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6/01/06 14:59

기어이 보육노동자의 간을 내먹는 여성가족부
-여성가족부의 보육종사자 포괄임금제, 정말 분노스럽다-

 

소한이라고 제법 추웠던 2006년의 5번째 날, 무심코 중앙보육정보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머리를 얻어맞은 듯 충격적인 내용을 접하였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06년도 종사자 봉급표, 기본급도 사라지고 각종 수당 항목도 모두 사라져버린 상태였다. 그저 매월 정액으로 월지급액이 명시되어있을 뿐이다.

 

월급이 줄었다!


작년의 경우 보육교사 1호봉 기준하여 기본급 734,000원에 월지급액이 1,201,000원이었다.
올해는 기본급이 명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각종 수당 포함하여 1,237,030원이다.
그냥 단순 비교하기엔 36,030원이 오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상하다. 봉급표 아래 ‘교통급식비 80,000원과 시간외수당이 40,000원 포함’이라는 문장이 눈에 띈다. 이중 교통급식비 80,000원이야 원래 급식수당이 50,000원, 교통수당이 30,000원이었으니 그저 합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시간외 수당은 초과 근무한 시간만큼 계산하여 주는 건데, 이걸 일괄 40,000원이라고 정해서 포함시켜버렸다.
그렇다면 원래 따로 계산해야 하는 시간외수당 40,000원을 월지급액에서 빼면 1,197,030원이다. 2005년도 월지급액이 1,201,000원이었으니, 월급이 오히려 3,970원 깎인 셈.
아니 워낙 열악하여 올려주기에도 숨 가쁜 마당에 그 돈을 깎아? 차라리 벼룩의 간을 내먹지.

 

시간외 수당 40,000원에 몇 시간 부려먹으려고?


원래 법정최저임금 월 700,600원을 가지고 하루 2시간 초과 근무했을 때 수당을 계산해도 월 186,000원이 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가 보통 일반적인 근무시간, 그러나 보육노동자라면 점심시간 1시간은 제대로 쉬어본 이 없을 터. 점심시간 1시간 더 근무한 것만 가지고 계산해도 적어도 월 93,000원 이상의 시간외 수당은 받아야하는 게 맞다.
그런데 달랑 40,000원 던져주고 도대체 얼마나 부려먹으려는 수작이냐?

 

포괄임금제, 이젠 시간외로 일해도 다 소용없다.


수당 포함한 월지급액, 기본급도 모르고 수당도 모른다.
이렇게 월급을 포괄하여 명시해놓으면 도대체 시간외 수당은 어떻게 계산하란 말인가? 시간외 수당을 40,000원이라고 정해서 포함시키다니. 시간외 수당의 의미나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더 나아가 보육이라는 노동에 대한 이해는 있는 것일까? 우리가 언제 능력이 좋으면 서둘러 일찍 끝낼 수 있는 직업이던가? 보육과 같이 아동이 있는 한 상시적으로 돌보아야 하는 직업에서 ‘근무시간과 상관없이 월급을 받는다’는 것, 얼마나 혹독한 현실인가?

 

 

05년 내내 여성가족부든 원장이든 기타 보육을 아는 모든 이들이 보육노동자의 노동조건이 열악하다는 말만 되풀이해왔다. 그런데 이젠 열악을 넘어 그냥 말려죽일 생각인 모양이다.
이제는 정말로 말로만 떠드는 ‘보육의 공공성 강화, 보육의 질 확보’, 지겹고, 기본의 기본만을 이야기해도 통하지 않는 현실이 부끄럽다.
차라리 금쪽같은 내 시간을 돌려주시지. 하루 8시간 맞춰 일할 터이니 이제 보육의 파행 운영을 멈추고 알맞은 인력 충원 보장해라. 그리고 물가 상승분도 반영 못한 월급이 말이 되는가? 기본급과 수당 명목을 제대로 밝히고, 지금 당장 임금을 인상해라.
이것이야말로 보육의 질을 확보하는 첫걸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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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06 14:59 2006/01/0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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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만우 2006/01/06 16: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천인공노할 일이 있나요...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역행할 수 있는지 궁금하군요.

  2. 이재유 2006/01/06 17: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 참, 어떻게 이런 일이... 여성가족부는 뭐하는 덴지 모르겠군요... 말로만 여성이 어떻고 하지, 실제로 하는 일이란 저임금 여성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선봉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3. jineeya 2006/01/09 1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우, 이재유/정말 해도 너무한 역행이죠? 아무리 세상이 거꾸로 돌아간다지만 해도 너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