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야마의 <역사의 종말>류와 같은 자본주의 예찬서와 마찬가지로 엄연히 다르건만. 심심치 않게 사회주의, 공산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서로 소개되는 책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스스로 사회주의자임을 자처한 사람이 썼다는 이유로 더욱 그러했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꼼꼼히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기는지 알 수가 없는데요.
아마도 마르크스와 겹쳐지는 메이저, 스탈린은 나폴레온, 트로츠키는 스노우볼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랬을 것이란 추측을 해보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요. 딱 봐도 이건 풍자와 우화 형식으로 쓴 전체주의에 대한 경고와 비판인데. 뜻과 의도를 잘 못 이해해도 한 참 잘 못 한 것이지요.
아무튼, 그래서일까요. 고전 중에 고전이라고 얘기되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이제야 읽게 된 것, 말입니다.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 땡볕을 피해 나무 그늘에서 쉬면서. 만만하게 봤다, 결국 녹초가 된 몸으로 머물렀던 성심원에서.....
나폴레온이 기른 사나운 개들과 입만 열면 찬양일색으로 나팔을 불어대는 오리들이 먼 곳에 있는 게 아닌데, 하며. <위건 부두로 가는 길>에 이어 다시 빠져들게 된 오웰의 글 솜씨와 생각에. <카탈로니아 찬가>며, <1984>도 찾아봐야지.....
참 오랜만에 휴가다운 휴가를 보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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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워키 14인’은 미국이 벌인 베트남 전쟁에 대한 상징적 항의로 징병위원회에 잠입해 수천 장의 서류를 빼내서 태워버린 신부와 수녀, 평신도들을 일컫습니다. 이들은 체포되어 절도및 방화죄로 기소됐으며 하워드 진은 ‘전문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두했지요. 변호사는 진이 ‘가격이 있음’을 보이기 위해 여러 질문들을 던졌으며, 이어서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고자 이런 질문을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곧바로 검사는 이의를 제기했으며 판사 역시 이를 인정했습니다. 결국 진 박사는 “왜 제가 본질을 말해선 안 되는 거죠? 왜 배심원들이 본질을 들을 수 없는 겁니까?”라고 큰소리로 물을 수밖에 없었습니다만, 끝내 판사는 법정모독죄로 감옥에 넣겠다는 말로 답변을 막았습니다.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pp.208-223.
첫째 날, 만만하게 봤다 큰 코 다치다, 해 넘어 겨우 당도한 곳 위태(2012년 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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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시간 넘게 그늘에서 쉬다 길을 나섰지만. 다시 만난 고개 초입에서 거의 무더위에 실신하다시피. 가니 되돌아가니 실랑이를 하다 겨우 출발. 지나는 길마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대나무 숲과 계곡물이 번갈아 나오며 몸을 호사롭게 하지만. 연신 흐르는 땀 때문에 머리와 목에 물을 퍼부어도 역부족. 더구나 엎친 데 덮친 격. 궁항마을을 지나면서 지기 시작한 해가 오율마을에 이르니 어둑어둑, GPS는 전원이 나가고. 겨우겨우 손전등 불빛에 의지해 내리막길을 내려오는데. 몸은 천근만근, 민박집은 통 보이질 않는다. 분명 아까 전화했을 때 40분이면 된다고 했는데. 입에서 단내가 풀풀 난다.
겨우 포장길에 내려서니 저만치서 자동차 불빛이 보이는데, 그만 맥이 탁 풀리고 발이 후들후들하다. 다행히 든든한 정돌이가 앞장을 서고, 도착한 민박집에서 찬 물에 씻고 밥을 먹으니 쪼매 살 것 같다. 허나 아저씨 얘기론 오늘 밤 달이 지고나면 별빛이 쏟아질 거라는데. 만만하게 봤다 큰 코 다치고. 겨우 해 넘어 당도한 곳, 위태에서 혼절하듯 잠에 빠지고 만다. 내일 예약했던 마을 체험관이 빵꾸가 나 일정을 바꿔야 하는데도..... 아무래도 많이 준비한 거는 죄다 자잘한 것들이고, 정작 준비해야 할 것은 하지 못한 듯. 튼튼한 몸, 일주일 내리 산을 타야 한다는 각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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