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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okeback Mountain] 감상(6)
    hongsili
  2. 2006/01/24
    인권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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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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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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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5/11/20
    the disposse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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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we fight] 우리는 왜 싸우는가

한국에서도 과연 개봉의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개봉한다면..... 강추하고픈 다큐

 

감독 : Eugene Jarecki

 

선댄스 영화제의 지원금을 받아 만들었으며, 2005년도에 심사위원 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나중에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보니까 스탭 중에 웬 Jarecki 가 그리도 많은지.. 온 가족이 모여서 영화를 만들었단 소린가? 원...

 

http://www.sonyclassics.com/whywefight/main.html

 

[Why we fight]라는 제목은 1961년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유명한 고별 연설 중에서 따온 것. 그는 이 연설을 통해 처음으로 '군산복합체 (military-industrial complex)'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그 위험성을 지적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우려는 점점 정확하게 현실이 되어왔다.

미국은 어떤 대통령 시절이던, 민주당/공화당 상관 없이,

매 정권마다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침략과 전쟁을 벌여왔다.

 

그 동인은... 군산복합체로 상징되는 자본주의의 팽창욕구에 있다는 것. 

군산복합체란 단순히 거대 무기 생산 기업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여기서 군사기업이란 미사일과 전투기를 만드는 곳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군화를 만들고 세탁물을 처리하며 식량공급을 하는 곳일 수도 있다 (딕 체니가 대표로 있던 핼리버튼이 대표적). 이들은 거대한 서비스 섹터로서 지역 경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래서 지역 출신 상원의원들은 이들을 유지하는데 정치생명을 걸 수밖에 없다.

펜타곤의 신무기 개발 전략과 도입은 정확하게 거대 군수업체에 의해 "준비된" 수순을 따르기 마련이다. 911이 터지고 나서 수 십개의 무기 생산 업체들이 모여 입찰과 계약 논의를 하며 파티를 즐기는 모습은 분노지수를 상승시킨다.

과거에 군사기업, 국방부, 상원의원이 모여 이들 복합체를 형성했다면, 이제는 여기에 더하여 각종 씽크탱크들이 그림자처럼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 대중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베일에 싸인 그림자들이 미국의 국방 정책과 전 세계인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바로 오늘날 군산복합체의 진실인 것이다.

 

영화에는 911 테러에 아들을 잃고 그 아들을 추모하기 위해 (백만장자가 아니라 기념 도서관도 학교도 건립할 수 없는 베트남전 출신 평범한 뉴욕 경찰 아저씨) 이라크에 투하되는 폭탄에 자기 아들 이름을 새겨넣어달라고 간청하는 아버지가 등장한다. 이라크를 침공하는게 테러에 대한 응징이라고 "철썩같이" 믿었단다. 그래서 사랑하는 아들 이름을 거기 넣어달라고 이메일을 보내 간청을 했단다......

 

또한, 이라크 전 당시, 최초의 바그다드 공습 미사일을 투하했던 스텔스 기 조종사가 등장한다. 새벽에 갑자기 바뀐, 백악관으로부터 직접 내려온 지령에 따라 미사일을 투하했고.... 그는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 알게 되었다.

 

사이공 출신의 여성 과학자도 등장한다. 그는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왔고 자신을 구출해 준 미국 사회에 걸출한 폭탄을 개발함으로써 보답했다. 그것이 과연 어떻게 쓰이고 있나...

 

펜타곤에서 이라크 침공 당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가 실상을 깨닫고 그만둔 전직 여성 관료도 등장한다. 자기 아들은 절대로 이런 더러운 전쟁에 군인으로 내보낼 수 없단다.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가난 때문에 학업을 지속할 수 없어, 결국 "군인"으로 자원하는 가난한 청년도 등장한다. 그에게는 유일한 탈출의 길이다....

 

바그다드 시내 시체 안치소가 등장한다.

안치소 문을 열면.... 반쯤 타버리고 반쯤 썩은 시체들이 그냥 방안 가득 널부러져 있다.

냉동고도 없고, 관도 없고, 하다 못해 하얀 천 쪼가리도 없다.

 

그리고....

딕 체니와 럼스펠드가 등장한다.

아주 오래 전부터 그 끈끈했던 관계들........

 

 

이 영화는,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에 비하면 백만배는 훌륭하다.

[화씨 911]을 보고 드는 생각은

부시 참 또라이 같구나 내지는 저 놈의 부정선거 때문에 우리(?)가 망했다...인데 비해..

이 영화는 참으로 냉정하고 담담하다. 누구도 조롱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야기한다.

미국 현대사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간의 대결의 역사였다면, 점차로, 자본주의가 승리하고 있다고....  이 놀라운 전쟁과 학살의 역사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고민해보자고...

 

영화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관객들이었다.

평소 한산하기 그지 없는 극장에..

더구나 다큐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반 이상의 좌석이 차 있었고,

다음 회에도 관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본 적이 없는 광경이다.

 

딕체니와 럼스펠드의 어처구니 없는 발언이 계속될 때마다

여기 저기서 나즈막한 한숨과 볼멘 목소리들...

 

영화를 보는 내내,

내 기분이 그렇게 엿 같은데... 정작 미국인들 자신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싶었다. 

 

이런게 "연대감"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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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keback Mountain] 감상

그저께 저녁, 바람난 토끼님이 오밤중에 갑자기 영화를 보자구 하셔서.....

 

일하는 사무실 같은 건물에 극장이 있다는 건 역시 축복이다.

다만, 좋은 영화들을 별로 안 해준다는게 재앙....

 

브로크백 마운틴은 여러 모로 미국 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중 하나고,

그 동안 줄곧 봐야겠다는 마음만 먹고 선뜻 시간을 내지 못했던 작품. 

(골든글로브 상을 싹쓸이 한데다, 이번 아카데미에서도 좋은 성적이 예상되고,

동성애를 다뤘다는 이유로 보수적인 유타 주 같은 데에서 상영 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으며, 부시의 한 강연에서 대학생이 이 영화를 봤냐구 질문하기도 했더랬다)

 

줄거리만 보자면 아주 간단.

60년대, 남루하고도 보수적인 남부 (와이오밍, 텍사스), 브로크백 마운틴 산자락에서 함께 양치기 알바를 하던 두 카우보이 청년이 사랑에 빠지고,

이후 20여 년간 비밀스러운 사랑을 지속해간다는 이야기...

 

영화를 보면서 놀라웠던 것은..... 



 

이들이 머물렀던 브로크백 마운틴의 풍광이 너무 아름다웠던 게다.

(거기다 음악까지 한 몫 해서) 뭐든지 거기에 가져다 놓으면 아련한 추억이 아니 될 수 없는 형편이었으니, 이건 남/녀, 녀/녀, 남/남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나 아닌 외부 세계와 맺는 관계에 대한 성찰적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연애 소설, 드라마, 영화, 심지어 순정만화까지 셋트로 싫어하는 나조차 그들의 애틋한 관계에 가슴이 먹먹할 지경이었다. "애틋" 말고 무엇으로 표현하랴.... 

미디어 속에서 메트로섹슈얼로 상징되는 최근의 '세련된' 게이 문화에 비추어본다면,

지나칠만큼 완전 구질구질한 남부의 일상,

자기 부정과 인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전형적' 카우보이 청년들의 분열,

이들을 받아들일 수도 내칠 수도 없는 '평범한' 가족들의 상처....

이런 것들은 cool 하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비루할 지경이다.

그런데.. 그래서 더 애틋한 걸 어쩌랴....

 

이안 감독이 이민자 출신이라는 걸 고려한다면,

아무리 원작 대본이 뛰어나다 해도 감독 자체가 가진 미국 사회에 대한 통찰력과 인간에 대한 이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남녀]나 [결혼피로연]에서 [아이스스톰], [와호장룡]에 이르기까지 인간과 관계에 대한 감독의 탐구가 점점 깊어지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물론 [헐크]에서 잠시 대실망 모드 ㅡ.ㅡ)

 

허나....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그 놈의 우물우물 남부 사투리를 도저히 알아먹을 수가 없었다는 거다.

아마 두 주연배우가 나눈 대사의 10% 정도 밖에 못 알아들었던 거 같다. 그동안 보았던 영화들 중 거의 최악의 수준.

감동이 북받쳐 오르려 하는데, 도대체 저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정말 환장하는 줄 았았다.

 

그래서, 영뚱하게도...

부시가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나 표준말도 잘 하는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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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영화제

Human Right Watch 국제 영화제에 갔었는데...

 

보고 싶었던 영화 하나는 매진되서 놓치고,

또 역시 보고 싶었던 두 편은, 관람에 성공했으나 그닥 맘에 들지 않았음

 

http://www.hrw.org/iff/2005/traveling/titles.html#11

 

1. 놓친 영화 : State of Fear

테러 (무장 게릴라 조직 빛나는 길 Shining Path) 소탕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된 페루에서의 잔혹한 국가폭력을 다루고 있다고 함. 줄거리만 놓고 보면, 우리 사회에서 해방 전후 좌/우에 의해 (특히 우익에 의해) 자행되었던 민간인 학살과 민주주의 탄압을 저절로 떠올리게 하고, 현재 시점에서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미명으로 자행되고 있는 미국의 해괴한 행적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수작이라 들었음..... 

미국 와서 표가 매진되어 못 본 영화는 이번이 두 번째... "다윈의 악몽"에 이어...

 

2. 진짜 맘에 안 든 영화 : Private

팔레스타인 점령 지구 중산층 가정을, 이스라엘 군인들이 무차별 점거하면서 벌어지는 이스라엘 군인/팔레스타인 가족, 아버지/나머지 식구들의 갈등을 다루고 있음. 여태껏 보아온 팔레스타인 관련 책자, 만화, 영화를 통틀어 가장 잘 사는 집 ㅡ.ㅡ 

근데.. 플롯이 너무 작위적, 헐리우드 스타일이라 진짜 공감이라고는 조금도 하기 어렵더라. 이스라엘 군인들이 초소로 쓰겠다고 떡하니 집안 2층을 점거하고 가족들을 1층에 가두어버렸는데 무조건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는 아버지 ("버티는게 이기는 거다" "지금 우리가 집을 떠나 이 상황을 피해버리면 나중에 아이들이 비난할 거다" "지금 떠나버리면, 이스라엘인들을 영원히 미워하게 될거다"???) + 이스라엘 군인들이 뭐하는지 궁금해서 2층 벽장에 숨어 이들을 구경하는 철딱서니 없는 고등학생 딸 (심지어 나중에는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고백까지 하는 어처구니 없는 비약) + 우연히 손에 넣은 수류탄을 온실에 설치하고 이스라엘 군인들이 접근하기를 기다리면서 쓸데없이 갈등상황을 연출하는 아들 + 말도 안 되는 이스라엘 군인들의 투정....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공감 안 되는 것도 참 오랜만이지.... 지난 번 Paradise Now 보면서 심장이 터져 죽을 것 같았던 극한의 정서 경험에 비한다면, 정말 짜증이 화르륵......

 

3. 좀 어설픈 영화 : Mardi Gras - Made in China

뉴올리언즈의 유명한 카니발 축제인 마디그라에서 사용되는 구슬 목걸이를 통해 세계화 시대의 자본주의 생산 체계와 전지구적 차원의 불평등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음. 근데.. 너무 도식적이라 도무지 몰입이 안 되더라는... ㅡ.ㅡ

흥청망청 미친 듯이 즐기고 있는 마디 그라 현장 사람들한테 중국 저임금 노동자들의 현장 비디오를 보여주면서 무슨 생각이 드냐고 물어보는 건 무슨 악취미? 농촌 출신 여공들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홍콩 출신,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중국 자본가의 대조적인 시각, 삶의 환경을 보여주는 건 너무 식상하지 않나?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나이 어린 이 여성 노동자들이 하루 14시간 넘게, 3천번의 반복 동작을 통해 만들어 낸 그 구슬 목걸이들이, 지구 반대편 광란의 축제에서, 젊은 여성들이 가슴을 드러내는 댓가로 주어지는 선물이며, 아침 나절이면 갈 곳 없는 쓰레기가 되어 온 길에 나뒹굴고 있는 모습 (일부는 재활용되어 이라크에 선물로 ㅡ.ㅡ).... 자신들이 죽도록 고생해 만들 상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알고 망연자실해 하는 중국 여성 노동자들의 모습........

아마도... 여기 비친 중국 여성 노동자들의 모습이,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익숙한 광경인데다, 노동자들의 입으로 재현되는 지나친 직접 화법이 맘에 안 들었던 거 같다. 그래도 영화 끝나고 사람들이 박수까지 치는 걸 보면, 여기 사람들이 느끼는 건 좀 달랐던 걸까?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지 않은 채 사람들의 도덕심에 호소하는 게 (너가 아무렇지도 않게 두르고 있는 그 목걸이가 사실은 중국 어린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 착취로 만들어졌다는 걸 알고 있니?) 불편하기는 하지만.... 미국 사회에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최소한 개인적인 죄책감이라도 불러 일으키는게 중요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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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ft hand of darkness

Ursula Le Guin에게 처음로 Hugo & Nebular award 를 동시에 안겨준 소설

(나중에 The dispossessed 로 다시 2관왕을 차지하면서 Sci-Fi계에서 처음으로 두 작품이 동시에 2관왕에 오르는 영예를 얻었다나 뭐래나....)

 

뭐 줄거리는 간단.

Winter 행성에 파견된 은하연합 Ekumenecum 사절이 갖은 오해와 위험을 극복하고 천신만고 끝에 수교 맺기에 성공한다는 이야기. 

 

이 소설에는 몇 가지 놀라운 미덕이 존재하는데.

 

우선, 그 풍부한 서사와 글쓰기..... Winter 행성의 잔인하리만큼 압도하는 자연 환경과, 주인공 Genry AI과 Estravan 이 경험하는 극한에 대한 묘사는 어메이징....  일부 서평에 Tollkin의 반지 시리즈에 비견할만한다고 한 것이 전혀 손색 없을 지경...

 

그리고 기발한 상상력과 전복적 사고 (이거야말로 Sci-Fi의 정수 아닌가) 또한 최고였다. Winter 행성의 인간들은 androgynous (암수동체)... 따라서, 우리가 흔히 "남성적, 혹은 여성적"이라고 정형화하는 특징들을 고루 가지고 있으며, 월력에 따라 (마치 여성의 월경주기처럼) 생식 주기가 움직인다. 그래서, 아빠로 보이는 저 사람이 옛날에는 엄마 (ㅡ.ㅡ)였고, (여왕도 왕비도 아닌) 왕이 임신을 하기도 한다. 중간에 잠깐 이야기가 나오지만 작가는 동양의 "음양론"에서 영감을 받아 이러한 상상을 하게 된 거 같다. 극 중에서는, 아마도 과거 인간이 우주개척을 하던 시절 (인류는 모두 지구에서 기원했다고 가정), 유전자 조작 실험을 통해 이러한 형태의 개체가 생성된 것이 아닌가 추측하는 장면이 나온다. 80여 개의 유인 행성 중 이런 곳이 아무데도 없고, 도대체 자연스런 진화의 결과로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부분이기에....

 

 

 

그러나!!!!!



역시, 모든 글에는 시대적 맥락이 중요한 법...

이런 빼어남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마음이 편칠 않았으니....

 

양성인간의 세계를 그리면서 정형화된 남/녀의 역할, "인간본성"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 것까지는 좋았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상 생활 (생식 주기인 kemmer 가 아닌 때)에는 잠깐씩 모호하게 내비치는 여성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주체들이 "he"로 지칭되었고, 왕위는 "son"에게 계승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나한테는 이들이 "유약함과 섬세함이라는 여성성"(이건 사실일까?)도 가진 남성들의 이야기로 비춰졌을 뿐이다.  아마, 작가가 지금 시대에 이 소설을 썼다면(63년 원작임), 좀더 예민한 시각으로 이를 그려내지 않았을까 싶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허나, 마음을 가장 불편하게 했던 것은 다른 문제.... 

은하연합의 우주선이 굳이 성단 끝에 위치한 이 얼음행성까지 행차한 이유는 "수교"를 맺기 위해서다. 자유 무역과, 지식과 문화의 교류와, 인간 계발의 증진....... 그 어떤 사심어린 이해도 없이, 단지 전 은하계 인류의 복리를 증진시키기 위해... 그리고, 이런 숭고한 대의에 감화를 받아 현지인인 Estravan 은 자신의 목숨을 걸면서까지 Genry의 임무 수행을 도와준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아닌가?

멀리는 신대륙 점령과 제국주의 침탈에서부터, 작금의 신자유주의 광풍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수사가 너무도 유사하지 않은가 말이다. 이게 아닌데..... ㅜ.ㅜ

 

 

 

어쨌든..

읽을 때는 재밌었지만, 나의 Sci-Fi 취향에는 그다지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빼어난 글쓰기를 통해 과학/기술이 훌륭한 메타포의 도구로 활용되는 것을 목격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아무래도 나는 좀더 논리와 기술적 세부 (technical details)에 집착하는 취향힌 것 같다. 

 

 

Light is the left hand of darkness

and darkness is the right hand of light

Two are one, life and death, lying  

together like lovers in kemmer,

like hands joined together,

like the end and the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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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files의 오류?

엑스 파일을 보면서 가장 믿을 수 없는 것은....

 

 

psychic energy 도 아니요,

alien-human hybrid 도 아니요,

외계 바이러스에 노출되도, time accelerated zone 에 들어갔다 나와서도 멀쩡히 살아 있는 멀더와 스컬리의 불사신 같은 행각도 아니요,

그렇다고 EBE (extraterrestiral biological entity) 도 아니다.

 



바로, 어디서나 터지는 휴대 전화....

벌써 10 년된 이야기들인데, 어찌 저렇게 아무데서나 휴대전화가 잘 터진단 말이냐?

보스턴 시내에서도 잘 안 터지고,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거나, 지하철에 들어가는 순간 무조건 'No Service Area'라고 화면에 뜨는게 작금 2006년의 현실인데 말이다!

 

산골 촌 동네, 지하실을 가리지 않는데다가

심지어는 뉴 멕시코 사막 한복판에서까지 터지는 걸 보구 아주 격분했더랬다 

저렇게 허무맹랑한 설정이라니!!!! 말이 되냣!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FBI 요원에게는 특별히 위성전화가 지급되는게 아닐까 의심도 해보았지만,

아까 보니 NSA 요원의 전화기는, 심지어 지도에 표시조차 안 되는 비밀 철로에서도 터지는게 아닌가....  이 양반 것도 역시 위성전화?

 

오호... 궁금하고도 궁금하도다.......

 

 

사족.

 

그나저나 엑스파일 등장 인물들 중 가장 불쌍한 두 사람

첫째는 Skinner 부국장

멀더와 스컬리 때문에 상부에서 시달리는 데다가, 이들을 구하러 나섰다가 얻어 터지고 죽을 고생하고, 그나마 이들한테도 의심받고 (멀더와 스컬리는 부국장을 밥으로 아는지 걸핏하면 총으로 협박하고 목 조르고 아주 가관도 아니다) .... 베트남전에서 죽을 고생 하고 돌아왔다던데, 그 인생도...

둘째는 펜타곤 소속의 Cancer man

이 아자씨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시간의 대부분은 어두운 구석에서 담배 피우는 장면으로 일관한다. 촬영 도중 피운 담배 만으로도 아마 건강에 심각한 장해를 초래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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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ods Themselves

홍실이님의 [R.Daneel Olivaw] 에 관련된 글.

아시모프의 또다른 Hugo, Nebula 수상 작품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지구 이야기

항구한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믿어지는 electron pump의 개발과 그로 인해 초래되는 임박한 위험 - 경고를 외면하게 만드는 도그마에 대한 이야기

 

2부: Pararell Universe 이야기

여태까지 아시모프가 무수한 외계 이야기를 썼지만, 사실 인간과 다른 형상- 그것도 완전 존재 방식이 다른 외계 생명체를 그린 건 이것이 독보적이지 않나 싶다. Rational- Parential-Emotional이 Triplet 을 이루면서 하나의 완전한 생명체로 거듭나는 과정은 한편 인간 심성의 비유이자, 잔인한 보존 본능의 비유이기도 하다. 결국 electron  pump가 지구에 파멸을 가져올 것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오히려 그 폭발을 통해 영구한 에너지를 얻고자 하는 도그마적 존재와, 그 내부에 자리한 인간적 본성의 충돌에 대한 이야기라 할 수 있지.

 

3부: 달 이야기

지구 식민지 달로 이민간 과학자 Denison (1부에서 지구의 도그마적 존재 때문에 인생 확 꼬여버린)가 창조적 직관을 갖춘 Intuitionist 와 함께 파국을 막을 수 있는 Cosmeg pump 를 건설하는 이야기. 물론 여기에도 달의 절대 독립을 추구하는 도그마들과의 투쟁이..

 

 

포인트라면...

 

무엇보다, 아마도 기묘하게 시점이 들어맞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과학에서 절대 도그마에 대한 준열한 경고로 읽혀짐. 학문적 업적이 그 영역을 벗어나 일종의 신성불가침성을 띄게 되었을 때 벌어지는 사회적 - 아니, 전 우주적으로 초래될 비극을 보여주고 있으니... 이번의 황우석 스캔들을 떠올리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2부 Para-universe 에 대한 부분은 진짜 어메이징.... 기발한 상상력 + 정서적 몰입...  훌륭하더군... 허나... 3부는 지나치게 허접하더라는.... 도대체 어울리지 않는 남녀 상열지사는 너무 생뚱맞았다. 아시모프 할배가 가끔 이런 삑사리 나는 짓을 잘 하는데, 로봇 3부작 잘 끝내고, 막판에 Robots and Empire 에서도 이런 황당한 짓거리를 했다는 걸 나는 이미 알고 있다 (ㅡ.ㅡ) 주책이라고 말 할 수도 없고 참......

 

기초 물리학과 빅뱅 이론을 토대로 하고 있어서 그 자체로만도 흥미진진했는데...

가장 엽기적인 것은 달의 정신나간 과학자가 cosmeg 에너지를 이용하여 달을 지구로부터 독립시켜 보겠다는 - 그 추진력으로 지구 궤도를 벗어나 우주로 날아가버리겠다는 주장.... 물론 소설에서도 이 주장이 얼마나 황당한 것인지 이야기하고 있지만, 주로 비용-편익 관점에서만 이야기하고 (이를테면 우주선 건설해서 나가는게 더 효과적이라는 둥...) 지구에 미치는 대재앙에 대해서는 별반 언급이 없었다.

 

만일 달이 없어진다면?

일단, 밤하늘의 별이 잘 보이겠지.

음력으로 작동하는 모든 자연사들 - 특히 농사일... 쫄딱 망하고 생태계 완전 파괴...

 

오, 그런데 늑대인간(were-wolf)들이 인간으로만 살 수 있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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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영화

올해 본 마지막 영화.....

 

Paradise Now

 

워너 독립 영화 제작 : http://wip.warnerbros.com/paradisenow/



 

아무런 배경 음악도 없이 엔딩 크레딧이 하염 없이 올라가는 동안....

우울함 때문에 그 자리에서 죽어버리는 줄 알았다.

 

어찌 그리 담담하게,

어찌 그리 깊숙하게 영화를 만들었더란 말이냐....

그 담담함과 조용조용함에 .............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점령의 가장 나쁜 점은,

인간의 약점을 착취하고 존엄성을 손상시키는 것... (exploit the weakness and humiliate the human dignity)

죽음으로밖에 동등해질 수 없다는 이들의 선택을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압제자이면서 스스로를 희생자라고 떠들어대는 점령자들 앞에서, 우리 스스로 희생자가 되는 수밖에 없어요."

 

 

인간은, 다른 인간을 모욕할 권리가 없다.

모름지기, 인간이라면.....

 

이스라엘,

우주가 소멸될 때까지 지워지지 않을 악행의 낙인을 찍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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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 배우들..

임박한 일들 때문에 긴장이 증가하면 포스팅의 숫자가 늘어난다.

아주 기이한 현상...

 

지지난주에 영화 "Good Night and Good Luck"을 보고 들었던 생각을....

이제서야 (하필 이 시점에) 기록에 남기려 하다니...

 

이 영화가 매카시 열풍에 대한 언론인들 (당시 CBS의 피디수첩 같은 ㅎㅎ)의 맞대응을 다루는 작품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별로 보구 싶지 않았다.

뭐 그래봤자, 미국 자정능력 있다.  언론인들의 기개 드높았다....

이 정도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근데, 지난 번에 레벤스타인 할배 인터뷰할 때 그래도 괜찮은 영화니까 보라고 권하길래 인심 써줘 봐준 것!

영화를 보고나서 기대는 사실로 확인되었다. 미국 언론인들 참 훌륭해... ㅎㅎㅎ

근데, 그 파르르 떨리는, 터질 것 같은 긴장감.... 그리고 기자들이 느꼈던 성취감 이런게 어찌나 잘 표현이 되었는지 영화를 보는 도중에는 막 감동이 되려고 했다. 특히 주연배우의 연기가 아주.....  (사실 그 시대상황의 세세한 내막을 잘 모르는지라 사람 이름 마구 나오면서 서로 공격하고 반박하는 장면들을 다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천추의 한이지... )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조지 클루니라는 배우, 이제 감독을 다시 보게 되었다. 

처음에 그가 등장했을 때 (아마도 ER? 한 번도 제대로 본 적 없다만) 어찌나 느끼하게 생겼는지 속이 다 울렁거렸는데, 코앤 형제의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를 보면서 조금 다른 생각을 했더랬다. 특히나 이번 영화를 보러 가서 예고편으로 Syriana 를 해주었는데, 거기 주연이 역시 조지 클루니였던 게다. 어쨌든 미국식 휴머니즘이겠지만. 그래도 왜 자살폭탄 테러를 하게 되었는지 ("왜"라는 질문은 미국 뉴스에 존재하지 않는다)  전쟁의 진짜 추악한 본질이 무언지를 보여주려고 나름 노력한 영화인 것이다. 심지어 인터뷰에서, 이 영화의 시각이 편향되어 있다고 비판한다면 그건 우리가 감수하겠다고 뽀대나는 멘트까지 날려댔으니....

 

원래 헐리우드가 리버럴한 성향이 강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그래도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얻는 자신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민감한 연예인들을 보면 (그것이 혹시 좌익 상업주의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해도)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에 봤던 하워드 진의 다큐 나레이션은 배우 Matt Damon 이 맡아서 했다. 그의 영화를 본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그저 애려니 생각했는데, 확인해보니 나보다도 나이가 많더라. 허거덕.... 근데 내가 이 배우한테 놀랐던 것은, 몇 년 전에 하버드에서 직원들 (특히 잡역부)의 임금인상 투쟁이 벌어졌을 때 직접 와서 지지 발언을 했던 사실이다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에 나온 이야기 ^^). 알고보니 헐리우드 진출하기 전에 하버드에 다니고 있었다는군. 이 때, Ben Affleck도 같이 왔었는데, 이 양반의 경우 본인이 이 학교 출신인게 아니라 부모님이 여기 노동자로서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를 이야기해서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단다. 

 

아놀드나 레이건 같은 인물도 있지만,

모름지기 진짜 딴따라 라면, 최소 이 정도는 리버럴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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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독후감

홍실이님의 [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 에 관련된 글.

까먹기 전에 좀 기록을 해둬야...

책에 감동 받아 엊그제는 동명의 DVD도 빌려봤다. 근데 사실, 다큐는 그리 훌륭하지 못했는데... 책을 안 읽거나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불친절한 서술...

 

Howard Zinn - 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

(할배, 젊어서보다는 머리가 희끗해진게 훨씬 인상이 온화해보인다. 젊었을 적... 오.. 한 성격하게 생겼더군)

 

하워드 진 할배의 중요한 일정과 사건들이야 FBI가 친절하게 기록을 남겨두었기에 할배가 자서전도 쓸 수 있었던 거지만 (심지어 한 고등학교에서 했던 연설 때 FBI 가 현장에 안 나와 연설 내용이 남아 있지 않다고 할배 투덜거리고 있다 ㅜ.ㅜ) 나야 그렇게 해줄 사람 혹은 기관이 없으니 스스로라도 기록을 남겨야지...

 

훌륭한 책을 많이 쓴 지식인이라고만 알고 있었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나에 대해서는 그동안 모르고 있었다는게 부끄러울 지경...

 

1.

할배는 타고난 싸움꾼....

 

일찍이 부두 노동자로 일할 때부터, 대학에 다니면서 야간 하역 노동자로 일할 때에도 노조를 조직했고, 보스턴 대학에 자리를 잡고 나서도 교수 노조의 대변인 역할을 맡았더랬다.

 

2.

지식인의 사회 참여 방식...

 

남부의 흑인민권 운동 현장에 함께 있었고 (매맞고, 갇히고, 노숙하고, 모욕당하고..)

반전 시위 때도 현장에 있었다.

출판사에서 미국 NAACP 운동의 역사에 관한 책을 써달라고 부탁받았을 때, 지금 현재진행형인 SNCC 가 더 중요하다고 남부로 달려갔었다. 흔히들... 현재 진행형인 사건은 "학문"의 대상이 아니거나, "후세의 평가" 운운하며 한발짝 물러서려고 하는 것과는 아주아주 다른 방식..

공습 당하는 하노이 시내에서 방공호에 숨어 자신이 폭격했던 프랑스의 작은 마을을 떠올리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라도 달려가 강의를 하곤 했다. (Tufts 대학의 베트남 전 관련 토론회에서 처음으로 강연료 300불을 받고 깜짝 놀랐는데, 나중에 상대편 보수 인사는 3천불을 받았다는 걸 알고 열 받았단다 ㅎㅎㅎ)

현장과는 조금 떨어져 있더라도 충실한 연구성과로 사회진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 언제나 유효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3.

선생의 모습....

 

도무지 선생으로서의 정체성과 의무감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나에게 정말 큰 자극이 아닐 수 없었다. Spelman 대학에서, Boston 대학에서 진심으로 학생들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현장의 가르침을 주려고 했던 모습은 감동 그 자체... 

대학에서 해고당할 때 제자였던 앨리스 워커 아줌씨의 편지는 진짜 가슴 절절하고, 다큐에 직접 출연하여 "선생님 어쩌구" 하면서 이야기하는 모습도 신선했다. 대학 사회라는게 웃기지도 않게 '선생'보다는 '교수"로 부르고, 또 불리워지길 바라는 데 비해 (대학에서 제일 웃긴 일 중 하나가 교수들끼리 서로 교수라고 부르는 것. 왜 교사들은 서로 교사라고 안 부를까?) 스스로 teacher 라 부르고 다른 사람들도 그를 teacher 라고 하는게 신기하기만 했다.

특히, 보스턴 대학에서 총장의 만행에 저항하여 교직원/교수들의 파업이 벌어지고, 교수들만 선별적으로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져 수업에 복귀하게 되었을 때, 일반 직원들의 파업 피켓 라인을 넘어설 수는 없다며 학생들을 이끌고 Commonwealth Avenue 에서 야외 수업을 한 이야기와 퇴임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는 학생들을 데리고 학내에서 벌어지는 간호대의 시위에 지지 방문을 벌인 이야기에는 진짜 감동 먹었다.

대학이라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공간에서 사회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하기는 쉬워도 (꼭 쉽다고야 말 못하지만) 실제 삶의 공간에서는 그렇게 원칙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 학교가 딱히 무서워서라기보다, 그냥 귀찮게 시달리는 것이 싫어서 학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는 (뒤에서 욕만 하고) 그냥 무시하는게 보통인데 말이다....

 

할배는 계속해서 "요즘 애들은~~" 어쩌구 하면서 학생들을 우습게 보는 사람들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상당히 머쓱했다.

사실, 의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혈압이 오르는 경우가 가끔 있다. 

한번은, 지역사회의학 실습 시간에 장애인 이동권 연대의 "버스를 타자" 비디오를 보고 사회적 건강에 대한 주제로 토론을 했는데....

 

"왜 꼭 버스를 타려고 하죠?"  "... ㅠ.ㅠ "     

"저렇게 사람들마다 다 자기 요구만 주장하면 사회 질서가 어떻게 유지되겠어요?" (이건 60대 경찰서장 아저씨나 할 법한 이야기다)

선생도 사람인데..........  나를 시험에 들게 하다니 너무들 하잖나....

 

그래도.... 

책을 덮으면서,

한국에 돌아가면 훌륭한 선생이 되려고 노력해야지... 굳은 결심을 했더랬다. (그래서 실제로 훌륭한 선생이 되는 거는 다른 문제)

학생이야 모르니까 배우러 온 거 아닌가...

 

* 사족

요즘은..

왜 이리 할매 할배들의 글이 가슴을 후벼파는지 모르겠다.

카렌 메싱 할매의 글을 읽다보니 오... 이 할매의 카리스마도 장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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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

어렸을 때부터, 울 엄마가 경고했었다.

이바구 너무 좋아하면 패가망신한다고...

주로 밤새서 만화책 보거나 소설책 보구 있을 때 하셨던 말씀....

 

그래서, 전공 외 교양(?) 책들은 가급적 등하교, 출퇴근 길에만 보구 집에서는 보지 말아야지 생각하고는 하지만... 그래도 맘대로 되는 건 아니다.

하워드 진 할배의 자서전 격인 '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을 읽는데, 너무 흥미진진한 거다. ㅜ.ㅜ  벌써 반도 넘게 읽어버렸다.

 

할배, 어쩜 그리 이야기를 재미나게, 감동적으로 풀어놓는지....

투쟁에 대해서는 한 없이 진지하고 감동적이게 썼지만, 막상 자신의 이야기는 툭툭 던지듯이 무심하게..

할배가 Spelman 대학에서 해고당하자 사람들이 몰려와서 같이 분노하고 위로의 말을 건네는 회상 장면에서...   이런 이야기를 문득 꺼낸다.

사람이 죽는 거랑, 해고되는게 비슷한 점이 있는데... 사람들이 온갖 종류의 덕담을 늘어놓는 거란다. 그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이었는지, 우리는 정녕 그를 못 잊을 거라든지....

근데, 해고의 장점은, 죽는 것과 다르게 이 모든 덕담을 본인 스스로 들을 수 있다는 거란다 ㅎㅎㅎ

 

부인과 결혼하게 된 이야기도 웃긴데..

군대에 가있는 소심한 친구가 그녀를 짝사랑했고, 할배한테 편지를 대신 전해달라고 했는데 그 편지 전해주러 갔다가 그만 눈이 맞은 거다. 이 양반, 당시 자기는 친구를 배신한게 아니라고 확신했단다. 그녀의 마음 속에는 그 친구가 없었다나?....  

 

그리고 군에 가서 여친(지금의 부인)의 편지 기다리던 이야기... 배달된 편지를 이름 순서대로 나눠주는데, 자기는 성이 Z이라서 항상 기다리다 죽을 뻔 했단다 ...

 

어제 읽은 부분, 흑인 민권운동, 그 격변의 현장에 있었던 할배의 삶, 역사의 전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수많은 민중들의 '직접 비폭력 행동'은 정말 감동의 도가니였다.....  할배가 엄혹한 시기에도 자꾸 "낙관"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어렴풋이 이해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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