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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20
    SF 두 권..(7)
    hongsili
  2. 2007/01/27
    리영희 대담집 [대화](2)
    hongsili
  3. 2007/01/09
    책 이야기(18)
    hongsili
  4. 2007/01/07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6)
    hongsili
  5. 2006/12/23
    영화 [마법사들](2)
    hongsili
  6. 2006/12/10
    영화 [세번째 시선](1)
    hongsili
  7. 2006/11/28
    [신조협려] 중, 적련선자의 노래(3)
    hongsili
  8. 2006/11/12
    영화 [사이에서]
    hongsili
  9. 2006/11/06
    [volver: 귀향] 어데로 돌아가는가(7)
    hongsili
  10. 2006/10/21
    영화 [티켓](2)
    hongsili

SF 두 권..

한참 지나긴 했는데, 그래도 정리를 해두려고...

 

0. Philip K. Dick. The Man in the High Castle

 

The Man in the High Castle

 

영미권 독자들의 평은 대단히 좋은 편인데, 나는 별로...

비슷한 시기에 쓰인 어슐러 르귄의 The Left Hand of Darkness가 그러하듯 당대 서구사회를 풍미했던 동양의 음양오행설에 대한 경도와 신비주의가 눈에 상당히 거슬렸음.

 

대안역사소설로서 미국이 2차 대전에서 패해 일부 지역을 독일과 일본에 의해 분할지배당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는데, 차별과 억압 (폭압)으로 그 사회를 그려낸 것이 또 역시 맘에 안 들었음. 그럼 너네 연합군-특히 미군이 승리한다면 그리도 좋은 세상이 도래했을 거란 말이냐???

 

즉, 이 소설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은, 한편으로 동양을 타자화시키는 신비주의, 그리고 소설 속의 피식민 계층이 그리도 원하던 또다른 세상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이 승리하는)에 동의할 수 없었기 때문....  뭐 한편으로는 불평많은 이 독자의 상상력 부재, 현실과 소설을 구분 못하는 소갈머리 때문일 수도 있겠지... 

 

근데 왜 그렇게 평들은 좋은 거야???

 

0. Douglas Adams. Mostly harmless

 

Mostly Harmless

 

역/시/.....

앞서의 찜찜함을 상쾌하게 날려준 마음의 청량제...

"언어의 연금술사"로서의 재능은 역시 빛을 발했음

 

첫 권에서부터 심상치 않았지만 우주의 시공간이 결국 이렇게 온통 꼬여버릴 줄이야.... 

 

이제 이 책을 마지막으로 소심쟁이 아서 덴트와 헤어진다는게 그저 섭섭하기만 할 뿐..

 

 

 

 

 

 

 



0. Neil Gaiman. Neverwhere

 

Neverwhere: A Novel

 

예상과 달리 심하게 판타지 성향이라 맘에 들지는 않는데 글을 어찌나 재미나게 쓰는지 진도는 정말 잘 나간다.

 

0. 브라이언 파머 저, 신기섭 역. 오늘의 세계적 가치

 

 

예전에 원서 (Global Values 101)의 몇 챕터를 읽었는데, 고맙게도 번역서가 나와서 나머지 부분을 보다 쉽게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자기 전에 한 챕터씩... 

 

0. C.Wright Mills. The Sociological Imagination

 

The Sociological Imagination

 

조만간 꼭!!!!

 

0. 김동춘. 1997년 이후 한국사회의 성찰-기업사회로의 변환과 과제

 

 

생각보다 두껍다. ㅡ.ㅡ

 

0. 그 외...

 

프리드만 Freedom and Capitalism - 도대체 언제 끝낼거냐..

강유원 - 경제학 철학 수고, 공산당 선언 (선물로 주고, 책 다시 구매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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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대담집 [대화]

원래 다소 오만방자하고 심지어 의심까지 많아서(ㅡ.ㅡ) 존경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아마도 오만방자보다는 이 의심...

그래도 나이가 들면서 존경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건,

그 분들이 워낙 훌륭해서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사는게 그리 만만치 않다는 걸 자각함으로써 그게 얼마나 훌륭한 건지를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리영희 교수의 대담집 [대화]를 읽으면서 시종일관 들었던 생각은...

"이 분은 자격이 있다"는 것...

동시대의 남한 사람들, 그리고 특히 (소위) 지식인들을 야단칠 자격이 있다는...

 

사실, 리영희 교수의 글은 초기 한겨레에 실린 짤막한 글들밖에 읽지 않았었다.

학교 다닐 때에도 그의 책들 - 이를테면 전환시대의 논리- 이 학교 한구석에 굴러다니고,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같은 책을 다른 이들에게 선물로 건낸 적은 있지만...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만 해도, 그의 글이 그닥 충격적이거나 충분히(!) 과격하지 않았기에 흥미가 없었던 거다. "원전을 읽기도 힘든 마당에, 이런 교양서적 정도야... 흥..."

돌아보면 좀 어처구니 없지..

 

그도 그럴 것이..

한국사회에 대한 구체적(!) 이해가 일천하고, 더구나 그의 글이 쓰여졌던 "맥락"을 충분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 가치를 몰라봤던 것...

부끄러운 일이야.... ㅡ.ㅡ (어렸던 나이 탓으로 돌리자..)

 

숙연하거나, 혹은 뜨끔하게 만든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특히 공부를 업으로 삼은 사람으로써 기억해두어야 할 몇 가지 부분...

 

 

 

 

 

 



".. 그렇지만 언론계 생활과 대학에서의 삼십여 년 생활과정에서 나도 세파를 헤치며 살다보니까 적당히 타락했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고 땅을 굽어보아 뉘우침 없는' 시인 윤동주와 같은 삶은 나에게서 멀어져갔어요. 나도 적당히 '이중인격자'가 되어갔고 위선자가 되었어. 윤동주는 멀리 하늘과 땅을 보면서 부끄러움이 없었지만 나는 멀리 볼 것도 없이 바로 내 마음 속에 있는 거울 앞에서 부끄러운 내 자신의 얼굴을 마주해요. 서글픈 일이지"

 

내 마음 속에 있는 거울이라...... ㅡ.ㅡ;;

 

 

"국제정세의 어떤 문제나 운동양식 등을 파악하고자 할 때, 흔히 '미국 교수 누구누구는 이렇게 말했다'는 식으로 외국인 지식에 대한 권위주의적 노예가 되요. 학문연구의 주체의식이 희박해. 큰 문제야. 자기 나름의 문제의식이나 분석방식 없이 남의 이론을 빌려서 자기의 권위로 이용하는 작태를 나는 멸시해요. 내 글에는 누구는 이렇게 말했다는 식이 없어. 정치이론도 사회비평도 다각도로 교차검증한 다음에 일단 소화하고 내 머릿속에서 내 것으로 만들고 충분히 반죽해서 자신의 누룩을 가미해서 발효시켜서 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나는 현학적인 것을 제일 싫어하는데, 그런 현학적인 글을 쓰는 사람들은 그 인용한 누구의 이름에 자기를 동일시하려는 허영에서 출발해요. 자기의 지식이 돼버린 것은 굳이 누구의 것이라고할 수 없어요. 대신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한 철저한 '자기화'가 필요하지.."

 

아... 뜨끔....

 

 

"누구나 자신의 특기와 장점을 살려서 사회에 공헌해야지. 나는 스스로 직접적, 현장적 행동으로써가 아니라 남들보다 앞선 지적 봉사, 즉 머리와 지식과 글로써 남이 못하는 선구적 계몽자 역할의 큰 일을 할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 실제로 그랬고"

 

음......

 

 

"글을 쓰는 나의 유일한 목적은 '진실'을 추구하는 오직 그것에서 시작하고 그것에서 그친다. 진실은 한 사람의 소유물일 수 없고 이웃과 나누어야하는 까닭에 그것을 위해서는 글을 써야 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우상'에 도전하는 행위이다. 그것은 언제나 어디서나 고통을 무릅써야 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영원히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 괴로움 없이 인간의 해방과 행복, 사회의 진보와 영광은 있을 수 없다."

 

음....

 

"내가 늘 지식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실제로 그렇게 이야기를 해왔고.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의식'이 없으면 그 지식은 죽은 지식이다. 국제법을 몇십년을 공부해도, 박사학위를 몇 개씩 받아도, 아무런 '회의'도 없이 그저 정부가 내놓은 대로만 '지식화'하면 영원히 무식자로 남을 뿐이라. 그것이 우리 교수들, 전문가들, 박사들의 실정입니다."

 

또 뜨끔...

 

"하느님이라는 실이 만물을 창조했다거나, 자기가 만든 남자의 늑골을 하나 빼서 여자를 만들었다거나, 에덴동산의 남녀와 사과와 뱀 따위의 성경 기록이라던가, 선인과 악인을 가려서 하나님나라 천당이나 지옥으로 보낸다는 따위의 이야기도 나의 이성과는 무관한 일이야"

 

앗, 좋아라...

 

 

"그런데 나에게는 신문에서도 무시되고 인류의 관심을 거의 건드리지 않고 지나간 '작은 일'처럼 감격적이고 중요한 '사건'은 없었어. 1988년 9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명예회복 결정을 내린 것이오. 기독교의 미신성, 반과학성, 반지성, 열성, 독존성, 비인간성, 반관용, 잔인성, 이중인격성, 반동성 등 모든, 그리고 온갖 악적 과거를 간접적으로 그러나 공개적으로 고백한 중대사이지. 종교적 야만과 미신에 대한 인간이성의 승리선고였지. 거꾸로 인간이성과 과학적 사고에 대한 기독교적 무지와 폭력의 패배선고이기도 하고"

 

웬지 진짜 나와 한 편인 거 같은 느낌이란.... ???

 

 

"내가 할 역할은 다 했고, 남은 역할은 내가 변치 않고 그 자리에 그 모습으로 있어주는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이 나라, 사회의 변화와 전진을 지켜보면서, 혹시 요구가 있으면 몇 마디를 해주는 것으로 족하지. '족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는 성현의  가르침은 지금 바로 나에게 한 말이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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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지난 달에 읽은 책 정리하면서

[111111] 방문 이벤트까지...(이제 당분간 이벤트 할 일은 없을 듯하여)

 

 

바쁜 시간에 들러 허접한 글 읽느라 나름 고생 하시는 이웃 블로거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합니다.

 

111111 번째 방문자께서는 댓글 남겨주세요. (혹시 동점자 출현시 먼저 댓글 다는 분, 당첨자가 없는 경우, 가장 근접한 숫자에 방문하신 분께 우선권)

두 가지 선물 중 하나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1. Isaac Asimov [I, Robot] 증정

아주 얇은 영어책입니다. 아시모프의 초기 단편집인데 원래는 좀 분량이 많은 것을, 초보자용으로 재편집한 책... 평소 "원서"를 읽어보고 싶었지만 두려움이 있었던 분들이 비교적 어렵지 않게, 재밌게 읽을 수 있습니다. 어린이용이라 뒤쪽에 보면 책 내용과 관련한 퀴즈까지 ㅎㅎㅎ

 

2. 오향장육 한 접시와 이과두 주 한 병

광화문 인근에 잘 하는 집을 알고 있습니다. 함께 저녁(?)을 드시면서 블로깅과 글쓰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책 이야기...

 

 

 



1. 김용 [신조협려]

 

[사조삼부곡]의 2부에 해당하는 것으로 예전에 고려원에서인가 [영웅문]이라는 이름으로 전집이 출간된 적이 있는데, 듣자하니 김영사에서 정식 계약을 맺고 완전 다시 번역한 거라 해서 1부 [사조영웅전]에 이어 구입.. 진짜 정신 못 차리고 읽었다...

 

[사조영웅전]이 평범남(?) "곽정"의 성장기라면, [신조협려]는 그의 의조카라 할 수 있는 "양과"의 성장기...  외팔이 신조협 완전 멋지삼 (^^) 전진교의 내공에 옥녀검법, 타구봉법, 탄지신공, 구음진경...거기다 독고구검...,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시종일관 나쁜 인간, 혹은 결점 하나 없는 완벽한 인간으로 그려지지 않고 오락가락 다면적 속성을 갖는 점이 아마도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 아닐까 싶다. (비단 이 작품만 아니라) 가장 잔인하면서도 가장 풍류가 넘치는 황약사, 완전 띨빵해보이는 곽정, 잔대가리의 천재이면서도 심성은 고운(?) 황용을 지나, 교활하면서도 어리석은, 하지만 몇 번의 대오각성을 통해 "협"으로 거듭나는 양과, 싸가지 없지만 대범한 소용녀....  사악함의 결정체인듯 보이면서도 적의 딸이자 제자인 곽양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내던진 금륜국사 등등...   

또, 나름 애틋한 장면들도 많았는데 극 중 적련선자가 부른 안구사 를 비롯하여, 북개 홍칠공과 서독 구양봉이 화산에서 함께 숨을 거둔 장면도 그 중 하나... 

 

3부 [의천도룡기]가 빨리 완간되어야 할텐데....

 

 

2. 정희진 [페미니즘의 도전]

 

 

미국에 머물러 있는 동안 출간된 책인데... 진보블로거들 사이에서 많이 회자되고 또 서평도 좋은 편으로 기억하고 있었기에 읽었는데... 

책 자체가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려우나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좀 달라서 그다지 만족하지 못했음. 여성주의와 관련하여 아는 건 계속 알고, 모르는 건 계속 모르는 채로 남게 되었다고나 할까... 

또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문체의 불편함? 이건 왜일까? 나 마초인가? 책에 보면, 자신의 이야기/강의를 여성 노동자들이나 가방끈 짧은 주부들은 잘 알아듣는데 공부 많이 한 남성 지식인들은 이해 못한다고 했는데 그게 나?

여성주의자로 짐작되는 씩씩한 여성들 (이를테면 자우림의 김윤아)이 스스로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라고 "해명"하는 것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데, 솔직하게 나 또한 내가 "여성주의자"인지 잘 모르겠음. 내 주변 여성주의자들은 나를 어찌 평가하고 있을까? 

 

* 현재 읽고 있는 책들 (그동안 진짜 책 안 읽었네..)

 

0. Philip K. Dick [The Man in the High Castle]

거의 다 읽었는데... 이번 주 중으로 끝내자...

The Man in the High Castle

 

0. 리영희 + 임헌영 [대화]

깊은 공감 중... 자기 전에만 읽으려니 아쉬워...

 

 

0. 하종강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

글들이 짧아서 화장실에 아주 적합 (^^). 책을 폄하하는 건 절대 아님... 천천히 읽자..

 

 

* 그 다음 계획

 

0. Milton Friedman [Capitalism and Freedom]

잠시 덮어놨던 거 이어서 읽기

 

Capitalism and Freedom: Fortieth Anniversary Edition

 

0. 마르크스 저, 강유원 역, [경제학 철학 수고]

20년 전에 출판되었던 책이 완전 바래서 책장 한 구석에 있더만...

출판사 사장의 비장한 보도자료에 감격하여, 또 구입...

 

 

0. Douglas Adams [Mostly Harmless]

히치하이커 시리즈 마지막... 출퇴근 길용..

 

Mostly Harm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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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한낱 가공의 이야기였으면,

아주아주 극적인 한 편의 잘 만들어진 드라마였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 

 

우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아주 먼 나라, 아주 먼 옛날 이야기라면, 

아니, 설사 관련이 있다고 해도,

내가 그 유사성을 하나도 모르고 있었더라면 좋았을 걸 그랬다. 

 

 

 

"한낱" 영화 한 편 보는게 이렇게 고통스러워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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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법사들]

아직 일반에 개봉 안 된 영화라고 바다소녀한테 빡빡 우겼는데, 알고보니 작년에 만들어져서 올해 초에 개봉을 했더라는... ㅡ.ㅡ 연극적 연출이 영화에 그리도 잘 어울릴 수 있다니 깜짝 놀랐음 배우들의 고른 연기며, 차분한 이야기 전개며, 영상이며 모두 맘에 들었고, 특히나 그 몽환적 분위기의 마지막 공연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아름다운 시절에 대한 환상적 회고를 자극할만한 아름다운 장면이었음. 예민하고 자기애 강한 사람들 별로 안 좋아하는데, 영화를 보면서 내가 너무 건조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극 중 "자은"과 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사실 나는 상종도 안 할 거 같단 말이지.ㅡ.ㅡ 그 땡깡을 받아주는 밴드 멤버들 보면서 속으로 "아이고, 저 사람들 성격 참 좋네" 이런 관전평을 나도 모르게..... (진정 싸이보그??? 최근 발표된 박찬욱 등의 연구에 의하면 싸이보그라도 밥 먹어도 괜찮다니 다행이긴 하다만 ㅎㅎㅎ) 그리고, 스님의 사연을 주제로 한 속편이 제작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년만에 화두를 풀고 눈오는 밤길 암자에서 내려와 맥주 한 모금을 길게 마신 후 오랜 침묵 끝에 "참 맛있네요" 하는 그 모습이 어찌나 절절하던지.... 그나저나, 내 인생에도 기나긴 여정 끝에 마침내 치유되어야 할 관계의 상처가 있었는지 한번 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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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번째 시선]

 

다소의 진부함과 지나친 전형성으로 인한 영화적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이 그리도 진부하고 전형적인 걸 어쩌랴 하는 생각도 들더라.

 

세 번째 작품 "험난한 인생"의 대사, 정말 주옥같더라

"(쯧쯧)  험난한 인생이 시작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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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협려] 중, 적련선자의 노래

안구사(雁丘詞)

- 元好問(원호문)-

問人間 情是何物 直敎生死相許

天南地北雙飛客 老翅幾回寒暑

歡樂趣 離別苦 是中更有癡兒女

君應有語 渺萬里層雲

千山幕景 隻影爲誰去

세상 사람에게 묻노니,

정이란 무엇이길래 이토록

생과 사를 같이 하게 한단 말인가.

하늘과 땅을 가로지르는 저 새야,

지친 날개 위로

추위와 더위를 몇 번이나 겪었느냐?

만남의 기쁨과 이별의 고통 속에

헤매는 어리석은 여인이 있었네.

임이여 대답해주소서.

아득한 만리 구름이 겹치고

온 산에 저녁 눈 내릴 때

외로운 그림자 누굴 찾아 날아갈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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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이에서]

씨네마테크가 집 가까이 있으니까 퇴근 길에 잠깐 들러서 ~ 어제는 나를 포함 무려 6명의 관객이 있었음! 사이에서 (http://blog.naver.com/between2006) 감독: 이창재


광고에서 [영매]와 [송환]의 뒤를 이을만한 영화라 하기에 이 바쁜 와중에 짬을 내 보았으나 글쎄.. 생각만큼 훌륭하지는 않았음. 평도 좋은 편이기는 하더만... 잘 짜여진 셋트장에, 극적 요소를 충분히 갖춘 인물들 적절하게 배치된 갈등 장면, 아름다운 영상과 나름 짜임새있어 보이려는(?) 편집.. 그렇다면 부족한 2%는 무엇인가? cliche 가 넘쳐났다는 점 더하기, 역시 통찰력의 문제.. 잘 다듬어진 내셔널 지오그래픽스 다큐를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어디 먼 세계 이국적 풍물을 아름답거나 자극적인 화면으로 비추어주는... 이런 말 하면 감독은 섭섭해할지 모르겠으나 나와 다른 인간을 바라보는 감독의 "신기함"은 읽을 수 있되, 그 다른 인간들의 깊은 내면을 통찰하고 함께 하는 "교감"은 전혀 읽을 수 없었다. [영매]나 [송환]이 그토록 큰 울림을 주었던 것은 등장인물들의 기구한(?) 운명 때문이 아니라, 감독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던, 감독과 등장인물들의, 또 감독과 우리 관객들의, 그리고 관객들과 등장인물들 사이의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소통" 덕분 아니었을까? 요새 감정 완전 매말라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정말 눈물 한 방울은 커녕, 목 매이거나 가슴 덜컹한 순간조차 없더라. 너무한 영화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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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ver: 귀향] 어데로 돌아가는가

해미님의 [[귀향] 아프지만 사랑스러운 그녀들] 에 관련된 글.

어제 밤에 바다소녀와 함께 대전시네마테크에서 영화 [귀향] - 원제 "Volver"를 보았다. 영화 제목이 이토록 많은 뜻을 담고 있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volver" 는 물리적인 고향으로의 "귀향"이기도 하고, (심지어 살해된 의부 빠꼬마저도 그가 그리워할 유일한 곳으로 "귀향"했다) 엄마와 딸이 서로의 품으로 돌아가는, 오해만발한 인생사의 "돌아감"이기도 하며 몸과 마음에 상처를 낸 그 누군가에 대한 "되돌림(복수)" 이자 상처를 주고 도움을 받은 이에 대한 "되갚음(은혜갚기)" 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엄마에게서 딸로 이어지는 인생유전의 "순환"이기도 했다. 얄미운 알모도바르 할배.. 영화를 이리도 재밌고 아름답게 만들어내다니... 에스빠뇰 대사들을 듣고 있자니, 한량시절의 아련한 추억들도 방울방울.. 몇몇 단어들은 여전히 귀에 익었다. 극중 인물들이 "manana 마냐냐 - 내일 혹은 아침" 를 이야기할 때마다, 까딸로니아 찬가에서 스페인어의 모호함을 투덜거리던 조지오웰이 떠올랐고, 가르시아 베르날의 모습이 아름다웠던(?) 영화 [나쁜 교육], [빠드레],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생각이 났으며 무엇보다.. 멕시코에서의 여행이 그리워졌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M 이 보고 싶구나.. 편지라도 써봐야겠다. 영화나 책이나, 오롯이 그 자체로 감흥을 주기보다는, 그 결에 숨어 있는 나만의 추억들이 새로운 의미를 주는 법이다. 아, 바쁜 일 끝나면 다시 에스빠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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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티켓]

머리에 쥐가 나는 거 같아 영화보러 갔음.

올해 문을 열었다는 대전 아트 시네마... 어찌나 아기자기하던지..

토요일 저녁, 관객은 나를 포함 달랑 세 명.. ㅡ.ㅡ

영화 시작 전에는 극장 회원이라는 귀여운 총각이 내가 심심할까봐 도란도란 말도 시켜주고...  사실, 첨에 극장 직원인 줄 알았는데 티켓 발매를 할 줄 모르기에, "직원 맞아요?" 하면서 갈궈줬더니만 모기만한 목소리로 "저 직원 아니예요. 여기 일하시는 분이 식사하러 가셔서... " 해서 미안했음 ㅎㅎㅎ

 

하여간, 영화는 진중하고 따뜻하고 재미있었음...

포스터에 등장하는 저 세 남자아이들... 웃겨 죽어, 귀엽기도 하고...

알카에다 운운 하는데 뒤로 쓰러질 뻔 했음 ㅎㅎㅎ

그리고 은근 마음이 짠해졌음..

 

에너지 업하고, 이제 또 일에 매진해볼까나...

 

참, 영화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철도 노동자들에게" 감사한다는 문구가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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