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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 읽는 노인 - 루이스 세풀베다

 

6-70년대 중남미문학의 황금기 이후 다소 침체되었던 중남미문학을 부흥시킨 소설가가 루이스 세풀베다란다. 형이 읽고서 추천해 주길래 퇴근하자마자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였다. 그의 문체는 이전의 중남미 소설의 특징인 마술적 리얼리즘에서 벗어나 쉽고 평이하며 남미의 지역적 색채를 잘 담고 있는 듯 하다. 또한 갖가지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들을 연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유기적으로 잘 결합되어 소설의 마지막을 향하여 맹렬히 치닫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언뜻 제목을 보고 "이거 또 번역한 놈이 책 팔아먹으려고 제목부터 고쳤군"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원제도 "연애소설 읽는 노인"이다. 그리고 책장을 몇장 넘기다 보니 왜 이런 제목을 붙일 수 밖에 없었는지도 알 수 있었다. "연애소설", 그리고 그것을 "읽는 노인"이라... 대단한 은유다.

 

칠레의 군부쿠데타에 반대해 반체제운동을 벌이다 투옥당한 경험이 있고, 이후 망명길에 올라 환경운동, 민주화운동 등에 투신했던 그의 경력이 말해주듯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그의 관점은 상당히 비판적이다. 친자연적인 원주민문화를 말살하며 전지구를 약탈하고 있는 자본주의와 1세계중심의 세계체제를 비판하며 그는 무엇이 진정으로 인간을 위한 길인지 되묻는다. 마르케스는 자신이 소설을 쓰는 이유를 간단하게 정리했다. "사람들을 감동시킴으로써 행동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함"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세풀베다는 대단한 소설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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