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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1/20
    뭐라 말하기 어려운 컨디션.
    ninita
  2. 2006/01/17
    싫은 건,(2)
    ninita
  3. 2005/12/31
    지율 스님
    ninita
  4. 2005/12/17
    새학기 증후군 + 양구 여행
    ninita
  5. 2005/12/16
    꿈.
    ninita
  6. 2005/12/05
    어렵다...
    ninita
  7. 2005/11/22
    방생.(5)
    ninita
  8. 2005/11/15
    증정용 우유(3)
    ninita
  9. 2005/11/10
    엄마.(1)
    ninita
  10. 2005/11/08
    중독.(3)
    ninita

뭐라 말하기 어려운 컨디션.

집 가까운 곳에 커피숍이 하나 들어섰다.

망할 위치다.

망할 것이 자명한데,

뻔뻔하게도 커피숍은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빛이 사라지기도 전에 망할 거라도 빛나는 게 중요한 걸까?

빛이 사라지기도 전에 망할 거니까 빛나지도 않아야 하는 걸까?

 

 

 

 

사람들이 그리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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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 건,

싫은 거다.

 

별로다 싶다.

 

그래서 지친다.

 

아무래도 아니었다.

 

이번엔 내가 판을 깰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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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 스님

눈을 감으니 법계가 온통 생명의 바다였고

눈을 뜨니 이땅의 아픔은 온전히 우리의 아픔이었습니다.

바람이 지나가고 구름이 지나가고

풀벌레가 울다간 자리가 온통 화엄의 바다였고

우리의 기도가 머무는 곳이 정토였습니다.

바라건대 저희를 버리지 마소서.

화엄의 언덕에서 - 지율합장

 

2005년 하반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런데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지율 스님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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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증후군 + 양구 여행

나에겐 새학기 증후군이 있다. 이제 대학을 졸업한 지도 몇 년이나 지났으니 새해 증후군이라고 고쳐 말해야 할까. 방학이 끝날 때마다 겪던 증상이지만, 이젠 세밑마다 겪으니 그리 말하는 게 옳겠다. 주요 증상은, 며칠 간은 잘 지내온 지난 날마저도 후회하며 우울해 하다가, 다음 며칠 간은 조금 붕 뜬 상태에서 빙싯거리며 잠 못 들 정도로 가슴이 벅차 오르는 것이요, 주요 행동양태는 조증일 때마다 근거없는 기대감에 부풀어 실행하지도 못할 계획들을 주~~~~~욱 늘어놓느라 컴퓨터 자판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것이다.

 

한 이틀 새 우울함에 흐느적댔는데.. 오늘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고픈 일들이 떠올라 결국 1시간 전에 껐던 불을 켜고 말다니, 영락없는 새해 증후군이다.

 

종종 찾아가는 꼬주 아저씨의 블로그를 보니 '과다의욕-의욕상실-과대망상-극도좌절'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오간단다. 난 며칠 간격으로 몇 주간 지속되는 양상을 보이는데, 망상기와 좌절기에는 늘 허기가 진다. 한 3일 전부터 김치볶음밥을 2인분 씩 해 놓고, 끼니당 1인분 반씩 먹어치우고 있다. 그러니까 한 끼니에 1인 분 반을 먹고 반을 남겨두고, 다음 끼니에 양이 모자라 2인분을 다시 하고 1인분을 남기는 식이다. 무식하다.

 

잠도 안 오고, 일어난 김에 양구 여행 사진이나.. 지난 주에는 양구에 다녀왔다. 목적은



수동 카메라 시험만 하다 왔다. (멀찍이 앉아 있는 박수근 선생.)


 

 

미술관은 건물부터가 예술이다. 아래쪽에 창을 낸 센스. 회랑 가운데엔 커다란 유리를 해 달아 바깥 풍경을 볼 수가 있다. 잠수함에 들어온 느낌 같이.


 

소박한 양구군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박수근 미술관은, 시골풍경-강원도 사투리 쓰는 아주머니 직원-시종일관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처럼 뭔가 어울리지 않는, 생뚱맞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미술관 내 공간들만큼은 너무 멋지고 맘에 들어서 추운 날씨에도 방방대며 뛰어다녔다.


 

친구의 자동플래시가 터지는 바람에 옷이 하얗게 날아서 기괴한 사진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더 좋은.


 

이 사진의 포인트는 보일락말락한 저 달이다. 파란 하늘과 하얀 달점. 안녕, 벌써 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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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꿈이 늘었다.

 

꿈 속에선 늘 바다가 무섭다.

언제 머리 끝까지 집어삼킬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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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

"죽은 사람의 육체를 보고 비탄에 잠기기는 쉽다.

하지만 그를 죽게 만든 세상의 법칙에 대해 거듭 물어 보게 만드는 것은 어렵다."

 

<용서받지 못한 자>에 대한 김영진의 평 중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

 

--

 

존 그리어슨 曰,

영화는 현실의 거울이 아니라 현실을 다듬는 망치이며,

기록영화는 현실을 창조적으로 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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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생.

아빠가 수어댐에 방생하러 가자고 해서 또 아무 생각없이 따라나섰다. 광영 시장에서 뱀장어 여섯 마리를 사다가..(원래는 1kg만 사려 했는데, 고무 다라에 뱀장어가 여섯 마리 밖에 없었고, 누구는 데려가고 누구는 남기면 안 되는 법이라고 그냥 다 샀다.) 수어댐 근처에 도착해서 저수지 물가로 내려갔다. (수어댐은 어치계곡 근처에 있는데, 물빛이 참 맑고 이뻤다.)

 

삼배를 하고 엄마아빠가 반야심경 다 읽기를 기다렸다가 여섯 마리를 물에다 풀었다. 풀어주면서 소원 빌라고 했는데, 바위에서 안 미끄러지려고 거기다 신경쓰다가 소원 비는 건 잊어버렸다.

 

계속 나가려고 머리를 들이밀던 녀석은, 미끈한 몸을 쭉 뻗더니 순식간에 물 속으로 사라져 버렸고, 세 놈은 바위 아래 숨고, 두 놈은 풀어준 자리에서 움직일 줄을 몰랐다. 걱정을 하고 있으려니 아빠는 물이 차가워서 몸 풀고 있는 거라고 했다. 곧 있으면 제 갈 길 갈 거라고.

 

돌아오는 길엔 화개장터에 들렀다. 오랜만이지만 여전한 풍경. 털게 구경하고 부모님 단골 녹차집에서 녹차를 얻어마시고 국화차랑 홍시를 조금 얻어나왔다. 사람 좋게 생긴 주인 아저씨는 산속에 나는 풀은 다 차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나더러 고등학생이냐고 했다. ㅎ) 국화차는 내다 팔기에는 아직 이르고, 좀더 다듬어야 한다고 했는데, 뭘 다듬는 건지 궁금했지만 물어보지는 않았다. 잎녹차를 서너 번 우려마시고, 거기다 국화잎 두어 개를 같이 우려내면 국화향이 은은하니 좋단다. 최참판댁 앞도로를 지나서 집으로 왔다. 쉬는 동안 토지를 읽어야겠단 생각을 했다.

 

나이 드니 전라도에 조금씩 정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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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정용 우유

벨소리에 나가보니 중년의 아저씨가 우유 하나를 내민다.

하나에 500원이고 12월부터 하나씩 넣어드린다, 그런 얘기..

아니, 저, 별로..

2시에 겨우 일어나서 처음 입을 떼려니 (그러고 보니 물도 안 마셨다)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야구르트도 안 좋아하시고?

예, 별로..

아, 예 - .

방금 잠에서 깬 듯 여전히 멍하니 미안한 표정만 짓고 있는데

이내 문이 스르르 닫힌다.

 

닫힌 문 밖으로, 분주하게 3층으로 올라가는 아저씨의 발소리.

손에 들린 우유를 본다. 증정용 표시가 선명한.

 

남겨진 공기가 무척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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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말간 목소리로 내게 말하길, 엄마가 필요하면 언제든 전화해, 곧장 올라갈께.

 

난, 엄마가 날 필요로 할 때 곧장 내려갈 수 없을 텐데. 그렇게 곧이 말해서 엄마를 울릴 것만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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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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