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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번역이 뭘까 묻는다. 번역이론으로 인터넷검색을 해보니 번역학이란게 나온다. 그니까 번역과학(Übersetzungswissenschaft)이다. 번역을 여태 경험을 요구하는 기술(Techne), 이론이 있다면 경험담(translation studies) 정도로 생각했는데 웬걸 체계적인 과학이란다.
번역을 체계적으로 배우지도 않고, 경험도 풍부하지 않은지라 번역해 놓고도 늘 자신감이 없고 만족하지 못한다.
근데 만족할 때가 있다. 이럴 때다.
아주 일상적인 표현인데 사전적으로(키케로의 표현을 빌리자면verbum pro verbo) 번역해 놓고 보면 뭔가 아닐 때가 있다. 그럴 땐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인다. 웅성웅성 수많은 독일말, 우리말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다가 독일말 목소리와 우리말 목소리가 딱 만날 때가 있다.
이럴 때 번역은 어디를 출발해서 어디로 가는 것이 아니라, 어디를 출발한 양자가 어디서 만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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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 Verständigung ist, da wird nicht übersetzt, sondern gesprochen."(의사소통이 있는 곳엔 번역하지 않고 대화를 나눈다.) - 한스 게오르크 가다머, 진리와 방법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