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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2/08
    고 조문익 동지의 명복을 빕니다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6/02/06
    눈길에 미끄러지다(4)
    손을 내밀어 우리

고 조문익 동지의 명복을 빕니다

저음님의 [[근조] 故 조문익 동지의 명복을 빌며] 에 관련된 글. 

챙길 일이 있어서 늦은 밤길을 나섰다가

거리에 눈이 다시 쌓이는 것을 보고

어제 아침 눈길에서 당한 일이 끔찍하게 되살아나서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그 때 민길숙 동지에게서 전화가 왔다.

조문익 동지가 죽었다고 했다.

 

-안그래도 몸이 안좋았었잖아요?

=교통사고예요. 이번이 두번째 사고죠.

-만난지도 한참 되었는데 지금 뭐하고 있죠?

=전북본부 부본부장 그만두고는 그냥 우리 연맹 조합원으로 있지요.

-어디?

=전북평등노조 조합원이요.

-어디서 사고가 났어요?

=자세한 것은 잘 모르겠어요. 전북본부 김호근 동지가 지금 남원으로 가고 있다니까 자세한 소식이 들어오면 연락드릴께요.

-오늘은 늦어서 어렵겠네요.

=예, 내일 중앙위원회는 끝내고 나서 내려가봐야겠어요.

-그럽시다.

 

조문익 동지의 얼굴만 또렷하게 기억난다.

오래 전에 인사를 나누고도 특별한 얘기를 주고받지도 않았던 사이지만,

작년에 이수호 위원장에게 썼던 편지글이 내게도 긴 여운을 주었다.

 

참 아까운 동지가 세상을 떠났다.

저 세상에도 사람들의 여한과 분노를 풀어줄 수 있는

운동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하는 뚱딴지같은 생각이 든다.

 

동지의 명복을 빈다.



[부고] 민주 노동운동에 헌신해온 조문익 동지 별세


민주 노동운동에 헌신해온 조문익 동지 별세 
[부고] 향년 43세. 7일 별세, 전북대병원 영안실 2층, 5일장 
 
[근조] 삼가 조문익 동지의 명복을 빕니다.
민주 노동운동에 헌신해온 조문익(향년 43세) 동지가 교통사고로 7일 밤 9시 50분경 운명을 하셨습니다. 이날 장수군 번암에서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제설차의 사고로 다시 돌아올수 없는 길을 떠났습니다.

고인의 유해는 전북대학교 대학병원 영안실에 안치됐습니다.
빈소는 전북대병원 영안실 2층입니다. ☎(063)250-2450

고인의 아내 이현선 님, 상주(喪主) 아들 조용화 조용창 군, 친형 조창익 님과 친동생(3인), 부모님 등 유족들은 노동시민사회단체 인사들과 장례를 엄수키 위해 장례일정 협의에 들어갔습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본부장 신동진)은 8일 유족과 협의해 각 시민사회 민중단체 등 제 단체에 장례위원회 구성을 위한 절차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장례위원회에서는 8일 오후 2시 위원회 논의를 거쳐 발인, 영결식, 운구, 안장, 장지 등의 장례일정을 주관키로 했습니다.

고 조문익 장례준비위원회 관계자는 “고인의 명확한 사인을 규명한 후, 꾸려질 장례위원회에서는 유족과 협의해 민주노동 열사 5일장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인은 80년대 학생운동과 90년대부터 민주노총 등의 활동을 통해 항상 투쟁의 현장에서 민주 노동운동에 몸을 아끼지 않았으며, 노동열사추모사업회, 노동포럼, 노동자학부모연대, 인터넷 매체 미디어 운동, 이주여성을 위한 논실마을 운영 등 각계와 연대해 폭넓은 활동을 해왔습니다.

삼가 선배노동자로 모범을 보여주었던 고 조문익 동지의 명복을 빕니다.

<고 조문익 동지가 살아온 길>
64. 4 전남 곡성 출생
82. 남성고등학교 졸업
83. 고대 철학과 입학후 제적
85. 전북대 철학과 입학
90. 전북대 철학과 졸업
92. 전북노련 활동
95~2005 민주노총 전북본부 활동(사무처장, 부본부장)
2002 참소리 상임운영위원
2004 민주노동당 전북도당 정책위원
2005 민중언론 참세상 창간제안자
2005 호남사회연구회 분과위원
2005 장수 논실마을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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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에 미끄러지다

초상집에 갔다가

새벽 1시가 지나 집에 들어갈 때까지

희끄무레한 밤길이 평소처럼 멀쩡했는데

출근한다고 5시 30분에 집을 나서니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했다.

 

눈은 계속 내리고

조심조심 대전역을 향해 차를 몰았다.

 

커브길이었다.

야, 이거 미끄러지겠구나,

절대로 브레이크는 밟지 말아야지,

하고 마음의 준비를 다한 찰나,

빙글빙글 내 차가 미끄러진다,

차 뒷꽁무니가 속수무책으로 오른쪽으로 내달리고

나는 핸들을 왼쪽으로 꺾으면서

통제를 벗어난 차를 길에다 내맡겼다,

신기하여라,

오른쪽으로 한바퀴 돌던 차가

다시 지그재그 왼쪽으로 돌아가는구나,

어디 핸들은 오른쪽으로 따라가면 되나,

빙글빙글 도는 의자 회전의자에

임자가 따로 있나 앉은 채로 돌면 되지,

어느 새 차는 오른쪽으로 다시 돌아서서

미끄러지다가 인도를 향해 나아간다,

어느 방향인지 몰라도

핸들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쪽으로 차를 트는데,

스르르르르

건너편 보도경계석에 내 차의 뒷바퀴가 닿기 직전에

차가 비로소 멈추었다,

가던 방향과 반대쪽으로.

 

아무도 없는 새벽길에

곡예운전 한번 짜릿했도다,

하마터면 기차를 놓칠 뻔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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