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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에게 위안을?

오랜 벗한테 안부 메일이 왔는데... " 가끔씩 네 블로그에 들어가면 마음에 위로가 된다. 주어진 시간을 겨우 겨우 땜빵하며 오늘도 무사히 보냈다는 안도감에서 나도 모르게 좌절감이 가끔씩 느껴지곤 했는데… 나보더 더한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ㅎㅎㅎ " 흐음... 이리도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다니... 대부분의 친구들은 "드럽게 바쁜 척하네" 하면서 갈구기 바쁜데 말이지... 가끔씩, 이 양반은 내 친구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를 보면 나도 "착하고 바르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부쩍....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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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귀향

징검다리 휴일 덕에 열흘 씩 논다는 일부도 있지만, 그럴 처지는 아니고... 지금도 열심히 교실에서 명령문과 싸우고 있음... ㅜ.ㅜ 어제 서울에 출장 갔다가 내려오면서 보니까 벌써 바리바리 선물 꾸러미를 들고 (척 보면 알겠더만!!!) 퇴근길, 혹은 고향길에 오르는 사람이 꽤 많이 보였다. 타향살이를 시작한 이래 한 번도 명절 때 선물 따위를 들고 귀향해 본적은 없었는데 (항상 봉투로 모든 것을....ㅎㅎ) 올해는 2년만에 맞는 명절이기도 하고... 교실 샘들이랑 금산 쪽으로 점심먹으러 나갔다가 부추김을 받사와.... 큰 맘 먹고 선물 꾸러미를 준비했다. 아빠는 영지버섯 술 - 술이라면 치를 떠는 우리 엄마... 나한테 이걸 던질지도 몰라... 엄마는 홍삼절편 - 인삼은 또 몸에 안 맞는 사람도 있다 하길래 혹시나 해서 전화로 물어보니 없어 못 드신다는 아주 시원한 답변을... ㅡ.ㅡ 오빠/언니 역시 홍삼절편... 요즘 추세인지 알 수 없으나 두 젊은이, 특히 우리집 김씨는 몸에 좋다는 거를 어찌나 챙겨서 잘 드시는지... 약 대장이여... 조카들은.... 교실 선배 샘이 챙겨주신 어린이 공작상자 ㅎㅎㅎ 사실 얘네들이야, 365일이 어린이날이요 생일인데 뭐 굳이 한가위 선물이랄 것도 없지.. 어쨌든... 나도 평생 처음 남들처럼 선물 보따리 안고 고향집에 갈 생각을 하니 뿌듯하고나.. 음하하하하..... 서울아 기다려라.... 근데 대전집에서 대전역, 다시 서울역에서 홍제동 집까지는 어떻게 이동하지? 술병 장난 아니게 무겁던디...지하철, 버스는 어찌 탄다고 해도.. 산중턱에 있는 집까지 어찌 올라간다냐.... 노트북 배낭까지 매고 가려면.... ㅜ.ㅜ 김씨한테 차 가지고 서울역으로 마중 나오라고 해야겠다. 안 나온다고 하면 선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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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영 일정 메모

대전 아트 시네마 : 10/11~ 10/26 이 두편은 꼭 봐야 하는디.... 까먹지 말자!!!


0. 고래와 창녀 (La Puta Y La Ballena) 루이스 푸엔조. 2004. 127분. 아르헨티나/스페인. 18세 아름답고 광활한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 해변을 비행기에서부터 바다 밑까지 시네마스코프로 촬영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완벽하게 스크린에 옮겨 놓았고, 거기에 정열적이면서도 고독이 묻어나는 탱고 선율이 더해져 영상, 음악, 스토리 세 박자를 두루 갖춘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젊은이들의 방황과 삶의 허무함, 영원하지 않은 사랑에 대한 슬픔을 아르헨티나의 작렬하는 태양과도 같은 강렬한 색채와 독특한 질감으로 카메라에 담아낸 루이스 푸엔조 감독의 솜씨는 역시 아카데미가 인정한 거장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0. 티켓 (Tickets)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 켄 로치 / 에르마노 올미 2005. 109분. 이탈리아/ 영국 / 이란. 12세 <티켓>은 로마행 기차 안에서 만나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통해 티켓 한 장으로 인한 해프닝과 깨달음을 유쾌하고 재치있게 풀어낸 영화다. <1등석 이야기>에선 로맨스를 꿈꾸는 노신사를 통해 여행에서 뜻하지 않게 발견하게 되는 숨겨진 욕망을... <2등석 이야기>에서는 고집불통 노부인과 자원봉사 청년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통해 소통의 부재와 관계의 중요성을... <3등석 이야기>에서는 열혈 축구팬 소년들이 알바니아 난민 가족에게 티켓을 양보하게 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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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노도 시기의 책 두 권

책이란 게 간략하게 단상이라도 남겨두지 않으면 그대로 잊혀지는 경우가 많다.

읽으면서, 읽고난 직후에는 이 깊은 울림을 내 어찌 잊으랴 하지만... 약효가 길어야 몇 달이다. 깊은 울림이 있었다는 것은 기억나는데 뭐가 깊었는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 난감한 상황이 종종.....

 

그래서 가급적이면 단상을 적어놓으려고 하는데 이것도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어려운지라, 지난 두 달 동안 읽은 책도 별로 없고 기록도 없다. ㅡ.ㅡ

 

오늘 Forever war 를 마친 기념으로 밀린 책 포스팅...

 

 



0. Homage to Catalonia (까딸로니아 찬가)

 

Homage to Catalonia (A Harvest Book)

 

스페인 전쟁을 다룬 조지오웰의 유명한 르포.

Havana 에서 읽기 시작하여, Toronto 에서, 그리고 Boston, 마지막에 서울로 도착하는 비행기에서 마지막 장을 접었던 책이다. 

 

추천 서문에 보면, 조지오웰의 진정한 위대함은 그가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로부터 비롯된다고 써 있다. 천재는 독자로 하여금 경이로움과 함께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좌절감"을 주는데 비해, 조지오웰은 우리와 다름 없는 평범한 인간으로서, 하지만 "누구보다 치열한 평범한 인간(?)"으로서 성공과 실패, 작은 기쁨과 분노, 회한들을 전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글이 유머러스하고 따뜻해서 좋았다. 비장하게, 혹은 참혹하게 쓰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 그리고 사후 해석에 근거한 전지적 작가 시점이 아니라, 당시 상황에 대한 인식을 자신이 알고 있는 만큼, 자신의 판단에 따라 솔직하게 (틀린 상황 판단이나 잘못된 정보까지 그대로 포함하여) 기술한 것이 무척이나 맘에 들었다. 몇 달씩 신문도 못 보고 전장에서 고립되었던 사람들이 실제로 가졌던 인식의 지평, 그리고 막연한 아우라에서 정치적/전술적 의미들을 구체화시켜가는 사고의 진화 과정을 마치 내가 직접 경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으니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역시 그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나중에 시가전이 벌어졌을 때, 아나키 지도부들의 어리버리함과 전투 자체의 어처구니 없음 때문에 몹시 마음에 안 들어하면서도, 누구를 위해 총을 들 것인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선택은 명확하다며 단호하게 나서는 모습이란....

 

노동자 계급의 군대라는 희미한 정보 하나만으로 전장으로 달려와, (적군보다는) 벼룩과, 추위와, 배고픔과 싸웠던 오웰, 그리고 에스빠뇰은 물론 영어도 몰라서 "퇴각" 명령도 못 알아듣고 막무가내로 전진에 뛰어드는 독일 출신 노동자 병사의 열정과 무모함의  근원은 "해방과 연대의  정신" 말고 무얼로 설명할 수 있겠나.... 그 아무리 거창한 혁명이론과 비교한다 한들..... 

 

읽는 내내, 그리고 읽고 나서, 오웰이 이 글을 남겨주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아니었다면, 공식적인 우파의 역사와, 또 공식적인 사회주의 역사 속에서 진정한 혁명주의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과연 보존될 수 있었을까나... 

Owell~ muchas gracias!

 

근대 역사에서 실질적인 인간해방 사회가 두 번 실재했다고 하는데 (빠리 꼬뮌과 까딸로니아 노동자 자치 시기), 전자를 다룬 마르크스의 프랑스 혁명 3부작은 이론적으로 매우 빼어난 저작이라고는 하지만 "감흥"은 적은데 비해, 이 책은 좀더 생동감이 느껴져서 쉽게, 그리고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던 거 같다. 

그야말로 강추!!!!!

  

참, 알렉산더 버크만의 ABC of Anarchism 서문에 보면 엠마 골드만이 그가 살아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스페인 전투를 본다면 얼마나 기뻐할까 하며 안타까워하는 구절이 나온다. 알렉산더 성격에, 그가 만일 살아서 이 전투의 마지막까지 목도했다면 홧병에 쓰러지거나 도시락 폭탄 들고 직접 클렘린에 뛰어들어갔을 거 같은... ㅡ.ㅡ

 

 

0. Forever War - Joe Haldeman

 

The Forever War

 

긴 말이 필요 없다.

범 우주적 회한의 대 서사시라고 표현할 밖에....

 

의미도 몰라요, 이유도 몰라요.

그런 전쟁에 징집되어 정체도 알 수 없는 외계인과 Forever War 를 치루며 경험해야 했던, Mandella의 시공간을 (진짜로) 뚸어넘는 생존기이자 성장기이며, 한편으로 연애담이기도 하다.

30년 전의 독자들이 이 소설을 통해 베트남 전의 문제를 들여다보았다면,

오늘의 독자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오늘날의 또다른 전쟁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Mandella 에게 완전 감정 이입.....

이토록 감정 표현이 절제되고 섬세할 수가...

 

Forever Peace 를 읽어봐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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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사로 가는 길

지난 한 달간 정신 없는 와중에,

자원방래하신 지인들을 동반하여 두 번이나 갑사에 다녀왔더랬다.

 

미국 가기 전의 2년 반 대전생활까지 친다면, 벌써 다섯 번 다녀온 셈이다.

나도 아무 말 안 하고 절집 툇마루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재미에 여러 번 가도 질리지 않는 듯... 

 

고즈넉한 분위기와 초록 우거진 숲길, 개울 앞 찻집은

서울 생활에 지친 방문객들에게 거의 항상 호평을 받는다. 

다른 곳 방문을 제안해도 다들 "웬지 갑사~" 하며 그 곳을 원하는 건,

아마도 감수성 민감하던 시절, 교과서를 통해 접했던 "갑사로 가는 길" 때문일 듯...

교과서 글이라면 다들 학을 떼는 듯 하지만,

그래도 그 시절 읽은 것들이 은근히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준다.

 

갑사~동학사로는 두 번 넘어봤지만, (그 글에서처럼 눈 쌓인 길도)

동학사에서 "갑사로 가는 길"은 넘어본 적이 없는데,

갑사에서 시작해 동학사 이르기 직전 나타나는 남매탑은 그야말로 밍숭맹숭이다.

더구나 한창 배가  고플 시점.... 대개는 돌로 만들어진 탑이라도 뜯어먹고 싶은 심정이다. 얼릉 내려가서 산채비빔밥 먹어야지 결의를 다지고... 애틋은 개뿔 ~ ㅎㅎㅎ

 

그런 거 보면 작가들의  감수성은 나같은 사람이랑 질적으로 다른게 틀림없어...

 

어쨌든,

아우라의 힘은 강력하고, 추억은 아름다운 법이다. 

줄거리는 까먹어도 사춘기에 간접 경험된 "갑사로 가는 길"의 애틋함과 고즈넉한 정서는 사람들 마음 속에 오래오래 남나보다... 그리고 실제 경험하지 않았지만 추억에 남아있는 그 곳에 가고들 싶어한다.

 

누가 또 대전을 찾아 "갑사로 가는 길"을 원한다면...

내 기꺼이 충실한 관광 가이드의 자세를 발휘해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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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기최면을 걸어보자. 나의 장점 1. 지구력, 은근과 끈기!!!!! 2. 단호함, 그 이면의 집요함!!!!! 쯧, 생쑈를 하는구나 결국 순발력 떨어지고 고집 세다는 소리잖아? 아씨, 배고파... 생각해보니까... 어제 그제 계속 여우네 집에 초대받은 두루미처럼 차려놓은 화려한 밥상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렸었구나... 원통하여라! 왜 이리 횡설수설이냐... 알콜이 아니라, 일에 압도되어도 상태가 이리 안 좋아질 수 있구나 커다란 깨달음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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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은 의구하도다?

일욜 밤.. 적막강산 학교에서 독야청청.. 삼각김밥과 컵라면을 먹다가 문득 돌아보니... 미국으로 떠나기 전 삶의 방식과 어찌 이리도 똑같은지...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구나"가 아니고, 산천은 홀라당 다 바뀌었는데 (학교 앞에 새로 들어선 아파트 병풍 장난 아님 ㅡ.ㅡ) 죽 쑤고 있는 인걸은 그대로구나......... 이 상황은 과연 언제까지 의구할 것인가? * 근데.. 누구한테 떠밀린 것도 아니고, 다 본인이 자초한 것이라 전가의 보도인 "남의 탓"도 할 수 없으니.... 의욕 내지는 의협심에 불타 능력을 넘어서는 일까지 마구 떠안는 자세는 완전 지양할지어다!!!!! ** 글 쓰는 도중에, 건넌 방 야근동지이자 "의구한 인걸" 출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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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기다린다

검푸른 밤하늘과

싸~한 찬바람...

 

낮이라면 재미난 소설책 싸들고 가서 절집 마당에 앉아 한나절 읽고

밤이라면 철이른 오리온 자리를 찾아보면서 내심 명왕성의 기구한(?) 운명을 위로해주면 좋겠구나. 

술병 차고 달빛 밝은 강가에 앉아 소오강호를 부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ㅎㅎ

 

몇 년 전에 찍었던 낯선 도시의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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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0.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0.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0.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솟아라!!!!! 부동의 평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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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비용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장난 아니다.

 

대박으로 지른 것 몇 가지를 빼더라도

소소한 살림살이, 하다 못해 프라이팬이나 필러부터 시작해서 창문 블라인드, 방충망에 이르기까지......

이번 달 카드대금 청구서는 내 평생 월 최고치를 기록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향후 10년까지 포함해서)

 

아직도 끝나지 않은게...

신발도 다 떨어졌고, (그나마 여름 샌달 ㅡ.ㅡ)

옷도 청바지밖에 안 남아서 출근용 복장도 마련해야 하는디.......... 흑.....

(지금 주머니 주렁주렁 달린 면바지 입고 출근해서 방에 콕 처박혀 있음)

 

딱히 긴축재정을 도모할 구석도 없구만....

 

동네 사람들!!!!

당분간 나보구 놀자구 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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