주 느리다. 한 대는 아주 느린건 아닌데 가끔 툭 꺼진다. 다른 두 대는 비교적 멀쩡하다. 가장 느린 컴퓨터 앞에 앉아 마우스를 클릭하니 모래시계가 뜨더니 천처언히 돌아간다. ... 욱. 이걸 지금껏 어떻게 쓴걸까. 살펴보니 윈도우가 자동으로 업데이트 되지 않고, 방화벽도 꺼져 있다. 모든 걸 강제종료하는데만 10분은 걸린 것 같다. 성능 향상을 위한 설정들을 여럿 해주고 자동 업데이트, 방화벽 사용하게 하고 윈도우 업데이트 시작. 윈도우 깔고 한번도 업데이트 안했나보다. 54개의 업데이트를 수행하고 바이러스 잡아내니 컴이 휙휙 난다. 믿을 수 없다는 사람들의 반응. 다른 컴퓨터도 업데이트가 문제. 역시 성능 향상을 위한 설정들을 해주고 나니 컴이 훨 빨라졌다.

 

그냥 감탄만 하고 말았으면 내가 12시 넘어까지 붙잡고 있진 않았겠는데, 옆에서 계속 물어보면서 메모를 하고 알아두려고 애썼다. S는 곧 네팔로 돌아갈거라는데, 가기 전에 컴퓨터 교육을 해주기로 했다. 부품 사서 조립하는 건 할 줄 아는데 소프트웨어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잘 모르고 있다. 컴퓨터를 배울 기회가 주변에 많지 않고 활동하느라 바쁜, 심지어 한국어로 된 자료를 쉽게 접하고 활용하기도 어려운 이주노동자 활동가다.

 

몇달동안 그 느린 컴퓨터를 그냥 쓰고 있었다. 가까운 곳에 문제를 해결해줄 사람이 역시 있었는데 소통을 못한 탓이다. 어느 쪽이던 먼저 물어보면 될 일이긴 하지만 역시 내쪽에서 먼저 물어보는게 좋은 경우가 있다는 걸 새삼 확인한다. 보통 그렇게 그냥 느린대로 쓰다가 정 못견디면 부품을 업그레이드하고, A/S를 맡기고 하는데 그게 다 쌩돈이 드는 일이고, 조금 쓰다보면 다시 그런일이 반복된다.

 

* 넷빈집에 돌아오니 벌써 1시 반. 수업준비는 오늘도 당일치기구나... 미안하다 얘들아 ㅜㅜ 이번엔 정말 미리 미리 하려고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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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5 00:09 2009/11/2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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