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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쇼크〉 포 브론슨·애슐리 메리먼 지음·이주혜 옮김

사실 고래를 춤추게 해서 무엇에 쓸까? 헌책방에 가면 눈에 뜨이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을 보면 괜시리 반감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나도 칭찬에 많이 인색한 사람인 듯 싶다.
 
아래 <양육쇼크>라는 책은 아이들에게 칭찬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칭찬을 하라는 충고를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육아에 관한, 귀담아둘만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듯하다. 언젠가는 도움이 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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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때로 아이를 병들게 한다 (한겨레, 허미경 기자, 2009-11-27 오후 07:08:07)
잦은 보상과 칭찬, 끈기 발달 해쳐
잘못된 육아정보 과학적으로 규명
60개 나라 학자 7천여명 성과 녹여
〈양육쇼크〉 포 브론슨·애슐리 메리먼 지음·이주혜 옮김/물푸레·1만4800원

 
아이들은 칭찬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요즘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또한 틀린 말이다.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의 자신감을 키워주려면 칭찬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미국의 경우 부모의 85%가 똑똑하다고 말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다. “똑똑하기도 하지, 어이구 내 새끼.” 그들은 습관처럼 그런 칭찬을 입에 달고 있다. 우리의 경우도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미국에서 올해 출간되어 화제를 일으킨 책 <양육쇼크>는 말한다. 칭찬의 중독에서 벗어나라. 똑똑하다고 칭찬하는 습관이 역효과를 낳는다. 이런 칭찬은 오히려 아이들의 자신감과 자긍심을 해친다. ‘넌 똑똑한 아이야’라는 칭찬은 아이가 아니라 부모 자신을 칭찬하는 말일 뿐이다.
 
책은 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아이들을 다뤘으며, 아동발달과 지능 연구, 신경생물학에 이르기까지 60개 나라 7000여명의 교육학자와 과학자들의 최근 10년간의 연구 성과를 녹였다. 여기엔 한국 학자들도 들어 있다. 이 책은 말한다. 광범한 연구조사 결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육아 정보 대부분이 과학적이지 않으며, 경험적 사실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고. 그래서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캐럴 드웩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10년 동안 뉴욕의 20개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칭찬의 효과를 연구했다. 5학년생을 대상으로 연속실험했는데, 우선, 아이들에게 아주 쉬운 퍼즐식 지능검사를 첫 시험으로 내줬다. 검사를 마치면 연구자들은 한쪽 집단엔 똑똑하다는 칭찬을, 또다른 집단에는 열심히 했다는 노력에 대해 칭찬을 해줬다. 그 뒤 두 번째 시험에 앞서, 첫 시험과 비슷한 쉬운 시험과 더 어려운 시험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노력을 칭찬받은 아이들 90%가 더 어려운 문제를 택했다. 지능을 칭찬받은 쪽은 대부분 쉬운 문제를 택했다. ‘똑똑한’ 아이들이 오히려 회피를 선택한 것이다. 드웩은 이 결과를 이렇게 설명한다. “아이에게 지능을 칭찬해주면 자신이 도전해야 할 시험이 ‘똑똑하게 보이기’가 되므로 실수를 할 수도 있는 모험에 나서지 않는다.”
 
세 번째 시험은 중1생들이나 풀 만한 어려운 문제를 냈다. 시험을 본 뒤 두 집단의 반응은 달랐다. 노력을 칭찬받은 쪽은 그 시험에서 실패한 이유가 충분히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문제를 열심히 풀었고 온갖 해결책을 적극 시도했다. 반면, 똑똑하단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그 시험에서 실패한 이유는 사실은 자신이 똑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들은 “한눈에 봐도 긴장한 채 땀을 뻘뻘 흘리며 괴로워했다.” 마지막 네 번째 시험에선 첫 시험만큼 쉬운 문제를 내줬는데, 노력 쪽 아이들은 첫 시험에 비해 30% 정도 성적이 오른 반면, 똑똑함 쪽 아이들은 첫 시험보다 20% 정도 성적이 하락했다. 노력을 강조하면 아이들은 스스로 성공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게 되지만, 타고난 지능을 강조하면 오히려 통제력을 앗아갈 수 있다는 걸 이 연구는 보여준다. 이는 반복된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취학 전 아이들도 칭찬의 역효과는 비슷했다. ‘똑똑한 아이’라는 딱지 붙이기는 학력 부진을 막아주기는커녕 실제로는 부진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또다른 연구에선 아이들에게 직접 성적표를 작성하게 했는데, 지능 칭찬 아이들의 40%가 자신의 점수를 부풀리는 거짓말을 했다. 노력 칭찬 학생들은 거짓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너무 잦은 보상과 칭찬에 대해서도 이 책은 부정적이다. 그것은 아이들의 끈기를 해친다. 칭찬 ‘중독’이라는 말은 단지 수사적 표현이 아니다. 신경생물학과 심리학자들의 연구 성과다. 포기하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실패에 반복적으로 대응하는 능력, 곧 끈기는 의식적 행동일 뿐 아니라 두뇌의 신경망 회로가 관장하는 무의식적 반응이기도 하다고 그들은 말한다. 우리 두뇌는 ‘좌절을 안겨주는 시간도 얼마든지 헤쳐나갈 수 있음’을 학습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책은 수면과 학습능력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잠 부족은 납에 노출된 것만큼이나 어린이의 지능을 해친다고 단언한다. 과학자들의 신경생물학적 기능 시험에서 한 시간의 수면 차이가 만들어낸 수행능력의 차이는 전체 4학년 평균과 6학년 평균의 차이보다도 컸다. 약간 졸린 6학년 학생은 수업시간에 4학년 학생 정도의 능력밖에 보여주지 못한다는 걸 의미한다. 낮 동안에 많은 것을 배웠다면 그날 밤은 더 많이 자야 한다는 것이다.
 
부부싸움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게 능사가 아니며, 오히려 싸우다 자리를 피해버리는 모습보다는 싸우더라도 갈등 해결과 화해의 과정을 보여주는 게 더 낫다고 이 책은 말한다. 책은 ‘외동이와 형제자매’, ‘아이들의 거짓말’, ‘청소년기 반항’, ‘아이들의 어휘습득의 진실’ 등 주제별로 모두 10장으로 이뤄졌다. 장마다 자칫 난삽해질 수도 있는 복잡한 연구 성과들을 한 아이의 사례에서 시작해 술술 녹여낸 지은이의 이야기 솜씨, 대단하다. 마지막으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은 어른들에게 해당된다. 아이들은 발달 단계상 다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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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를 춤추게만 할까?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2009-11-25 18:23)
 
토머스는 명문 유치원의 입학시험에서 상위 1%를 차지한 영재였다. 걸음마를 뗀 이후부터 토마스는 끊임없이 똑똑하다는 말을 들어왔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는 매사에 자신감을 잃고 쉽게 포기해버리는 아이가 됐다. 분수를 처음 배울 때도, 필기체를 처음 배울 때도, 토머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회피했다. 무엇이 영재 토머스를 이렇게 자신감 없는 아이로 만들었을까?
 
미국 언론인 포 브론슨과 애쉴리 메리먼이 함께 쓴 '양육쇼크'(물푸레 펴냄. 원제 Nurture shock)는 토머스의 사례를 통해 '칭찬의 역효과'를 역설한다. 지나친 칭찬, 특히 진정성이 결여된 칭찬은 아이들의 동기를 왜곡시키고 스스로 판단할 기회를 박탈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이 밖에도 그동안 많은 부모가 믿어왔던 양육 상식을 뒤엎는 다양한 정보들이 들어 있다. 가령 많은 부모가 아이들의 지능 발달을 위해 보여주는 유아용 비디오가 오히려 아이들의 언어발달에 해롭다고 한다. 차라리 어른들이 보는 TV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성인용 TV와 달리 유아용 비디오는 화면의 추상적인 이미지와 상관없는 실체 없는 오디오 해설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언어를 습득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아이의 말에 얼마나 반응을 보이는지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이밖에 이 책은 다양한 연구사례 등을 통해 수면시간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막대한 영향과 아이를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부모의 실수, 형제·자매와 싸우는 진짜 이유 등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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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미 저널리스트 포 브론슨·애쉴리 메리먼 공저 ‘양육 쇼크’… 과도한 칭찬,문제 해결능력 저하시킨다 (국민일보, 양지선 기자, 2009.11.26 17:59)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아니, 칭찬도 칭찬 나름이다. 내 아이에게 어떤 칭찬을 해야 하는지 모르고 그저 “똑똑하지, 내 새끼”라는 말을 달고 산다면 이건 약이 아니라 독이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두 공저자는 세계 60개국 7000명의 과학자들이 10년 동안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전통적인 우리의 자녀 양육방식은 틀렸다”고 단언한다. 물푸레가 펴낸 ‘양육 쇼크(Nuture Shock)’는 아이들에 대한 교육과 그 결과의 괴리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했다. 요즘처럼 부모들이 자녀 양육에 열심인 시대에 왜 이토록 많은 아이들이 공격적이고 잔인한 모습을 보이는지, 98%의 아이들이 거짓말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고 대답했으면서 왜 98%의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는지 등 등. 그리고 이 의문에 답하기 위해 칭찬의 효과,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 형제자매의 영향력과 청소년기의 반항 등 부모라면 누구나 고민할 수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연구 결과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칭찬의 역효과다. 10여 년간 칭찬에 대해 연구한 캐롤 드웩 콜롬비아대학 교수의 연구 결과를 인용, 이들은 아이들을 칭찬할 때는 지능이 아니라 노력을 칭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능에 대한 칭찬이나 과도한 칭찬이 아이들의 문제 해결력을 저하시키고, 행위의 동기 자체까지 왜곡시키는 결과를 빚을 수 있는 것이다.
 
거짓말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는 자식의 거짓말을 알고 있다고 믿지만, 아동의 거짓말 행동에 대한 세계적 권위자인 빅토리아 탤워 박사는 이 믿음이 얼마나 잘못된 신화인지 여러 가지 통계와 실험을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아이가 거짓말을 하기 시작할 때 부모가 이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법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한다. 거짓말은 아이의 지능이 발달한다는 상징이며, 집단생활을 시작한 이후에는 주의를 끌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하고 좌절감을 배출하는 통로 역할도 한다. 따라서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이 때 부모가 “거짓말 하면 혼난다”라고 말하는 건 효과가 없다. 대신 “네가 잘못했다고 해도 화내지 않을께. 사실을 말하면 엄마는 정말 기쁠 거야”라고 말해야 한다. 대개 아이들의 거짓말은 부모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기존에 우리가 우리 자녀를 더 착하고 똑똑하고 정직한 아이로 기르기 위해 해왔던 많은 훈육법이 재고될 필요가 있다고 느꼈던 부모, 또는 전통적 교육법이 진리라고 믿었던 부모라면 이들이 인용한 연구 결과를 한번 쯤 참고해 볼 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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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다이제스트> “육아 상식 ?… 당신은 잘못 알고있다” (문화, 최현미기자, 2009-11-28)
 
“지금까지 당신이 해온 자녀 양육방식은 틀렸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당신 마음은 어떻겠는가.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자녀 양육과 관련된 책 여러 권을 저술한 두 저자는 참으로 사람들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자녀 양육 방법들 중 상당수가 옳지 않다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단순하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 10년간 전세계에서 이뤄진 다양한 과학적 실험과 연구 결과를 광범위하게 끌어모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래서 책 제목도 ‘쇼크’이다.
 
컬럼비아대 심리학자 캐럴 드웩박사와 연구진이 10년간 뉴욕의 스무 군데 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칭찬의 효과를 연구한 결과, 기존의 상식과 조금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오랫동안 똑똑하다고 칭찬을 들어온 아이들의 성취도가 갈수록 낮아졌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칭찬은 아이들이 실패나 고난을 당할 때 역작용해 아이들로 하여금 곤란한 상황을 회피하게 만들었고, 칭찬을 통한 부모의 섣부른 개입은 아이들에게서 문제해결능력을 빼앗아 갔다고 한다. 칭찬보다는 부모가 노력을 강조한 경우 아이들은 자기 삶을 스스로 통제하려는 경향을 강하게 보였다고 한다. 게다가 아이들은 칭찬의 내용과 진정성을 귀신같이 알아채기 때문에 내용이 없는 광범위한 칭찬은 아이들에게 아무런 감동도 자극도 주지 못한다고 한다. 따라서 칭찬을 할 때는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칭찬하라고 저자들은 조언한다.
 
또 다른 양육쇼크는 영재 검사의 문제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아이가 어릴 때 영재 여부를 판별해 이에 걸맞은 교육을 해줘야 한다는 신념이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다. 하지만 저자들은 여러 과학적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 역시 진실이 아니라고 분석한다. 한 연구팀이 영재로 선별된 100명의 유치원생을 추적조사했더니,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 여전히 영재 범위에 있는 아이들은 27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은 영재 판명은 적어도 11세 이후에 이뤄져야 한다고 결론내린다.
 
이와 함께 많은 엄마들이 자식과의 싸움은 파괴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많은 딸들은 싸움이 엄마와의 관계를 강화시킨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부모들은 아이들의 거짓말이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거짓말이 때로는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힘과 통제력을 향상시키기도 한다고 한다.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만나는 다양한 상황과 문제에 대해 기존상식과는 다른 시선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렇게 책은 우리가 익히 알던 육아 상식을 끊임없이 흔들어댄다. 하지만 이는 사람들을 단순히 혼란에 빠트리기 위한 것은 아니다. 하나의 거대한 우주와 같은 아이들을 기존의 잣대, 부모들의 통념으로 섣부르게 재단하지 말고, 깊이있고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가능한 폭넓고 정확하게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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