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유서를 업데이트했다.

서른 이후 생각날 때 마다 수정하거나 덧붙이던 것을 이번에 완전히 다시 썼다.

열 일곱살 이후 나는 늘 떠날 날짜를 고르는 사람이었던 거 같다.

지금은 날짜 대신 편지만, 미안하다거나 서운하다거나 하는 표현없이

한 페이지로 압축된 '고맙다'는 말로만 남은 내 삶.

그 날은 내가 고를 수 있는 게 아니란 걸 이제야 깨달았고

언젠가 떠나게 되면, 곧 아무도 기억하지 않기를 바랄 뿐.

 

 

2013/07/06 15:53 2013/07/06 1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