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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2005)

 

언젠지 가물가물한 금요일

날이 제법 길어진 탓에 해가 중천(?)에 떴는데 그냥 집에 들어가기 싫다는 생각에 본 영화.

 

원래 스타워즈 시리즈는 어릴 적부터 좋아하기도 했었고, 그래서 몇번이고 다시 보고는 했었다. 형광등 빼들고 형들이랑 광선검이라며 칼싸움도 하고, 바가지 뒤집어 쓰고 우리 베이더형님 흉내도 내고 그랬었는데...

 

근데 에피소드 시리즈가 나와서 다시 보게 된 스타워즈는 왠지 쫌 그렇다. 그 엄청난 컴퓨터 그래픽과 물량공세는 여전히 놀랍지만, 엉성한 스토리전개, 너무나 전형적인 캐릭터들, 게다가 너무나 유치한 대사들까지... 요나가 뒷짐을 지고 엄숙하게 내뱉는 대사 ("음... 다시 어둠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어")는 얼마나 황당한가?

 

또한, 흑과 백이 명백히 갈리는 구도. 선과 조화의 상징인 제다이 기사들이 황제를 가리켜 암흑, 악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해를 하겠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황제조차 자신을 어둠의 힘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너무 웃기지 않은가? 이 세상에도 많은 대립과 갈등, 전쟁이 존재하지만 자기 자신을 가리켜 악이라고 일컫는 바보란 없다. 핑계없는 무덤 없듯이, 스스로 정당성이 없는 정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없으면 만들어 내기라도 하니까...)

 

게다가 의회시스템을 통해 통치되는 공화국이, 무소불위의 힘을 지닌 제다이 원탁회의를 통해 보호받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지... 일반인을 초월한 힘을 가진 소수의 엘리트란 항상 옳다는 것인지. 단순 명쾌한 헐리우드식 사고에 경배를~~

 

이 영화를 본 극장은 정동 스타식스

객석은 많이 비어있었다. 그런데 관광객처럼 보이는 외국인들이 듬성듬성 앉아 이 영화를 같이 보았다. 일본인 관광객, 중국인 관광객, 그리고 미군으로 보이는 다수의 백인들... 글로벌 시대의 취향의 획일화란 이런 것인지. 나는 왜 유년기에 스타워즈를 보게 되었고, 그토록 광분했던 것인지를 다시금 생각케 한 영화였다.

 

...

 

그리고 내가 이 영화를 다시 본다면 "당신이 내 애비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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