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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자

   번역작업을 하다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  기억해두어야 할 것 같아 여기에 적는다.

 

  어제 사내하청 노동자 건강증진 관련 대기업 노조 활동가에 대하여 집단면접조사를 했다.  왜 모기업에서 사내하청 노동자의 건강에 대한 지원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준비했는데, 토론도중 왜 모기업의 노동조합이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건강을 지원해야 하는가하는 질문을 추가했다.  사람들은 대답하기 어려워했다.

 

  당연한 것을 질문한다는 반응.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으니 꼭 대답해야한다는 나의 재촉이 있었고, ' 조직되지 않은 하청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설때까지 모기업 노조가 대변해주어야 한다,  하청 노동자의 작업환경은 모기업 노동자들도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건강문제이기도 하다' 등의 답변이 나왔다.  인터뷰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시라했더니, 한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 " 아까 그 질문 말인데요,  바로 옆에서 사람이 죽고 다치는데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지 않습니까?" 



  조선소에 다니는 한 노동자는 이 인터뷰에 참여하기 위해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검진현황을 알아보았는데 약 30%정도만 일반검진을 직장에서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 때 다른 이가 말했다. " 자동차도 일이년에 한 번씩 정기 점검을 받아야 하는데 사람이 자동차보다 못하구먼"

 

  면담에 참가한 사람들은 그동안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건강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해왔다.  그들이 집행부시절 노력했던 일들을 듣고 있노라니  고개가 저절로 숙여졌다.  물론 그 노력들은 구체적인 성과까지 보지 못한 경우도 많았고, 때로 사내하청 노동자들로부터 비난도 받았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안전보건문제를 안건으로 올리지만 번번히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문제를 단협에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항의를 들으면서  올해도 또 안건상정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는 사람도 있었다. 

 

  마지막 발언에서 한 사람이 말했다.

" 집행부 그만두고 나서 그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게을러지고 있었는데 오늘 이 자리에서 다른 동지들의 이야기를 듣고 힘을 얻었습니다. "

 

  나도 같은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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