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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학자의 자질

뻐꾸기님의 [선생됨, 선생노릇] 의 #4 등장인물 관련된 글.

  오늘 점심먹는데 내년에 우리 과를 지원하겠다는 인턴선생이 화제가 되었다. 허구헌날 나한테 야단맞아서 괴로운 일년차에게 물어보았다.

"우리 과에서 사람 받을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산업의학자로서의 자질이요"

"그게 뭐라고 생각하는데? 세 가지만 말해봐, OO성 이런 식으로"

난 일년차 선생과 의사소통이 안되는 게 힘들어서 항상 구체적으로 말한다.



일년차, "양심"

뻐꾸기, "아니 OO성 이런 식으로 하라 그랬잖아"

(평소, 다른 사람 말 귀담아 듣지 않는 일년차의 습관에 대한 잔소리임)

일년차, 굴하지 않는다. "'심'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중.... 심...... "

뻐꾸기, '끝까지 우기네', "세번째는?"

일년차, "인/내/"

 

우리 일년차는 진짜 독특한 놈이다.

절대 시키는 대로 하는 법이 없다. 

다른 사람들은 상상못할 정도로 지극히 창조적인 방식으로 일한다.

 

어제 회식에서는 예과생활이 거의 끝날 때까지

학점 만점이 4.5인 줄을 몰랐다는 말을 듣고 황당.

사연인 즉은 자기 점수나 친구들 점수나 다 2.0 부근이니까

성적이란 다 그런 점수인가 보다 했고

만점이 얼마인지 궁금한 적이 없었다는 것.

관심없는 일은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귀에 들리지도 않는 모양이다. 

 

그게 걱정이 되어서 일부러 더 세게 야단치고 잡았더니

나 상처받았으니 니 맘대로 해라 이런 식이다.

어져 내 팔자야,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렇게 독특한 자가 우리 과에 들어왔단 말인가!

 

그래, 니 말대로 내가 인내심을 더 기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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