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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10/09
    [말들의 풍경] 진경산수?(8)
    hongsili
  2. 2007/10/05
    영화 [행복] (2)
    hongsili
  3. 2007/09/30
    책 [Forever Peace](2)
    hongsili
  4. 2007/09/26
    영화 몇 편(5)
    hongsili
  5. 2007/09/20
    책 소개 [추적, 한국 건강 불평등](8)
    hongsili
  6. 2007/08/06
    나름 연관된 책 두 편(2)
    hongsili
  7. 2007/08/02
    고씨 가문 유명인 탄생
    hongsili
  8. 2007/07/29
    영화들...(6)
    hongsili
  9. 2007/06/17
    영화 [Donnie Darko]
    hongsili
  10. 2007/06/11
    영화 [밀양]: 구원은 누가?(5)
    hongsili

애틋하구나 [원스]

해미님의 [] 에 관련된 글.

일 보러 서울 올라갔다가 메신저에서 조우한 새벽길님과 영화 감상

 

원스 (Once, 존 카네이 감독, 2006년 작)

 

 

IMDB 를 찾아보니 놀랍게도 일반 개봉은 한국이 세계최초닷!!!

선댄스 영화제 이후 각종 영화제나 행사 등에서만 상영이 되었었구나...

 

 



아주 평범하다 못해 노래 부르는 표정 코믹한 저 guy 는 진짜 인디 밴드 가수이고, 그 girl 또한 진짜 체코 출신에 역시 음악을 하는 이라더군. 저 남자 역할이 처음엔 킬리언 머피에게 돌아갈 뻔 했단다. 뭐 그래도 나름 아름다웠겠지만, 그래도 저런 '생활의 맛'은 안 났을껴...

 

해미처럼 나도 뮤지컬 영화의 오바스러움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어찌나 소박하고 잔잔하면서도 따뜻한지, 보고나서 기분이 정말 상큼해졌다.

 

음, 성격을 본다면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과 비교할 수도 있을텐데,

'원스'가 더욱 진지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알싸한 느낌도 있잖아?

저 guy 와 girl 이 애정관계로 맺어졌더라면 오히려 '전형적'이라서 식상했을 텐데 말이지...

 

꿈을 이루려고 한발한발 소박하게 정진하는 이들의 바지런한 삶은 대개 아름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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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의 풍경] 진경산수?

고종석 기자(? 아직도 기자라고 불러야 할까? 소설도 냈으니 이제 작가?) 가 한겨레에 몸을 담고 있던 시절, 그의 글을 참 열심히도 읽었더랬다. 하지만 그가 '적'을 옮기고 나서는 가끔 인구에 회자되는 화제성 글 외에는 거의 접하지를 못했었다. 사실, 그 시절 한겨레에는 읽을 거리가 넘쳐났다. 정운영 선생이 있었고, 문학기자로 고종석씨 말고도 최재봉이나 조선희 등이 버티고 있었지 않았나....

블로그 이웃이자 업계 동료인 에셔님의 블로그에 가면 항상 고종석의 글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래서 한번 다시 그를 둘러보게 되었다.

 

고종석의 한국어 산책 - 말들의 풍경 (개마고원 2007년간)

 

 

 



이 책은, 언어학 전공자이자 문학평론가이면서, 한편으로 그 스스로 (문체미학에 집착하는) 작가이기도 하고, 기자 내지는 논설위원(?)이기도 한 그가, 그야말로 말들의 풍경, 말과 글의 주변을 둘러보면서 한국사회를, 문화를, 문학을, 혹은 인물을 성찰한 작은 소품들의 모음이라 하면 되겠다.

 

0.

읽어서 기분 좋은 글들 중 하나는, 나의 잘 다듬어지지 않은 생각들을 명료한 표현으로 콕콕 찝어내어 내 대신 이야기해주는 글들... 맞아맞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바로 이거였다구.. 하게 만드는 그런 글들을 좋아하는데, 고종석의 글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이를테면, 이오덕 선생의 노력과 생애를 존경하면서도 '말글' 집착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유지하는 것 (68쪽, 80쪽), 한자어에 대한 애증 (? 153쪽), 리듬에 대한 해석 (171쪽), '국어' 개념에 대한 문제제기 (177쪽) 등이 그것이다. 이건 내공의 깊이에서 오는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0.

세대가 세대니만큼 내가 미처 모르던 해괴한 '전설'도 기록되어 있는데, 박정희 정권이 유신 이후 퍼뜨렸다는 말놀이 -  "1 일하시는 대통령, 2 이나라의 지도자, 3 삼일정신 받들어, 4 사랑하는 겨레에, 5 오일륙 일으키시니, 6 육대주에 빛나고, 7 칠십년대 번영은, 8 팔도강산 뻗쳤네, 9 구국영단 내리니, 10 시월유신이로다. "  ㅎㅎㅎ

75년 동아일보 광고 사태 때 실렸던 시민 광고 중 하나 "동아 탄압 발상發想 한 자여/ 세세손손이 잘 먹고 잘 살아라"... ㅎㅎㅎㅎㅎㅎ

 

0.

한국어에 대한 남다른 지식들과 풍부한 어휘... 어흐 부러버...

이를테면, 가르랑말, 으르렁말... 으흠 재밌는 표현이다. 듣기만 해도 척하고 알겠잖아!

그리고, 나는 내가 쓰는 말이 서울내기 사투리라는 걸 몰랐었는데, 그렇다네... ㅡ.ㅡ

'당신'이란 표현도 부부 이외에는 동료/후배를 살갑지 않게 부를 때, 싸움판에서 막말 나오기 직전에 쓰는 표현이라는군. 나는 친구나 후배들한테 엄청 자주 쓰는데... 기분 나빴으려나???

 

 

0.

어쨌든 그는 쿨하고 까칠한 비평가!

김윤식 (117쪽), 김현(231쪽), 전혜린(249쪽), 정운영 (251쪽) 등에 대한 비평(?)은 일견 냉정하면서도, 차마 애정을 거둘 수 없는 그 도저함이 자리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김현과 정운영의 글들이 그리워졌다. 김현의 유작(정확한 의미의 유작이라 할 수 있나?)인 '행복한 책읽기'의 삶을 살고 싶었던 그 시절들도 함께...  그 때가 또 정운영 선생의 글들이 책으로 묶여나오던 시점이기도 했으니...

 

0.

무엇보다, 그가 뽑은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열개'는 참 재미나고 애틋하다.

가시내, 서리서리, 그리움, 저절로, 설레다, 짠하다, 아내, 가을, 넋, 술, 그윽하다..

그는 책을 읽는 이들도 한번 꼽아보길 권한다.

글쎄...

놀랍게도 10개가 떠오르질 않는다. ㅜ.ㅜ (은근, 한자어 편향이다. 한자라고는 쥐뿔도 모르면서..)

우쨌든, 억지로 뽑아보며, 글을 마친다. 아직, 우리말 풍경으로 세상을 둘러보기엔 내 어휘가 너무 짧다는 걸 실감하며... 

 

애틋하다 - 그 '애틋'을 어찌 다른 단어로 설명할 수 있을까? worried, anxious, regrettable...  이게 어찌 그 느낌을 표현할 수 있겠어?

노을 - 화면 자동연상. 이건 모국어만의 효과 아니겠쓰?

설렘 - 내가 잘 쓰는 단어 중 하나!

올챙이 - 조카들을 맨날 올챙이라고 불러서 정이 들었나???

소담스럽다 - 딱 그 느낌. 이걸 뭘로 설명해...

 

그나저나, 최근에 발간된 고종석의 다른 책들도 조만간 한번 살펴봐야겠구나....

 

* 추가

뭉게뭉게 - 한글의 맛은 다양한 형용사에 있을진데, 아름다운 단어들을 너무 몰라. ㅜ.ㅜ

오솔길 - 입모양 오무리고 '오솔길'이라고 발음할 때의 그 느낌. 그 길과 너무 잘 어울림

맛나다 - '맛있다'와는 또 다른 느낌. 아, 맛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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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행복]

며칠 전 야심한 시각에 바다소녀의 꾀임에 의해 영화보러 갔음.

영화 보고 나니까 새벽 한 시가 넘었는데, 아, 정말 피곤하더라.

 

백만년 전, 심야극장에서 영화 세 편 보고 뿌듯한 마음으로 극장을 나와 서늘한 새벽하늘을 바라보며 음하하 호탕하게 웃던 일은 이제 미션 임파서블!!!

 

영화 [행복]은 허진호 감독 작품

 

 

멜로 취향은 그닥 아닌지라, 영화에 몰입하기보다는 팔짱끼고 앉아서 '관찰' 했음 ㅡ.ㅡ



 

 

 영화 보는 내내, 임수정은 과연 '장기요양전문배우'라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음.

[장화홍련]에서 핏기하나 없는 얼굴로 불쑥불쑥 나타나더니만, [사이보그지만 (밥먹어도) 괜찮아]에서 눈썹도 없는 피골상접 모드로 출연. 이 영화에서는 (결핵은 아니지만) 가장 잘 어울릴만한 질병인 폐병 환자로 출연하여 아주 빛을 발하고 있다.  창백한 '청순가련형' 얼굴에 가녀린 몸매의 그녀가 "죽을 때 내 옆에.." 혹은 (미래에 대해) "나는 그런 거 몰라" 운운 할 때, 이 비극적 멜로의 결말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을만했다.

 

바다소녀는 황정민의 모습이 이따금씩 (각도에 따라) 다니엘 헤니의 필이 난다면서 좋아라했는데... 나는 자꾸 이대근 아자씨 모습이... ㅜ.ㅜ  아마도 그의 초기 작품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가졌던 첫인상이 강해서인듯하다.

그는 여전히 연기를 잘 했다.

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지 않나. '그 사람 알고 보면 착해' 그래, 알고 보면 착하지 않은 사람이 세상에 어딨나? 이랜드 사장도, 전두환 노태우도 집에 돌아가면 인자한 아버지요, 마음 착한 이웃들 아닌가 말이다. 하지만 한발만 떨어져 보면  알 수 있는 모습들, 몰염치와 이기심- 이런 것들을 황정민은 아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은희와의 동거와 사랑은 진심이었고 그는 매우 착하고 성실한 남자였다. 하지만 나중에는 이별하자는 말조차도 은희의 입을 통해서 하게 만드는 파렴치한이었는데, 이런 복합적인 모습을 아주아주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공효진의 역할을 비롯하여 '자연'과 대비되는 '도시'의 삶이 너무나 정형화되어 그려진게 눈에 거슬렸는데, 글쎄... 그런 자연이라는 것이 도시인의 머리 속에만 들어있는 가상의 유토피아는 아닐런지???

 

감독은 무얼 말하고 싶었을까?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얼마나 찰라적인 거인가,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

아님, 행복이란 별게 아니다??

 

 

그리고 이건 직업의식의 발로인지 모르겠으나,

문득 영화가 질병관리본부나 국립암센터 홍보 영상 같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 킥킥대고 웃기까지 했음 ...술 담배 계속하면 어떤 말로를 맞게 되는가, 이런 것들이 얼마나 중독성이 강한가... 뭐 그런....

감독님, 죄송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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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Forever Peace]

Joe Haldeman 의 97년 작이다.

전작 Forever War 의 후속편 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작가는 전쟁광들과 광신도 종말론자들을 넘어 영원한 평화에 이르는 '투쟁'을 하나도 들뜨지 않은, 침착하면서도 음울한 정조로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마지막 몇 장을 남겨놓고도 나는 이것이 과연 비극으로 끝날지 희극으로 끝날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Forever Peace (Remembering Tomorrow)

 

 

그러나 결국, 매우 '건조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었다.

인류는 이제 homo sapiens sapiens 와 homo sapiens pacificans 로 분화할 것이다.

과연 타인의 내면을 그토록 깊숙이 이해하게 된다면, 그리하여 집단 지성을 발전시키고 '공감'의 힘을 극대화시킨다면 인간은 모두 평화주의자가 될 수 있을까?

하긴, 가장 초보적인 역지사지의 매너만 지켜준다 한들, 세상은 지금보다 열배쯤 더 평화로울 거다. 

 

10년전에 쓰여진 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오늘날 미국사회를 둘러싼 지정학적 정황들을 잘 그려내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의 관계, 종교적 근본주의, 군사팽창주의... 하긴, 이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도 하다. 

 

그런데, 할배 모습.... 너무 평범해서 실망이다. ㅡ.ㅡ

나름 해맑게 생긴 할배... 왜 이렇게 책은 우울해요.. 라고 묻고 싶다.

읽고 나면 (심지어 해피엔딩마저도) 진이 빠져요... ㅜ.ㅜ

 

 

 

요즘 포스팅의 반은 바빠 죽겠다, 나머지 반은 그 와중에 본 영화 이야기들이다.

도대체 뭐냐... 이러다 뇌에 주름 없어진다!!!

 

저녁 먹고 한 시간 남짓 창문 앞에 앉아 서늘한 바람, 따뜻한 커피, 낮은 음악과 함께 한 책읽기는 나름 큰 즐거움...  요즘은 이런 여유마저 급상실....

그럼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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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몇 편

지난 달에 어영부영 보았던 영화들

 

0. 배트맨 비긴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2005년)

 

 

뒤늦게 DVD 로 보았음.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후까시의 전형!!!

크리스천 베일은 까칠한 히어로의 전형을 나름 훌륭하게 소화해낸 듯 하지만, 리암니슨이나 게리올드만 아자씨의 포스가 너무 약하게 그려진 것이 아쉬웠음. 집사 할배가 너무 촐랑대는 것도 눈에 거슬림. 그래도 배트카는 나름 고전적 맛이 물씬 ㅎㅎ

근데 도대체 그 어둠의 사도들은 뭐여.... 아, 짜장....

 

 



0. 스타더스트(매튜 본 감독, 2007년)

 

 

이렇게 훌륭한 판타지 영화가 주목받지 못하고 지나갔다니 원통하다 원통해...

배우들 라인업도 진짜 화려한데 말이지... 클레어 데인즈, 로버트 드니로, 미셸 파이퍼, 시에나 밀러에, 신예 찰리콕스 너무 귀여우심

더구나 원작은 Neil Gaiman인데다 그가 시나리오 작업에도 직접 참여했다고...

이야기구조도 탄탄하고 특수효과가 그 이야기를 먹어치우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연기자들도 뛰어나고... 무엇보다 그 썰렁한 듯 하면서도 따뜻한 유머들....

아, 진짜 안타까운 영화로구나!

 

0. 즐거운 인생(이준익 감독, 2007년)

 

 

영화에 대한 사전정보가 거의 없이 Julia 와 함께 보았음.

영화 도중 화면 가득 잡힌 장근석의 얼굴에 그녀와 나는 경악을 금치 못함. 쟤는 도대체 누군데 저리 잘 생겼다냐???  나중에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장희빈인가 무슨 사극에 나와서 이미 상당히 유명한 젊은이라 하더군 ㅎㅎㅎ

음악을 직접 연주하는 건 줄 몰랐는데, 그게 리얼 라이브였다네... 잘 하는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으나 일단 신나기는 하더라. 라이브 현장은 근래 보기 드물게 생생하게 잡아냈음.

이 영화의 성격을 정의하자면, 

아저씨들의, 아저씨들에 의한, 아저씨를 위한 판타지 영화.

대한민국의 악다구니 쓰는 아줌마들, 생활에 지친 아저씨들의 꿈과 희망도 몰라주는 야속한 아줌마들은 사라져야 해. 순수한 꿈을 잃지 않으며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사는' 철딱서니 아저씨들 세상아, 어서 오라구 ㅎㅎㅎ

이 분들... 그냥 영화로 끝내셨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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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추적, 한국 건강 불평등]

작년 초에 한국 건강형평성학회와 한겨레 신문사가 함께 건강 불평등을 주제로 시리즈 기사를 내보내고 정책토론회를 열었던 적이 있습니다. 최근 한겨레 신문사의 이창곤 기자께서 당시 원고들을 수정하고 대폭(?) 보완하여 책을 냈습니다. 원고 써내라고 쪼아대던 전화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떡하니 책이 나왔네요 ㅎㅎ 이 블로그에 들르는 분들께서도 관심을 갖고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민주노동당 보건의료 공약 준비팀에서도 '무상의료'를 넘어 '건강불평등'을 의제화시켜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습니다. 이 책이 그런 노력에 조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솔직하게는, 이런 의제가 대선/총선을 앞두고 특정 개인 혹은 '좌파신자유주의' 집단의 '선전물'쯤으로 전유'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전문가 집단이 괜찮은 공약 셋트 만들어놓고, '아무라도 가져가서 이게 실현되면 좋은거 아니냐' 이렇게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죠. 오지랍의 반경이 저멀리 안드로메다까지 ㅎㅎㅎ 하여간, 많은 분들이 읽어보시길...



책을 내면서_이창곤

발문_김창엽 

서론 왜 건강불평등인가

1. 가장 치명적인 질병은 ‘빈부격차’

2. 건강은 순전히 개인 탓인가?

3. 교육수준?직업?소득수준이 건강을 결정한다?

4. 문제는 관점이다

5. 건강은 누구나 누릴 기본권

제1부 한국 건강불평등 추적 : 건강불평등 누구의 책임인가?

01. 흡연, 개인 탓인가?

1) 금연사회, 흡연자는 낙오자인가?

2) 흡연이 계층을 가른다

3) 사회계층 간 흡연율 격차 해소 방안

<취재를 마치고> 흡연을 권하는 사회

02. 부모의 지위는 아이의 건강지수

1)건강은 부모 탓인가?

2)가난한 집과 저체중아

3) 저체중아, 조기사망아 문제에 대한 국가의 지원과 정책 방향_ 손미아

<취재를 마치고> 지원 없이 내몰린 아이들_박주희

03. 동네 따라 수명 다르다

1) 지역은 계급의 다른 이름

2) 죽음마저도 계층을 가른다

3) 심각한 지역 간 건강불평등 실태

< 취재를 마치고> 가장 논쟁적인 건강불평등 이슈

04. 정신건강의 굴레, 비정규직

1) 비정규직 건강불평등 문제 돌아봐야 한다

2) 건강의 ‘사각지대’ 에 방치된 비정규직 현실

3) 비정규직 건강보호 대책

< 취재를 마치고> 건강검진 꿈도 못 꾸는 사회

05. 의료이용의 불평등

1) 요람에서 무덤까지 ‘타고 난 ’ 건강

2) 의료이용량의 양극화 현실

3) 의료이용 불평등 연구 사례_이상이

<취재를 마치고> 가난이 죄라면 죄겠지요_김양중

< 부록> 한국의 건강불평등 현황과 과제_강영호

제2부 건강불평등 이슈화를 위한 사례 추적 : 선진국의 건강불평등과 정책

01. 건강불평등의 나라, 미국

1) 선진국에서 건강이 가장 불평등한 나라

2) 가장 잘 사는 나라, 미국의 건강수준은 왜 나쁜가?_김명희

3) 미국식 의료시스템 도입은 건강불평등 심화시킬 것 :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교수 인터뷰-_김명희

4) 미국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_김명희

02. 블랙리포트의 나라, 영국 

1) 평등한 의료로도 불평등한 건강을 막지 못한다

2) 건강불평등 사회의제화에 어떻게 성공했나

3) 영국의 건강불평등 정책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_기명

4) 영국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_손미아

03. 유럽의 건강불평등 정책

1)네덜란드 1989년부터 건강불평등 데이터 확보

2)<요약1> 세계보건기구 및 유럽국가의 공식정책

3)<요약2> 건강불평등과 관련한 주요 보고서의 정책권고

04. 건강불평등 사회의제가 되지 못하는 한국

1) 원인은 무엇인가?

2) 건강불평등 정책 사실상 없다: 보건복지부 담당자 인터뷰

3) 건강불평등 해결을 위한 보건학 연구자의 역할 및 주요과제

제3부 건강불평등 해소를 위한 제안

01. 정부는 구체적인 정책 목표를 세우고 실행해야

02. 건강불평등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_김창엽

03. 의료이용의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방안 : 공공적 국가보건의료체계를 확립해야_이상이

04. 건강불평등 해결을 위한 노력: <한국건강형평성학회>_ 윤태호

<부록> 한겨레-한국건강형평성학회 대토론회 토론문

1. 한겨레 건강형평성 토론회 토론요지_이상용

2. 건강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건의료정책의 모색_고경화

3. ‘건강불평등’ 토론문_현애자

4. 건강불평등, 사회양극화를 심화시킬 의료서비스 산업화정책 어떻게 할 것인가_조경애

5. 건강불평등과 환경오염_최예용

<추천의 글>

건강문제도 아는 만큼 볼 수 있다_신광영

건강불평등을 포괄적이고 직접적으로 다룬 유익한 책_정백근

의학, 보건학 대학원생, 학부생, 시민사회 활동가, 일반인들에게 권하고 싶다_윤태호

미래의 평등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위한 뜨거운 희망_이태수

책을 끝내며_이창곤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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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연관된 책 두 편

최근 읽은 책 두 권...

 

요즘 정말 책 안 읽는다.. ㅡ.ㅡ

핑게를 대자면,

번역 작업을 하는게 있는데, 페이지가 뚫어져라 들여다보니라 다른 책이 넌덜머리가 난다는... ㅜ.ㅜ (백만가지 핑게...)

 

 



0. 최장집 지음.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한국 민주주의의 보수적 기원 (후마니타스 2001)

 

 

지지부진 오래도 읽었다. ㅡ.ㅡ

 

이 분야에 문외한이기는 하지만,

이 책만큼 우리 사회에 직면한 문제, 말하자면 현재 우리사회의 고유한 의제에 대해 이만큼 일목요연하게 답을 하려고, 문제의 근원을 파헤치려고 노력한 저작은 별로 없지 않았나 싶다. 소위 전문가의 이름으로 개인적 인상비평과 소회(?)를 정리한 책들이야 적지 않지만... 

현실에서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집요하게 추적하고 이론적으로 차근차근 정리해가려는 자세는 꼭 배워야 되는데... (근데, 나는 이게 잘 안 된다 ㅜ.ㅜ)

 

내용을 돌아보자면...

그동안 가지고 있던 이런저런 궁금증과 스스로 정리되지 않았던 생각들이 많이 가지런해진 느낌...

 

예전에 본 why we fight 라는 다큐에 보면, 찰머스 존스가 미국사회가 가진 위기의 본질은 시장에 의한 민주주의 지배라고 이야기하면서, 이것을 가능케 하는 구조적 특성으로 선출되지 않은 (대표성 없는) 관료와 전문가 (다양한 싱크탱크)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책임을 수반하지 않는) 의사결정들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선출된 정치인이라고 해도, 본질상 다름이 없는 양당체제의 주고받기 정권 장악.... 제국주의적 군사행동을 벌인 거는 민주/공화 집권 사이에 하나도 차이가 없었다.

이 책을 빌자면, 현재의 한국 상황도 (거칠지만) 대략 비슷하게 진단될 수 있겠다.

 

그나저나...

잘못 끼워진 첫단추, 이거 어떻게 해야 할까? ㅡ.ㅡ

헐크처럼 우두둑 ~~~???

 

0. 더글라스 다우드 외 지음, 류동민 옮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이해: 카를 마르크스에서 아마르티아 센까지 (필맥 2007)

 

 

내용도 내용이지만, 책이 진짜 웃긴다. 제본이 잘못되서 겉표지가 본편보다 짧아...

나 원 이런 황당한.... ㅡ.ㅡ

 

이 책은 강유원 블로그에 누가 소개한 걸 보고 알게 되었는데,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매우 흥미로운 책

 

* 이 책은 주류 경제학에서 다루어지지 않는 소위 이단적 비주류 경제학에 대해, 경제학자 혹은 학파를 중심으로 (내용보다는) 함의를 소개하고 있는데...

역자 후기에 보니까 놀랍게도, 마르크스나 그람시는 그렇다 치고, 심지어 제도주의나 포스트 케인지언, 아마티야 센의 후생경제학 등도 웬만한 대학 정규 과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네??? 진짜??? 

 

 

* 책의 본 내용에 관해서라면, 전체 큰 지도를 보여주고 주소를 갈쳐줌으로써 맥락을 이해하도록 한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이를테면 다른 책(이를테면 요즘 번역하는 책)에서 베블런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의 주요한 문제의식이 당시 어떤 의미를 가졌던 건지, 그리고, 도대체 진실이 뭔지 이해하기 어려웠던 당과 관련한 그람시의 오락가락 견해 변천사.... 물론 이들의 저작을 연대기적으로 꼼꼼하게 읽는 사람이라면야 이게 뭐 장점인가 하겠지만 나같이 주워듣기만 하고 정작 내용을 잘 모르는 이들한테는 주소찾아주기가 어찌나 소중한지....

그리고 이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기존 주류 학문에 대한 끈질기게(!) 비판적 태도, 지적 성실함, 그리고 이론적/담론 투쟁의 방식들...

 

 

* 여기 소개된 다양한 대가들의 견해를 몇 마디로 정리하는 게 어불성설이겠지만, 나름 요약하자면, 경제학에서 '역사성, 현실정합성의 복원', 그리고 '인간이라는 주체의 발견 혹은 인정'이 주제가 아닐까 싶다. (맞아???) 그리고, 이건 비단 경제학에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나름 실천적 성격이 강하다는 보건학 분야 또한, 특히 연구방법론상의 정교함을 강조하는 역학 분야에서 이런 문제는 두드러진 경향이 있다.  

 

몇몇 구절들을 인용해보자... 

 

17쪽-  "경제 이론은 이러한 속임수에 '다른 조건들이 일정하다면 (ceteris paribus) '라는 그럴듯한 말로 권위를 부여한다. 여기서 '다른 조건들'이라고 한 것은 아마도 필요하게 되면 그것들을 다시 불러들여 분석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 때는 결코 오지 않는다. 혹시 그 때가 실제로 온다 하더라도 그 때는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아마도 '다른 조건들'이 무엇인지를 모르거나 잊어버렸을 것이다"

 

33쪽 - "내가 너에게 충족시켜줄 수 있는 어떤 것을 네가 필요로 한다고 말하는 것이 간청이나 굴욕으로 생각된다면, '그래서 그것이 수치나 타락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지금 살아나가는 이 사회는 무엇이란 말인가? 마르크스는 묻는다. 너의 필요가 '내가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활동을 할 수 있음을 확인해주는 것'이기보다 '내게 권력의 원천이 되는 것'은 왜일까? '(너의 필요가) 나의 생산을 장악할 힘을 너에게 주는 수단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너를 장악할 힘을 내게 주는 수단이 된다'

 

81쪽 - "기존의 제도들은 '상식'과 '현상', 즉 무엇이 존재하며 무엇이 받아들여지는가를 묘사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베블런의 현상 분석은 양식(good sense)을 제시했지만, 그것에 관한 상식(common sense)과는 관계가 없다"


 

131쪽 - "물론 신고전파 경제학의 주된 매력은 높은 추상 수준에 있는데, 이것은 퍼즐 풀기를 즐기는 이들로 하여금 정교한, 또는 그리 정교하지도 않은 가설적 문제상황을 설정한 다음에 각 문제의 주어진 전제 하에서 필연적인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도록 해준다. 특저한 정책 아젠다를 제시하는 것에 비하면 이런 지적 추구는 상대적으로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절망적이리만치 비생산적이다. 학계 내에서 경력관리를 위해 별로 중요하지 않은 학술논문을 발표한다는 의미 외에는 이러한 값비싼 연습으로부터 이득을 얻는 이가 거의 없다. 물론 언젠가 존 케네디 갈브레이스가 말했듯이 '경제학은 경제학자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데는 지극히 유용하다'

 

* 한편, 제도주의나 포스트케인지언에 관한 부분은 본 내용 그 자체보다, 
연구자들이 어떻게 스스로를 훈련시키고 담론을 조직해나갔는지 보여준 부분이 훨씬 흥미진진했다. 제도주의 성향의 연구자들이) 자유방임 이론에 분개하여 1885년에 설립된 미국경제학회가 역설적이게도 가치중립성에 목숨 건 전문학회로 이어진 이야기나, 급진적 연구자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해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파란만장한 이력들... 포스트케인지언들이 12년에 걸쳐 매년 3회씩 세미나와 학술대회들 개최하고 10년간 컨퍼런스를 지속하면서 연구자 공동체를 성장시킨 사실 등은 그저 놀라움... 

우리(?)가 배워야 할 덕목이다. 지적 성실함, 집요함/끈기... 

 

* 공부하는 이들의 자세에 대해서 베블런과 그람시는 엄청 뽀대나는 말을 남겼다.

 

59쪽 - "'지적 평화를 교란시키는 자'라는 표현은 베블린이 칭찬의 의미로 자주 사용하던 것이다. 그는 '지적 평화를 교란시키는 것'이 지식인 본래의 기능이라고 생각했다"

88쪽 - "나의 모든 지적 형셩은 논쟁적 성격을 갖는 것이며, 따라서 내가 사심없이 생각하거나 공부를 위한 공부를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람시)

.

* 아마티야 센에 관한 챕터는 무진장 관심을 갖고 시작했으나, 당최 뭔 소리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ㅡ.ㅡ 

다만, 그의 이론적 작업이 마치 Foundation 에서 Harry Seldon 이 했던 psychohistory 처럼 보였다는 짧은 감상.... (수준 미달 독자 때문에 센이 고생한다 ㅡ.ㅡ) 하긴, 예전에 미국 있을 때, 친구 하나가 센의 경제학 개론 강의를 청강했는데 기대(?)와 달리 칠판 가득 수식만 잔뜩 써서 중도 포기한 일도 있었더랬다. ..

그나저나, 나는 센이 워낙 유명하고 심지어 노벨상까지 받았으니 완전 주류임에 의심치 않았으나, 그게 아니라는 사실이 다소 충격이었다.

 

254쪽- "센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다음 날 로버트 폴락은 [월 스트리트 저널]에 게재된 기명 칼럼을 통해 스웨덴 한림원이 '얼빠진 견해'를 가진 '기성 좌파'에게 명예를 부여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고 불평했다" (이랬던 것이다 ㅜ.ㅜ)


우쨌든, "'경제발전의 목표는 사람들의 자유를 극대화하는 것'이라는 센의 주장이 '가장 중요한 경제적 목표는 경제적 자유의 극대화'라는 밀턴 프리드먼의 말 만큼이나 모호하고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저자의 의견에 십분 동의하면서도, 또한 센에 의해 가져온 변화 (GDP 만으로 발전을 평가하지 않고 인간개발을 양적으로 측정하고자 한다거나, 젠더 이슈, 불평등의 문제를 부각시킨 것)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현재 건강 불평등과 관련한 주요한 이론적 배경은 롤즈의 정의론에 기반한 센의 '잠재력' 개념에 근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내용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으면 좋았으련만... 이거 잡고 고생하기보다는 나중에 전공한 사람 찾아서 물어보는게 빠르겠다. (뭐든지 날로 먹으려는... )

 

 

* 참....그리고 또 놀라운 건, 여기 소개된 많은 저작들이 국내에 번역조차 있지 않다는 점. 뭐 강의 개설도 안 된다는데 어쩜 당연한거겠지. 하긴, 밀턴 프리드먼의 책도 최근에야 번역되었다는 사실을 본다면 .....

좌나 우나 학문적으로 게으르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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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씨 가문 유명인 탄생

친구 중에 고씨가 한 명 있는데, 메신저로 급보(!)를 날렸다. 드뎌, 그녀 문중(?)에 유명인이 출현한 것... 호주제도 폐지되는 마당에 이게 뭔 일인가 싶기도 하다. 근데 당사자들에게, 과연 이게 축하받을만한 일일까? 셋 다 싫어할 거 같아 ㅎㅎㅎ


(출처: 네이버뉴스) 아, 그런데... 오늘날 둘리와 또치, 도우너, 그리고 희동이가 어찌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주었던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가 떠올라... '희동이의 영원한 보호자로' 라니....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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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들...

최근 한 달 동안 이런저런 영화들을 적잖이 보았더랬다.

 

기록이나 해 두자.



0.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데이비드 예이츠 감독)

 

 

정이, 담이를 데리고 보았는데 초딩인 담이는 그닥 재밌어하지 않았다.

그럴만도 했다. 1, 2 편에 등장했던 신기한 동물들이나 아기자기한 마법들은 등장하지 않았고, 질풍노도기에 들어선 청소년 마법사(?)들의 갈등과 고민은 나름 심오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해리를 맡은 래드클리프의 연기력은 도대체 왜 이리 안 느는지 모르겠다. 론과 헤르미온느 역의 두 아역은 쑥쑥 성장하는 거 같은데 말이지....

이번 편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장난꾸러기 위즐리 형제의 자퇴! 오, 자유로운 영혼들 ㅎㅎ

헌즈 다이어리에도 지적된 바 있지만, 마법사 세계의 모든 일들은 학사일정에 따라 이루어지는 거 같다. 악당의 암약도, 엄청난 전투도 모두 학생들의 학기 중에만 일어난다. 월매나 좋을까?

 

0. 트랜스포머 (마이클 베이 감독) 

 

 

일곱 살 남자 아이의 눈으로 볼 때 가장 재밌을 영화!

듣자 하니  둘째조카 우재는 의자에 앉지도 못하고 완전 발광 상태에서 이 영화를 보더란다 ㅎㅎㅎ

뭐 비주얼이야 말할 나위 없이 훌륭한데, 8세 이상의 눈으로 본다면 상당히 거슬리는 엉성한 플롯과 대사들이 나에게 아주 큰 웃음을 주었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디셉티콘 리더가 냉동 상태에서 해동되자마자 내뱉은 첫 마디 '아임 메가트론'....  저거 뭐냐 싶더라니까 ㅎㅎㅎㅎㅎ

 

비주얼에 신경 쓰면 반드시 플롯은 엉성해야 한다는 법칙이 있는 걸까, 궁금증이 들었다.

 

 

0. 디센트 (닐 마샬 감독)

 

 

호러 영화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유혈낭자 슬래쉬 류는 별로 안 좋아한다. (고 말하면서 생각해보니 스크림 1,2,3편을 다 보았구나 헉.)

이 영화는, 완전 슬래쉬 무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보일듯 안 보일 듯 철저한 심리호러는 아니다. 어쨌든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들여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기는 하다. 

굳이 거창하게 해석하자면 내면의 트라우마, 생존의 본능과 이기주의, 감추어진 잔혹성 등이 차례로 폭발하면서 세상에 정말 두려운 건 뭘까 생각해보는 영화???

 동굴 속에는 사람 잡아먹는 골룸들이 떼로 서식하고, 이들의 공격에 맞서 평범한 중산층 아줌마들은 에일리언 시리즈의 리플리를 능가하는 특전사요원으로 거듭난다. 그리고 살고자 하는 욕구와 불신, 배신감 속에서 점점 사악해진다. 나중에는 골룸 괴물보다 이 아줌마들이 더 무서워서 후덜덜.....

 

하긴, 첫 장면...

탐사하기로 한 동굴 입구만 보고도 입이 쩍 벌어졌다. ㅜ.ㅜ

 

0. 플루토에서 아침을 (닐 조던 감독)

 

 

슬프면서도 유쾌하고,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영화를 보던 날은 오로지 좋은 감정만이 가득했으나...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심각한 것은 딱 질색이라는 키튼의 말과 자유분방한 삶의 방식은, 싫어도 심각할 수밖에 없었던 또다른 이들의 삶에 가해지는 또다른 방식의 폭력이 아닐까 싶었던 거다.   

 

키튼 역을 맡은 배우는 [보리밭은 흔드는 바람]에서 의대지망생 남동생 역을 맡았던 킬이언 머피.... 찾아보니 플루토가 오히려 먼저 찍은 작품이구나...우째 이렇게 연기를 잘 하는겨... 하지만, 고통받고 있는 이성애자 여성의 진정한 친구는 게이 남성 뿐이라는 설정은 나름 식상했다. 파니핑크와 오르페오 이후 이러한 관계들이 은근 영화 속에서 반복 변주되는 거 같다. 현실도 그래??? 게이 남성들은 죄다 보살이라도 된단 말이냐?

 

왜 굳이 플루토를 '명왕성'이라고 번역하지 않았을까 궁금했는데 영화를 보니, 플루토하면 만화주인공 강아지를 생각하는 경우도 있어서 그랬더군. 말하자면, 명왕성으로 상징되는 우주의 끝에서 아침을...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나름 심각하고 아름다운 장면들에서 엉뚱하게도 히치하이커 시리즈  'The restaurant at the end of the universe'가 떠올랐음. 나 미쳤어.    

 

0. 화려한 휴가 (김지훈 감독)

 

 

이 영화를 보면서 눈물 흘리는 관객을 보고, 혹시 영화에 감동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면 제작진들 모두 치료 받아야 함. 아니, 치료 정도가 아니라 관객들의 아픈 기억과 역사의식을 '악용'하고 '착취'했다는 점에서 징벌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내가 저따위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사실이 진심으로(!!!) 억울했다.  

 

영화는 스테레오타입과 클리셰의 종합선물셋트. 여기에 플롯의 엉성함까지 더해졌으니...  연기 잘하는 배우 데려다가 바보 만들고... (김상경 불쌍해!)

정말, 정말 너무들 하더라...... ㅜ.ㅜ 

 

진실이 궁금하다.

원래 이렇게 만들고 싶었던 걸까? 역량 부족 때문에 이렇게밖에 만들 수 없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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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Donnie Darko]

 

- 2001년, Richard Kelly 감독 (Director's Cut) -

 

틀림없이 내가 좋아할 거라며 Matthew가 추천해주었던 영화..

영국에서는 좀 흥행이 되었다지만 미국에서는 거의 비디오 시장으로 직행했다는데, 충분히 예상가능한 결과 ㅡ.ㅡ

 

 

 

오랜만에 이토록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Sci-Fi 를 만나다니...

80년대 후반 미국사회의 숨막히는 정치적/종교적 보수주의, 관계와 소통, 희생과 구원, 또다른 선택의 가능성과 기로에 대한 메타포의 도가니라고나 할까....

(앗, 그러고 보니 최근에 본 영화들이 이런저런 형태의 '구원'을 다루고 있구나. 거미인간, 밀양, 그리고 도니다코에 이르기까지.. 기이한 일이로세?)

 

영화를 보면서 웬지 David Lynch 의 아우라가 강하게 느껴졌는데 다른 사람도 그렇게들 생각하는지, 그와 비교를 많이 하고 있었다. Lynch 영화 중 가장 최근에 본 게 (그래도 아마 2년전인 듯한데) Mulholland Drive 인데, 전개 방식 ( 현재로부터 시작하여 과거로의 전개... 물론,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시간여행이라고 말할 수 없으나)도 비슷하지만 무엇보다 그 기묘하고 서늘한, 아니, 건조한 그 분위기....

 

Mulholland Drive (2001).

 

당시, 이 영화를 보고 Naomi Watts에게 깜짝 놀랐었는데, 도니 다코에서는 파릇파릇한 Jake Gyllenhaal 의 연기에 깜짝 놀랐다. 저 때만 해도 느끼하지 않았구나 ㅎㅎㅎ

 

어쨌거나...

이 영화는 두고두고 다시 볼만한 작품...

거대 토끼 프랭크의 기괴한 모습.. 완전 내 취향이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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