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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대림자동차 노조가 무너지면, 마창노련의 역사가 무너진다”

지역 연대투쟁으로 정리해고에 맞서자

오토바이를 만드는 창원의 대림자동차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의 벼랑 끝에 서 있다. 올해 초 회사는 사장 신년사를 통해 사업 축소, 인원 정리를 공언했다. 그 후 임원임금 10% 반납, 사무직과 조반장 임금동결 선언, 일방적 복지축소가 이어졌고 임단협에서는 임금동결을 요구했다.

정리해고를 차근차근 준비하며 그 시기를 엿보던 자본은 쌍용자동차 투쟁이 끝나고 나자 본격적으로 칼을 뽑아들었다. 9월 11일 생산축소 50%를 발표하더니, 10월 21일엔 전체 정규직 667명 중 295명 인원정리와 공장이전을 선언했고, 급기야 10월 30일 노동부에 293명 정리해고 계획을 신고했다. 그리고 파견직과 계약직 여성노동자 90여 명을 모두 계약해지하겠다고 나섰다.
노동조합의 대응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회사의 정리해고 협박으로 임단투 출정식에 조합원 절반이 불참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 후 노동조합은 최선을 다해 조직력을 되살리려 했지만, 회사 편에 줄을 서서 제각기 살 길을 선택한 조합원들은 이후 어떠한 노동조합 활동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노동조합은 추석 이후 정문 앞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확대간부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그리고 회사가 희망퇴직을 공고한 11월 9일부터 전면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11월 19일부터는 조합원 철야농성에 들어가며, 정리해고 통보가 예상되는 12월 1일 이전에 전면 투쟁을 배치하려 하고 있다. 노동조합 지도부는 결연한 투쟁의지를 갖고 있으나, 100명 파업 대오로는 쌍용자동차와 같은 강력한 공장점거 파업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과연 어떤 투쟁을 선택해야할지 노동조합의 고민은 크다.
대림자동차지회가 소속돼 있는 경남지부도 지회와 논의하여 투쟁을 배치하고 있다. 대시민 출근 선전과 본사 상경투쟁을 실시했다. 11월 23일부터는 경남지부 또한 대림자동차 정문 앞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지회별 순환 농성에 들어간다. 정리해고가 통보되면 잔업거부에 들어간다는 결정도 해 두었다. 그러나 상황의 비상함과 급박함에 상응하는 긴장감 있는 모습은 별로 찾아볼 수 없다. 경남지부에게서 투쟁 당사자로서의 결의와 각오를 찾기는 힘들다.
지역의 연대투쟁도 아직은 활발하지 않다. 진보신당 경남도당이 회사 정문 앞 천막농성을 시작해 연대투쟁의 거점을 마련했지만 연대를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지침에 따른 동원을 넘어서는 현장 활동가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연대가 부족하다.
2003년 배달호 열사투쟁을 끝으로 지역에서 그러한 연대투쟁은 사라졌고, 좀처럼 다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산별노조 출범 이후 시간이 갈수록 노동조합 공식체계가 결정한 지침 이외의 활동은 점점 사라져가는 경향과도 무관하지 않다.
많은 이들이 “대림자동차 노동조합이 무너지면 마창노련 역사가 무너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경제위기를 노동자에게 전가하려는 자본의 공격은 더욱 거세지는 반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위기는 갈수록 더욱 심각하게 이야기되고 있다. 지금 마창노련의 빛나는 연대투쟁의 역사를 간직한 지역 노동운동은 대림자동차 정리해고 투쟁으로 또 한 번의 갈림길에 서 있다. 노동조합 현장 활동가들은 과거의 역사를 되살려,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연대투쟁에 나설 것을 요구받고 있다.

창원지역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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