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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성수동에 갔더니

   면접조사할 일이 있어 성수동에 갔더니 아는 얼굴들이 더 많았다.  오랜만에 보는 신모씨가 신수가 훤해졌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그새 늦장가를 들었고 육개월된 아가의 아빠가 되었다고 자랑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에 조사설문지를 예쁘게 뽑아주어 고마왔던 전 인쇄노조 위원장은 얼굴이 더 동그랗게 되었는데, 오호 금연을 했단다.   그동안 몇 번 본 적이 있었지만 어떻게 지내는 지는 잘 몰랐던 임모씨가 새색시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가장 반가운 것은 옛날 살던 동네 사람인 오뚜기를 만난 것이다.  오뚜기는 아이가 둘이라 저녁시간 내기가 참 어려운 사람인데, 동네에서 모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와 주었다.   오뚜기 뿐 아니라 다들 일끝나고 피곤한 저녁시간에 면접조사에 응해주어 정말 고마왔다.  두 시간에 걸친 면접조사에서 드러난 '사실'들은 어쩌면 뻔한 것이었으나 그 '의미'는 많은 시사점을 주는 것이었다.  끝나고 뒷풀이에서 막걸리도 한 잔하고 오뚜기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천안가는 차를 타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에 끝나서서울에서 하룻밤 자야해서 집에 전화를 했더니  누리가 컴퓨터를 이용해서 숙제를 해야 해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울먹인다. 어이쿠.  새벽같이 갈테니 아침에 이야기하자고 달래놓고 동생집에서 자는데 5시반에 일어나니 머리가 지근지근 아프다. 

 

 집에 갔더니 아이들은 밥을 먹고 있었다. 누리한테 사정을 들어보니 더 황당.  나는 내가 아이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컴퓨터를 완전히 꺼넣고 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닐 엄마허락을 못 받아서 켜지 않았다는 것이다. 에구구. 앞으로는 숙제할 때는 컴퓨터쓰는 거 허락안받아도 된다 이야기하고 침대에 가서 누웠다.  아이가 도대체 누굴 닮은 걸까?

 

 그나저나 저녁엔 일 안한다는 원칙이 당분간 깨지게 되었다.  면접조사가 목요일저녁마다 서울에서 있는데 그거 끝나면 겨우 막차를 탈 수 있을 것 같다.  살금살금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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