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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30
    Nirvana, 'The Great Fuck You'
    redbrigade

Nirvana, 'The Great Fuck You'

  • 등록일
    2008/09/30 20:26
  • 수정일
    2008/09/30 20:26

 

'너바나'의 음반을 다시 듣는다. [Nevermind], 지금 8번째 곡, "Drain You"가 흐른다.  ... 그 다음 "Lounge Act" ... "Stay Away" ... 정말이지 가사가 영, 메롱이다. 이건 뭐 앞 뒤도 잘 안 맞고 ... 야한데다가 ... 그런데도 좋다.

 

그러고보니 내 최근의 음악 취향도 '한 바퀴' 돈 것이 아닌가 싶다. 그녀가 듣던 '루시드 폴'의 새 음반이 끌려서 종종 들은 게 귀를 재작동 시킨 시작이었던 같다. 그리고서, '언니네 이발관'을 듣고 글렌굴드의 바하를 다시 듣고, 라흐마니노프를 거친 다음, 쇼팽 그리고 슈베르트 현악 4중주, 이제 ... 너바나다. 중학교부터의 음반 취향 경로와 희안하게 일치한다. 한 바퀴 도는 거다. 희안하게도.

 

너바나, 특히 이 앨범은 1994년인가에 처음 접한 것으로 기억 난다.  이 음반은 내게 스승과 같다. 큰 변화.  이 음반과의 만남이 음악에 대한 내 이상한 '고급취향'을 완전히 산화시켜 버린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롹이 '우울'과 '시대'를 노래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고, 커트의 사진은 보들레르의 모습과 겹쳐 보였으며, 지금도 이런 나만의 연상 작용은 여전하다. 요란을 떠느라 책도 사봤는데,  지금도 스테디셀러인 [얼트문화와 록 음악]이 그 책이다. 음악만 들으면 되는 건데 이렇게 책까지 산 건 분명 먹물근성을 가진 내 오버액션이었을 게다. 뭐든 책 사가지고 읽어야 직성이 풀리니... (어릴 때는 야구 하기 전에 야구 책 사서 읽었다)  

 

미쳐 가지고는, 당시에 테잎으로 첫 음반인 [Bleach]부터 주욱 다 샀었다(지금은 그 테잎들이 모두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서 ... (마지막 곡, "Something in the Way"가 끝났다 ... ) ... 롹 음반들을 일일이 기억도 못할 정도로 사다 들었다. 그러다 군대 갔고 ...

 

꽤나 시니컬한 한 평론가가 이 음반을 듣더니 그랬단다. "이건 거대한 씨발(The Great Fuck You)이야!" 이 맥락에서 '퍽 유'는 상당히 웃기게 들린다. 게다가 적절하기까지 하다. 1994년 권총자살 하기까지 27년 간, 커트는 그렇게 세상에 엿먹이면서 음악을 한 것 같다. 그러게 인디레이블에 남아 있지 뭐하러 메인스트림으로 올라 왔을까? 하긴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내가 그를 알 수도 없었을 테고.

 

얼마전에 커트의 자살 직전 하루를 그린 영화, [Last Days]도 재미있게 봤었다. 구스 반 산트가 만들었다기에 더 끌렸던 것 같고 ... 지금은 조이 디비전의 이언 커티스를 그린 영화, [컨트롤]을 다운 받아 가지고 다니면서 틈틈이 본다. 이언 커티스 모습이 자꾸만 커트와 겹치는 건, 병이지 싶다. 여튼 거대한 씨발, 이다! Kirtholic! Halleluj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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