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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13
    현실과 번역
    ou_topia

현실과 번역

시인 송경동님의 참세상 기고글 “시인과 죄수 사이에서 – 어떤 위대한 시보다 더 큰 죄 짖기를 마다하지 않기를” 번역하게 되었다. 시인의 허락없이 시작했다. 사후적으로나마 양해와 허락을 구해야겠다. 시 “여섯 통의 소환을 받고”를 번역시도하면서 더욱 시인의 동의를 얻었어야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언어의 흐름을 끊는 단절, 우뚝 서 있는 지(指示), 스스럼없는 지시의 손끝에 번뜩이는(), 하지만 거기서 또한 느낄 수 있는 한없는 지긋한 애정 등 번역의 영역을 넘어서는 현실을 추상적으로나마 감지하면서 더욱 시인의 동의를 얻었어야만 했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이 아무렇게나 전달가능한 팩트가 아니라 살아움직이는 것의 발현, 사회적 실천의 결과라는 걸 시인죄수의 시를 통해서 배운다. 사회적 실천과 단절된 번역이 어찌 이런 현실을 번역할 수 있겠는가 자학(自虐)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실천의 결과로서의 현실이야말로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만인의 소유가 되어야 한다는 이상(理想)으로 빈 속을 달래면서 번역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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