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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겨울, 하루 2013/11/21
- 기러기 2013/11/04
사람으로 사느냐, 고 만날 묻는다.
속으로 묻고 결코 답하지 않는 질문.
2004년에 '돌속에갇힌말' (이상하게 이 제목은 띄어쓰기를 안하게 된다) 을 내놓은 지, 곧 10년이 된다.'불타는 필름의 연대기'가 있긴 하지만 여러 동료들과 같이 이어붙인 작업이라 이력에 올리기는 난감하다.
그 10년, 어떤 친구는 아이 셋을 낳았고, 어떤 친구는 세상이 알아주는 상을 받았고, 어떤 친구는...
부모와 형제자매라는 혈연가족의 울타리로부터 떠나오면, 남편이나 아이라는 이름의 굴레로부터 벗어나면, 삶이 한주먹 정도는 가벼워질 줄 알았는데, 생존의 굴레는 더 몸뚱이를 조이고 삶을 이어가기란 예전보다 훨씬 무겁다.
다큐멘터리에 관한 몇 가지 새소식을 들으면, 반갑다가 곧 외롭다. 글을 쓸 사람이었지, 영화가 아니라, 하고 작게 속삭여보기도 한다. 펜 하나 들고 책상 앞에 앉아 혼자 쓰는 글도, 이제는 어깨와 손목과 골반이 틀어져 엄두를 내기 어렵다.
사람으로 사느냐, 무엇이 너를 사람답게 하느냐.
겨울이 오면 속으로 묻다가 삼키는 그 말, 페이스북에서 이철수 판화가가 짚어주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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