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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6/11
    영화 [밀양]: 구원은 누가?(5)
    hongsili
  2. 2007/05/29
    [책] 강풀의 '26년'(9)
    hongsili
  3. 2007/05/17
    문답놀이 [독서문답](9)
    hongsili
  4. 2007/05/10
    거미인간의 구원(5)
    hongsili
  5. 2007/05/06
    [capitalism & Freedom] 리버럴의 꿈(2)
    hongsili
  6. 2007/04/09
    SF 영화 세 편(2)
    hongsili
  7. 2007/03/25
    접점 - 책 두권(2)
    hongsili
  8. 2007/03/13
    책소개: [보건의료개혁의 새로운 모색](9)
    hongsili
  9. 2007/03/13
    영화와 책 한 편씩
    hongsili
  10. 2007/02/28
    [책: 오늘의 세계적 가치](1)
    hongsili

영화 [밀양]: 구원은 누가?

지난 금욜 저녁에 다큐 감독 J, 사회운동가 K와 [밀양]을 보았다. 그 후유증이 대단하여, 어제 거의 잠만 잤다... ㅜ.ㅜ 영화로 인한 상처나 고민 때문이 아니라, 영화 보구 나서 진정 '오랜만에' 새벽까지 수다떠느라... 토욜 아침 일찍부터 하루 종일 진행된 학교 행사 땜에 피곤이 가중되어, 거의 토욜 밤부터 의식불명 상태 지속... 영화에 대해서는 셋이 대체로 비슷한 감흥을 하면서도, 조금씩 차이가 있었는디... 이창동이 보여주는 기독교에 대한 태도가 과연 냉소냐, 아니냐를 두고 작은 논란이 있었다. 극 중 기독교인들이 보여주는 진정성을 고려하건데, 냉소라 보기는 어렵다. 다만 구원에 이르는 다양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방식이라는 내 의견과, 그래도 여전히 냉소적 성격이 짙다는 (이창동의 전작들을 고려해볼 때도) J 의 의견이 갈라졌다. 또, J 는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을 충분히 살리지 않고 '소설'적으로 읽히는게 불만이라고 했고 (역시 그녀는 감독), 나는 책 읽는 거 같은 분위기는 좋던데, 라고 이야기했다 ㅎㅎ (나는 이창동의 전작들 중 초록물고기를 좋아하는데 똑같은 이유에서다). 다들 동의한 부분은, 송강호의 역할과 연기... 전도연의 역할 자체는 굉장히 극적이라 진폭이 크고, 그야말로 재주를 펼쳐보일 공간이 넓은 반면, 송강호가 맡은 종찬 역은 안 보이는 듯 하면서 상당한 무게가 있는 역할. 그가 정말 잘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양한 조연들의 연기력... 대부분 현지 비전문배우라 하던데 어찌 저렇게들 잘 하는지.. 그게 바로 연출력의 힘인거야??? 그리고 다들 맘에 안 들어한 부분은 예측 가능한 전개와 전형적인 cliche 들... 이를테면, 커피 배달온 아가씨의 의상과 주변 남정네들의 대화는 꼭 그렇게 진부하게 그려졌어야 하나? 일상이 실제로 그리도 진부한 걸 어쩌란 말이냐 하면 물론 할말은 없다만서도... 아마도 가장 셋이 맞장구를 친 것은... 영화 자체보다 기독교와 '구원'의 문제... J는 어머니의 엄청난 신앙활동 때문에 고통을 겪은 바 있고, 나는 자칭 '회의주의자'로 거듭나면서 기독교란 정파나 사파나 종이한장 차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고, K는 알고보니 신학대학 출신이지만 남한의 기복+구원 기독교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 상태... 셋은 한 목소리로 공포와 불안을 매개로 한 착취, 구원의 악용 (exploitation 혹은 capitalization) 문제를 지적했다. 물론 이렇게 진지한 이야기만 한 건 아니었다. 새벽까지 있었던 거는 타로 점 때문... 나는 타로 점을 생전 첨 해보았는디, 의외로 물어볼 게 없어서 고심했다는.. ㅎㅎ 너무나 비전형적인 질문을 해대는 나와 J 때문에 K 가 황당해하기까지... ㅡ.ㅡ 한 가지 신기한 건, 올해 초에 장 양의 포스에 이끌려 사주를 보았을 때도 그랬고, 타로점에서도 그랬고 역마살이..... 그것도 국내가 아니라 다 해외 이주설이 나오더라는... 아직 돌아온지 1년도 안 되었는데 이 무슨 기이한... 내 얼굴에 그리 써 있나? 다음 행선지는 과연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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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강풀의 '26년'

예전에 웹 상에 연재 중일 때, 기다림에 지쳐(ㅡ.ㅡ) 보기를 포기했었다.

 

아예 시작을 안 하면 모를까, 기다리는 거 질색.... 

생각해보니, 만화방 다니던 시절에도 완간되지 않은 거는 안 보고 꾹 참았다 나중에 원 샷.  '몬스터' 때 마음 고생 심했었고, '20세기 소년들'은 시작한 걸 엄청 후회했더랬다.

 

어쨌든....

포기하고 있자니, 예상대로 책이 나오는구나...

 

냉큼 세 권을 이어서 읽어버렸다.

 

   



*****

 

내가 '광주'를 처음 알게 된 시기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중학생 때였던 거 같은데, 성당 마당에서 (정의구현사제단의 고 김승훈 신부님이 우리 성당 주임신부였음) 사진전을 했었고, 사진집(?) 같은 걸 신자들에게 빌려주었다. 하지만 '도저히' 현실감이 없어서, 그저 어디 먼나라 이야기처럼 생각되었고...

 

고등학교 1학년 때, 광주에서 전학 온 친구 한 명이 청소 시간에 광주 이야기 (공수부대가 대검으로 임산부 배를 찔렀다는 그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었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렇게 엄청난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신문에 한 글자도 안 날 수가 있어? 조선일보 동아일보가 가만히 있었겠냐구?"라며 내가 따졌던 거다 ㅡ.ㅡ 

나는 초딩 고학년 시절부터 신문 열심히 읽던 나름 유소년 인텔리... 이멜다의 구두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필리핀의 민주화 운동에 대한 관심도 지대했었다.   

 

그랬다..........

 

광주에는 대학 1학년 때 첨 가봤다.

친구들이랑 방학 때 광주 사는 선배형한테 놀러갔는데,

전남대에 가보니 소문으로만 듣던 '오월대'는 진짜 교내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고,

잔뜩 긴장하고 찾은 금남로는 지하철 공사 때문에 온통 파헤쳐저 그냥 정신만 없었다.

그 후에도 몇 번, 광주에 간 적이 있는데, 그 공사는 참 오래도 하더라. 사람들 말로는, 데모하는 거 막으려고 일부러 공사를 오래 한다는.. ㅡ.ㅡ

 

한 번은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망월동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묘역까지 들어가는 버스 편이 없어서, 한참을 걸었다. (버스 시간이 안 맞았던건지.. 기억이 안 나는데, 하여간 가겟집 할아버지가 고개 넘으면 바로 있다고 해서.... ㅜ.ㅜ)

그 때, 묘역 입구에는 전두환이 세웠다는 기념비가 누워있었고, 사람들은 자근자근 밟아주고 지나갔다. 우리도 일부러 오며가며 계속 밟았다.

 

생각보다, 아주아주 초라했다.....

 

새단장을 한 이후에는 한 번도 가보질 못했다. 

다녀온 친구 말로는, 눈 버린다고 했다. ㅜ.ㅜ

 

*****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하는 일들도, 의외로 쉽게 잊혀진다.

친구한테 나름 큰 돈을 빌려주면서, 까먹을 거라는 생각은 추호도 할 수 없었고, 그래서 액수 따윈 적어놓지 않았었다. 적어놓을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으니까...

그랬던 것도,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면... 까먹는다.... ㅡ.ㅡ

 

하물며...

내가 아닌, 내 가족이 아닌, 우리 동네가 아닌 곳에서 일어난 일인 다음에야...

 

예전에, 지인 한 분이, 요새 대학생들 한심하다고, 어떻게 광주도 모르냐고 한탄을 하는 걸 본 적이 있다. 그게 왜 한심한가? 우리는 광주를 어떻게 알게 되었나? 알아서 혼자 인터넷 검색해서, 혼자 책 읽어서 알게 되었나?

새로운 세대가 역사를 모른다면, 그건 우리 잘못이다.

그래서... 강풀의 투박한 (?) 시도는 소중하다.

 

*****

 

누군가의 악행을 보면, '저 사람 진짜 나쁘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나름의 사연이 있을 거야, 저이라고 왜 갈등이 없겠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임철우의 '붉은 방'은 어린 시절, 꽤나 충격이었다. 고문 형사에게도 가족이 있고, 가족애가 있고, 일상의 피곤함이 있었다니... 그들도 인간이었어!

 

하지만, 이것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달라져갔다. 

'갈등? 타인의 고통 따위가 저 머리 속에, 가슴 속에 있을 리가 없어'

 

강풀의 '26년'이 슬픈 건,

만화 속 주인공들이 상처를 입어서, 혹은 거사에 성공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책 바깥에서 가해의 최고 책임자들이 여전히 자알~ 살고 있다는 것.

이런 책 쯤이야!!!

 

세상에는 '진짜 나쁜 놈'들이 있다.

그리고, 현실에서 단죄가 안 되니까, 만화책 속에서, 광주의 아이들이 직접 총들고 칼들고, 사제폭탄 들고 나서는 거다.... ㅡ.ㅡ

 

*****

 

문득, 광주에 가서 구 묘역을 다시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차편이 없어서 한 시간 넘게 허덕이며 땡볕 도로를 걷던 학생이 자가용 끌고 가게 생겼으니, 세상은 살기 좋아졌다고 해야겠지? 

 

살기 좋아진 만큼, 진실도 잊혀지고 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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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놀이 [독서문답]

에셔님의 [독서문답] 이어가기..

 

포스팅하는데 시간 엄청 걸리네요. ㅡ.ㅡ

 

 


 

집에 책이 별로 없어요.

대부분 학교에 있거나 서울 부모님 댁에 있고...

그리고 다른 집들에... ㅡ.ㅡ

책 빌려가서 안 돌려주는 인간들이 하도 많은지라...

(이 포스팅 보면 자수하시오)

 

책장 위의 그림은 왼쪽부터 멕시코 작가, 쿠바 작가 (제목은 "생각하는 고양이"),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에곤 실레 작품입니다.



* 평안히 지내셨습니까?

 

감기 때문에, 그리고 밀린 일 때문에 그닥 평안치는 않습니다. ㅡ.ㅡ
그러나 이런게 어제오늘 일도 아니라, 그러려니 하고 있을 뿐입니다.
첫 질문에 너무 까칠하게 답한 거 같네요... 사실은 평안해요...

 

* 독서 좋아하시는지요?

 

좋아한다고 믿고 있어요.

 

* 그 이유를 물어 보아도 되겠지요?

 

취미가 독서인 사람의 나름 비애가 있죠.
예전에 공지영의 소설에 나왔던 이야기로 기억하는데 (인간에 대한 예의였던가?), 할 줄 아는게 아무 것도 없는 이들, 취미란에 독서밖에 쓸 게 없는 사람들이 있죠.
뭐 그림을 그릴 줄 아나, 악기를 하나 다룰 줄 아나, 가장 돈 안들고 효용이 큰 (말하자면 비용-편익이 가장 큰) 취미가 아마 독서 아닐까 싶네요.
뭐 그렇다고 책을 좋아하게 된 걸 후회한다거나 스스로 불쌍하게 생각하는 건 아니예요.

 

* 한 달에 책을 얼마나 읽나요?

 

굉장히 불규칙해요.
한 권 끝나면 한 권, 이렇게 차근차근 읽는게 아니라, 화장실용, 출퇴근용, 잠자리용, 업무/학습용을 따로 놓고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다보니 이런 일이 생긴답니다.
물론 필이 꽂혔을 때 (주로 시리즈물)는 다른 거 작파하고 몰아서 읽기도 하죠. (심지어 업무 중에도 틈틈히...)
뭐 따져보면 적을 때는 두 세권에서 많을 때는 열 권... 평균 네 다섯권 정도 되는 거 같네요. 한번 통계를 내봐야겠군요


 * 주로 읽는 책은 어떤 것인가요?

 

"주로 읽는" 책은 없고 "절대 안 읽는" 책은 있습니다. 경영처세술, 말랑말랑 에세이, 그림책 아니면서도 글씨보다 여백과 그림이 많거나 폰트 사이즈 12 이상인 책들 말이죠.
잡다하게 여러 가지를 읽는 편인데, 뭐 광범위하게 인문/사회/자연 교양(?) 서적들이라 총칭할 수 있을 거 같고, 픽션 종류는 주로 영문 SF 들을 읽는 편이예요.
대학 다닐 때만 해도 소설, 특히 한국현대소설들을 무진장 좋아했는데... 90년대 중후반 이후부터 시들해졌어요.  성석제 소설만이 제 선호목록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 당신은 책을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한 마디?
너무 하심!
음... "무한우주"라고 정의해볼까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고, 그 경계를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그리고 끝없는 팽창... (여긴 이견이 존재하죠 ㅎㅎ)

 

* 당신은 독서를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또 한 마디...
이 문답놀이를 첨 만드신 분의 취향 참 독특하셔...
이번에는 그럼 '우주여행' 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네요 ㅎㅎㅎ
진심으로, 저에게는 독서가 미지의 세계를 열어주고 보여주는 (우주)여행이나 다름 없습니다.

 

* 한국은 독서율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글쎄... 요새 대학 논술 문제들 보니까 학생들 독서량이 엄청난 것 같던데 (엄청나야 쓸 수 있을 거 같던데), 아닌가봐요?
독서율 낮은 것이 사실이라면...
아마도 단기간 내에 직접적인 편익을 발생시키지 않고, 그에 비해 여흥의 기능을 갖는 경쟁상품이 눈부시게 증가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각종 처세술이나 학습 관련 책들 판매량이 엄청난데 인문사회과학 서적은 잘 안 팔리는 현상은 전자에, 각종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의 부흥은 후자에 해당하겠지요.
지하철에서도 책보다는 휴대전화로 게임하거나 DMB 보거나, 그도 아니면 차량 내부에 달린 TV 광고 보는 사람들 만나기가 더 쉽죠.

 

* 책을 하나만 추천 하시죠?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아, 이 분 취향 참...어떻게 '하나만' 추천합니까!!!
음.... 그래도 꼭 하나면 추천해야 한다면,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를 추천해야겠네요.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1492 to Present (P.S.)

 

 

* 책을 추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물론 제가 감동받았거나 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이야기하라면 주저리주저리 할 이야기가 많겠지만, '추천'을 하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죠. 예전에 이 책을 읽고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사실, 저자 서문만을 읽고도 눈물이 핑 돌았던 기억이 납니다.
대학에 들어가서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니, 거꾸로 읽는 세계사 등등 여러 종의 역사책을 읽었는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충격과 놀라움은 있었지만, 이 책만한 "감동"을 주지는 못했던거 같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얻는 감동은 상당히 특별합니다. 고구려 삼족오 문양을 보고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분들도 있다지만, 많~이 다릅니다...
인간의 위대함, 저항의 아름다움, 그리고 집단으로서의 자기성찰...

아마 이 책을 읽는다는 건, 그저 멀리 떨어진 지구반대편 나라의 역사이야기가 아니라 세계와 인간을 바라보는 색다른 성찰의 기회를 제공해줄 거예요. 
영어 장문독해가 가능하신 분들이라면, 영어 서적을 읽는 것도 강추하고 싶어요.
하워드 진 할배의 쉬우면서도 담백한 글쓰기는 정말 우리 (저같이 공부하는 사람들)가 배워야 할 부분입니다.


 * 만화책도 책이라고 여기시나요?

 

책이 아니면 뭐죠?
제가 책을 '우주'라고 정의했다는 점에서 만화책은 그 중 독특한 성격을 가진 은하계나 성단 쯤이 아닐까 싶네요.
어린 시절 만화책이 저에게 주었던 영감이나 감동은 지금도 생생해요.
아기공룡둘리, 오달자의 봄을 비롯하야, 제 7구단, 오 한강, 고독한 기타맨, 대머리 감독님, 비트, 슈퍼보드, 추혼 시리즈 등등등... 제 아이디인 "홍실이"도 김수정씨의 연재만화 주인공 중 한 명 입니다.
아마 가장 최근에 읽은 만화책은 John Sacco 의 [Palestine] 인 거 같은데... 그 감동도 대단했죠....

 

* 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비 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음... 문학이라면 픽션???
그렇다면 비 문학을 더 많이 읽는다고 해야겠네요. 아까 언급한 대로 한번에 세네가지 책을 함께 읽는데 출퇴근길은 소설 종류를 많이 읽습니다.
'시'는 잘 안 읽는 편이예요. 정서가 메말라서인지... ㅡ.ㅡ
'수필'은 심지어 정서적 거부감까지 있습니다. 아마도 정규교과에서 배웠던 수필들이 영 그래서... 물론 좋은 것들도 있었지만, 피천득 류의 수필에 완전 학을 떼었다고나 해야할까요.

 

* 판타지와 무협지는 "소비문학"이라는 장르로 분류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소비문학'이라는 표현은 마치 '일회용' 혹은 '철저히 유흥용' 문학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폄훼의 의미가 담겨있는 거 같네요.
근데, 문학이라는게 근본적으로 정서적 감흥을 주기 위한 것이라면야, 굳이 이런 구분이 필요한가 모르겠네요. 오히려 각종 처세술 ("@@살에 해야 할 모든 것" 류) 책이 본래 의미로서의 '소비 문학'에 들어맞지 않을까요?
'판타지'류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들을 폄훼하는 건 부당해요. 


* 한 번이라도 책의 작가가 되어 보신 적이 있습니까?

 

번역서를 두 권 낸 적이 있고, 여러 명이 쓴 책의 공동저자로 한 챕터를 쓴 적이 있어요.


* 만약 그런 적이 있다면 그때의 기분은 어떻던가요?

 

며칠간 뿌듯했습니다. ㅎㅎ
(근데, 한편으로는 불안함과 부끄러움도 같이 자라더군요. 혹시 틀린 부분은 없을까, 왜 이렇게밖에 못 했을까...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옛날 자기 사진 들여다보기 민망한 감정...ㅡ.ㅡ)

 

*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예전에는 정운영, 신영복 선생님의 책이 나오면 꼭 사서 읽고, 홍세화, 진중권, 김규항 씨의 책도 꼬박꼬박 샀더랬습니다. (에셔님과 많이 겹치는군요!) 리영희 교수님의 책도 뒤늦게 재미를 붙였구요... 미국에 2년 동안 살면서, 이런 분들의 책이랑 소원해졌네요...

그런데, 그러고보니 이 분들을 '작가'라고 하기는 좀 그렇네요. 
의미를 축소하여, 픽션을 쓰는 사람을 작가라고 칭한다면, 불멸의 소설을 쓴 조세희 씨와 껄렁함이 특기인 성석제, 그리고 히치하이커 시리즈의 저자인 더글라스 아담스를 좋아합니다. SF 에 본격적인 맛을 알게 해준 아시모프에게는 '애증'이 있죠. 작품이 영 고르지가 못해서...아, 기호학자로서는 도통 모르겠고 소설가로서의 움베르토 에코도 좋아요.

 

* 좋아하는 작가에게 한 말씀 하시죠?

 

작가에게 무슨 부탁이... 그저 좋은 책 앞으로 많이 써달라는...
특히, 조세희 작가님... 많은 이들이 목 빼고 있습니다.

 

* 이제 이 문답의 바톤을 넘기실 분들을 선택하세요. 5명 이상, 단 "아무나"는 안됩니다.

 

어허... 참.. 어렵다.

요즘 불질 뜸한 후배 냐후,
방문이벤트로 성석제 책을 보내주신 적이 있는 산오리님
진지한 블로거 사회와 의료님
나를 '모시고' 다닌다고 스스로 믿는 야옹이,
이거 아니라도 책 이야기 자주 쓰시는 새벽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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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인간의 구원

어제, 꾸바에서 친구가 된 Julia 랑 동네에서 만나 나의 여름철 중독식품인 자유대반점 중국식냉면을 먹고, 스파이더맨 3편을 함께 보았더랬다. 3편의 주제는 회개와 구원. ㅡ.ㅡ 피터 파커가 잠시 '탕아'로 등장하는 장면들에서 우리 둘은 몸둘 바를 몰랐다. 기껏 탈선이라고 하는게 어찌나 어색하던지 장면을 보는 우리가 막 부끄러워지는 아주 기이한 체험이었던 것이다. 어리버리 순둥이가 깻잎머리에 마스카라만 바르면 탈선이야? 그런 거야? 그 뻘쭘한 춤은 또 뭐냐구.... 더구나, 교회 종탑 안에서의 거듭남과 용서에 의한 구원의 메시지는 또 뭐냐? 매트릭스 이후, 이제 히어로들은 세상을 물리적으로 구원할 뿐 아니라 영적으로도 구원해야 할 엄청난 무게를 떠맡게 된 것 같구나. 나름 피곤하겠다. Julia 는 이 영화가 미국 의료보험의 폐해를 설파하는 고발영화 아니냐고 했다. 왜냐면, 샌드맨 아저씨가 범죄를 저지르게 된게, 딸의 병원비를 구하기 위해서.. ㅜ.ㅜ 허나, 스파이더맨 출동할 때 배경으로 흩날리던 CG 성조기에서는 아주 기겁을 했다. 또, 숙모의 19세기 형 인생 자문도 아주 짜증 지대로였다. 그래도 뭐 어쨌든 3D 게임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CG 와 이제는 서른 둘이나 되었다는데도 여전히 귀여운 토비 맥과이어 보느라 즐겁기는 했다. 머리 다치고 나서 완전 얼간이로 등장한 해리 모습도 귀엽고... 무엇보다 재밌었던 건, 극장 출입구도 제대로 못 찾는 독립영화 감독 Julia 와 그녀의 리액션 100% 영화 감상법. 화면보다 이 여자 반응 보는게 더 재밌더라니까...ㅎㅎㅎ 담에 영화 또 같이 보자구 약속하며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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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italism & Freedom] 리버럴의 꿈

시작은 몇 달 전에 해놓고 읽다 말다 지지부진했었는데 오늘에서야 마침내 마지막 장을 덮었다. 진도가 느렸던 건, 금융/통화/무역 부분이 지겨워서... (지겹다기보다 당최 뭔 말인지 이해가 잘 안 가서리... ㅡ.ㅡ)

 

Capitalism and Freedom: Fortieth Anniversary Edition

 

바로 이 판본, 40주년 기념판 (2002년)을 읽었다. 아마도 50주년 기념판에는 세상을 떠난 그의 업적을 돌아보고 추모하는 거창한 논문이 하나가 덧붙여질 것이 틀림없다.

 

몇 가지 감상(?)을 정리해보자.

 

 



* 진정한 이상주의자, 그 이름 리버럴

 

사실 미국사회에서 "리버럴"이라 하면, 정치적으로 민주당 성향의, 다소 진보적인(???) 개인주의자 쯤으로 해석된다. 프리드먼은 정색을 하고, 그 리버럴이 이 리버럴이 아님을 분명히 하면서 이 책을 시작한다.

사심 없이 (사심은 또 뭐냐?) 이 책을 읽노라면, 진정한 리버럴들이 얼마나 인간적이면서 합리적인지 깜짝 놀라게 된다. 

이를테면, 도심 슬럼을 극복하기 위한 도시개발 프로젝트가 역설적으로 빈곤층들을 게토화시킨 역사적 사실에 대한 신랄한 논평, 소수자를 위한 적극적 우선정책 (affirmative action)이 오히려 차별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지적, 그리고 진정한 인간의 자유와 안녕이라는 가치의 반복적 강조를 듣다보면 그가 자본주의교의 냉혈한 광신도는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가 원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발전, 그 자체가 아니라, 그로부터 이룩할 수 있는 인간의 안녕이다. 안녕과 효용을 증대시키기 위한 방편으로서, '시장'의 원활한 작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근데, 바로 여기! 

그 시장이 잘 돌아가도록 만들기 위해 감내해야 할 인간의 고통은 과연 어데 있는 거냐? 예컨데, 대공황이 일어났을 때, 인위적인 정부 개입을 배제한 채 순수한 시장만으로 다시금 균형점을 찾아가도록 방치해둔다면 (실제 '정상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그에 이르기까지 민중들은 어쩌란 말이냐??? 실제로 칠레에서 프리드먼이 했던 정책 자문의  결과는 가혹한 것이었으니, 경제지표는 정상으로 돌아왔을지 모르겠으나 그동안 죽어나간 이들이 얼마며,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든 이들은 또 얼마였던가?

또한, '시장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즉 '자유로운 경쟁이 제대로 작동한다면'이라고 끊임없이 되뇌이지만, 현실 세계에서 '자유로운 경쟁'이 과연 존재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시장은 시장 그 자체의 힘보다 정치권력을 통해서 확대되어 왔고, 노동자와 자본가가 완전 경쟁의 노동시장에서 자유로운 계약에 의해 거래를 맺는다고는 도저히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 아닌가? 이는 이미 농노가 "해방"되어 자유롭게 노동력을 판매할 수 있었던 그 순수한 자본주의 시기에도 불가능했던 일들이며, 앞으로도 절대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흔히들, 좌파적 혹은 사회주의적 지향이 "이상주의적"이라고, 혹은 비현실적이라고 비난/비판들을 하지만, 내 생각에, 진정한 이상주의자는 바로 그들, 자유주의자들이다. 그들이 위험한 것은 악한 본성 혹은 악의 때문이 아니라, 사회의 총 효용과 인간 복리를 증진시키고자 하는 그들의 선한 의지(선하기는 한가?)와 더불어 존재하는 바로 이 맥락 무시, 역사성 무시의 이상주의가 아닐까 싶다.  

 

* 한국의 리버럴

 

프리드먼의 자신감과 신념은 섬찟함이 느껴질만큼 대단했다. 그는 끊임없이 본인이 리버럴임을 독자들에게 상기시키면서, 가장 어렵고 논쟁이 될만한 주제들을 통해 시장주의를 강조한다. 소위 liberal-by-the-belief 라기보다 liberal-by-the-conviction이라고나 할까...

이를테면, 특정직업의 자격증 제도가 어떻게 개인들의 자유로운 시장 진입을 차단하면서 비효율성과 해악을 가져오는지 논증하면서 가장 극단적인 경우라 할 수 있는 '의사 면허증'을 사례로 들고 있다. 의사라는 전문직의 자격증이 실제 기술적 우위보다는 담합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의료서비스에서 최소한의 기술표준과 질을 보장하는 것은 반드시 '면허'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은 아님을 주장하고 있다. 의사들 보면 펄쩍 뛸 만한 대담한 주장이자, 웬만한 강심장 아니고는 단호하게 주장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진정한 국제주의자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자국내 보호 정책, 이를테면 농업 보조금이나 국내 통화 정책이 어떻게 국제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며 다른 나라 민중들의 효용을 감소시키는지 지적하는 부분을 보면 'You Win!'이란 말이 저절로 나온다.

그렇다면 과연 자칭 타칭 한국의 리버럴들은 과연 어떠한가?

최소한 '진정한' 리버럴이라면 한미 FTA 에 반대해야 한다. WTO체제 안에서 두 국가들 사이의 독점적인 자유무역 조약을 체결하는 것은 다른 국가들의 자유로운 시장 진입을 방해하는 또다른 '규제' 아닌가 말이다. 

복거일 류의 영어공용화론 또한 '국가경쟁력' 운운 하며 교육과정에 개입하려 한다는 점에서 자유주의의 근본사상에 멀어져있기는 마찬가지다. 진정 자유주의자라면 '국가경쟁력'을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프롤레타리아에게 조국이 존재하지 않는다지만, 시장이야말로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 (존재해서도 안 될) 진정한 이상적 공간이라는 점에서 집합체로서의 국가경쟁력 운운하는게 과연 적절한 태도인지 의심스럽다.

사실, 국내 (소위) 자유주의자들의 책은 읽은게 별로 없다. 복거일의 옛 소설이나 황당 칼럼, 고종석의 칼럼 정도가 고작인데,  고종석과 복거일을 같은 자유주의자로 취급하는 건 고종석에게 지나친 결례가 될 거 같다 (나는 고종석의 글, 특히 한겨레 기자 시절 글들을 매우 좋아했으며, 그의 자유주의적 성향은 다른 의미에서 매우 존중한다) 공병호의 글을 한 번 읽어봄직 하겠으나 간접적으로 접하는 글들을 보면, 다른 읽을 책들도 많은데 굳이 꼭 그의 책을 읽어야 하나 회의가 든다.  (판매 부수 올려주기도 싫고..)

 

일단, 내용의 동의 여부를 떠나, 프리드먼이 보여준 내적 일관성과 논쟁을 회피하지 않는 과단성만큼은 존경할만하다. 한국의 자유주의자들이 꼭 배워야 할 덕목이다. (좌파도 배우면 좋지 뭐) 

 

* 역사 속의 리버럴.... 

 

역사 속에서 리버럴, 초기 부르조아의 가치관이 진보적이었음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강유원의 '공산당 선언' 강해에 보면 '부르주아, 멋지다'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사실이다. 마르크스의 지적대로, 그들만큼 세상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한 이들이 일찍이 있었단 말인가?

 

하지만, 리버럴이 오늘날에도 유효한 이념적 지향인가 하는 것은, 이론의 본원적 특성에 있다기보다 현실과의 정합성에 있지 않나 싶다. 인간이 누군가에 의해 자유를 침해당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러나, 그 자유를 선언적으로 보장하는 것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분명히 다른 문제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자유권 (political & civil right) 중심의 인권 개념이 '사회권' (cultural, economic, and social right) 으로 옮겨가게 된 것 아니겠나? 한편, 경제학자 아마티야 센은 평등의 문제를 '무엇의 평등인가' 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으며, 자유주의 또한 이러한 방식에서 해석하고 있다. 즉, 자유주의자들이 평등보다는 자유를 지향한다고 하지만 결국 '경제적 기회의 평등'이라는, 또다른 장에서의 '평등'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맥락에서,

좀더 큰 고민이 자라나게 되었으니.... 

도대체, 보건학을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공공성이 무엇인지, 국가 통제의 방안들을 어떻게, 어디까지 정당화해야 할지 미궁 속에 빠져들고 만 것이다.

프리드먼은, 현재의 시장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 (책이 쓰인 60년대) 외부로부터의 위협 (소비에트 러시아의 공산주의 ㅡ.ㅡ) 뿐 아니라, 내부의 균열이 더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민의 행복을 증진시키려는 선의에서 비롯된 정부 개입/규제 도입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 공중보건이 처한 딜레마가 여기에 있다.

사회권, 특히 건강권의 '실질적' 보장이라는 선의에서 비롯된 공공의 개입을 어디까지 합리화시킬 수 있으며, 그 공공의 개입이라는 것이 곧바로 '국가의 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일까?

사실은, 내 머리 속에서 문제가 명료하게 정리되지 않아 뭐라 쓰기도 힘들다 ㅡ.ㅡ

 

아, 오랜만에 긴 포스팅이다.

더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블로그에 일필휘지(?)로 고민들을 일목요연하게 쓰기란 역시 미션 임파서블이로구나.....

 

아 참..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도대체, 논쟁의 근원이 되는 오리지널을 읽지 않은 채 남들이 인용하고 전하는 이야기만을 통해서 상대를 파악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것이 나와 다른 생각이라면 말이다... 우리편(?)의 글, 우리 업계의 이야기만 읽는 것만큼 바보 같은 짓이 또 있겠나....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우리편, 우리 업계 글들을 읽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ㅡ.ㅡ)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진정한 리버럴이란 무엇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또다른 고민의 거리를 안겨 주었다는 점에서 주저없이 '좋은 책'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으며, 다른 이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물론, 중간에 속터지는 부분 다수 있음 ㅎㅎ)

 

************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나무와 숲' 님이 추천해준 라이트 밀즈의 "sociological imagination'이다. 첨에 이 책 소개해주면서 라이트 밀즈 모르냐고 물어볼 때 금시초문이라고 대답했었는데, 알고 보니 '들어라 양키들아', '파워 엘리트' 쓴 그 라이트 밀즈였더라 ㅎㅎㅎ 아이고, 한심해라...

 

The Sociological Imagination

 

실명 언급 박력 논쟁... 멋지다. ㅎㅎㅎ

역시 기인....

앗, 이것도 보니까 40주년 기념판....이야.. 40년이 지나고도 꾸준히 인쇄되고 읽히는 책들을 쓰는 사람들... 부럽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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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에 조금씩 읽고 있는 책...

미국에 있는 동안 출판되었는데, 사회과학서적으로는 드물게도 5만부가 팔렸다고 하니 지금의 한국사회를 이해하고픈 열망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는 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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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 세 편

마감이 임박하면 또 뭔가 딴짓이 하고 싶어지는... 하필, 지금 이 시점에 이 영화이야기들을 해야 하는 걸까? ㅡ.ㅡ

* The Animatrix (2003) - Peter Chung 등등등

 

 

1. Final Flight of the Osiris

2. The Second Renaissance Part I

3. A Detective Story

4. Kid's Story

5. Program

6. The Second Renaissance Part II

7. Matriculated

8. Beyond

9. World Record

 

2003년도 발표되었을 당시, 몇 편은 온라인에서 무료로 볼 수 있었다. 얼마 전에야 나머지 편들과 함께 이전 것들을 다시 DVD도 보게 되었는데... 크고 선명한 화면이 좋기는 하더만!!! 비주얼은 그야말로 극한에 이른 듯하고, 예정된 파국의 전사가 갖는 그 음울하고 필사적인 플롯들도 다들 훌륭해보였다.

"오시리스의 마지막 비행"이 널리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매트릭스의 탄생을 이야기한 "세컨드 르네상스 1부"와 종이 만화의 비주얼을 그대로 가져온 음울 덩어리 "형사 이야기", 일본 애니를 초현실적으로 재구성한 "프로그램", 그리고 가장 슬픈 이야기 "Maticulated" 등등이 훨씬 좋았다.

써놓고 보니 대부분 좋았다는 이야기로구나. 테크닉도 훌륭하고, 그 테크닉을 공허하지 않도록 만들어줄 이야기마저 훌륭했으니 가슴에는 슬픔이 차올라도, 머리 속에는 뿌듯함이 솟아오르더라. 워쇼스키 형제 (듣자하니 성전환수술 덕분에 이제 남매라고 하던데?) 대단해!



* Avalon (2000, 오사이 마모루)

 

오사이 마모루의 전작 공각기동대의 경우, 매트릭스를 보고 난 후 보았기 때문에 비주얼과 상상력의 충격은 남들이 이야기하는 것만큼 크지 않았었다. 그저, 아 저 장면이 매트릭스에서 오마주했던 장면이구나 정도... Avalon 은 원래 극장에서 보려다 놓치고 VTR 로 보았었는데, 당시 "이제 비주얼은 끝에 도달했구나" 이런 생각을 했더랬다. 물론 그 이후 애니매트릭스 같은 작품들이 나오기는 했다만.. ㅡ.ㅡ

허나, 이 작품을 보고 잊지 못한 건 그 강력한 비주얼이 아니라 음악이었다. 마치 "각인"이라도 된 것처럼 머리 속에서 음악들이 떠나지를 않는 거였다. DVD 를 느즈막히 다시 구입한 것도 OST 음반을 구할 길이 없는지라, 꿩대신 닭 심정으로...

 

사실 게임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에 대해서는 많은 작품들이 있었다. 멀리는 "트론"에서부터, "Nirvana", "Existence" 등등, 생각나는 것만 해도 여러 편이다. 게임은 아니지만 가상현실이라는 점에서 "매트릭스"도 이 계보에 들 것이고... 글쎄.. 이 중 가브리엘 살바토레 감독의 Nirvana 가 가장 애틋(?) 했다고 할까? 반복되는 가상현실에서 자신을 구해달라며 애절한 표정을 짓던 그 아자씨(디에고 아바딴뚜로)의 모습은 좀처럼 잊혀져지 않는다. Avalon 에서 주인공 Ash 와 친구 Murphy의 총격씬도 그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애절하고, 그 배경에서 울려펴지는 아바론의 성가는 매혹 그 자체... special class A 를 깨뜨린 그들은 과연 Avalon 에 도달한 것일까????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005, 가스 제닝스)

 

젠장, 극장에서 봤으면 완전 열받았을 뻔했다. 아서 덴트와 포드가 만나는 첫 장면부터 시작하여 줄줄이 어색 그 자체였는데, 아마도 예전에 BBC 시리즈 일부를 보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연기력이나 연출이 후져서인거 같기도 하다. 괴이하다. 괴이해. 이게 그리도 높은 연기력을 요구하는 작품이었더란 말이냐... 영화는 책의 1,2부에 해당하는 내용을 버무려놓았는데, 도대체가 책이나 TV 시리즈의 그 황당무계하고 까칠한 맛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어 보는 내내 한숨이 절로... 기술과 자금력은 진보했으나, 상상력은 퇴보했도다!!!

 

그리고 사족인디.. 영어자막으로 봐서 번역이 어떤지 모르겠으나, 일단 제목부터 맘에 안 든다. "히치하이커를 위한 은하계 가이드"  정도로 하면 되지 않았을까? 이게 론리플래닛의 패러디인 점을 감안한다면, '배낭족을 위한 유럽 가이드" 이런 식으로... 은하수(milky way)와 은하계(galaxy)는 영 다른 느낌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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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점 - 책 두권

다른 시기에 각기 읽기 시작한 책 두권의 마지막 장을 우연히도 오늘 함께 덮었다.

 

하나는 이제 고전이 되어버린 250년 전 팜플렛을 오늘의 '평범한' 젊은이들에게 소개하고, 이 자본주의 정글을 더 잘 이해하고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 (저자 말대로) 처세술 책이고 (^^), 또다른 하나는, 20년을 넘게 그 정글에 온몸으로 부딪혀온 노동자들과 함께 했던 전문강사(?)의 가슴으로 쓴 조각글 모음집이다.

 

이 둘은...매우 다르면서도, 같은 곳에서 만나 접점을 형성하고 있었다.

 

0. 하종강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 후마니타스 2006

 

 

저자가 가슴으로 썼다는데, 어찌 독자가 가슴으로 읽지 않을 수 있나! (물론 안 그런 책도 허다하기는 하다)

읽는 내내 가슴이 아팠고, 오히려 글로 길게 쓸만한 감상은 없다. 다만.....

오래도록 일관된 사람이고 싶다. (도처에 함정이 많기는 하다만, 그 어떤 외부적 요인이 내면의 자기합리화만큼 위험하랴!)

 

 

0. 강유원  [강유원의 고전강의 - 공산당 선언] 뿌리와 이파리 2006

 

 

예전에 한겨레 21에 연재할 때는 몰랐었는데, 블로그 글들을 보면서 인간 좀 까칠하구나, 이런 생각을 좀 했었다. 이 책은 야간강좌 강의록에 해당하는데, 진짜 까칠하고 간결하다 ㅎㅎㅎ 딱 맘에 드는 스탈....

공산당 선언 그 자체에 대한 해설과 소개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고전을 읽는 독법 - 그 꼼꼼함이 마음에 들었다. 

돌아보면, 그 어떤 고전도 진정 '꼼꼼하게' 읽어본 적이 없는 듯 싶다. 그것이 전공서적이던 아니던, 항상 구체적인 목표 - 논문 준비, 세미나 발제, 강의자료 준비 - 를 두고 시간에 쫓기며 읽었던지라 무언가를 곱씹어가며 읽었던 적이 없는 거 같다. 항상 요약에 급급... 아, 하나 있다면, [사회역학] 번역할 때.... 혼자 퇴고에 퇴고를 거듭하면서  "독서백편이면 의자현이라..." 읊조리며 신기해했던 생각이 나는구나.... ㅡ.ㅡ

 

천천히,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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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보건의료개혁의 새로운 모색]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6036583

(파이어폭스에서는 웹사이트 그림 복사 기능이 안 됨.)

저자 중 이웃 한 분이 책 소개를 부탁하셔서 알려드립니다.

책 소개글을 잠깐 보자면...

"직접 정책현장에서 뛰고 있는 소장파 보건의료정책가들이 향후 10년간 우리나라 보건의료 부문에서 이루어가야 할 정책과제들을 크게 ①보건의료정책의 선진화와 개혁, ②새로운 도전에 대응하는 건강정책이라는 두 가지로 나누어, 다시 세부적인 11가지 조건으로 의료정책에 대한 내용과 개혁방향을 제시했다.

보건의료개혁을 정치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1993년 세계은행의 세계개발보고서에서 언급하고 있는 정치적 의지(political will)처럼 모호한 표현보다 정치적 기술, 정치분석, 그리고 정치전략을 필요로 한다. 진정한 개혁가는 노련한 전략가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개혁을 꿈꾸는 소장파 학자들이 정치의 창(policy window)을 겨냥해서 만든 전략서이기도 하다."

사실, 저도 아직 읽어보지는 못해서 확신은 못하겠으나, 저자 면면은 이 문제에 대해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 많은 고민을 해온 분들이 분명한지라, 믿을만할 거라 생각이 드네요.

보건의료 정책의 개괄과 개혁 방향, 그리고 보건의료를 넘어서는 "건강정책"에 대한 논의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듯 합니다. (읽어보지도 않고 막 홍보를... ㅡ.ㅡ)

블로거 여러분들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

*

*

그런데, 목차를 살펴보니 잠깐 궁금증이 생겨나네요.

"소장파 보건의료정책가"들은 모두 남자로군요.

그녀들은 어디에???

음. 그리고 보니, 소개글에도 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여기서 이야기하는 정치적 기술이나 전략, 혹은 정치의 창들이 소위 개혁적 엘리트와 기술관료의 결탁에 의한 정치공학을 의미하는 건 아니겠죠? 의심병이 발동하여... ㅡ.ㅡ



역자서문 신영전
들어가는 말: 2015년 보건의료개혁의 조건과 전망 김창엽

제1부 보건의료정책의 선진화와 개혁

제1장 전 국민 건강증진을 사회정책으로 정백근
제2장 튼튼한 건강 안전망 구축 이진석
제3장 보건의료 공급구조의 개혁 감신
제4장 진료비 지불방식의 혁신 강길원
제5장 안전한 보건의료 서비스 제공 박형근
제6장 공공보건의료의 선진화 이원영
제7장 차별과 배제 없는 건강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건강정책 박웅섭

제2부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는 건강정책

제8장 건강불평등 넘어서기: 통합적 건강형평정책 윤태호
제9장 건강한 노후: 고령화 대책에서 활기찬 노년(Active Aging) 정책으로 유원섭
제10장 국경을 넘어: 국제정책으로서의 건강정책 신영전
제11장 국민이 주인 되는 건강정책 임준

맺음말: 함께 나누는 건강한 사회를 위한 보건의료개혁 신영전
참고문헌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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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책 한 편씩

바빠서 금방 숨이 넘어갈것처럼 투덜거렸지만

영화도 보고 책도 읽는다. ㅡ.ㅡ

 

기록을 남겨두자..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바벨]

 

 

글쎄, 글로벌라이제이션이 화두인 이 시대에 지구촌 가족들이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건 단지 언어 때문일까? 히치하이커 시리즈에 등장하는 "바벨피쉬"라 한들, 이 소통불능상태를 해결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이 소통불능은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의 부재 때문도 아닌 바, 국경을 가로지르는 사회계급이라는 견고한 실체가 소통의 일방향성을 주도한다고 봐야겠다.

모로코 소년들의 장난(?)으로부터 비롯된 한바탕 전지구적 소동 속에서, 관련자들 모두가 나름의 상처를 안게 되었지만 결국 목숨을 잃고, 일자리와 삶의 터전을 잃는 것은 모로코와 멕시코라는 주변부 인물들...  

 

미국인들은 이 영화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나? 일본인들은? (도대체, 일본 여고생에 대한 관음증적 시선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판타지인지 알 수가 없음 ㅡ.ㅡ)

 

브래드 피트도 나이를 먹고, 케이트 블랑쳇은 여전히 요정처럼 우아하고,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은 또한번 팔색조, 엘르 패닝은 언니를 쏙 빼닮았더라.

 

 

 

@ Neil Gaiman, [Neverwhere]

 

첫 장편소설이라는데, 훌륭하기도 하지

Neverwhere: A Novel

 

그야말로 악몽과 백일몽에 대한 어른용 판타지...Islington 의 모습은 그 어떤 소설이나 영화보다 공포스럽게 묘사되었고, Mr. Vandermar & Croup 의 행태는 엽기잔혹 그 자체... 하지만 그 극적인 모험과 여정보다 더욱 눈길을 끈 것은 귀환 이후의 Richard Mayhew...

 

... He tried to listen to the conversations going on at the table, and he found that he could no longer concentrate on what anyone was saying, and, which was worse, that he was not interested in any of what he was able to hear...

  

으흠..  하필 이 구절을 인용하는 이유는???

오늘 포스팅의 화두는 (국경과 인간의 내외면을 넘나드는) "소통'이로구나..

작가의 저력은 몸소 확인했으니, 휴고/네뷸러/브람 스토커 기타 등등을 통해 남들이 다 인정한 American Gods 를 꼭 읽어봐야겠구나...

 

American Gods: A 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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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오늘의 세계적 가치]

홍실이님의 [기록들...] 에 관련된 글.
홍실이님의 [좋은 선생이 되려면....] 에 관련된 글.

예전에 원서인 Global Values 101 로 일부를 읽은 적이 있지만, 이번에 문예출판사에서 번역된 국문판으로 다시 처음부터 읽었다. 나오미 클라인, 라니 구니어, 에이미 굿맨의 인터뷰가 가장 흥미진진했다. 물론 하워드 진, 노엄 촘스키의 것도 빼놓을 수는 없다. 여기 실린 글들은, 책을 읽는 누구나에게 교훈을, 고민거리를 던져주지만 특히나 원래 대상으로 삼았던 미국 주류사회의 진정한 계승자들 (글로벌 리더, 우리식 표현으로라면 사회 지도층인사??? 누가 누구를 지도하는지 모르겠다만)인 하버드생들에게 '자기 성찰'과 '가능한' 실천적 삶에 대해 고민을 요구하는 다소(?) 부담스러운 것들이다. 이 16인의 인터뷰 글 속에는, 한편으로 감동과 치열한 고민들이 담겨 있지만, 또다른 한편으로는 아쉬움, 내지는 고개를 갸우뚱거릴만한 의문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를테면, 인도주의 활동가로서 제니퍼 리닝의 진정성이나 헌신을 의심하고픈 맘은 조금도 없다. 그녀의 강의를 직접 들은 적이 있는데, 나즈막하지만 단호한 그녀의 목소리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경제적/정치적/역사적 정황들을 떠나 순수한 민족갈등(?), '인종말살(genocide)'의 파국적 결과, 인도주의적 개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인정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그녀가 속해있는 건강과 인권 센터도, 911 이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이라크에서 자행하고 있는 인권유린에 대해 침묵한 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 가져온 건강 피해조사에 나서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었고... 폴 파머의 Haiti 활동도 이런 면에서 아쉽기는 마찬가지... 어쩌면, 제국주의라는 국가집단의 속성과 개인을 구분하지 못하는, 개인과 국가를 동일시하려는 미숙한 나의 무의식이 문제일 수 있겠지만, 도대체가 병주고 약주는, 이 미국이란 사회가 못마땅하다는게 본심인 거 같다. 그럼 미국인 개인들도 하나같이 제국주의에 손발 맞춰야 "언행일치"라며 속이 시원하겠냐? 라고 이야기하면 그건 아니고... ㅡ.ㅡ 책 내용과는 별도로 한 두마디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는.. 원서 가격이 14불 (약 1만 3천원)인데, 번역서의 가격이 1만 5천원인 현상은 어찌 이해해야 하나? 1인당 GDP가 3배 이상 차이나는데 책 값이 더 비싸다니??? 번역서의 종이 질이 어찌나 좋은지(?) 책 무게도 두 배 이상인 듯 싶다. 원서는 문고판에 재생용지로 되어 있고 그림 한 조각 없다. 예전부터, 한국의 책들이 종이질이 너무 좋고 페이지 여백이 많은 것이 불만이었는데 두 권을 같이 놓고 보니까 불만이 더욱 증폭! (한때, 여백많고 종이질만 쓸데 없이 좋은 책들이 미워서, 페이지 당 글자수에 따라 책의 단가를 매겨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했던 적도 있으나 시를 비롯하여 글자수 많은 것만이 장땡이 아니라는 주변의 지적으로 이 의견은 철회했다) 역자이신 신기섭님은 원문에 충실한 것도 좋지만 현장의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셨는데, 조금 더 의역을 했더라도 좋았을 걸 그랬다. 인터뷰 당시에는 구어체로 말을 해도, 글로 옮기다 보면 문어체가 되기 마련인데, 이걸 다시 우리말로 옮기다보니 다소 어색한 표현들(현실에서 쓸 법하지 않은 표현들)이 눈에 띄었다. 어느 정도까지 의역을 할 것인가 정답이 있지는 않다. 나같은 경우는, 학술적 글이 아닌 다음에는 의역을 많이 하는 편이다. 원문을 덮고 한글 번역문만을 읽었을 때 어색하지 않도록... 하지만 소설을 쓰게 되거나 (ㅡ.ㅡ) 개작을 할 우려도 있기에 절충점을 찾기는 참으로 어렵다. 어쨌든, 이 글은 인생의 혹은 학계의 선배들과 후학들이 나누던 따뜻한, 때로는 논쟁적인 대화였던 점을 생각한다면 좀더 풀어쓰는게 좋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고 하면 역자가 섭섭해하실까??? 그래도, 좋은 책을 번역해서 쉽게 읽게 해 주셔서 고맙다고 다시 인사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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