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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없다

      검진은 끝났건만 판정은 끝나지 않았다. 

오늘 각 30분씩 두 곳의 사측 관계자들을 만나는 약속이 있었는데 둘 다 한시간씩 채우고 돌아갔다. 덕분에 다른 약속 하나는 취소해야 했다.   한 곳은 판정시 업무관련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조목조목 따졌고 보건교육할 때 노동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켜 사측을 난처하게 만들었다고 항의.  산안법상 특검대상은 아니나 단체협약에 의해 특검을 받도록 해보라고 말한 것을 단체로 행동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박박 우기더라.  10년간 열심히 안전보건관리해왔는데 최근 직업병이 속출하여 사표를 쓰게 생겼다고 하는 그를 보면서 괴로왔다.   하나 어쩌랴.  어쨌든 사측에서 이의를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 더 자료수집을 해서 충분히 검토해서 알려주겠다고 했다. 

     두번째 사업장은 올해 처음 검진한 곳으로 마뇨산이 2.1이 넘고(노출기준 2.5), 후각장애가 58%로 나왔고 작업자가 유기용제 관련 증상을 상당히 심각하게 호소한 경우였는데 D1을 C1으로 깍아줄 순 없냐는 게 요지였다.  깍아줄 수 있는 거면 나도 깍아주고 싶다.  이렇게 찾아오실 것 알면서 D1판정을 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낸 거다.  말하는 동안 내내 어찌나 눈에 힘을 주고 쳐다보는지 무서웠다.  그래서 진심으로 안타까운 표정과 적당한 미소를 유지라느라 힘들었다.

  드디어 7월, 외국어공부도 좀 하고 논문도 쓰려고 했으나,  오늘도 하루가 훌쩍 가버렸다.

  위로가 필요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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