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자명종 소리를 듣고 시계 단추를 누르고 다시 잠들었다가 일어나서

걷기운동을 하러 나가는 바람에 집에 들어오니 7시 반쯤 되었나...

식탁에 밥 한그릇 달랑 올려져 있고 아무도 없다.

아내가 '어서 식사하라' 고 해서 '씻고 먹어야지' 하고선

씻고 나왔는데, 식탁도 여전히 그래로다...



"애들은 밥 안먹어?"

"벌써 둘 다 먹었어. 그리고 동명이는 학교 갔는데..."

"아, 오늘 개학이야? 근데, 벌써 학교에 갔다고?"

"머리 안깍이려고, 일찍 간데. 교문에서 걸리지 않으려고..."

"헉~"

 

한이틀 전에 '아빠 머리 깍았다'해서 봤더니

그게 깍은 머리인지 아닌지 모를 정도였다

겨우 귀와 이마가 보일정도이고 구레나루나 목덜미쪽 뒷머리는

길어도 한참 길었다.

개학이라고 그래도 '성의'를 보인 모양인데,

자기도 도저히 교문을 통과하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애비가 학교 다닐때나,

30년이 지나서 자식이 학교 다닐때나

왜 이렇게 변한 건 없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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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5 08:46 2005/02/1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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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머리카락 지키기 2 - 결국 깎았다.

    Tracked from 2005/03/11 12:52  delete

    * 이 글은 산오리님의 [머리카락 지키기...] 에 관련된 글입니다. 3월 들어서까지도 머리 딥따 길러서 다녔다. 얼마나 견디나 두고 보고 있었는데, 어느날 동명이는 머리를 깎았다고 했다. 근데

  1. 감비 2005/02/15 10:4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ㅋㅋ...고3때 여름에 깍인 머리를 그냥 두고 개겼더니 깍인 자국을 덮으면서 자라나 졸업때는 민간인! 수준으로 길어서 지탄과 부러움을 받았던 기억이...

  2. kanjang_gongjang 2005/02/15 14:2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 바리깡으로 머리를 깍였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군요.
    참 바리깡으로 머리 깍인 후 머리에 고속도로가 나 머리를 거의 거의 빡빡 밀었던 기억이... 그런데 다음날 학교에 갔더니 선생님 왈... 반항하는거냐.... 그리고 출석부로 머리를 몇대 얻어맞았던 기억이..... 지금도 그렇구나.... 잠시 생각해 보았답니다.

  3. 정양 2005/02/15 16:1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풉.
    저도 옛날 생각나요 >.<

  4. 미류 2005/02/16 14:0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정양도? 저는 두발제한 없는 학교만 다녔는데~ 고등학교 때 물론 남학생들에게는 제한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 근데 요즘도 그렇게 머리카락 길이를 감시하는구나. -_-;

  5. hi 2005/02/16 16:3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ㅎㅎㅎ... 지금은 머리를 기르고 다니는 행인이었지만 고등학교때는 가위를 들고 다니면서 애들 머리를 잘라버리던 지도부였답니다.... ㅋㅋㅋ 그 맛에 새벽에 학교 갔었는데... 학교 앞 포장마차에서 쐬주 한 잔 하고 교문을 지키고 있었던 행인... 나쁜넘... ㅡ.ㅡ+

  6. 플뢰르 2005/02/16 16:5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깍인 -> 깎인.... 꼬투리 잡는건 아니에요ㅠ.ㅠ 그리고 중고교학생들의 '머리 강제로 깎이기'는 인권침해라고 생각해요!

  7. sanori 2005/02/16 17:4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감비 / 졸업 즈음까지도 왜 그리 머리 깎으려고 난리를 쳤는지...
    간장공장/몇대 맞고 끝났으니 다행이네요. 거의 반 죽었을 거 같은데..
    정양, 미류/ 여학생들도 머리카락 자르고 했나요?
    행인 / 멋진 행인입니다. 고딩부터 성숙했군요 ㅋㅋ
    플뢰르 / 마저요... 인권침해예요..

  8. 붉은사랑 2005/02/17 02:3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산오리/ 그럼요. 중학교땐 귀밑 2cm, 고등학교땐 귀밑 5cm..저는 친구가 자기 귀는 너무 위에 달려있다고 울부짖던게 아직도 들리는 듯 하네요...근데, 제목만 봤을땐, 산오리의 '머리카락 지키기'일 줄 알았는데..ㅋㅋ 앗, 죄송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