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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상병 사망 전 녹취파일 입수 “물 속에 있는 거 보시려면…”

‘정권에 의한 비호 의혹’ 사단장

채상병의 현장 지휘관이 고발
사고 전 통화 “비 너무 많이”
“사단장께서 정상적으로”

기자조성욱
  • 수정 2024-05-27 09:49
  • 등록 2024-05-27 06:00
 

병기소대장: “현재 한 명(채상병)이 물에 떠내려 가고 있는 상황이라”

7대대장: “아 뭐?! 어디! 보문교?”

2023년 7월 19일, 채아무개 상병이 소속된 해병대 포병 7대대의 대대장인 이아무개 중령은 채상병 실종을 보고하는 병기소대장의 전화를 받고 놀라며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뒤, 두 사람은 다시 고통스런 통화를 합니다.

7대대장: “보여? 얼굴 보여?”

병기소대장: “...얼굴이 안 보입니다...”

7대대장: “아이...아야...알았어...”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설’의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이를 뒷받침할 증언과 녹취가 등장했다는 보도가 쏟아집니다. 이 외압설은 2023년 7월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하며 피의자 명단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빼라는 등의 취지로 말했다는 의혹입니다. 과연 임 전 사단장과 같은 고위 간부에게는 책임이 없는 걸까요? 채상병 죽음의 정확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제작진은 유관자 통화녹취 음성 파일들 및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조사보고서, 경찰 조사 진술서 등을 확보하여 채상병 순직 전 3일간의 상황을 재구성하여 특집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습니다.

이 영상에는 위 포7대대장-병기소대장의 통화와 같은 다수의 미공개 정보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 녹취들에는 임성근 당시 1사단장에 대한 언급이 유독 자주 등장합니다. 예를 들면, 채상병 실종 직전의 아래와 같은 대화입니다.

포7대대장과 7여단장의 통화 녹취. 채상병 실종 당일, 두 사람은 사단장의 현장지도에 대해 논의했다. 7대대장은 ‘부대원들이 물 속에 들어가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보려면 간방교 일대로 가면 될 것 같다’고 보고한다. 영상 갈무리.
포7대대장과 7여단장의 통화 녹취. 채상병 실종 당일, 두 사람은 사단장의 현장지도에 대해 논의했다. 7대대장은 ‘부대원들이 물 속에 들어가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보려면 간방교 일대로 가면 될 것 같다’고 보고한다. 영상 갈무리.

2023년 7월 19일 아침 6시 20분께, 채상병 실종 약 2시간 전. 포7대대장은 7여단장의 전화를 받습니다.

7여단장 박 모 대령: “사단장님 (오늘) 너희 1개 중대 보신다고 하셨는데 몇 중대로 안내하면 되냐?”

포7대대장 이 모 중령: “그 물 속에 좀 들어가 있는 거 보려면 간방교 일대로 가면 될 거 같습니다”

7여단장 박 모 대령: “간방교... 알았다. (임 사단장 방문) 시간이 한 9시...10시 정도 될 거야”

7여단장과 임 전 사단장은 ‘수중 수색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녹취를 들어보면 의구심이 커집니다. 포7대대장과 7여단장은 현장지도를 올 사단장에게 병사들의 입수 모습을 보여주려 하고 있습니다. 여단장과 사단장의 입장, 신뢰할 수 있을까요? 이 녹취는 이제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것으로, 사단장과 여단장이 병사들의 수중 수색을 지시하고 이에 따른 준비 및 이행 상황을 보고받은 정황을 보여줍니다.

녹취와 진술서 등을 보면, 하루 전만 하더라도 현장 지휘관들의 판단은 정반대였습니다. 2023년 7월 18일 아침 6시 20분께. 채상병 실종 약 26시간 전, 포7대대장과 포11대대장은 폭우로 수중과 수변의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수위가 높아진 현장 상황을 파악한 후 아래와 같은 대화를 나눕니다.

포7대대장과 포11대대장의 통화 녹취. 채상병 실종 하루 전인 2023년 7월 18일 아침, 두 사람은 현장이 극히 위험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영상 갈무리.
포7대대장과 포11대대장의 통화 녹취. 채상병 실종 하루 전인 2023년 7월 18일 아침, 두 사람은 현장이 극히 위험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영상 갈무리.

포11대대장 최 모 중령: “야 이거 수변을 어떻게 내려가냐?”

포7대대장 이 모 중령: “못합니다. 선배님 이거 하면 안 됩니다. 위험합니다.”

포11대대장 최 모 중령: “하하 참 나... 내가 우선 7여단장이랑 통화해 볼게.”

포7대대장 이 모 중령: “예 사진 보내드리고 통화하는 게 나을 거 같습니다.”

이때, 채상병의 지휘관이었던 포7대대장은 작전지역의 수위가 높아진 상황을 사진으로 찍어 포병대대장들에게 공유합니다. 그 사진에는 수변일대까지 물이 불어난 내성천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 통화가 끝난 후 7여단장의 메시지가 옵니다. ‘하천 수변정찰 시 위험한 지역은 도로정찰 위주로 하라’는 내용입니다. 하루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상황이 급변하여 채상병을 포함한 포병부대 병사들이 물 속으로 들어가 실종자 수색을 하게 된 걸까요?

현장 위험성을 알리는 포7대대장 사진 메시지(실제 메시지를 토대로 재구성한 그래픽). 영상 갈무리
현장 위험성을 알리는 포7대대장 사진 메시지(실제 메시지를 토대로 재구성한 그래픽). 영상 갈무리

2023년 7월 18일 오전 9시분께. 채상병 실종 약 24시간 전. 포7대대장과 11대대장의 통화 후 약 3시간 후. 그 사이 임성근 사단장은 다른 부대인 포3대대 9중대를 방문, 현장지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사단장이 화를 냈다’는 진술이 곳곳에서 등장하기 시작하고, 현장은 난리가 납니다.

포7대대장 이 모 중령: “야 지금 비가 너무 많이 와”

7여단 작전과장: “근데 지금... 사단장님이 아직도 계십니다... 방금 7여단장님 전화 오셨는데 사단장님께서... 옆에 계시는데 정상적으로 하라고 16시까지인가 하라고 하셨답니다. 사단장님께서”

뒤이어 포7대대장은 7여단장의 전화를 받습니다.

7여단장: “야 그쪽에 상황이 지금 어떠냐?”

포7대대장 이 모 중령: “네 비가 많이 와서 지금 차에 타 있으라고 했습니다.”

7여단장: “그렇게 해라. 그렇게 하고 이게 정식으로 철수 지시는 상황이 애매해 내가 사단장님께 몇 번 건의 드렸는데... 첫날부터 알잖아 강인하게”

현장 지휘관들의 철수 건의가 사단장에 의해 거절됐다는 여단장의 언급. 영상 갈무리.
현장 지휘관들의 철수 건의가 사단장에 의해 거절됐다는 여단장의 언급. 영상 갈무리.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수사 내용을 보면, 포3대대 9중대장이 이때의 현장지도에 대해 아래와 같이 진술합니다.

포3대대 9중대장: “처음 온 작전지역이라 현장확인 목적으로 병력들을 대기 시키고 작업간 안전 위해 요소를 파악 하던 중 (임성근) 사단장께서 말을 끊으시며 빨리 현장에 들어가라고 하셨습니다...(중략)... 굉장히 속상했던 이유는 상황을 모르시면서 병력 투입만 재촉하시고 뒤에서 저를 욕보이게 하셔서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포11대대장은 현장 지휘소가 위치한 예천 스타디움에서 임 사단장과 7여단장의 통화를 옆에서 들으면서 사단장이 화를 내고 있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냅니다.

사단장이 화를 내고 있다는 내용의 포11대대장 메시지(실제 메시지를 토대로 재구성한 그래픽). 영상 갈무리
사단장이 화를 내고 있다는 내용의 포11대대장 메시지(실제 메시지를 토대로 재구성한 그래픽). 영상 갈무리

2023년 7월 19일 아침 7시 20분께, 채상병 실종 약 1시간 전. 사단장이 전날에 이어 19일에도 현장지도를 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은 상태에서 포7대대장은 포11대대장의 전화를 받습니다. 여기에서도 전날 사단장이 화를 많이 냈다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포11대대장 최 모 중령: “어제 사단장님이 포3대대 지역 가셔서 엄청 화를 많이 냈대.”

포7대대장 이 모 중령: “예 예”

포11대대장 최 모 중령: “(실종자) 발견 가능성을 염두해서 부대가 운용돼야 하는데 7여단장도 설명을 안 해준 거야 그러다 보니까 이제 ‘야 포병여단장이 없어서 그러냐?’ ‘(포병)대대장들이 니말 안 듣냐?’ 막 이런 식으로 7여단장에게 (사단장이) 얘기를 막 했었대. 니가 만약에 사단장님 조우하면 ‘3대대하고 7대대가 간방교 인근에 병력을 집중 투입해서 수변 일대를 확인하고 있다’ 이렇게 보고되는 모습이 될 수 있게 해주라고”

이런 임 전 사단장의 압박 정황은 병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채상병 순직 사건에서 생존한 병사들의 트라우마와 관련된 의료 지원과 법률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당시 생존 장병들의 증언에 따르면 ‘부대 분위기가 험악했다’고 한다. ‘내일 정말 위험한 작업을 하게 되겠구나’라는 분위기가 돌고 있었고 생존 장병 중 한 명은 부모님께 ‘내일 물에 들어갈 거 같다’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사단장의 질타는 그대로 지시사항이 됐습니다. 포병 대대장들은 ‘실종자를 찾으면 휴가를 준다' ‘1열식은 비효율적이니 바둑판식으로 무릎아래까지 들어가서 찔러보면서 정성껏 탐색할 것’이라는 내용의 사단장 지시를 받습니다.

11대대장을 통해 전달된 사단장 지시사항(실제 메시지를 토대로 재구성한 그래픽). 영상 갈무리.
11대대장을 통해 전달된 사단장 지시사항(실제 메시지를 토대로 재구성한 그래픽). 영상 갈무리.

7대대장의 변호인인 김경호 변호사는 “당시 내성천 지역은 모래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찌르면 지반이 무너지기 쉽다” “1열식은 서로 붙어있기 때문에 옆에 사람이 쓸려가려 하면 잡아 줄 수 있지만 바둑판식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실족 시 구조가 어렵다”며 당시 임 전 사단장의 지시사항은 위험한 지시였다고 말합니다.

임 전 사단장이 병사들의 입수 사실을 알고 이를 지시했다는 정황은 다른 곳에서도 확인됩니다. 사건 당일 임 전 사단장은 사단 공보정훈실장에게 몇 장의 사진을 보고 받습니다. 그 중의 하나는 병사들이 허벅지까지 입수하여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는 사진입니다. 이를 보고 임 전 사단장은 ‘훌륭하게 공보활동이 이루어졌구나’라며 칭찬합니다.

임성근 당시 사단장은 병사들이 입수하여 수색활동을 벌였다는 보고를 받고 “훌륭하게 공보활동이 이루어졌구나”라며 칭찬했다. 실제 메시지를 토대로 재구성한 그래픽. 영상 갈무리.
임성근 당시 사단장은 병사들이 입수하여 수색활동을 벌였다는 보고를 받고 “훌륭하게 공보활동이 이루어졌구나”라며 칭찬했다. 실제 메시지를 토대로 재구성한 그래픽. 영상 갈무리.

2023년 7월 19일 아침 8시 30분께. 채상병이 실종됩니다.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지시대로 바닥을 찌르며 실종자 수색을 펼치다가 급류에 휩쓸린 겁니다. 녹취음성을 들어보면, 급박했던 당시 상황이 생생히 느껴집니다.

7대대 병기소대장: “현재 한 명(채상병)이 물에 떠내려 가고 있는 상황이라”

7대대장: “아 뭐?! 어디! 보문교?”

7대대장: “보여? 얼굴 보여?”

병기소대장: “...얼굴이 안 보입니다...”

7대대장: “아이...아야...알았어...”

채상병이 급류에 휩쓸리는 상황을 재구성한 그래픽. 영상 갈무리.
채상병이 급류에 휩쓸리는 상황을 재구성한 그래픽. 영상 갈무리.

얼마 후, 7대대장은 임성근 사단장과 통화를 합니다. 임 사단장은 이때 ‘생존 장병들, 트라우마는 나중 문제고 언론에 노출되면 안 된다... 관리가 돼야 한다’는 취지로 말합니다.

제작진은 임 전 사단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전화했지만 임 전 사단장은 받지 않았고 문자메시지에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고 채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북경찰청은 채상병 순직 10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수사 결과는 내지 않았습니다. 김 변호사는 ‘경북청의 지연된 수사는 이미 그 자체로 공정성을 잃었기 때문에 고 채상병 순직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특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2024년 5월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국회의 재표결이 이루어집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시청 바랍니다.

기획: 이경주

책임피디: 김도성

카메라: 박성영 장승호 권영진

CG: 김수경

타이틀/믹싱: 문석진

취재협조: 법무법인 호인, 군인권센터

취재/연출: 조성욱 ch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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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특활비 사용, 진상규명 꼭 필요한 6가지

검찰 자료 제출 노골적 거부, 21대 국회의 굴욕... 70억 현금저수지 등 국정조사 필요

24.05.27 06:58최종 업데이트 24.05.27 06:58

▲ 윤석열 검찰총장이 2020년 10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21대 국회가 개원하고 5개월 정도가 지난 2020년 11월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이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특수활동비 집행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특수활동비가 편향되게 지출되고 있다는 취지의 문제제기를 했다. 반면에 국민의 힘 의원들은 결사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 편을 들었다. 그리고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대검찰청과 법무부에 특수활동비 문서검증을 가기로 결의를 했다.

국회의원들조차 무시한 검찰

그런데 2020년 11월 9일 국회의원들이 대검찰청에 현장검증을 갔을 때, 대검찰청은 제대로 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검찰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조차 철저하게 무시했던 셈이다.

그 후 열린 2020년 11월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대검찰청이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은 것에 대한 윤호중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그리고 장제원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찰 측을 비호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들이 보인다.

 

▲ 2020년 11월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록 ⓒ 국회 법사위

 

그러나 2020년 11월 9일 국회의원들이 대검찰청에 현장검증을 하러 간 사건은 당시에 필자가 진행하고 있던 정보공개소송에는 큰 도움이 되었다. 그때까지 검찰은 '특수활동비 자료가 없다'는 정보 부존재 주장을 소송과정에서 반복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 국회의원들이 대검찰청에 가서 뭔가를 봤다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특수활동비 집행 관련 자료가 존재한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였다.

그 부분을 필자가 따지니까, 검찰은 <참고자료>라고 하는 문건을 법원에 제출했다. 그 내용을 보면, 국회의원들에게도 자료를 '눈으로 보고만 가라'는 식으로 열람만 시켜줬다는 설명이었다. 복사나 사본제출도 거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검찰은 그날 국회의원들에게 보여준 자료조차도 회수했다고 한다.

 

▲ 필자가 제기한 정보공개소송에서 대검찰청이 제출한 문건 ⓒ 하승수

 

이런 사실을 법원에 자랑스럽게(?) 제출한 검찰의 모습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철저하게 무시하는 모습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런 대검찰청의 행태를 옹호하려고 애쓰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모습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22대 국회는 국정조사부터 시작해야

21대 국회에서 '검찰의 국회 무시 행태'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은 그 후에도 국회가 제출하라는 자료도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 필자가 정보공개소송에서 승소하여 일부 자료가 공개된 후에도, 국회의원들의 지적에 승복하기는커녕 반발하는 모습만 보였다. 그러면서도 검찰 특수활동비는 계속 쓰고 있다.

검찰 특수활동비는 작년 예산심의에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결사적으로 지키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올해도 72억 원의 검찰 특수활동비가 법무부 예산에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22대 국회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필자는 통상적인 회의에서 검찰 특수활동비 문제를 다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21대 국회에서 그것이 증명됐다. 심지어 국회의원들이 현장검증을 가도, 자료조차 제대로 제출하지 않는 게 검찰의 행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국정조사이다. 검찰 특수활동비 전반에 대해서는 제도개선의 문제로 접근하더라도, 이미 시민단체들과 뉴스타파의 검증을 통해서 드러난 윤석열 전 검찰총장·서울중앙지검장의 특수활동비 사용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진상규명이 필요한 대목들이 많다.

그냥 제목만 정리해 보더라도 ▲ 법령과 지침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다른 검찰총장보다도 더 높은 비율로 조성한 거액의 현금저수지(17개월 동안 70억원)와 사용처 ▲현금저수지 조성을 위해 집행내용확인서 생략제도를 악용한 것의 위법성 ▲검찰총장 시절 정치적인 수사 등으로 특수활동비가 오·남용되었는지 여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명절떡값, 특정수사 격려금 등으로 특수활동비를 오·남용했다는 의혹 ▲검찰총장 시절 정보공개소송이 제기되자 '특수활동비 자료가 부존재'한다고 법원에 허위공문서를 제출한 것에 관여했는지 여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특수활동비 자료 불법폐기에 관여했는지 여부 등 국정조사를 통해서 진상규명을 해야 할 부분들이 차고 넘친다.

부디 22대 국회는 21대 국회의 굴욕을 넘어서서 '윤석열 특수활동비'의 진상을 규명하고, 검찰 특수활동비를 폐지하는 국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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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권력은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돼야...거부권 사적 남용은 중대한 헌법 위반"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4.05.25 22:50
  •  
  •  수정 2024.05.26 08:50
  •  
  •  댓글 2

 
 
전국민중행동, 촛불행동 등 8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비상행동)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야 7당이 공동으로 25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채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전국민중행동, 촛불행동 등 8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비상행동)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야 7당이 공동으로 25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채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집권2년을 넘긴 윤석열 대통령이 10번째로 행사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 특검법) 거부권을 규탄하고 법안 재의결을 촉구하는 시민사회와 야당의 대규모 도심집회가 25일 진행됐다.

전국민중행동, 촛불행동 등 8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비상행동)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야 7당이 공동으로 25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채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에는 주최측 발표 2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으며, 비상행동과 해병대원들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정의당·새로운미래·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진보당·사회민주당 대표들이 연설에 나섰다.

박석운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석운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석운 비상행동 공동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지난 10개월동안 진상을 은폐하고 책임선을 축소 조정하기 위해 급급하다가 이제와서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을 거부한 것"이라며,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가 '특검을 거부한 자가 범인'이라고 한 발언대로 "채상병 특검을 거부한 윤석열 대통령이 바로 범인"이라고 맹공했다.

이어 "주권자인 우리 국민들은 오는 5월 28일 제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재의결해줄 것을 요구한다"며, 이때 전세사기특별법과 민주유공자법도 함께 의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 대표는 "오늘부터 시작되는 제2의 촛불항쟁을 통해 거부권을 행사한 10개 법률을 국회에서 신속하게 일괄 상정해서 일괄 의결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추동해 가자"고 향후 활동 방향을 제시했다.

김규현 변호사는 특검만이 해법이라는 해병대의 의견을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규현 변호사는 특검만이 해법이라는 해병대의 의견을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무대에 오른 해병대원들을 대표해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의 변호인으로 참여하고 있는 해병대 출신 김규현 변호사가 마이크를 잡고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에 대한 해병대 예비역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기 범죄를 덮기 위해 특검법을 거부했다. 헌법의 수호자인 대통령이 헌법을 파괴하고 진실을 은폐했다"고 하면서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공수처 수사아닌 특검만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3개월이면 수사가 다 끝나는 실속특검, 대통령이 좌지우지할 수 없는 공정한 특검, 해병대의 떨어진 사기와 명예를 다시 되찾아줄 국가안보를 위한 특검. 이제 특검밖에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 7당 대표들과 비상행동 및 시민사회 대표들이 채상병특검법 즉각통과! 팻말을 들어 특검법 재의결 의지를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야 7당 대표들과 비상행동 및 시민사회 대표들이 채상병특검법 즉각통과! 팻말을 들어 특검법 재의결 의지를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장내에서든 장외에서든, 잠자리에서든, 아니 꿈자리에서도 반드시 싸워 이기자"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강한 재의결 통과 의지를 천명했다.

대통령이 행사하는 권력은 거부권이든 무엇이든 대통령 자신이나 대통령의 가족, 측근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본래 주인인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의 이번 거부권 행사를 근본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고 상식을 위배하면 바로 그 권력의 주체인 우리 국민들이 대통령을 심판해야 한다"며, "한계를 넘어서고 국민을 능멸하며, 배반하는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이 폭정에 대해서 이제 함께 손잡고 싸워 가자"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민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며, "대통령이 국민을 거부하면 국민이 대통령을 거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는 "독재자의 길로 가고 있는 대통령을 멈춰 세우라"며, "21대 마지막 국회에서 국민의힘은 채 해병 특검법 재의결에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렇지 않는다면 귀하들은 8년전 겪었던 일을 다시 겪을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다"라고 말했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대통령이 배우자인 김건희 특검에 이어 자신의 외압 의혹을 다루는 채상병 특검법마저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거부권 사적 남용은 중대한 헌법 위반으로 탄핵사유"라고 지적했다.

수사결과를 지켜보자는 대통령과 여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경찰 스스로 대통령실의 수사외압을 받았고 해병대 수사관의 수사결과를 무리하게 반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수사대상이며, 공수처는 기소권이 없을 뿐만 아니라 현재 구조상 대통령실과 국가안보실, 국방부, 해병대 사령부 그리고 경찰 등이 연루된 초대형 권력형 게이트 의혹을 수사할 수 없는 조직이고, 7월이면 공소시효가 만료돼 증거확보가 더 어렵게 된다'고 공박했다.

윤 대표는 "국가의 부름을 받은 20살 청년이 상관의 부당한 지시로 구명조끼 하나 제대로 입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는 것, 그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는데 대통령실이 방해했다는 것, 그리고 대통령실의 개입이 밝혀지는 것을 막기위해 증거 인멸까지 시도했다는 것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짚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는 "대통령 본인부터 수사대상"이며 "윤석열 대통령부터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전달되는 선위의 모든 사람들이 수사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른바 'VIP(대통령)의 격노'에 대해서는 20살 청년 장병이 잘못된 국가의 명영으로 목숨을 잃은 현실에 격노한 것도 아니고 구명조끼 하나 없이 물속에 뛰어들라고 한 무리하고 부당한 수색작전에 화를 낸 것도 아니며, 수색작전을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지시한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의 잘못을 따져 물었던 것도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이정도 사건으로 사단장을 처벌해서는 안된다. 병사 한명 희생됐다고 해서 어떻게 사단장 책임을 묻냐"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한 이유이다. 대통령의 '격노'로 인해 경북경찰청으로 이첩되어야 할 수사 서류는 국방부 검찰단으로 들어갔고 법과 양심에 따라 수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집단항명 수뢰'혐의로 입건되기도 했으니, 대통령이 수사외압을 가한 것이며 그래서 '대통령 본인부터 수사대상'이라는 것.   

용 원내대표는 "대통령이라는 직위를 남용해서 수사외압을 행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히 헌법이 정한 대통령 탄핵 사유(헌법 65조)"라며, "국회는 헌법과 국민의 명령앞에 한치의 주저함도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회 참가자들이 가수 안치환의 노래에 맞춰 합창하며 흥겨워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회 참가자들이 가수 안치환의 노래에 맞춰 합창하며 흥겨워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아래는 정당 대표들의 발언 요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리가 지난 총선에서 명백하게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경고했다. 이대로는 견딜 수 없다. 당신들의 국정운영 기조는 바뀌어야 한다. 더 이상 국민의 뜻에 어긋나지 말라고 경고하지 않았나. 그러나 그들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국민을 능멸하고 민주주의를 퇴행시키고 국가의 발전을 기획하기 보다는 오히려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 우리가 다시 심판해야 하지 않겠나. 대통령이 행사하는 거부권이든 무엇이든 그 권력은 대체 누구의 것인가? 바로 우리 국민의 것 아닌가? 그 권력은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가족, 측근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한다. 대통령이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고 상식을 위배하면 바로 그 권력의 주체인 우리 국민들이 대통령을 심판해야 하지 않겠나?...한계를 넘어서고 국민을 능멸하며, 배반하는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이 폭정에 대해서 이제 함께 손잡고 싸워 가자. 장내에서든 장외에서든, 잠자리에서든, 아니 꿈자리에서도 반드시 싸워 이기자."

장혜영 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
"윤석열 대통령이 결국 또 다시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로인해 대한민국의 의회민주주의가 시험에 들었다. 우리가 피땀으로 일궈온 대한민국의 의회민주주의를 통해서 이 폭주하는 국가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지 아닌지 우리는 시험에 들었다. 독주하는 윤석열 정부를 견제할 책임이 21대 국회에 마지막으로 주어진 소임이다. 아미 야당들은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이 자리에 모여있는 모든 야당대표들이 바로 그 증거이다. 그렇다면 마지막 시험대 위에 서 있는 것은 바로 여당인 국민의힘이다....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시민의 대표로서 권력을 견제할 책무를 다할 것인지 아니면 자멸하는 권력의 포로가 되어 민심을 외면하고 무의미한 고통을 가중시키다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심판받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정의당. 아쉬움도 부족함도 많지만 21대 국회 국민여러분이 저희에게 맡긴 소임 이 모든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는 것으로 함께 하겠다."

이석현 새로운미래 비대위원장
"툭하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발동해서 국회 의결을 무력화시켜 왔다. 헌법에 3권분립이 규정돼 있고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고 되어 있다. 대통령은 임기 절반도 안지났는데 벌써 10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해서 300명의 국민대표의 의결을 무력화시켰다....대통령은 적어도 국익에 심대한 영향이 있거나 민생에 어려움을 끼칠 우려가 있을 때, 그리고 국기문란의 위태로운 사정이 있을 때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지 그저 여당이 건의한다고 무조건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새로운미래 5명의 국회의원 전원이 28일 회의에 참석해서 가결시킬 것이다.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국민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국민의 이름으로 여당인 국민의힘에게도 촉구한다.
독재자의 길로 가고 있는 대통령을 멈춰 세우라. 21대 마지막 국회에서 국민의힘은 채 해병 특검법 재의결에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귀하들은 8년전 겪었던 일을 다시 겪을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다. 다시 한번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대통령이 국민을 거부하면 국민이 대통령을 거부할 것이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
"대통령 본인부터 수사대상이다. 윤석열 대통령부터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전달되는 선위의 모든 사람들이 수사대상이 되어야 한다. 대통령이라는 직위를 남용해서 수사외압을 행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히 헌법이 정한 대통령 탄핵 사유이다. 그리고 국회는 헌법과 국민의 명령앞에 한치의 주저함도 없을 것이다. 다가오는 5월 28일은 국회가 채해병 특검법을 다시 한 번 통과시키는 날이 될 것이다. 국민의힘이 국민의 명령을 거부하려고 한다면 5월 28일은 거대한 역사의 파도가 몰려오는 날이 될 것임을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대통령이 배우자인 김건희 특검에 이어 자신의 외압의혹을 다루는 채상병 특검법마저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는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이자 국정 사유화의 정점을 찍은 것이다...국가의 부름을 받은 20살 청년이 상관의 부당한 지시로 구명조끼 하나 제대로 입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는 것, 그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는데 대통령실이 방해했다는 것, 그리고 대통령실의 개입이 밝혀지는 것을 막기위해 증거 인멸까지 시도했다는 것이 사건의 본질이다...거부권 사적 남용은 중대한 헌법 위반으로 탄핵사유이다. 윤석열 정권은 국민이 준 힘을 자신과 배우자를 지키는데 사유화한 정권이다. 채상병 특검법이 부결되면 국민의힘은 거부한 자의 공범이 될 것이다...우리가 20살 채 해병대원의 사망책임을 지우고 축소하려 한 의혹조차 밝히지 못한다면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정의와 공정을 말할 것이며 청년 장병들에게 국가에 충성하라 말할 수 있겠나?"

한상민 사회민주당 제22대 국회 당선인
진실을 밝히고, 수사를 축소했던 몸통과 우두머리를 찾아내서 역사의 심판대, 정의의 심판대에 반드시 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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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본회의···국회의장, 리더십 발휘할까

민주유공자법, 양곡관리법 쟁점

기계적 중립보단 리더십이 필요

김진표 국회의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 뉴시스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의 갈등을 조정하겠다며 기계적 중립을 유지했지만, 그가 받은 성적은 역대 최저 수준의 법안 처리율이다. 여야의 갈등도 전혀 조정되지 않았다. 남은 단 한 번의 본회의에서 김 의장이 어떤 선택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이 28일, 21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이날 채 해병 특검 재표결과 전세사기특별법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의장은 채 해병 특검 이외 법안들은 여야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여당이 반대하는 양곡관리법과 민주유공자법 등 법안들이 상정될지는 미지수다.

민주유공자법, 양곡관리법 통과될까

김진표 의장은 여러 차례 여야의 타협을 강조했다. 그는 “의장의 가장 중요한 일은 대화와 타협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래서 의장에게 당적을 버리고 일하라고 한 것”이라며 의장으로서의 중립 의무를 강조했다.

이번 본회의에서 민주유공자법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먼저 부의 여부를 결정하는 무기명 표결을 거쳐야 한다. 민주당은 부의가 결정되면 곧바로 의사일정 변경을 통해 법안 통과까지 시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양곡관리법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본회의 직회부가 결정된 이 법안도 부의 여부를 결정한 뒤에 곧바로 법안 통과까지 시켜야 한다. 그러지 못한 법안은 21대 국회 폐원과 함께 폐기된다.

민주당이 현재까지 이번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는 법안은 총 7개(민주유공자예우에 관한 법,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 세월호참사 피해구제 특별법, 양곡관리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 농어업회의소법,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다.

대부분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법안이라 김 의장이 민주당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기계적 중립보단 리더십이 필요

이런 의장의 소극적인 태도 때문인지 21대 국회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회의 법안 처리율은 약 36.6%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21대 국회는 총 25,830건의 법안을 발의했으나, 이 중 9,455건만이 처리됐다​​​​. 이는 이전 국회들과 비교했을 때도 매우 낮은 수치다. 20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은 37.9%, 19대 국회는 45.0%였다​​​​.

이러한 낮은 처리율의 주요 원인은 여야 간의 지속적인 정쟁과 협력 부족이 뽑힌다. 함께 김 의장의 본회의 일정 관리 미흡이나, 기계적 중립도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 같은 지적은 국회의장이 단순히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적극적으로 국회의 운영과 조율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의 필요를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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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적으로 변하는 무한대한 핵무장 능력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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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4/05/27 09:00
  • 수정일
    2024/05/27 09:01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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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587] 급진적으로 변하는 무한대한 핵무장 능력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4/05/2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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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김정은 총비서의 군수공업 부문 현지지도 

2. 2024년에 새로 설립된 국방공업기업소

3. 갱신형 240mm 방사포 탑재 4축8륜 포차를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

4. 근거리 미사일 탑재 발사대차를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

5. 화성포-18형 탑재 발사대차를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

 

 

1. 김정은 총비서의 군수공업 부문 현지지도

 

김정은 총비서의 전체 현지지도 중에서 약 30%는 보안상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약 70%만 조선의 언론보도를 통해 외부에 공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 총비서의 군수공업 부문 현지지도는 2020년과 2021년 이태 동안 전혀 공개되지 않았고, 2022년에는 1회만 공개되었는데, 2023년에는 9회로 크게 증가했고, 2024년에는 1월부터 5월까지 기간에만 벌써 6회에 달했다. 

 

김정은 총비서의 군수공업 부문 현지지도는 조선인민군 전투훈련 현지지도와 함께 조선인민군을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강군으로 도약시키는 데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정은 총비서의 군수공업 부문 현지지도는 조선의 군사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8대 주요 성과를 달성하게 한 원동력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언급한 국방 부문 8대 주요 성과는 다음과 같다.

 

1) 신형 600mm 초대형 방사포 개발, 완성

2) 신형 단거리 전술미사일 개발, 완성

3) 신형 중장거리 순항미사일 개발, 완성

4) 첨단 전술핵탄두 개발, 완성

5) 신형 주력땅크 개발, 완성

6) 신형 반항공미사일 개발, 완성

7) 신형 자행포 개발, 완성

8) 신형 반땅크미사일 개발, 완성

 

김정은 총비서의 군수공업 부문 현지지도는 조선의 핵무장을 비약적으로 강화시킨 6대 목표를 달성하게 한 원동력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언급한 핵무장 현대화의 6대 성과는 다음과 같다.

 

1) 중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완성

2) 고체연료 엔진을 장착한 수중 발사 탄도미사일과 고체연료 엔진을 장착한 지상 발사 탄도미사일 개발, 완성

3)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 규격화, 전술무기화 완성

4) 초대형 수소탄 개발, 완성

5) 미 제국 본토를 타격할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 완성

6) 지구권 전역을 타격할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 완성

 

김정은 총비서의 군수공업 부문 현지지도는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조선의 국방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김정은 총비서 자신이 제시한 9대 중점 목표를 실현하는 혁명 활동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제시한 국방 부문 9대 중점 목표는 다음과 같다.

 

1)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적용되는 다탄두 개별 유도기술을 완성한다. 

2) 신형 탄도미사일에 적용되는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를 완성한다.

3) 각종 전투적 사명을 가진 탄두들을 개발한다.

4) 중형 잠수함을 현대적으로 개조한다.

5)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한다.

6) 각종 전자무기를 완성한다.

7) 각종 무인타격장비를 완성한다.

8) 각종 정찰탐지수단을 완성한다.

9) 군사정찰위성을 개발한다. 

 

김정은 총비서의 군수공업 부문 현지지도가 2023년부터 급증한 것은 군사 장비, 무기, 포탄, 탄약을 비롯한 각종 전략 물자들이 대폭 증산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며, 그와 더불어 조선이 한국정벌전쟁 준비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2. 2024년에 새로 설립된 국방공업기업소

 

김정은 총비서는 2024년 5월 11일과 12일 중요 국방공업기업소들을 현지지도하였다. 국방공업기업소라는 새로운 명칭이 조선의 언론보도에 처음 나온 때는 2024년 4월 26일이다. 그날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가 “새로 설립된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한 240mm 방사포탄 검수시험사격을 보시었다”라고 한다. 이런 보도 내용을 보면,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가 2024년 4월 이전에 설립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의 군수공업 체계를 개괄적으로 살펴보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는 군수공업 전반을 정치적으로 지도한다. 제2경제위원회는 군수공업 전반을 실무적으로 총괄한다. 국방과학원은 국방과학기술을 개발한다. 조선 각지에 있는 300개소 이상의 국방공업기업소들과 군수공장들은 각종 군사장비와 무기를 증산하기 위해 24시간 가동된다.  

 

2024년 4월 이전에 새로 설립된 국방공업기업소는 기존 군수공장이 이름만 바꾼 것이 아니라, 기존 군수공장보다 더 현대화된 생산체계와 경영체계를 갖춘 새로운 유형의 기업소다.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의 국방기업소들이 “세계적인 첨단 기술력을 갖추었고, 생산공정이 고도로 현대화되었고, 첨단 설비와 장치들을 실용적이며 효률적으로 배치하고 생산을 과학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라고 높이 평가하였다. 

 

최근 김정은 총비서가 정력적으로 현지지도를 실행하고 있는 여러 국방공업기업소 중에서 조선의 언론보도에 나온 국방공업기업소는 5개다. 김정은 총비서가 국방공업기업소를 현지지도를 실행한 순서대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여러 종류의 첨단 정밀군수품을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

2) 여러 종류의 저격무기를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

3) 갱신형 240mm 방사포 탑재 4축8륜 방사포차를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

4) 화성-11라형 근거리 미사일 탑재 3축6륜 발사대차를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

5) 화성포-18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탑재 9축18륜 발사대차를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

  

3. 갱신형 240mm 방사포 탑재 4축8륜 포차를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

 

김정은 총비서가 2024년 5월 12일에 현지지도한 국방공업기업소는 방사포 탑재 4축8륜 포차를 생산하는 기업소다. 이 포차에는 갱신형 240mm 방사포가 탑재된다. 조선이 240mm 방사포를 개발한 때는 1990년이다. 조선은 240mm 방사포를 탑재한 포차를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0년 동안 2,500대를 생산했다. 이 포차의 연간 생산량은 약 85대였다. 이런 사실만 보더라도, 조선이 세계적인 방사포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24년 2월 11일 조선국방과학원은 “기술적 급진에 따라” 새로 개발된 갱신형 240mm 조종 방사포탄과 탄도조종체계를 사용하는 탄도조종사격시험을 진행했다. 조종날개가 달린 갱신형 240mm 조종 방사포탄은 위성항법장치에 의해 유도되는 정밀타격 방사포탄이다. 이 방사포탄의 정밀타격능력은 2024년 5월 10일 김정은 총비서의 참관 하에 진행된 시험사격에서 뚜렷이 입증되었다. 당시 갱신형 240mm 방사포탄은 지표면에 그려진, 지름이 10m인 원형 표적 중앙부를 명중해 경이로운 탄도정밀조종능력을 과시했다.

 

조선국방과학원은 240mm 방사포탄만 정밀타격 방사포탄으로 개조한 것이 아니라, 122mm 방사포탄도 정밀타격 방사포탄으로 개조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3년 8월 11일과 12일 중요 군수공장들을 현지지도하면서 “우리 국방과학연구 부문에서 방사포탄의 탄도정밀조종화 실현을 가장 중차대한 사업으로 내세우고 힘차게 투쟁한 결과 (중략) 122mm와 240mm 방사포탄의 조종화를 실현한 것은 현대전 준비에서 중대한 변화로 되며 최대의 격파효율을 담보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하여 방사포 아용 분야에서의 일대 혁명”이라고 격찬한 바 있다. 

 

유도기능이 없는 기존 240mm 방사포탄의 사거리는 60km인데, 위성항법 유도기능을 가진 갱신형 240mm 방사포탄의 사거리는 100km다. 사거리만 봐도 엄청나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4년 4월 25일과 5월 10일 갱신형 240mm 방사포탄 검수시험사격을 현지지도하였다.  

 

조선국방과학원은 기존 240mm 방사포탄을 갱신형으로 개조하는 것과 동시에 240mm 방사포가 탑재되는 4축8륜 포차도 갱신형으로 개조했다. 4축8륜 포차에는 240mm 방사포 22문이 탑재된다. 

 

2024년 5월 10일 김정은 총비서는 갱신형 22연장 240mm 방사포 무기체계에 “자동사격종합지휘체계가 도입되었다”라고 말했고, 2024년 5월 12일에는 갱신형 22연장 240mm 방사포 탑재 포차의 “자동화 체계가 높은 수준에서 실현되었다”라고 말했다. 자동사격체계가 도입된 것이 아니라, 자동사격을 종합적으로 지휘하는 최첨단 사격통제장치가 도입된 것이다. 자동사격을 종합적으로 지휘하는 최첨단 사격통제장치가 도입된 것은, 표적을 탐지하고, 표적좌표를 식별하고, 방사포탄을 장전하고, 발사하는 전 과정이 인공지능기술(Artificial Intelligence technology)에 의해 자동화되었다는 뜻이다. 포차 운전만 사람이 한다. 다시 말해서, 인공지능기술이 도입된 자동사격 종합지휘체계가 작동되는 갱신형 240mm 방사포 무기체계는 240mm 정밀타격 방사포탄 22발을 연속 사격하는 것이다.

 

2024년 5월 11일 김정은 총비서의 국방공업기업소 현지지도 소식을 전한 5월 13일 언론보도사진을 보면, 국방공업기업소 생산 현장에서 출고를 앞둔 갱신형 22연장 240mm 방사포 탑재 4축8륜 포차 100대가 질서정연하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 장면은 2024년 상반기에 갱신형 22연장 240mm 방사포 2,200문과 그것이 탑재된 포차 100대가 생산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국방공업기업소에서는 갱신형 22연장 240mm 방사포 탑재 4축8륜 포차를 2024년 한 해 동안 200대나 생산하는 것이다. 

 

 

2024년 5월 13일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을 보면, 김정은 총비서가 5월 11일에 현지지도한 국방공업기업소와 5월 12일에 현지지도한 국방기업소가 서로 다른 기업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갱신형 22연장 240mm 방사포 탑재 4축8륜 포차를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는 2개다. 따라서 갱신형 22연장 240mm 방사포 탑재 4축8륜 포차의 연간 총생산량은 400대에 이른다. 어마어마한 생산력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가 2024년 5월 12일에 현지지도한 국방공업기업소에서는 “올해 새로 조직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들에 장비시키게 되는 갱신형 240mm 방사포차”를 생산하고 있는데, 갱신형 240mm 방사포차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기간에 조선인민군 부대들에 교체 장비하게 된다”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 동안 갱신형 22연장 240mm 방사포 탑재 4축8륜 포차 1,200대를 생산해 새로 조직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들에 배치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들은 240mm 정밀타격 방사포탄 26,400발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는 엄청난 화력을 갖게 된다. 240mm 정밀타격 방사포탄 26,400발이 하늘에서 불우박처럼 한꺼번에 쏟아지면, 한국군 작전종심(전방에서 후방까지의 거리)은 초토화될 것이다. 

 

 

4. 근거리 미사일 탑재 발사대차를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

 

김정은 총비서는 2024년 5월 14일 전술미사일 탑재 발사대차를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를 현지지도하였다. 이 국방공업기업소에서는 화성-11라형 근거리 미사일이 탑재된 3축6륜 발사대차를 생산한다. 

 

화성-11라형 근거리 미사일은 2022년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돐 경축 열병식에서 처음 자기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화성-11라형 근거리 미사일은 사거리가 250km이며, 비행고도가 25km이며, 비행속도는 마하 5다. 이 미사일 전투부에는 핵탄두가 아니라 상용 탄두가 장착된다. 상용 탄두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탄두를 뜻하는데, 재래식 탄두라는 말과 같은 뜻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상용 탄두 위력이 세계를 압도하는 신형 전술로케트”를 개발했다고 보고했는데, 이것은 “세계를 압도하는” 폭발력을 가진 재래식 탄두가 화성-11라형 근거리 미사일 전투부에 장착된다는 뜻이다. 세계를 압도하는 폭발력이 얼마나 강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엄청난 폭발력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 이런 사정을 보면, 화성-11라형 근거리 미사일에 세계를 압도할 만큼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재래식 탄두가 장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50km를 날아가는 화성11-라형 근거리 미사일은 한국군 작전종심을 초토화하는 종심타격 미사일이다.  

 

김정은 총비서의 국방공업기업소 현지지도 소식을 전한 2024년 5월 15일 언론보도 사진에서는 화성-11라형 근거리 미사일이 들어가는 4각형 발사관 4문이 3축6륜 발사대차에 설치된 것을 볼 수 있고, 출고를 앞둔 4연장 3축6륜 발사대차 100대가 질서정연하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장면도 볼 수 있다. 이 장면은 4연장 3축6륜 발사대차 100대에 화성-11라형 근거리 미사일 400발이 탑재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2024년 5월 15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가 현지지도한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올해 상반년도 군수생산계획을 수행하였다”고 했으므로, 2024년 상반기에 4연장 3축6륜 발사대차 100대가 생산된 것이다. 2024년 후반기에도 100대가 더 생산될 것이므로, 2024년도 연간 생산량은 200대에 이른다. 다시 말해서, 2024년 12월에 가면 조선인민군 전술미사일 부대들이 화성-11라형 근거리 미사일 800발을 발사하는 엄청난 화력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한국군 작전종심을 향해 “세계를 압도하는 폭발력”을 가진 화성-11라형 근거리 미사일 800발을 집중적으로, 연속적으로 발사하면, 한국군은 살아남기 힘들다. 

 

2024년 5월 15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가 현지지도한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생산된 4연장 3축6륜 발사대차 100대는 “조선인민군 서부작전집단의 화력습격연합 부대들에 장비하게 된다”라고 한다. 화력습격연합 부대는 어떤 전투부대인가? 최전방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4개 군단에는 화력습격연합 부대도 있고, 전술핵습격연합 부대도 있다. 화력습격연합 부대는 재래식 탄두가 장착된 각종 타격 수단들을 운용하는 미사일부대다. 화력습격연합 부대에는 재래식 탄두가 장착된 화성-11라형 근거리 미사일과 갱신형 22연장 240mm 조종 방사포가 복합적으로 배치되었다. 

 

화력습격연합 부대와 달리 전술핵습격연합 부대는 전술핵탄두가 장착된 각종 미사일을 운용하는 미사일부대다. 전술핵습격연합 부대에는 전술핵탄두가 장착된 화성-11가형과 화성-11나형 미사일, 그리고 전술핵탄두가 장착된 4연장 600mm 조종 방사포가 복합적으로 배치되었다. 중부 전선에 배치된 전술핵습격연합 부대는 2023년 3월 27일 “핵전투부를 모의한 시험용 전투부”를 장착한 미사일을 사용해 전술핵타격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5. 화성포-18형 탑재 발사대차를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

 

김정은 총비서는 2024년 5월 17일 화성포-18형 탑재 발사대차를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를 현지지도하였다. 2023년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5돐 경축 열병식에 9축18륜 발사대차 5대가 참가했는데, 그 발사대차들에는 화성포-18형 미사일이 들어간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이 1문씩 탑재되었다. 그날 화성포-18형 미사일은 자기의 존재를 처음 세상에 알렸다. 

 

화성포-18형 미사일은 고체연료 엔진이 장착된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화성포-18형 미사일 전투부에는 전략핵탄두 3개가 들어간다. 화성포-18형의 사거리는 16,000km다. 화성포-18형의 크기는 로씨야의 토폴-M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미 제국의 미니트맨-III 대륙간탄도미사일보다 더 크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사거리가 16,000km인 화성포-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미 제국 본토는 물론 지구권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가 2023년 2월 9일 조선인민군 창건 75돌 경축 열병식에 참가한 장병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자리에서 언급한 것처럼, 화성포-18형은 “날로 더욱 포악해지는 제국주의 폭제를 결단코 힘으로 제압 평정할” 강력한 힘의 결정체다.

 

2023년 4월 13일과 7월 12일 조선국방과학원은 화성포-18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고, 2023년 8월 5일 김정은 총비서는 화성포-18형 탑재 9축18륜 발사대차를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를 현지지도하였다. 2023년 12월 18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화성포-18형 발사훈련을 실시했다. 시험발사를 마치고 미사일을 실전배치한 뒤에 진행하는 것이 발사훈련이므로, 조선은 2023년 4월과 7월 두 차례 시험발사를 진행한 다음, 화성포-18형을 실전배치한 것이다.

 

미 제국 국방부는 강력한 고체연료 엔진을 장착하고 우주 공간으로 날아올라 미 제국 본토는 물론 지구권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포-18형의 출현을 목격하고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얼떨떨해졌는데, 그 충격이 얼마나 심했으면 헛소리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2023년 4월 8일 외부에 유출된 미 제국 국방부 기밀문서에서 그들이 헛소리를 중얼거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외부에 유출된 미 제국 국방부 기밀문서 중에는 화성포-18형에 관해 기술한 내용도 있었는데, 거기에는 조선이 “작동하지도 않는 미사일을 열병식에서 선보였다”라느니, “조선은 미사일 시험의 어려움과 자원 제약 때문에 앞으로 1년 안에는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발사대차를 생산하지 못할 것”이라느니 하는 괴담이설이 들어있었다. 미 제국 국방부가 허무맹랑한 괴담이설을 그 무슨 기밀문서라는 것에 서술해놓고 자기들끼리 돌려보았으니 그보다 더 우스운 꼴이 어디 있을까! 

 

그런데 미 제국 국방부를 또다시 경악시킨 사변이 조선에서 일어났다. 그 사변은 김정은 총비서가 화성포-18형 탑재 9축18륜 발사대차를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를 2023년 8월 5일, 2024년 1월 4일과 5월 17일에 각각 현지지도한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의 현지지도 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 사진들을 비교해보면, 김정은 총비서는 동일한 국방공업기업소를 세 차례 현지지도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3개 국방기업소를 한 차례씩 현지지도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정황은 화성포-18형 탑재 9축18륜 발사대차가 3개 국방공업기업소에서 동시에 다량으로 생산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4년 5월 17일 9축18륜 발사대차를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를 현지지도하면서 “우리의 핵무력을 보다 급속히 강화하기 위한 중요 활동들과 생산활동을 멈춤 없이, 주저 없이 계속 가속화해 나가라고 강조”하였다.

 

화성포-18형 탑재 9축18륜 발사대차를 생산하는 3개 국방공업기업소의 생산 현장들이 각각 촬영된 조선의 언론보도 사진을 살펴보면, 1개 국방공업기업소 생산 현장에서 9축18륜 발사대차가 20대씩 조립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1개 국방기업소의 연간 생산량이 20대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러므로 3개 국방공업기업소의 연간 총생산량은 60대에 이른다. 어마어마한 생산력이다.

 

2023년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5돐 경축 열병식에 화성포-18형 탑재 9축18륜 발사대차 5대가 처음 등장했는데, 이것은 그 발사대차가 2023년 초부터 생산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런 사정을 보면, 2023년 한 해 동안 3개 국방공업기업소에서 9축18륜 발사대차 60대가 생산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4년 5월 18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2025년도까지의 전망목표로 시달한 군수생산계획이 수행되면 우리의 핵무력은 매우 중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비상히 증대된 전략적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라고 하였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2024년 12월 말까지 9축18륜 발사대차를 총 180대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예고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9축18륜 발사대차 180대에는 화성포-18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180발이 탑재된다. 화성포-18형 180발은 실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전략핵무력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4년 5월 17일 9축18륜 발사대차를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를 현지지도하면서 “실감하기 어려운 우리 국가의 핵전투태세를 목격해야 적들이 두려워할 것이며 불장난질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된다. 그것이 곧 전쟁 억제력이다. 우리의 원수들에게 급진적으로 변하는 우리의 무한대한 능력을 똑똑히 보여주라”고 지시하였다. 그 지시에 따라 조선의 군수공업은 급진적으로 변하는 무한대한 핵무장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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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는 왜 후쿠시마오염수 해양투기 문제를 꺼내지도 못하는가?

[후쿠시마오염수 해양투기를 둘러싼 진실] ALPS수 해양투기의 거짓 12가지(하)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 기사입력 2024.05.26. 05:05:24

일본 도쿄전력이 지난 17일 후쿠시마제1원전 오염수 6차 해양방류를 개시했다. 오는 27일에는 4년 5개월 만에 서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다는 소식이다. 한중일 정상회의 전날인 26일 예정된 한중(韓中) 정상회의에는 후쿠시마오염수문제가 들어가 있으나 한일(韓日) 정상회의에는 의제에 올라 있지 않아 국민안전・해양주권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무능・무책임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연합뉴스(2024년 5월 17일)는 '일(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6차 방류 개시…내달 4일까지 7천800t'이란 기사를 내보냈다. 6차 방류는 내달 4일까지 진행되며 방류량은 종전 회차와 같은 7800t이다. 앞서 도쿄전력은 작년 8월 첫 해양방류를 시작해 이달 7일까지 5차에 걸쳐 총 3만9000t가량의 오염수를 후쿠시마원전 앞 바다에 내보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베이징에서 회담 후 서명한 공동성명에서 후쿠시마제1원전 오염수 해양방류와 관련해 오염수를 "핵오염수"라고 부르며 "쌍방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일본 니시니혼신문(2024년 5월 24일)은 '일중한(日中韓), 5월 27일에 4년 5개월만의 정상회의, 관계정상화 될까'라는 기사를 내놓았다. 여기서 한일 정상회의에서는 라인의 개인정보유출로 일본 총무성이 라인야후를 행정지도한 문제를 다룰 가능성이 있고 전 징용공소송의 해결책을 둘러싼 일본의 역할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 일중 정상회담에서는 도쿄전력 후쿠시마제1원전 처리수(오염수) 해양방출문제나 간첩 용의로 일본인 구속문제가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중국 측의 양보는 기대하기 어렵다(일본 정부 관계자)는 견해가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일본 TBS테레비(2024년 5월 21일)는 '(일본) 농수성 장관 "중국 측 설명 없다"-중국이 일본 수산시설 등 등록 삭제'라는 보도를 했다. 중국 세관 당국이 일본 내 수산가공시설 등의 등록을 웹사이트에서 모두 삭제한 것에 대해 사카모토 농수성 장관은 지금까지 중국 측으로부터 설명은 없다고 21일 밝혔다. 일본 수산업자가 중국에 수산물을 수출할 경우 일본 내에 있는 수산가공시설이나 보관시설 등을 중국 세관 당국에 등록해야 하는데, 중국 측이 이달 들어 모든 등록을 웹사이트에서 삭제했다는 것이다. 사카모토 농수성 장관은 "5월 상순에 (삭제를) 확인했다는 보고를 받고 있다. 중국 측에 해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도쿄전력 후쿠시마제1원전의 처리수 해양방출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즘 일본 언론을 보면 후쿠시마오염수 해양투기에 대한 뉴스는 극히 제한적이다. 오염수라고 하는 말이 언론에 사라진 지 오래다. '처리수'라는 말을 쓰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정부나 언론이 일본의 후쿠시마오염수 해양투기에 대해 문제의식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한일 정상회의,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정부는 왜 후쿠시마오염수 해양투기 문제를 꺼내지도 못하는가?

일본의 후쿠시마오염수 해양투기는 국제환경범죄이자 미래세대에 대한 폭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언론인 우가와 히로미치(烏賀陽弘道)는 『ALPS수·해양배수의 거짓 12가지(ALPS水·海洋排水の12のウソ)』(2023)에서 일본의 관제언론과 어용학자의 '처리수 해양배수(排水)'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후쿠시마오염수 해양투기의 범죄적 발상을 신랄하게 고발하고 있다.

우가와의 'ALPS수·해양배수의 거짓 12가지'는 다음과 같다. ①국내문제였던 방사성물질오염을 국제문제로 확대했다. ②'해양배수밖에 방법은 없다'. ③'탱크를 놓을 장소는 더 이상 없다'. ④'ALPS수 배수는 재난피해지의 부흥에 필요하다'. ⑤'ALPS수의 해양배수는 폐로를 추진하기 위해 필요하다'. ⑥'ALPS수를 해양배수하면 탱크는 없어진다'. ⑦'소문피해를 없애는 일이 필요하다'. ⑧'ALPS수에 방사성물질은 삼중수소밖에 남아있지 않다'. ⑨'후쿠시마제1원전과 같은 원전에서 나오는 해양배수는 전 세계에서 하고 있다'. ⑩'일본 정부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 ⑪'희석해 배수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⑫'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장기적으로 보아도 무시할 수 있다'. 지난 칼럼에 이어서 나머지 거짓 6가지를 소개한다.

ⓒ연합뉴스

⑦'소문피해를 없애는 일이 필요하다'

ALPS(다핵종제거시설)수(水)의 해양배수가 시작된 2023년 8월 24일 일본 외무성은 이런 글을 트위터에 흘렸다. 'ALPS처리수의 해양방출이 개시. 국제사회의 정확한 이해와 우리나라(일본)의 힘씀에 대한 지지를 얻는 노력을 계속하여 일본산품에 대한 수입규제 철폐나 풍평(風評)대책에 전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최초의 한방울의 방류가 시작된 이날부터 최후의 한방울의 방출이 끝날 그날까지 그 책무를 성실히 다 하겠습니다'.

마치 '최후의 병사 1인이 쓰러질 때까지 조국을 사수하겠다'와 같은 전시체제에서나 보던 표현이다. '최후의 한방울'이라니? 전부 방출해도 전 탱크의 33%에 지나지 않는데도 말이다. 이 외무성 트위터에 '#STOP풍평피해'라는 해시태그가 붙었는데 이 말은 'ALPS수 해양배수가 안전하다고 일본 정부가 말하는 대도 동의하지 않고 수입규제나 풍평(소문피해)을 일으키는 자는 우리 주장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을 전력으로 박멸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가 된다. 이것은 프로파간다(선동)이다. 프로파간다의 첫걸음은 어떤 집단을 '우리'와 '저들'로 이분하고, 둘째는 '우리는 옳고, 저들은 틀렸다'라고 규정하며, 셋째는 '저들'을 '박멸해야 할 악'으로 선동하는 것이다.

풍평피해란 '근거 없는 잘못된 정보가 사회에 흐르면서 개인, 기업의 생산품이 불합리하게 기피되는 것'으로 '후쿠시마현산(産) 식품의 소비자 불매' 같은 것이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후쿠시마제1원전사고의 경우 실제 방사성물질이 흩어져 있기에 '풍평'이 아니라 실제 피해인 '실해(實害)'라는 것이다. 전농(全農)후쿠시마의 쌀 야채 소고기 거래가격과 출하량 자료를 본 결과 풍평피해가 일어났다면 후쿠시마산 쌀이나 야채는 소비자 기피로 가격 폭락이나 출하량 급락으로 나타났어야 한다.

그런데 2021년 말 현재 풍평피해는 존재하지 않았다. 2020년에는 원전사고 전인 2010년보다 가격이 높았다. 이유는 원전사고 전부터 후쿠시마산 쌀의 6할 이상은 '업무용'으로 출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무용이란 외식산업이나 도시락체인점, 편의점 등 중식산업에 공급되는 쌀로 '일본 국산미'로만 표시된다. 2019~2020년에 후쿠시마산 쌀의 64%가 '후쿠시마현산'으로 표시돼 있지 않았기에 기피 자체가 불가능하다. 편의점 삼각김밥이나 규동(牛井) 모두 후쿠시마산 쌀을 먹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2021년 현재 후쿠시마산 농산품에 풍평피해는 존재하지 않는다. '원전사고를 이유로 후쿠시마산 농산품이 소비자로부터 기피되고 있다'는 말은 허구이다. 전농에 따르면 쌀 출하량은 10년 사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후쿠시마원전사고 이래 반경 20~30km 주민의 피난으로 쌀농사가 불가능해졌기에 '실해'이지 '풍평피해'가 아니다.

후쿠시마제1원전 주변의 '부흥'을 나타내는 지표로 '인구귀환률'을 들 수 있는데 원전 반경 10km 내의 기초 지자체는 인구의 92%가 없기에 당연히 쌀농가도 거의 없다. 반경 20km내로 확대하면 대략 80%의 주민이 없다. 당연히 쌀 생산량이 감소하는데 이것은 풍평이 아니라 실해이다.

어업, 해산물 피해도 마찬가지이다. 후쿠시마현 통계를 보면 일본대지진 전(2010년) 182억엔에서 지진 후(2020년)엔 94억엔으로 해면어업 어획고가 절반으로 감소했다. 후쿠시마현에서는 쓰나미로 2916명이 사망・실종되고 어항시설도 파괴됐다. 사고 원전 반경 20km내 12개 지자체에선 주민피난으로 당연히 어업인도 사라지게 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2023년 8월 오염수 해양배출 이전에 후쿠시마산의 농산식품, 어패류에 '풍평피해'는 존재하지 않았다. 있어도 거의 제로수준이었다. 이 시점에 외무성이 말하는 'STOP풍평피해'는 허위임을 알 수 있다. 만일 ALPS 해양배수가 시작돼 소비자의 구매거부가 일어난다면 그것은 '정부나 도쿄전력이 ALPS수를 해양투기했기 때문'일 수밖에 없다. ALPS수 해양투기가 구매거부의 원인이기에 일본 정부・도쿄전력이 '풍평피해를 일으킨 범인'이 되는 것이다.

덧붙이면 오염수 해양투기와 관련해 일본 국내외 언론에서 '일본 정부가 어업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ALPS수 배수를 시작했다'고 했다. 이 약속이란 2015년 경제성이 후쿠시마어련에 문서로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어떠한 (오염수) 처분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관계자의 이해'라는 말이다. 이해는 '동의'와 다르다. 동의는 명백한 공지나 합의문서 서명 날인이 있어야 하는데 이해는 상대적 인식으로 책임을 지우기 어렵다. 이러한 일본 정부의 고도의 계산된 발언에 일본 국민이나 어민 그리고 국내외 언론까지 속았다고 볼 수 있다.

⑧'ALPS수에 방사성물질은 삼중수소밖에 남아있지 않다'

이 말은 새빨간 거짓이다. 해양배수되는 것은 '삼중수소수와 그 외 방사성물질이 섞인 물'이다. 일본 경제성이 'ALPS수에 방사성물질은 삼중수소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하는 오류 혹은 오도를 공표한 것을 언론이 검증 없이 확산시켰다. 'ALPS수에는 삼중수소만이 아니라 세슘이나 스토론튬이란 방사성물질이 남아있다'.

이 사실은 도쿄전력 홈페이지에 공개된 '다핵종제거설비 출구의 방사능농도'를 봐도 알 수 있다. 'ALPS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의 성분분석'으로 2023년 6월 30일 공개된 자료 중 세슘137의 사례를 보자. ALPS를 통과한 물이라도 1L당 0.1~1Bq(베크렐)의 세슘137이 잔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도쿄전력은 다른 핵종(세슘134, 스트론튬90, 코발트60, 루테늄106, 요오드129, 망간54, 스트론튬89, 테크네튬99, 탄소14 등)도 데이터를 그래프로 공개하고 있다. 어느 것이든 대체로 물 1L당 0.1~1Bq, 많게는 5~10Bq 정도 남아 있다. 따라서 'ALPS수에 방사성물질은 삼중수소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말은 거짓이다. 언론이나 경제산업성이 잘 사용하는 정보조작이다.

도쿄전력은 '방사성물질X선은 검출한계치 이하'라고 말한다. 이 말은 '방사성물질X가 제로'가아니라 '너무 미량이어서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는 의미이다. 1L당 0.021Bq 이하의 미량의 α선 방사성물질이 있어도 측정을 하지 않고 바다에 내 버리는 것이다. 각각은 미량이지만 탱크 내 오염수량이 160만㎡이기에 총량으로는 어마어마한 것이다. 총량으로서 환경에 미치는 부하가 엄청나게 크다는 사실을 일부러 무시한 것이다. 도쿄전력의 정보공개에는 '우라늄' '플루토늄'이란 말이 나오지 않는다.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화하는 계산식이 ICRP(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 등에 나와 있다. 그 계산식에는 α선은 γ선이나 β선의 20배를 곱한다(방사선가중계수라고 한다). 그런데 일본 정부의 '안전기준'에는 통 털어 '방사성물질'이라고만 한다. '측정한계치 이하여서 괜찮다'고 말한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이 해양투기 후 넓은 해양 어딘가에서 검출될 가능성을 완전 부정할 수는 없다. '검출한계치 이하'는 '제로'를 의미하지 않는다. 'ALPS수에 방사성물질은 삼중수소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말은 황당무계한 말이다.

'ALPS수에 방사성물질은 삼중수소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오류가 확산된 것은 2013년 경제성이 오염수 처리에 대해 전문가 태스크포스를 만들었는데 그 이름이 '삼중수소수 태스크포'였다. 2018년 5월 경제성이 '삼중수소의 성질 등에 관하여'라는 자료를 ALPS소위에 제출한 것이 나중에 언론을 통해 '세계 다른 나라들도 삼중수소수를 해양배수하고 있다. 따라서 후쿠시마제1원전에서 하는 것이 왜 나쁘냐'고 홍보를 했다. 세슘 스트론튬 코발트도 잔류하지만 '삼중수소 이외의 방사성물질은 정부기준 이하'라고 강조했다. 이 정부기준도 눈속임이다.

방사성물질은 모두 세슘137을 취하고 있다. 일본에서 대기로부터 해양에 침착한 세슘137의 양은 2011년 3월만 5~11PBq이며, 대기로부터의 침착이 5~11PBq, 직접배출이 3~6Bq로 단위가 P(페타)이다. T(테라)가 1조라면 P는 1000조. 일본 요미우리나 산케이신문이 규탄한 중국과 한국 원전의 해양배수의 단위는 '조=TBq'이다. 반면에 후쿠시마제1원전은 PBq단위로 1000배 차이가 난다. 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이라는 점에서는 후쿠시마제1원전사고는 세계의 건전 원자로와는 1000배 규모가 차이가 난다. 진실은 ALPS수에는 삼중수소 이외의 것도 잔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⑨'후쿠시마제1원전과 같은 원전에서 나오는 해양배수는 전 세계에서 하고 있다'

악질적인 정보조작이다. 사고를 일으키지 않은 원자로를 '건전로' 또는 '정상로'라고 한다. 후쿠시마제1원전은 '사고로'라고 하는데 세계 원전 중 '사고로'에서 해양배출을 하는 곳은 후쿠시마제1원전밖에 없다. 미국 스리마일섬원전사고에서는 정부기준을 충족한 '처리수'라고 해도 하천에 방류하지 않았다.

건전로에서는 원자로 중에 물이 차있지만 핵연료봉에 접촉한 물은 절대 밖으로 나올 수 없다. 폐로나 정기점검으로 밖으로 나올 때는 고준위폐기물로 고체화돼 보관된다. 보통의 원전에서는 핵연료에 접촉한 물을 절대 바다로 버리지 않는다. 온배수만 바다나 하천에 내보낸다. 이 온배수는 원자로를 통하는 물과 직접 접촉하지는 않지만 핵분열한 물질이 날아다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온배수 측의 물도 일부가 변화해 삼중수소가 생기는데 이는 피할 수 없다. 그래서 건전로에서도 삼중수소를 포함한 배수가 나온다.

 

후쿠시마제1원전의 경우 원자로 3개가 붕괴돼 연료봉이 녹아내려 밑바닥에 붙어있다. 이를 '연료데브리'라 하는데 성분이나 형상을 아직도 모른다. 가까이 가면 인간이 죽을 정도의 고선량 방사선을 낸다. 그 핵물질에 물을 부어 식혀 만들어낸 물을 ALPS라고 하는 장치를 통과시키면 불가사의하게도 바다에 버려도 되는 물이 된다는 것이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의 주장이다. 진실은 전 세계에서 직접 핵연료봉에 접촉한 물을 바다에 방출하는 원전은 후쿠시마제1원전 한곳뿐이라는 사실이다.

⑩'일본 정부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

일본 정부가 정한 'ALPS수 안전기준'에는 독특한 계산방법이 있다. 가령 일본 정부가 정한 농도규제치가 '1L당 100Bq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방사성물질A가 ALPS수에서 10Bq 나왔다고 치자. 정부의 규제치로 나눠 계산하면 10분의 1=0.1이다. 방사성물질B, C, E, F 등 선택된 핵종 전부를 대상으로 마찬가지로 계속 반복해 비율을 계산한 결과의 총합계가 1이하이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산식의 결과를 '섭취독성지수(ingestion hazard index)라 하는데 방사성폐기물질이 포함돼 있을 때 안전도 계측에 사용하는 기준이다.

일본에서는 이 수치를 '고시농도비총화(告示濃度比総和)'라고 부른다. 2013년 원자력규제위원회가 '고시'로 공지한 계산식에 준거한 '행정지도'의 하나이다. 국회가 의결한 '법률'은 아니다. 지킬 의무는 없고 지키지 않아도 벌은 없다. 행정용어는 법률->규칙->통달->고시 순으로 강제력이 약하다. 어디까지나 '기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총화가 1이하'라는 것은 '피폭 선량이 연간 1mSv(밀리시버트)이하'를 의미한다. 이는 ICRP가 정한 일반 공중(원전작업원이 아닌)의 피폭허용량이다. 일본 정부의 'ALPS수=안전'은 다음 2가지 논리 구조를 갖고 있다.

A)삼중수소는 제거할 방법이 없기에 그대로 내보낸다. '삼중수소를 포함한 배수의 해양투기는 세계 어디서도 하고 있다. 악영향의 보고는 없다. 따라서 후쿠시마제1원전에서 해도 된다'. B)삼중수소 이외의 방사성물질은 '농도비의 총화=1이하'라는 정부 기준을 충족시키기에 안전하다. 여기서 B에 주목하자. 일본 정부가 말하는 안전기준치란 '인간의 신체에 안전'한지 여부이지 '환경에 안전' 여부가 아니다. 고시농도한도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의 기준이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기준이 아니다. 고시농도비총화를 완전히 충족시키고 있다고 해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기준에 불과하며 인체에 대한 안전기준으로서도 아주 두루뭉술한 것이다.

인간의 피폭은 크게 1)경구섭취해 소화기로 들어가는 내부피폭 2)호흡기로 흡입하는 내부피폭 3)물리적 접근에 의한 외부피폭 3종류가 있으나 고시농도비총화는 피폭경로를 경구섭취에만 한정해 계산한다. 호흡기 내부피폭이나 외부피폭은 무시하고 있다. 방사선이 α인지 β, γ, 중성자인지도 구별하지 않는다. 핵종의 종류, 선원(線源)의 강도나 거리도 고려하지 않는다. 장기나 조직에 따라 다른 방사선에 대한 감수성도 고려하지 않는다. 해양에 배출된 방사성물질이 인간에게 도달(피폭)하는 경로는 매우 다양하다. 수중환경에 방출된 때라도 방사성물질에 따라 피폭경로는 다양하다. 현실의 '피폭'의 세부내용을 생략해 잡동사니 두루뭉술 '기준'으로 내놓은 것이 고시농도비총화이다. 결국 고시농도비총화는 '가상조건에 의거한 두루뭉술한 기준'에 불과하다. '이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엄격한 수치가 아니다.

일본 정부나 도쿄전력은 고시농도비총화를 설명할 때 'ALPS수를 70세까지 매일 2L씩 마셔도 안전하다'고 선전한다. 이는 가상조건으로 '소화기내부피폭만 생각한다'는 것으로 '핵종을 포함한 물을 마셔도 연간 피폭량이 1mSv가 되지 않도록 하세요'라고 예시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데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그것을 'ALPS수는 마셔도 괜찮다'고 하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설령 그것을 지킨다고 해도 현실의 안전을 100% 보증할 숫자는 아닌 것이다.

ALPS수가 향하는 곳은 인간이 아니라 해양이다. 해양이란 복잡한 생태계로 미지의 부분이 훨씬 크다. '인간이 마셔도 괜찮다'는 기준이 아니라 '해양이라는 환경에 방출돼도 안전한 기준'이 아니면 안 된다. 설령 인체가 섭취해 안전하다고 해서 환경 중에 방출해도 안전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쉬운 예가 CO2이다. 이산화탄소는 보통 생활의 범위 내에서 인간이 흡입해도 몸에 이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환경에 흩어진 이산화탄소가 축적돼 온실효과를 일으키고 기후변동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일본 정부의 ALPS수 배출기준에는 이러한 '환경에 대한 장기적 영향'이라고 하는 것이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 'ALPS처리수를 바다에 투기하면 100년 후, 300년 후에는 어떻게 되나'라는 것을 일본 정부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는 게 문제다.

⑪'희석해 배수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방사성물질은 절로 사라지는 존재가 아니다. 방사선을 뿜으면서 이동해 가는 것이다. 희석을 한다고 해도 방출된 방사성물질의 총량은 줄어들지 않는다. '희석한다'는 것은 '방사성물질이 인간과 조우(피폭)할 확률을 낮춘다'는 의미밖에 없다. 명화 '디어 헌터'에 나오는 소위 '죽음의 게임'인 러시안 룰렛게임을 생각해보자. 6발이 들어가는 회전식 권총 탄장에 총알 1발만 넣어 탄창을 룰렛처럼 돌리고 자기 머리에 방아쇠를 당기는 게임이다.

A)권총이 1정뿐이라면 당신 머리에 총을 맞아 죽을 확률은 6분의 1이다. B)이런 권총 1000정을 준비해 그 중 1정에 총알 1발만 넣어두고 1000정 중 1정을 골라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면 당신이 죽을 확률은 6000분의 1이다. 만일 이렇게 조건이 바뀐다면 어떻게 될까? C)1000정 가운데 1정을 골라 머리에 방아쇠를 당기는 작업을 매일 1번씩, 1년간 계속한다. D)당신의 가족 친척 친구 1000명을 모아 전원이 동시에 1정씩 골라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긴다면? 1명은 반드시 죽게 돼 있다. 권총을 1000정으로 늘려도 그 중 어딘가에 있는 총알 1발은 결코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방사성물질을 희석해 해양에 투기하면 1~2년 내에 그 물질이 검출돼 연안국의 어업에 해를 일으킬 확률은 낮아질 것이다. 그러나 세슘137이나 스트론튬90의 격리기간은 약 1만5천년. C에서는 '1년'이라 가정하지만 방사성물질로 1만5천년 간다면 어느 정도로 총알 맞을 확률이 높아갈 것인지 상상할 수 있겠는가? D의 사례는 방사성물질에 조우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수가 늘어나면 희석을 해도 피해 입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이다. ALPS수 해양투기 전엔 일본 국민 1억2천만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최대치였지만 국제적 해양방류 뒤엔 세계인구 80억명으로 피해 우려 대상이 확대된 것이다. 2021년 ALPS수의 해양투기를 최초 결정한 스가 총리는 2년 뒤 총리직에서 이미 물러났다. '원인 제공자'와 '피해자' 사이에는 오랜 시간과 공간의 틈이 있다. 진실은 '희석했다고 해서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⑫'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장기적으로 보아도 무시할 수 있다'

참치를 예로 들어보자. 참치는 '회유어'로 태어나 죽을 때까지 계속 헤엄친다. 바다는 경계가 없다. UNSCEAR(유엔방사선영향위원회) 2022년 보고서에는 이미 캐나다에서 참치에서 방사성물질 검출이 보고되고 있다. 바다에 1L당 0.1Bq의 세슘이 방출된다고 하자. 먹이사슬을 통해 최초의 플랑크톤에 세슘은 조금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먹이사슬의 상위로 갈수록 방사성물질이 점점 체내에 축적되는 '생물농축'현상이 생긴다. 장기적으로 ALPS처리수가 해양생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시뮬레이션이나 평가를 일본 정부는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PCB(폴리염화비페놀)나 다이옥신, 수은 등은 어느 정도 연구데이터가 있지만 방사성물질은 실측데이터가 없다. 후쿠시마오염수 해양투기는 지구 최초로 '경험치'가 없다.

'희석되기에 괜찮다'는 말은 어디까지나 ALPS수가 육지를 떠나는 단계에서의 이야기이다. '환경 중에 방출해도 안전하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은 한 그 물질을 환경에 방출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원칙이 국제사회에 정착돼 있다. 이를 '예방원칙'이라고 한다. 예방원칙이 국제사회에 등장하는 것은 1992년 '환경과 개발에 관한 유엔회의'부터다. 의학세계에서는 예방원칙이 이미 보급되고 있다. 소위 '예방의학'이다. ALPS수의 해양배수는 예방원칙에 완전 역행한다. ALPS수 해양배수가 시작돼 앞으로 수십년 수백년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우리는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영역에 들어간 것이다. 이것이 후쿠시마원전과 일본 정부의 죄이다. 지금까지는 일본 국내에서 오염 수준에서 머물러 있었지만 해양배수로 국제문제가 돼버렸다. 세계의 바다는 모두 연결돼 있다. 진실은 방사성물질의 해양 중에서의 거동이나 장기적인 영향은 누구도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왜 정치를 하고, 학문을 하는 지? 언론은 왜 존재하는 지?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야 할 소위 정치가, 학자, 언론인의 곡학아세에 대한 비판과 성찰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요즘이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최근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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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나경원 잡던 대학생, 유력 정치인이 되기까지

[인플러스] 유룻 진보당 노원구위원회 청년정책위원장

4년 전, 나경원 의원의 친일 발언(“우리 일본” 등)을 규탄한 대학생. 그의 규탄 발언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220만을 넘었다. 당시 ‘아베 대변인’이라 비판받던 제1야당 원내대표에게 “대한민국 땅에서 꺼져주세요”라는 쓴소리를 던진 당찬 대학생이었던 그는 지금 ‘청년 정치인’이 되어 있다.

지난 4월 서울시의원 보궐선거(노원구 공릉동)에 후보로 출마했던 유룻 진보당 노원구위원회 청년정책위원장. 1996년생, 최연소 서울시의원 도전이었다. 단 한 명을 선출하는 보궐선거에서,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에 이어 15%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윤석열 정권 심판의 열기가 정말 뜨겁구나’를 느꼈다고 했다. 자신이 받은 15% 득표율은 “지역에서도 진보정치를 꽃 피울 수 있다는 주민들의 기대와 희망이 모인 결과”라고 돌아봤다.

그는 어쩌다가 청년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되었을까? ‘청년 정치인’ 유룻은 어떤 꿈이 있을까?

▲ 유룻 진보당 노원구위원회 청년정책위원장. ⓒ정강산 기자

‘재미있는’ 대학생활

나경원 비판 발언을 할 때까지만 해도 그는 “내가 정치를 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청년들의 정치 진출이 쉽지 않은 구조에서 그가 ‘정치’를 하겠다고 결심한 건, “청년들의 힘으로 승리하는 경험을 만들어 보자”는 마음 때문이었다.

“‘청년’이라고 하면, 사회가 보살펴 줘야 하는 존재, 힘없는 존재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미래세대’라고 말하면서 청년들을 위한 제대로 된 정책은 없어요. ‘청년들이 정치를 해야 해’라고 말은 많이 하지만, 실제로 청년 정치인이 없는 현실입니다. ‘사람’이 있어야 하고 ‘의지가 있는 사람이 움직이면 가능한 문제 아닐까?’ 생각하면서 ‘청년 정치인’의 삶을 고민했던 것 같아요.”

아직 20대인 유 위원장은 ‘사회를 바꾸기 위한 정의로운 20대를 보내왔다’고 자부했다.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그의 꿈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방송 작가나 PD’가 되는 것이었다. 환경미화원으로 평생을 살아온 아빠와 매일 저녁 KBS 9시 뉴스를 봐오던 초등학생. 아빠로부터 “서민들이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길 자주 들었다.

“뉴스를 보시던 아빠는 ‘보수정권 때문에 서민들의 삶이 힘들다’는 말을 많이 하셨어요. 초등학교 교실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쥐박이’라고 부르고 다녔던 게 기억나요. 그 단어가 당시 저에겐 너무 익숙한 단어였어요.”

그가 사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건, 대학에 입학하고 제 발로 ‘학생회’라는 곳에 문을 두드린 때부터다. 이유는 단 하나. “재미있는 대학생활을 해보고 싶어서”였다. 고등학교 때 하고 싶었던 학생회를 못 한 아쉬움이라고 했다. 대학의 학생회 활동은 상상하지 못한 때였다.

▲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청년들과 함께. ⓒ유룻 선본 제공

‘세월호 참사’와 ‘고공농성’

대학에 와서 방송 작가나 PD가 되겠다는 꿈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유 위원장은 대학 1학년 때, 세월호 1주기 추모대회에 갔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기 1년 전(2013년), 저 역시 세월호를 타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왔어요. 그리고 1년 뒤 발생한 참사는 고등학생들에겐 엄청난 충격이었어요. 고3이다 보니 많은 관심을 쏟진 못했는데, 대학에 와서 세월호 1주기 추모대회에 가게 됐죠.”

세상에 태어나 처음 참가한 집회였다. 그런데 이상한 광경이 펼쳐졌다. 경찰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막아 나섰고, 경찰 차벽에, 캡사이신까지 봤다.

“언론이 별로 주목하지 않는 장면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어요. 그때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궁금증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내가 봐왔던 우리 사회의 모습은 지극히 일부였구나 싶었습니다.”

또 하나의 장면은, 서울광장 옆 옛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옥상 광고탑에 올라간 노동자들을 만났을 때다. 역시 1학년 때였다.

“‘기아차 불법파견 해결’을 촉구하는 두 분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태어나서 처음 본 노동자들의 모습이었겠죠.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할까? 너무 정당한 요구를 하는데 저렇게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얘기해야 하는 건가? 그런데 왜 아무도 그들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을까….”

그래서 ‘사회적으로 힘이 필요한 사람들, 이들 옆에서 함께 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대학생’과 ‘정치’

학생들과 사회 문제를 함께 나누고, ‘대학생’과 ‘정치’를 고민하는 시간도 적지 않았다.

학과 통폐합 문제에 처했을 때 느꼈다. “학과 통폐합 문제가 우리 학교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구나, 전국의 대학들이 정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한 구조조정을 하고 있구나, 개개의 학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였어요. 학생들이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태로 만들었어요.” 대학생활에도 ‘정치’가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기 직전까지도 다르지 않았다. 코로나 시국이 한창일 때, 그는 ‘코로나대학생119’ 활동에 나섰다. 등록금을 내고도 코로나로 인해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들, ‘등록금·입학금 환불 운동’을 발의했다.

“대학생활을 완전히 빼앗긴 학생들이 혼자서는 아무런 힘을 낼 수 없었어요. 집단의 힘으로 해결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온라인 대화방을 만들고, 온라인 서명을 받고, 피해 사례 발표회도 준비했어요.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도 했죠. ‘환불해줘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높아졌어요.” 학교들에선 ‘장학금’ 형식을 띠고 소정의 금액을 환불해주며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교육부도, 정치권도 대학생들의 삶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대학생들이 스스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대학생들과 동고동락하며 사회 참여 활동을 해오던 그에겐 ‘가장 유능한 정치인은 민중이다’는 말은 당연한 말이었다. 민중당(현 진보당)을 대표하는 문구다. 대학생활을 마무리할 무렵, “대학생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 하나쯤 꼭 필요하지”라는 생각에 미치며 진보정당 활동을 시작했다.

▲ 지난 1월, 서울시의회 앞에서 연 후보 출마 기자회견.

출마할 결심

대학생 유룻은 기성 정치인들을 보면서 ‘정치를 하면 다들 이렇게 바뀌나?’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386세대라 불리는 정치인들, 젊은 시절 진보적 활동을 해왔다는 사람들이 정치인이 되면 이렇게까지 바뀔 수가 있는 건가, 그들이 20~30대 청년 시기에 꿈꿨던 나라의 모습이 정치인이 되면 다른 나라의 모습으로 바뀌는 걸까? 안타까울 때가 많았어요. 지금 정치인들은 누군가에게 줄을 서기 위해 바쁜 모습이잖아요.”

‘청년 정치’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했던 이유. 기성 정치인들이 ‘나도 저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은 정치’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할 말을 하는 진보정치, 국민을 위해 행동하는 정치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수없이 한다.

대부분의 청년 정치인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비례후보로 정계에 진출한다. 유 위원장은 기라성 같은 거대 양당 후보들과 겨뤘다.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가 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단순하면서 명쾌했다.

“후보로 출마한다는 건, 거대 정당들에 있는 소위 ‘스타 정치인’처럼 특출난 후보 한 사람의 출마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당의 활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람이 당을 대표해 출마하는 거 아닌가요? 우리 당이 하고자 하는 정치, 진보당이 주민들과 만들고 싶은 정치를 후회없이 보여주고, 이야기 나누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출마했습니다.” 진보당을 알리는 ‘스피커’ 역할을 하겠다는 결심이었다. 2년 전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 올해 4월 두 번째 도전이었다.

15%의 비밀

그는 후보활동을 하며 검게 그을린 얼굴로 인해 ‘감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구운 감자’라는 뜻이라며 웃었다.

수도 서울에서 펼쳐지는 보궐선거에서 득표율 15%의 의미는 적지 않다. 그는 “지역에서도 진보정치를 꽃 피울 수 있다는 주민들의 기대와 희망이 모인 결과”라고 돌아봤다. 그리고, ‘윤석열 정권 심판’의 열기 역시 뜨거웠다고 했다.

유 위원장은 시의원 선거에 재도전하며 “서울시의회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거수기 노릇을 하는 것을 넘어, 윤석열 정권의 언론통제, 매국정치, 공안통치를 옹호하는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것을 자기 사명으로 삼고 있는 것에 탄식이 나온다”면서 “국민의힘 75석, 더불어민주당 35석의 서울시의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 자신임을 강조했다.

2년 전 지방선거에선 3.8% 득표했다. 2년 만에 15.8%까지 올랐다. 지지율 10%가 넘으면 정계에선 ‘유력 정치인’이라 불린다. 그는 2년 만에, 단숨에 ‘유력 정치인’이 되었다.

노원구는 전국 최초로 “우리가 낸 세금 어디에 쓸지 우리가 결정하자”는 주민대회를 만든 지역이다. 그중 공릉동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유일의 진보 구의원을 배출한 지역이기도 하다. 그 해 유 위원장은 시의원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지만, 진보당은 같은 지역에서 최나영 후보의 구의원 당선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15%라는 결과는 유 위원장의 말처럼 특출한 한 명의 후보가 만든 결과가 아닌, “진보당의 생활 속 정치, 주민을 섬기는 정치, 진심을 알아봐 주신 결과”였다. 지역주민들은 진보당을 두고, 선거 때만이 아닌 “사시사철 보이는 정당”이라고 입을 모은다. 올해 선거에선 “윤석열 정권 심판을 바라는 진보당 후보들의 진심을 느꼈다”는 얘기도 들었다.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주민들의 힘을 모아 변화를 만드는 진보당, ‘진보당을 뽑아주니까 많이 바뀌더라’는 주민분들이 많아요. 주민들 속에서 정치에 대한 효능감이 상승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 유룻 후보 선거공보물 갈무리. 유룻 후보와 최나영 구의원(왼쪽).

떨어진 후보에게 전화가 왔다

“떨어진 후보가 저를 기억하고 전화가 왔어요. 한번 만나자고 하네요….”

노원에 살고, 노원에서 학교생활을 하는 청년들은 놀랍기만 하다. 요즈음 유 위원장은 선거 때 만난 청년들을 다시 만나 ‘청년의 삶’과 ‘청년 정치’를 나눈다.

젊은 사람들은 정치에 무관심하다? 그는 “그렇지 않다”고 확언했다.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정치가 청년들이 기대할 수 없는 정치로 된 것이 문제”라는 것.

그 역시 청년들을 만나면서 놀란다. 1:1 만남으로 만난 청년들, 그런데 모두가 같은 말을 했다.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탑승 시위에 대해 말해요. ‘경찰이 이렇게까지 대응할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예요. 우리 사회가 약자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후진국의 모습이라며 충격을 받았다는 뜻이었어요.”

“갈라치기 정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옳은 정치가 아니다”는 말이 이구동성으로 들렸다. 그들의 입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상식이 통하는 사회’, ‘평등한 사회’라는 말이 너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고 했다. 그가 대학교 1학년 때, 세월호 추모대회에서 경험하고, 고공농성 하는 노동자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것처럼, 그들에게도 ‘우리사회 상식’과 같은 문제였던 것이다.

청년들은 유룻 후보를 보면서 ‘청년이 정치하는 것’, ‘청년 정치인’의 모습을 본다고 했다. 청년 정치인 유룻은 그들과 청년들의 직접정치를 만들고 싶다. 먼저, 올해도 열리는 노원 주민대회에 ‘청년 원탁테이블’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각계각층 테이블에서 주민이 바라는 정치 의제를 심의한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노원 정치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노원 주민대회’ 이야기를 들은 청년들의 호응도 좋다. 그들과 함께 “청년들이 힘을 모아 변화를 만들고, 청년들의 힘으로 승리하는 경험”을 만들겠다는 결심이다.

▲ 유룻 위원장의 꿈은 ‘진보집권’이다.

‘진보집권’의 꿈

본지와의 인터뷰 도중 서울여대 학생들이 유 위원장을 찾아왔다. 유룻 후보가 선거 때 내걸었던 ‘윤석열 심판’이라고 적힌 대형 외벽 현수막을 제공했고, 학생들은 수업 프로젝트에 활용했다. 버려지는 폐현수막으로 ‘업사이클링(새활용) 북 파우치’를 만들어 유 위원장에게 내밀었다. 그의 기호(번호)가 선명히 들어간 파우치였다.

하루하루 청년들과 소통을 넓혀가느라 바쁜 유 위원장의 꿈은 ‘진보집권’이다.

“진보정당만이 할 수 있는 정책이 실현된 한국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고, 빨리 보고 싶습니다.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으로 대변되는 진보정책들이 있었지만 지금 시대엔 더 새로운, 더 많은 정책들이 요구되잖아요? ‘주민이 정치의 주인’이라 여기는 진보정당만이 할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까, 실제로 실현할 수 있는 힘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런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유 위원장은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역할이 주어진다면 어느 역할이든 기꺼이 잘 해내야겠다”는 결심을 세운다고 했다. 어느 요리에나 잘 어울리는 재료이며, 그의 별명이 된 ‘감자’처럼 말이다.

조혜정 기자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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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야당 범야권 총출동... 이재명 "입법권 무시 대통령, 국민이 심판해야"

야당-시민사회 공동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가 25일 오후 서울역과 숭례문 사이에서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관으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의당 장혜영 원내대표 직무대행, 새로운미래 이석현 비대위원장,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당선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승훈 운영위원장, 해병대예비역 대표 김규현 변호사,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거부권 거부 전국비상행동 박석운 공동대표 등 대표자들이 특검법 통과 퍼포먼스를 하고 있디.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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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역과 숭례문 사이에서 열린 '야당-시민사회 공동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해병대예비역들이 시민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

ⓒ 권우성

"대통령이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고, 상식을 위배하면, 바로 그 권력의 주체인 우리 국민들이 대통령을 심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더불어민주당·새로운미래·조국혁신당 등 7개 야당이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아래 채상병 특검법) 통과를 촉구하는 대규모 장외 투쟁에 나섰다. 112개 시민사회단체, 해병대 예비역 단체들과 시민들도 동참해 "대통령의 특검 거부, 국민이 거부한다", "대통령실 범죄 은폐, 특검으로 수사하라" 등을 한 목소리로 외쳤다.

25일 오후 서울역 4번 출구 앞. '야당·시민사회 공동 채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숭례문까지 이어지는 대로가 순식간에 촘촘히 메워졌다. 주최 측인 '거부권 거부 전국비상행동'은 이번 대회에 2만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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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역과 숭례문 사이에서 열린 야당-시민사회 공동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규탄연설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이날 범국민대회를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명백하게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경고했다"며 "그러나 그들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국민을 능멸하고, 민주주의를 퇴행시키고,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 우리가 다시 심판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행사하는 거부권이든, 무엇이든, 그 권력은 대체 누구의 것인가"라며 "그 권력은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가족이나, 대통령의 측근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돼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조국 "국민 인내심 한계...여, 독재자 길로 가는 대통령 멈춰 세워야"

이 대표는 "그들의 저 오만함과 교만함을 꺾고, 이 나라의 주인인 바로 우리 자신이 행동으로, 실천으로 반드시 증명하자"며 "이렇게는 살 수 없다. 더이상 견딜 수 없다. 국민 주권 국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우리 스스로 책임지자"고 부르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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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역과 숭례문 사이에서 열린 야당-시민사회 공동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규탄연설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독재" 등 강도 높은 표현으로 윤 대통령 저격에 나섰다. 그는 "모든 권력을 독차지하고, 모든 일을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독재"라며 "권력자가 민심을 외면하고 자기 자신과 측근만 챙기는 것이 독재"라고 했다. 그러면서 "총칼만 휘두르지 않았지, 윤석열 정권이 하는 것이 바로 독재"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윤 대통령에 묻는다. 지난 7월 13일 해병대 수사 결과 보고를 받고, 격노한 후 무슨 말을 했나. 누구에게 어떤 지시를 했나"라며 "윤 대통령은 채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본인과 본인의 핵심 측근들이 수사를 받을까 겁난 것 외 다른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윤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국민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며 "여당인 국민의힘에게도 촉구한다. 독재자의 길로 가고 있는 대통령을 멈춰 세우라"며 "21대 마지막 국회에서 국민의힘은 특검법 재의결에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국민을 거부하면, 국민이 대통령을 거부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날 범국민대회에는 전 해병대수사단장 박정훈 대령 변호인단의 일원인 김규현 변호사도 참석했다. 단상에 오른 김 변호사는 월남전 참전 유공자 이근석 해병, 최병태 해병, 예비역 소령 조우영 해병 등 채상병 특검법 통과를 위해 힘을 보태고 있는 인물들을 상세히 소개한 뒤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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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예비역들이 25일 오후 서울역과 숭례문 사이에서 열린 야당-시민사회 공동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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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시민사회 공동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가 25일 오후 서울역과 숭례문 사이에서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관으로 열렸다.

ⓒ 권우성

김규현 변호사 "통신기록 삭제 때까지 끌겠다는 수작... 진실 밝히자"

그는 "윤 대통령이 자기 범죄를 덮기 위해 특검법을 거부했다"며 "헌법의 수호자인 대통령이 헌법을 파괴하고, 진실을 은폐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대통령 격노를 들었다는 내부자 진술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심지어 이제 녹음 파일까지 확보됐다. 진실이 다 드러나는 건 시간 문제"라고 덧붙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로는 조속히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어렵다고도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공수처가 수사를 열심히 하지만, 인력과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1명 조사하는 데 한 달씩 걸리고 있는 공수처"라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는 기소권도 없어 수사가 끝나면 또 검찰 수사가 시작된다"며 "결국 7월, 8월 통신 기록이 다 삭제될 때까지 질질 끌어보겠다는 수작이 아니겠나"라고 일갈했다.

김 변호사는 "3일 뒤면 재표결이다. 기적은 반드시 일어난다"며 "자기 죄를 덮으려 국가 권력을 사유화 한 저 범죄자들을 물리치고 진실을 밝혀보자"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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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시민사회 공동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가 25일 오후 서울역과 숭례문 사이에서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관으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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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시민사회 공동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가 25일 오후 서울역과 숭례문 사이에서 열린 가운데, 집회장에 들어가지 못한 시민들이 도로 건너편 인도에 모여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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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시민사회 공동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가 25일 오후 서울역과 숭례문 사이에서 열린 가운데, 집회장에 들어가지 못한 시민들이 도로 건너편 인도에 모여있다.

ⓒ 권우성

야 7당 대표, 시민사회단체 대표 총출동..."특검 통과, 국민의 명령"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도 "생존 장병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다가오는 7월 19일 채상병 1주기에 김계환 사령관, 임성근 사단장, 윤 대통령 등이 아무렇지도 않게 참석할 것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채 상병과) 같이 물에 빠진 뒤 생존한 해병 8명 중 4명이 전역을 했고, 4명은 아직 해병대 1사단에 그대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자기 동료를 죽게 만든 공범들이 주최하는 행사에서 자신의 동료를 애도해야 하겠나"라고 부르짖었다. 임 소장은 "21대 국회는 특검법 통과, 22대 국회는 국정조사 실시로 진실과 양심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함께 만들어 가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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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시민사회 공동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범국민대회’가 25일 오후 서울역과 숭례문 사이에서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관으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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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시민사회 공동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범국민대회’가 25일 오후 서울역과 숭례문 사이에서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관으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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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시민사회 공동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가 25일 오후 서울역과 숭례문 사이에서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관으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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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시민사회 공동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가 25일 오후 서울역과 숭례문 사이에서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관으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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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시민사회 공동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가 25일 오후 서울역과 숭례문 사이에서 열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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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예비역들이 25일 오후 서울역과 숭례문 사이에서 열린 야당-시민사회 공동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이날 범국민대회에 동참한 시민들은 '대통령의 특검 거부 국민이 거부한다', '채상병 특검 통과, 국민의 명령이다' 등 피켓을 들고 약 2시간 동안 자리를 지켰다. 일부 해병대 예비역 단체들은 '해병대원 특검 거부한 윤석열 정권, 참수작전 돌입한다', '채해병 특검 통과, 책임자 처벌' 등 피켓을 흔들기도 했다.

이날 대회에는 ▲장혜영 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 ▲이석현 새로운미래 비대위원장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당선인 등 정치권 인사들도 참석했다. 또 ▲이승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박석운 '거부권 거부 전국비상행동' 공동대표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들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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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윤석열, #채상병, #특검, #이재명, #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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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찐윤 검사'들도 못 믿겠다는 '24% 대통령'의 위험한 도박

[박세열 칼럼] 윤석열식 '공정과 상식'의 파산 선언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4.05.25. 05:06:58 최종수정 2024.05.25. 05:06:59

지난 14일 대통령의 검찰 인사는 '찐윤횡사'였다. 그래서 도저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생겼다. '찐윤 어벤저스' 검찰 진용을 대통령이 스스로 해체한 이유는 뭘까?

앞서 검찰은 윤석열 라인의 핵심 중의 핵심들로 짜여져 있었다.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1차장 김창진. 국정농단 사건 박영수 특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고, 윤석열 정부 법무부 초대 검찰과장을 지낸 '찐윤' 검사였다 그는 1차장 산하 형사 1부에 김건희 영부인 수사 전담팀을 꾸렸다가 이번에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튕겨져 나갔다.

김건희 영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고형곤 4차장. 박영수 특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 시절 조국 전 민정수석의 부인 정경심 교수를 수사해 구속시키고 유죄를 받아냈다. 윤석열식 '공정과 상식'의 상징인 '조국 수사'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지만, 영부인 수사에 손을 댄 후 이번에 수원고검 차장 검사로 튕겨져 나갔다.

이 모든 사건을 총괄하는 서울중앙지검장 송경호. 2017년 8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으로 임명돼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밑에서 이명박 정부 비리 수사를 담당했다. 2019년 8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되자마자 특별수사를 총괄하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승진했고, 윤석열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내다가 역시 '영부인 수사'를 앞두고 갑자기 부산고검장으로 튕겨나갔다.

한동훈·이원석과 연수원 동기이자, '특수 트로이카'로 불리던 부산고검 차장 주영환. 그는 한동훈 법무부장관 인사청문준비단당을 맡았고, 이후 대구지검장을 지냈으나, 이른바 '쥴리 의혹'을 제기했던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한 후, 갑자기 부산고검 차장으로 튕겨나갔다. 그리고 이번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두번째 좌천을 당하면서 아예 스스로 옷을 벗었다.

검찰총장 이원석. 2016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지내면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수사를 위해 조직된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되자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승진했지만, 추미애의 '검찰총장 패싱' 인사 때 좌천당했다가 현 정부 들어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런 그가 이젠 '검찰총장 인사 패싱'의 당사자가 됐다. 사실상 '나가라'는 신호다.

윤석열 정부의 '1기 검찰 진용'은 '윤석열 라인' 특수통 엘리트 중 엘리트들로, 과거 검사 윤석열을 정점으로 하는 '동일체'의 손과 발, 눈과 귀를 담당해 왔다. 그 '어벤저스'가 이번에 윤 대통령의 스냅 한 방으로 절반이 날아갔다. 쉽게 말해 '자해 인사'다. 그래서 이런 인사가 설명되려면 '자해 인사'를 할 만큼 '대통령은 찐윤 검사들마저 믿지 못하는 것 아닌가'란 의심을 먼저 앞세워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나온 발언에 그 단서가 있다.

"도이치니 하는 이런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사실은 지난 정부 한 2년 반 정도, 사실상은 저를 타깃으로 해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정말 치열하게 수사를 했습니다.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서 정말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자체가 저는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수부 검사의 버릇 중에 가장 고약한 것은 '수사'가 곧 '최종 결과'라는 착각이다. 해병대 채상병 사건이 그 예다. '초동 수사' 결과가 보고된 후 드라마틱하게 뒤집힌 건 '누군가'가 '초동 수사' 결과에 납득하지 못하고 '격노'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검찰 특수통 출신의 이 정부 초대 국가수사본부장 후보는 "수사의 최종 목표는 유죄판결(정순신)"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과거 윤석열 수사팀은 2019년 9월 6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청문회 도중에 '공소시효 임박'을 이유로 정경심 교수를 소환 한번 하지 않고 전격 기소했다. '유죄 확신'이 없었다면 형사 제도 실무와 상식을 뛰어넘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윤 대통령의 동네 주민으로 알려진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은 자신의 책 <위기의 대통령>을 통해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독대에서 "제 상식으로는 조국이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정경심을 기소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했다고 썼다. 검찰의 힘은 '수사 단계'에서 기소 여부를 결정할 때 극대화된다. 실제 무죄인지, 유죄인지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기소 단계에서 모든 판단이 끝난다.

그런 면에서 "도이치니 하는" 사건은 대통령의 인식 속에서 이미 마무리된 사건이다. 하지만 검찰의 '찐윤 어벤저스'는 "도이치니 하는" 사건을 끝맺음하지 못했다.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서 정말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는 발언의 수취인은 문맥상 특검을 주장하는 '야당'이지만, "치열하게 수사를" 한 사안인 "도이치니 하는" 사건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는 검찰을 향한 말로도 들린다. 그 말을 들은 검사들은 모골이 송연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이치니 하는" 사건에서 동일체의 머리(윤석열)와 손발은 따로 논 셈이 된다. 동일체가 동일체로 작용하지 못한 것이다. '찐윤 어벤저스' 해체 명분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정말 묻고 싶은 건 송경호와 이원석에게 돌아갈 질문들이다. 왜 "치열하게 수사"를 한 사안을 처리하지 않고 있었는지, '무혐의' 처리를 못할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인지, 송경호와 이원석은 이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대통령의 인식 속에 이미 '셧다운'된 사건을 그들은 왜 쥐고 있었던 것인가. 혹시 대통령의 '약점'이라도 쥐고 흔들려 했던 것은 아닌가. 대통령의 '통제 밖'으로 감히 나가려 모의하지 않았는가. 이런 궁금증이 꼬리를 물게 놔두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과정에서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재임 시절 왜 아무런 손을 쓰지 않고 있었을까?

검찰 수뇌부의 거취가 영부인 사건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한다면, 공적인 검찰 인사는 드라마 속 궁중 암투 스토리 수준으로 격하된다. 그리고 시중에 '궁중 암투' 소문이 널리 퍼진 나라라면 그 권력은 오래 가지 못한다. 대통령의 '욕망'과 '현실'의 불일치할 때, 셰익스피어식 비극은 시작된다. 비극의 요인은 욕망과 의심을 주체하지 못하는 인간의 천성적 결함이다. 권력은 파멸로 하면서 우리에게 연민을 불러 일으킨다.

스코틀랜드의 용맹한 장군 맥베스는 전장에서 대승을 거두고 돌아오는 길에 세 마녀를 만나 자신이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듣는다. 맥베스로부터 예언을 전해들은 맥베스 부인은 맥베스를 회유해 왕을 죽이도록 하고, 맥베스는 결국 스코틀랜드의 왕위에 오른다. 하지만 권력을 욕망할 줄 알고 쓸 줄은 몰랐던 맥베스는 자신의 왕위를 위협하는 다른 예언들을 무위로 돌리기 위해 친구와 경쟁자의 주변인들을 제거하며 왕위를 유지하지만, 파멸의 예언이 실현되는 걸 막는 행위가 그를 파멸로 몰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에서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시사점이 있다. 인간의 권력과 욕망은 두려움과 의심을 낳고, 객관적 현실과 주관적 판단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면서 '공적 영역'에 '사적 안위'를 개입시킨다. 권력자가 자신을 돌아보는 균형 감각과 공적 마음가짐을 상실하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우린 역사와 문학을 통해 배워왔다.

이번 검찰 인사는 이 정부 출범 모토인 '공정과 상식'이란 상징 자본의 파산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대통령 부부의 안위' 앞에서 '친윤 검사들'마저 내친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누구도 믿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끝내 근본적인 의문은 해소되지 않는다. 대통령도 '갸웃'할 그런 의문이다.

과연 최고의 충성파로 꾸린 '1기 친윤 진용'보다, '2군'으로 꾸려진 '2기 친윤 진용'이 더 (대통령 입장에서 볼때) 유능한 사람들일까? 지지율 24%(한국갤럽 24일자 여론조사 기준)짜리 대통령은 그들을 과연 통제할 수 있을까? 구관이 명관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인사 목적'은 달성될 수 있을까? 지금 신임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앞에는 두 갈래 길이 있다. 그 두 갈래 길이 각각 어떤 길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서 헌등 뒤 합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열 기자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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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연금개혁 미루는 정부·여당, 1%p도 합의 못하나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추가 질문을 더 받겠다는 의사를 김수경 대변인에게 전달하고 있다. 2024.05.09.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연금개혁을 위해 제안한 '원포인트 영수회담·3자회담'을 대통령실이 거부하면서 사실상 연금개혁 시계는 더 뒤로 밀리게 됐다.

21대 국회 마지막 일주일 안에 연금개혁을 조금이라도 진전시키자는 야당의 요구를 무시한 처사다. 윤석열 정부가 정권 초기부터 '3대 개혁(교육·노동·연금)' 중 하나로 연금개혁의 속도전을 강조했던 것을 생각하면, 대통령실의 회담 거부는 실망스럽다.

국민연금 개혁은 애초에 윤석열 정부가 시작한 일이다. 정부가 3대 개혁 중 하나로 밀어붙이고, 여기에 발맞춰 여당에서는 대선 직후부터 연금특위 구성을 주장하면서 연금개혁 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나 연금개혁을 미뤄온 것도 정부였다. 2023년 10월 정부가 발표한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안'은 모수개혁 등 아무 내용이 없는 '맹탕 개혁안'이었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3가지 연금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하자 국민의힘이 '단일안을 가져오라'며 논의 조차 거부했던 것을 생각하면, 윤석열 정부의 '맹탕 개혁안'은 연금개혁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게 만든다.

당시 정부는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국회에 공을 던졌다. 이에 국회 연금특위는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공론화 작업을 시작했다. 국민 500명으로 구성된 시민대표단은 3주 동안 연금개혁 의제에 대해 학습하고 주말마다 4차례에 걸쳐 토론을 진행했다. 이 같은 공론화 결과, 시민대표단은 보험료율(내는 돈)을 현행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현행 40%에서 50%로 인상하는 '소득보장안'을 선택했다.

정부가 필요하다고 한 공론화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내지 못한 개혁안, 그것도 단일안을 시민들이 의견을 모아 도출한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22대 국회에서 논의하자며 연금개혁을 또 미뤘다. 정부, 여당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였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공론화 결과를 두고 "현재보다 재정을 더 악화시켜 재정안정을 위한 연금개혁 목적에 부합하지 않다"며 노골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야당에서는 소득대체율을 대폭 양보하기도 했다. 공론화 결과인 '소득대체율 50%'에서 45%로 낮춘 안을 제안한 것이다. 소득보장 강화를 선택한 시민들의 의견에 미치지 못한 수준이지만, 여당과의 합의를 위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여당은 소득대체율 43%를 고수하면서 '2%p(포인트)'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연금특위는 지난 7일 활동 종료를 선언했다. 21대 국회 임기를 20여일 남긴 시점에서 이른 포기 선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5.24. ⓒ뉴스1


민주당은 소득대체율 45%에서 44%까지 더 양보하겠다고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4일 "연금개혁을 할 의사가 있다면 1%p 범위 내에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든 아니면 대통령과 민주당 대표가 만나든 어떤 방법이든 동원해 타결지어야 한다"고 직접 제안했다. 보험료율이 9%에서 13%로 4%p 상향되는 것을 고려하면, 보험료율이 오른 만큼만 소득대체율을 올리는 셈이다. '소득보장 강화'라는 연금개혁의 방향성이 퇴색되지만, 여당과 합의를 위한 양보다.

여당 안에서도 모수개혁만큼은 합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보험료를 13%로 올리는 데 여야가 합의를 이뤘다는 것이 중요한 진전이지 소득대체율이 44%냐 45%냐는 큰 차이가 아니"라며 "여당은 대승적 차원에서 즉시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이재명 대표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1%p의 차이를 좁히려는 노력조차 포기했다.

정부와 여당이 기어이 22대 국회에서 연금개혁 논의를 다시 하자고 고집하는 것은 것은 공론화 결과를 '없던 일로 하자'는 것과 다름 아니다. 22대 국회에서 앞선 공론화를 인정하고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좀 더 폭넓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대합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 공론화 결과가 나왔는데 또 다른 '폭넓은 공론화'를 언급한 것은 지금 공론화를 무시하겠다는 말로 들린다.

정부·여당의 회담 거부로 결국 연금개혁의 공은 22대 국회로 넘겨졌다. 22대 국회 개원 후에도 원 구성에만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을 고려하면, 빨라도 올해 하반기에나 연금개혁의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구성에 여야가 속도를 낸다고 해도 논의가 본괘도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21대 국회 연금특위에서 논의를 주도하던 여야 간사를 포함해 7명의 의원들이 22대 국회에 재입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2대 국회에서는 연금개혁 논의를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올해 안에 연금개혁안이 도출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이 다가오는 것을 생각하면 윤 대통령 임기 내 연금개혁이 결론 날지도 난망하다.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연금개혁의 의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회적 대합의를 이끌어내서 제 임기 내에 앞으로 백년대계인 연금개혁안이 확정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확언했다. 윤 대통령이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시간과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윤 대통령이 말한 사회적 합의는 이미 공론화를 통해 이미 나와 있다. 윤 대통령의 결단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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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은 바지회장"... 삼성전자 사옥앞 마스크 벗고 외친 젊은 직원들

▲ 삼성전자노조, 원만한 단체교섭 요구 문화행사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5.24 가자! 서초로! 문화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문화행사는 삼성전자 창사 이후 최초로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삼성전자 사업지원TF(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에 노사협의회를 앞세운 노조 무력화 시도를 철회하고,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통한 원만한 단체교섭을 요구'하기 위해 열렸다.

ⓒ 이정민

 

▲ 삼성전자노조, 원만한 단체교섭 요구 문화행사

ⓒ 이정민

"우리 노조는 이재용 회장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바지회장'이라고 표현한다. 이재용 회장에게 결정 권한이 있었다면 이곳 서초사옥이 아니라 (이 회장 자택이 있는) 이태원에서 행사를 했을 것이다. 지금 삼성의 모든 결정권한은 정현호 부회장에게 있다. 이재용 회장이 정말 삼성을 책임지는 오너라면, 지금이라도 직원들에게 입장을 밝히라." - 이현국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부위원장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창사 55년 이래 두 번째 단체행동을 벌였다. 수원·화성·기흥·평택·천안·광주·구미·온양 등 전국의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모여든 2000여 명 조합원들은 무노조 경영으로 일관해온 사측을 향해 "노조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2020년 5월 국정농단 뇌물죄와 노조 탄압문제 등으로 구속 위기에 처한 이재용 회장이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종식하겠다고 공식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사협의회를 통한 노조 무력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5.24 가자! 서초로! 문화행사'를 개최했다.

ⓒ 이정민

회사가 세워진 1969년 이후 50년 넘게 이렇다 할 노조 활동이 없었던 삼성전자에 최근 노조 바람이 불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1만명 선에 멈춰있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조합원수가 올해 들어 3배 가까이 급증, 현재 2만 8000여명까지 불어났다. 삼성전자의 전체 직원은 12만 명 정도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체의 약 23%가 노조에 가입한 것이다. 이를 동력으로 노조는 지난달 17일 창사 이래 첫 노조 집회를 경기도 화성 사업장에서 열었다. 당시에도 2000명 넘는 조합원들이 공개 집회에 참석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이날 노조는 삼성의 심장부인 서초사옥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집회에 모인 상당수가 20~40대 사이의 젊은 조합원들이었고, 대다수는 마스크 등을 쓰지 않고 얼굴을 드러낸 채 시위에 참가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한국노총 소속으로 지난 2019년 11월 설립됐다.

"실세는 정현호와 사업지원TF"… 얼굴 드러내고 모인 삼성전자 젊은 노동자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긴부들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5.24 가자! 서초로! 문화행사'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이정민

 

ⓒ 이정민

삼성전자 노조가 주목받는 이유는 삼성의 노사관계가 전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이다. 그간 공개적으로 무노조 경영을 표방해온 삼성은 경영계 전반에 퍼진 '노조 혐오'의 첨병이었다. 전통적으로 삼성은 노조가 아닌 소수의 근로자대표가 참여하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노동조건을 결정해왔고, 금전 보상으로 불만을 눌러왔다.

하지만 최근 임금인상률이 낮아지면서 내부 불만이 쌓였고, 이것이 노조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현장에서 만난 한 경기도 지역 사업장의 노조 대의원은 "더 이상 경영진의 잘못을 노동자들에게만 전가하고 임원진만 잇속을 차리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노조는 특히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이 노조 무력화의 주범이라고 지목했다. 정 부회장은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이기도 하다. 노조는 사업지원TF가 과거 '미래전략실'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있다. 앞서 삼성은 2017년 초 이재용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뇌물죄 등 국정농단 수사가 벌어지자 그 책임이 있는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바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회사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와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노사협의회를 앞세운 노조 무력화 시도를 철회하고, 노조와의 대화를 통한 원만한 단체교섭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손우목 전국삼성전자노조위원장은 연설에서 "오늘 서초사옥에 모인 건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사업지원TF, 즉 구 미래전략실이 있기 때문"이라며 "정 부회장은 헌법이 보장하는 교섭과 이재용 회장이 약속한 무노조 경영 폐기를 즉각 지키길 바란다"고 했다. 조합원들은 "정현호 나와라", "노동존중 실천하라", "노조탄압 중단하라"를 구호로 외쳤다.

노조는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에 전격 발탁된 전영현 신임 부문장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이현국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지난 2018년 삼성SDI에서 노조 설립 움직임이 있었을 때 관계자들을 해외로 파견하려고 시도하는 등 사측의 탄압이 있었는데, 이때 전영현 부문장이 삼성SDI의 사장이었다"고 비판했다. 전 부문장 역시 삼성 미래전략실 출신이다.

노조는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항소심 재판과 관련해서도 "이 회장을 더 이상 오너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 회장은 아무 결정 권한이 없는 바지회장"이라며 "정말 오너라면 직원들 앞에 나와 입장을 밝히라"고 했다.

"언론은 '귀족노조'라 하겠지만, 우리가 노조하는 이유는…"

 

▲ 뉴진스님, 삼성전자노조 문화행사 출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개최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5.24 가자! 서초로! 문화행사'에서 '뉴진스님'으로 활동하는 개그맨 윤성호가 공연을 하고 있다.

ⓒ 이정민

 

ⓒ 이정민

집회에는 뉴진스님과 에일리, YB밴드가 출연했다. 이 부위원장은 "어떤 분들은 우리를 향해 '귀족노조'라고도 하고, 돈이 많아서 이런 행사를 할 수 있다고도 하지만, 귀족은 노동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유명인사들의 공연이 이어지자 삼성전자 직원들은 물론 강남역을 찾은 외국인들도 집회 현장 주변을 둘러싸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일부 조합원들은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기도 했다.

이현국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부위원장 : "아마 오늘 행사가 끝나면 언론에서 '삼성전자 귀족노조'란 말이 나오겠죠. 그럴 거라고 예상합니다. 그렇지만 귀족들은 노동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얘기도 하겠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에서, 돈이 많으니까 이런 행사를 기획하는 거 아니냐고. 저희 조합 설립한 지 4년 지났습니다. 4년 동안 조합원들이 한 달에 만원씩 내어주신 소중한 조합비를 차곡차곡 모아서 이 자리 마련했습니다. 저희 노동조합이 돈이 많아서가 아닌, 조합원 수가 많아서 이 자리가 가능했다고 다시 한번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가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습니다. '노동운동 왜 하냐'고 질문을 받았을 때, 저희가 사실 과거에는 대답을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답을 하종강 성공회대 교수님이 주셨습니다. 1948년 제헌헌법을 만들 때 노동3권이 들어갔습니다. 노동자가 노조를 조직하고, 사측과 대화하고, 그리고 주위 분들에게 피해를 주는 파업까지 허락한 내용입니다. 이런 막강한 권한을 왜 노조에 주었을까요. 한국사회 경제 활동 인구는 2900만 명 정도입니다. 이중 80%가 급여소득자라고 합니다. 우리들처럼요. 이 80%에 해당하는 수많은 급여소득자들에게, 한 달에 50만원의 추가금이 지급된다면 어디로 갈까요? 다 소비와 지출을 통해 사회에 환원됩니다. 그러면서 지역 경제가 부강하게 됩니다. 이것이 누구나 노조 활동을 해야 하는 당당한 이유이자 권리라고 배웠습니다.

노동자들의 역할은 나의 뱃속을 채우는 것을 넘어, 내가 좀더 정당한 보상을 받음으로써 우리 지역경제를 윤택하게 함에 있다고 저는 당당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노조 운동하는 이유입니다.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 삼성전자노조, 원만한 단체교섭 요구 문화행사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개최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5.24 가자! 서초로! 문화행사'에서 YB 밴드가 공연을 하고 있다.

ⓒ 이정민

 

▲ 에일리, 삼성전자노조 문화행사 공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개최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5.24 가자! 서초로! 문화행사'에서 가수 에일리가 공연을 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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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살포는 전쟁행위...美 자금지원 즉각 중단해야"

통일중매꾼 등, "반북 탈북민단체 대북전단살포 더욱 극성..전쟁위기 고조"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4.05.24 16:13
  •  
  •  댓글 2
 
통일중매꾼과 국민주권당 자주독립위원회, 자주민주평화통일위원회, 통일시대연구원, 평화어머니회 등 단체들은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북전단은 심리적 수단이며, 전단살포는 사실상의 전쟁행위"라고 비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통일중매꾼과 국민주권당 자주독립위원회, 자주민주평화통일위원회, 통일시대연구원, 평화어머니회 등 단체들은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북전단은 심리적 수단이며, 전단살포는 사실상의 전쟁행위"라고 비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탈북민 단체인 '통일중매꾼'(대표 동분선)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최근 인천 강화도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이 대북전단을 살포한데 대해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의 전단살포 배후에는 미국 중앙정보국(CIA)를 대신해 세계 친미인사를 지원하는 '전미 민주주의 기금'(NED)이 있다며, 미국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통일중매꾼과 국민주권당 자주독립위원회, 자주민주평화통일위원회, 통일시대연구원, 평화어머니회 등 단체들은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북전단은 심리적 수단이며, 전단살포는 사실상의 전쟁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오직 정세긴장과 전쟁위기만을 불러오는, 그리고 일부 악질 반북 탈북자들의 돈벌이 수단일 뿐인 대북 전단살포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밤 인천 강화도에서 대북전단 30만장과 K팝, 트로트 동영상 등을 저장한 USB 2,000개를 대형풍선 20개에 매달아 보냈다고 한 자유북한운동연합의 주장에 대한 대응이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만에 대북전단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동분선 대표는 "지난 2020년 2월 박상학을 비롯한 반북 탈북자들의 삐라 사건으로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되었고, 2022년에는 대북전단을 통해 코로나가 유입되었다고 하면서 강력한 보복대응을 언급하기도 했다"면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북전단 살포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상대를 자극하여 전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북 탈북자들의 뒤에는 언제나 미국이 있으며, 대북전단 살포를 미국 민간 단체들이 막대한 예산까지 들여가면서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일중매꾼은 지난 2020년 6월 24일 대북전단 살포행위 중지와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제정을 촉구하며 출범한 새로운 탈북민단체. 공공연하게 대북전단살포를 감행해 온 자유북한운동연합을 비롯한 일부 탈북민단체를 '반민족 반통일적인 극우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동 대표는 "통일중매꾼의 사업은 철두철미 전쟁을 부르는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반대하여 투쟁함으로써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면서 "일부 반북 탈북자단체의 전단살포는 비호 조장하고 자신들의 활동은 탄압하는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전쟁광'이라고 맹비난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북전단 살포 자금은 미국의회가 설립한 NED가 제공하고 있다며, "미국이 반북 탈북자들에게 자금을 지원해 전단을 뿌리는 목적은 자국의 동북아 패권유지에 방해가 되는 북한을 내부로부터 흔들어 무너뜨려보자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의 대북전단금지법 위헌결정으로 대북전단 살포는 더 늘어나고 그만큼 전쟁위기 또한 우리 곁으로 가까이 다가오게 됐다며 우려했다.

구산하 국민주권당 대변인은 "미국 국무부 산하 NED가 2019년 한해에 대북전단 살포 등을 위해 지원한 돈이 약 50억원에 달하며, 우리 국회가 대북전단금지법을 만들었을 때 표현의 자유 운운하며 정치적으로 압박을 가한 것도 미국"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대북전단은 미국이 주도해서 날리고 있는 것, 미국의 동북아 패권을 지키기 위한 대북적대정책의 산물이 바로 대북전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북 북자단체들은 "이런 상황을 자기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여 서로 경쟁하느라 고소 고발을 남발하고 있다"며, "윤석열 권이 대북전단살포 금지법을 무력화하며 전단 살포를 돕고 있으니 이제 공개적으로, 경쟁적으로 대북전단 살포에 나설 것"이라고 전쟁위기로 비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탈북민 김창선씨는 대북전단살포에 나선 박상학 대표에 대해 "엄연히 우리 국민을 전쟁의 위험한 구렁텅이에 몰아가는 'XXX'"라고 하면서 "전단 살포는 북한 정권을 멸망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을 위험하게 하는 대 범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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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없다면 삶은 무의미 해진다.

박한표  | 등록:2024-05-23 07:59:10 | 최종:2024-05-23 14:41:1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죽음이 없다면 삶은 무의미 해진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4년 5월 21일)

어제에 이어 죽음에 관한 화두를 이어간다. 우리가 죽음을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바로 삶이 진짜 귀중하다는 가치를 깨우쳐 주는 것이다. 삶은 우리에게 ‘드물게’ 누릴 수 있는 자원이다. 그러나 더욱 더 다정한 언어로 채워야 하는 귀한 시간이다. 죽음의 자연스러움에 대해 생각함으로써 얻는 가장 큰 의미는 우리에게 두 번째 기회는 없다는 깨달음일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는가? 멍청한 일에 기웃거리고, 세상이 주입한 생각에 휩쓸리면서 말이다. 죽음을 대면하는 일은 지금 나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 정말로 나의 유한한 시간을 쓸 만한 일인가를 스스로 묻게 한다.

죽음이 없다면 삶은 무의미 해진다. 죽음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삶이 빛날 수 있는 거다. 몇 백 년 살아야 한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살 만큼 살았으면 교체되어야 한다. 어제에 이어 웰 다잉(Well-dying) 이야기를 이어간다. 웰 다잉하면, 그리스 로마 신화 속의 영웅 헤라클레스의 ’맞이하는’ 죽음이 소환된다. 그가 죽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

헤라클레스의 아내 데이라네이나는 트라키스에 도착하는 즉시 ‘네소스의 피’가 묻은 옷자락을 잘라 청동 솥에다 보관해 두었다. “의심이 마음의 젤로스(질투)를 튀겨낸다”는 말이 있다. 반면, 헤라클레스는 활쏘기 시합의 상으로 내걸렸던 아름다운 이올레를 잊지 못하고, 오이칼리아를 쳐들어가 활쏘기 시합에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승리자의 상품으로 내걸렸던 이올레 넘겨주기를 거절한 에우리토스를 격파하고, 전리품으로 공주 이올레를 데리고 오다 가, 제우스 신전에 들러 제사를 올리게 된다. 그 때 헤라클레스는 아내 데이아네이라에게 자신의 예복을 부탁한다. 사자 가죽을 걸치고 제사를 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헤라클레스의 아내는 이올레를 질투하여, ‘네소스의 피’가 묻은 옷 조각을 헤라클레스의 예복 안에 꿰매어 넣었다.

헤라클레스는 아내가 보낸 그 예복을 입자마자, 정체모를 고통을 느꼈다. 고통이 어찌나 격심한지 난생처음으로 신전 바닥에 쓰러지기까지 했다. 제우스 신관들은 이 영웅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면서 그를 배에 태워 트라키스로 모셨다. 헤라클레스가 트라키스로 돌아오자, 아내 데이아네이라는 자신이 오해를 하여 남편을 죽게 한 양심의 가책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다.

그러나 헤라클레스는 그냥 죽음을 기다리지 않았다. 자신의 죽음을 맞이하였다.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웰-다잉(Well-dying)의 모습을 보여준다. 헤라클레스는 장작더미에 올라 불타 죽는 것으로 ‘떠밀리는’ 죽음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죽음을 준비한다. 즉, 산 채로 자신을 화장시키는 것이다.

헤라클레스는 장작을 쌓게 하고는 몸소 직접 그 위로 올라가서 이렇게 말한다. “이 장작 더미 밑에는 내가 쌓아놓은 불쏘시개가 있다. 그러나 내가 그대들에게 불질러줄 것을 청하여도, 그대들은 불을 지르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나를 모르는 사람이 이곳을 지나게 되면, 내가 쓰던 이 활을 주고, 그 대가로 불을 질러달라고 부탁해라.” 아들 힐라스에게는 이올레를 아내로 삼으라고 유언했다. 한 이방인이 나타나자, 신관들이 헤라클레스의 뜻을 전하자, 헤라클레스가 누구인지 모르니까, 별 어려움 없이 불방망이를 장작더미 밑에 던지고, 헤라클레스의 활을 받아가지고 사라졌다.

올림포스 신들은 헤라클레스가 땅 위의 삶을 마감하는 광경을 슬프게 내려보고 있었다. 그 때, 제우스는 헤라클레스를 올림포스로 불러들인다. 그래서 헤라클레스는 반드시 죽어야 하는 인간의 몸에서 태어났지만, 죽지 않는 신이 되어 올림포스로 올라 간 영웅이 된다. 그리고 헤라와도 화해하고, 헤라의 딸 헤베와 결혼을 허락한다. 독일 시인 쉴러의 시 한 대목을 인용한다.

(..)
지상에서 어둡고 무거운 고통을 죽음에다 버리고,
천상의 빛을 향하여 비상했다.
(...)

우리가 경험하는 죽음은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이다.
- 자신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 순간
- 육체가 실제로 소멸하는 순간
- 어느 누구도 더 이상 우리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 순간

세 번째 경험하는 죽음을 위해 최근에 ‘e-죽음 산업’이 생겨났다. 고인이 인간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순간을 막기 위해, 고인의 개인적 데이터를 수집하여, 그가 사라진 뒤에 그를 대신하는 아바타를 만든다. ‘e-죽음 산업’의 등장은 인간의 데이터를 실리콘 속에 영구히 보존함으로써 인간성의 일부를 구해낼 방법을 찾고 있다. ‘특이점’ 신봉자들은 인류 모두가 나중에 클라우드 속에서 살 것이라고 민든다. ‘특이점’ 이야기는  레이 커즈와일이 한 이야기이다. 인간이 터덜터덜 걸어가면서 거의 조금도 발전하지 못하는 동안 컴퓨터는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발전한다는 거다. 그런 성장은 거의 틀림없이 ‘특이점’을 요구한다. 즉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인간을 말고 당기면서 더 높은 존재 수준으로 끌어올릴 가까운 장래의 어느 시점 말이다. 그 ‘특이점’이 오면, 그러니까 우리를 지금의 우리로 만든 거대한 고립인 죽음이 살해될 수 있다는 거다.

그러나 남겨진 사람들이 가진 고인에 대한 기억은 컴퓨터가 제공하는 소위 추억이라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컴퓨터는 기억 능력이 전혀 없다. 그것이 할 수 있는 것은 불러오는 것뿐이다. 실제 우리의 뇌가 하는 기억은 나뉘고 변형된다. 우리는 지금 알고 있는 것에 비추어 과거를 편집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바꾸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기억은 정지된 파일이 아니다. 우리는 사람들을 그들 자체의 모습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우리 방식으로 그들을 기억한다. 이 이야기를 하다 보니, 박찬일 시인의 시가 생각난다.

죽음에 대한 한 연구 / 박찬일

죽은 지 1년이 되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죽은 지 2년이 되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죽은 지 3년이 되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죽은 지 4년이 되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죽은 지 5년이 되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죽은 지 6년이 되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죽은 지 7년이 되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죽은 것이다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불행의 원인, 일상의 쾌락이 아닌 불쾌함의 원인인 두려움과 허영 그리고 무절제한 욕망이란 병을 고치기 위한  네가지 치료법을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 신을 두려워 하지 마라
▪ 죽음을 걱정하지 마라
▪ 선한 것은 얻기 쉬운 것이다.
▪ 최악의 상황은 견딜 만하다.

이 중 두 번째 치료법인 “죽음을  걱정하지 마라”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사실 살아 있지 않은 상태인 죽음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만일 우리가 죽는다면, 죽음을 생각할 필요가 더 이상 없어진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 자신의 죽음을 생각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죽음을 1인칭 죽음, 2인칭 죽음 그리고 3인칭 죽음으로 나누어 볼 때, 1인칭 죽음은 죽은 후에는 자신의 죽음을 알지 못한다. 자신이 죽었기 때문이다., 죽음을 아파하는 것은 2인칭 죽음이다. 사랑하는 2인칭의 죽음으로, 그의 부재(不在)가 주는 슬픔 때문이다. 3인칭으로 죽은 그(그녀의) 죽음은 나, 1인칭에게 직접적인 슬픔을 안겨주지 않는다.

에피쿠로스는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지 않으면 고귀한 쾌락을 즐기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죽음 그 자체를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는 것으로 여기라고 했다. 죽음은 모르는 게 약이라는 거다. 살아있는 동안 죽음을 고민하는 행위 자체를 하지 말라는 거다. 우리가 존재하는 동안 죽음은 오지 않고, 죽음이 오면 우린 존재하지 않으니까.

에피쿠로스는 사후 세계를 믿지 않았다. 그에 의하면, 죽음이 인간에게 가장 악한 두려움이라는 것이다. 죽음에 대한 고민과 집착이 인간 삶의 질과 행복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은 죽은 후에 다른 형태로 변화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말을 인용한다. “인간의 모든 형태가 파괴되면, 영혼은 흩어지고 이전에 소유했던 능력을 상실한다.” 당시 대부분의 아테네인들은 영혼불멸설을 믿었다.

그는 사후에 영혼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죽음을 걱정하지 않았다. 사람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때는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의 특징은 ‘자기보존 능력’이 있다. 생물은 시간이라는 우주의 최후 심판자 앞에서 ‘있음(有)’에서 ‘없음(無)’의 상태로 변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 우리는 그 ‘없음’을 의식하며 ‘지금-여기의 있음’을  만끽하여야 한다. 죽음이 없다면, 살아있음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죽음은 내가 ‘지금-여기’에 살아 있음을 인식하게 하는 필요조건이다. 만약 우리가 영원히 안 죽고 산다면, 지금-여기에 살아있음이 중요하겠는가?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제3막 1장에서 햄릿이 하는 독백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게 더 고귀한가?”  이 독백은 삶과 죽음 가운데서 갈팡질팡했던 게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인간 답게 살 수 있는지 묻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죽어야 할 운명인 인간이라면, 우리에게 붙잡아야 할 지푸라기는 ‘지금 살아 있는’ 이 시간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물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삶을 살아낼 방식을 구하기 위해, 잘 살아야 하는 근거를 얻기 위해서이다.

이 문제는 미국 예일대학에서 17년간 연속 최고의 명강의로 꼽히는 셸리 케이건의 <<죽음 수업(Death)>>이 잘 말해준다. 사실 우리 모두는 반드시 죽는다. 이 사실이 우리 삶을 어떻게 흔드는지 질문하면서, 이 책은 노화를 몸으로 자각하고 시간의 흐름을 서서히 인지하면서 짓눌리게 되는 죽음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우리를 벗어나게 해준다. 죽음의 상태를 규정하는 자세가 살아 있는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죽음을 물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삶을 살아낼 방식을 구하기 위해, 잘 살아야 하는 근거를 얻기 위해서이다. 죽으면 끝이다. 그러니 살아 있는 이 시간을 잘 누리면 된다. 마음껏 사는 거다.

박한표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박사를 받고 국내에 들어와 대전 알리앙스 프랑세즈, 프랑스문화원장을 하다가 와인을 공부하였습니다. 경희대 관광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며, 또한 와인 및 글로벌 매너에 관심을 갖고 전국 여러 기관에서 특강을 하고 있습니다, 인문운동가를 꿈꿉니다. 그리고 NGO단체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하다 그만두고, 지금은 인문운동에 매진한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마을 활동가로 변신중이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uid=5573&table=bypl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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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 확전? 미, 우크라 지원 무기로 러 본토 공격 허용 검토

블링컨 "우크라이나 필요할 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러시아 "극도록 위험하고 무모한 것" 반발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4.05.24. 05:00:53

전황이 불리해진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도 이에 대한 허용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에 우크라이나까지 전쟁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미국의 정세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형국이다.

22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해 준 무기로 러시아 영토에 있는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 사용할지 여부와 관련, 우크라이나와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영토에 보복 타격을 해도 괜찮다는 더 명확한 신호를 우크라이나에 보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필요할 때, 언제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며 "우리는 항상 파트너들의 말에 귀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가지고 있는지 뿐만 아니라 무엇이 필요한지 끊임없이 살펴봐야 한다"며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대화에 항상 열려 있으며, 그들이 필요한 것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앞서 15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이와 유사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문제에 대해 "우크라이나 스스로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와 관련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이날 이 문제에 대해 백악관 내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 국무부 중심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데 미국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입장 변화는 현재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이나 영국 등 서방이 제공해 준 무기보다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자국 무기로 러시아에 대응하다보니 효과적인 공격과 방어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자국의 무인기를 통해 러시아 선박을 비롯해 발전소 등 에너지 관련 시설을 공격해왔는데, 러시아의 방공망에 요격당하면서 점점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 이에 러시아의 방공망을 뚫어낼 수 있는 서방의 첨단 무기로 공격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해 준 영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영토 내 목표물을 타격하지 말라는 조건을 걸었으나,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불리해지자 이러한 조건을 철회했다. 이같은 영국의 태도도 미국의 입장 변화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의 무기까지 러시아 본토 공격에 활용된다면 전쟁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미국은 그간 "세계 3차 대전을 피하기 위해" 무기 사용 범위에 제한을 두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를 철회할 경우 러시아의 반발이 커지면서 우크라이나를 넘어서는 전쟁으로 확전될 여지도 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이날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텔레그램의 러시아 대사관 채널에 올린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들을 러시아와 정면 충돌에 끌어들이기 위한 도발적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안토노프 대사는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미국 무기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도록 해야한다는 미국 정치인들의 성명에 대해 "그런 도발적인 성명은 극도로 위험하고 무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최전선에서 우리의 성공에 대한 히스테리적인 반응 수준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날마다가 아니라 시간 단위로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의) 정치인들과 국회의원들은 우리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토노프 대사는 "우크라이나는 다른 나토 국가들 뿐만 아니라 미국을 자극해 경솔한 행동을 일으키게 하고 러시아와 유럽연합(EU) 회원국들 간 정면충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려는 것이 분명하다"라고 지적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미 하원의 양당 의원들이 미국 정부가 미국 무기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영토 타격을 허용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서한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에게 "특정 상황에서 러시아 영토 내 전략적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승인할 것을 요구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재호 기자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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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이란 대통령 사망... '비선실세'에 쏠린 눈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신정국가'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복잡해진 후계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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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현지시간)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테헤란에서 고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장례 기도를 인도하고 있다.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한 라이시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의 장례 행렬을 위해 수많은 이란 국민이 이란의 수도 테헤란 거리에 몰려들었다. ⓒ 연합뉴스

 

헬기 추락으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그 일행을 위한 장례가 22일 치러졌다. 이란 대통령의 사망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들은 여전히 뜨겁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사건이 중동 상황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보다 이번 사건은 이란의 정치체제를 둘러싼 내부적 논란 가능성을 야기하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 세예드 알리 호세이니 하메네이의 깊은 신뢰를 받고 있었고 하메네이를 이을 차기 최고지도자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이었다.

 

그런 인물이 사라짐에 따라 이란의 차기 권력 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권력 공백이 생기면 반드시 신발 끈을 고쳐 매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바로 사건의 잠재적 수혜자들이다. 사건과 수혜자 간 인과관계는 흔히 음모론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이란은 공식 국호인 '이란 이슬람 공화국'에서 알 수 있듯 공화제 원리와 종교 원리가 복합된 국가체제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처럼 이란 역시 선거로 결정하는 세속주의가 국가를 운영하지만, 국가는 최종적으로 신정 질서의 감독을 받는 구조다.

 

이는 마치 공산주의를 통치 이념으로 삼는 국가들의 권력구조와 비견될 수 있다. 북한, 중국, 베트남 등은 국가를 운영하는 행정부를 두고 있지만 그렇게 운영되는 국가는 공산당의 영도를 받도록 돼 있다. 이란에서는 당(黨)의 위치에 신(神)이 있을 뿐이다.

 

이란과 같은 신정 공화국은 중국의 공산당처럼 국가 구조와 별도로 상위의 종교 체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국가 엘리트들은 두 체제의 요직을 겸하거나 상호 인사이동을 하기도 한다. 공화국 체제와 이슬람 체제로 이원화된 권력구조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란의 공화국 체제 안에는 대통령과 국회, 사법기관 그리고 군조직이 있다. 그리고 그에 비례해 이슬람 체제 역시 최고지도자와 전문가의회 및 헌법수호위원회, 종교법정 그리고 혁명수비대로 구성돼 있다.

 

대통령의 결정은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 국회의 입법 활동은 전문가의회와 헌법수호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최종 공포될 수 있다. 사법 영역에서도 교리를 바탕으로 집행하는 종교법정이 최종적 판단 기관이다.

 

복잡해진 이란 최고지도자 후계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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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초상화를 든 조문객들이 고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의 운구 행렬을 따르고 있다. ⓒ 연합뉴스

 

권력의 정점에 있는 최고지도자는 이란어로 '라흐바르'라 부른다. 흔히 자주 등장하는 '아야톨라'라는 명칭은 고위 종교 지도자를 의미하며 라흐바르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행적으로 아야톨라가 돼야 한다. 하지만 그 반대는 아니다.

 

대통령은 국민 직선제로 선출되지만 최고지도자는 이슬람법학자들로 구성된 전문가의회가 선출한다. 수니파 이슬람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왕과는 종신직이라는 점에서 같지만, 시아파 종주국 이란의 라흐바르는 세습이 아닌 선출직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권력 이양이 생물학적 친족관계를 따르는 반면 이란의 라흐바르는 신학적, 정치적 맥락에서 결정된다. 이점에서는 바티칸의 교황에 비견된다. 종신직이다 보니 1979년 현행 헌법 제정 이후 지금까지 라흐바르는 단 두 명에 불과하다.

 

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1989년 전임 호메이니의 사망으로 권력을 이양 받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하메네이는 호메이니의 신학 제자로서, 신학적 수제자가 정치적 후계자 자리를 이어받는 신정국가 이란의 전형적 특징을 보여준다.

 

19일 사망한 라이시 전 대통령도 하메네이의 수제자 출신이다.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도 하메네이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국민의 거센 반발이 있었지만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라이시의 대통령 후보 결정을 강행했고, 당시 대선 투표율은 혁명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다음 달 4일이면 85세가 되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자리는 누구보다 라이시 대통령으로 좁혀지고 있었다. 그런 맥락을 이해한다면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이 갖는 정치적 파장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하메네이의 복잡해진 후계 구도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 하나 있다. 바로 하메네이의 둘째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 내놓을 공식 직함이 없는 그는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비선 실세 역할을 해왔다.

 

신학자인 모즈타바 역시 권력욕이 없는 인물이 아니다. 다만 세습 권력 타파를 부르짖으며 혁명을 한 현 체제에서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권력의 핵심에 들어선다는 것은 명분상 용인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유력한 차기 최고지도자로 거론되던 라이시 대통령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 그리고 다음 달 28일에는 대통령 유고에 따른 대선이 치러진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입장에서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권력구조 둘러싼 내홍 벌어질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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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5월 31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운데)가 테헤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고지도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번 대선 출마가 피해 갈 수 없는 최선의 길이자 어쩌면 유일한 길이 될 수도 있다. 아버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나이가 85세이기 때문이다. 이후 대선은 4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차기 최고지도자는 그보다 먼저 결정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란의 혁명 정신에 담긴 세습 권력 타파 의지다. 왕을 내몰고 신학자를 최고권력자로 내세운 지 반세기도 안 돼 다시 세습 권력으로 회귀한다면 고립된 국제관계에서 그나마 국내 지지기반까지 잃게 될 수도 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예기치 않은 자신의 후계 구도 변수에 고민이 클 것이다. 확실해 보이는 것은 자신의 후계자로 아들 모즈타바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아들이 대통령 또는 최고지도자를 꿈꿀 때 벌어질 전방위적 비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생각이 다르다. 생각지 않게 신발 끈을 고쳐 매게 된 그는 라이시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관련해 음모론의 주인공이 되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머지않은 시간 안에 대통령 선거 후보가 결정될 것이다. 모든 대선 입후보 희망자는 이란 헌법수호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12명의 헌법수호위원회 위원 가운데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임명하는 위원은 절반인 6명이다. 그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통령 후보가 누가 되느냐, 뒤 이어 대통령으로 누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향후 이란의 대이스라엘, 대서구 교섭 라인이 결정될 것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이란의 권력구조를 둘러싼 내홍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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