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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기

며칠만에 집에 왔다.

진주로 평택으로 돌아다니는 사이

집은 집대로 엉망이 돼있어

산행 뒤풀이에 끼려던 마음을 접고 집안일 시작.

세탁기를 작은 녀석으로 바꾼 탓에

쌓여있는 빨래는 세 번에 나누어 돌려야 했고

오래된 설거지와,

오래된 무로 동치미 만들기는 별로 재미가 없다.

그나마 엘군이 와서 도와준 덕에 조금 재미나게 또 덜 힘들게 할 수 있었다.

문풍지를 붙이고, 쓰레기 버리기까지 하고 나니 벌써 11시가 된다.

아차 빨래를 널지 않았군

아 맞다 내일 짐..

결국 또 2시다.

 

즐거운 이야기들을 블로그에 풀어놓고 싶은데

몸이 지친다.

내일은, 아니 이제 5시간 후면 전주에 가야한다.

어떤 부분은 설레지만

그냥 하루 정돈 집에서 자고 싶은 욕망이 들끓는다.

무엇이든 다 미뤄버리고

그와 이터널 션샤인이나 보며 뒹굴거리고 싶다.

나와의 기억을 잊는다면 콧구멍을 쑤셔줄거라고 얘기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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