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소가 또 멈췄다지요. 올 해에만 벌써 몇 번째인가요.
 
전문가들 말로는 다음 번 사고는 한국이 될 거라고들 하던데. 꼭 그 말이 아니라도 재활용 부품을 섰다는 얘기가 있질 않나, 납품 비리가 터지질 않나, 사고를 은폐했다고도 하고. 
 
IAEA에서 특별점검까지 나오는 등 부산을 떠는데도 이리 자꾸 고장이 나니. 조마조마하고 두렵고 염려스럽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발전소 부지 선정에만 열을 올리고 있고. 못해도 수십만 명 이상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을 지도 모르는데 이렇게들 잠잠하기만 할까요.
 
가만 생각해보면 자동차 하나에도 수백 개나 되는 부품이 들어가고 그 중 하나만 잘못 되도 자칫 큰 사고로도 이어지는 게 당연한 일이고.
 
그렇게 따져본다면야 발전소에 들어가는 부품이라는 게 대체 얼마나 될까요. 부품 하나당 불량률이 0.001%라 해도 감히 핵발전소가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야 있겠습니까.
 
그저 ‘녹색’이라는 포장에 다 깜빡들 속고 있는 거겠구, 어찌어찌하다보면 큰 사고야 나겠나, 싶으며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거겠지요.
 
그러니  옆 나라 일본처럼 된 통 크게 당하고 나서야 “아이고 그때 왜 나서지 않았을까나”, 뒷북이나 치는 건 아닐까, 바잡은 마음은 어느새 울화통으로 화합니다.
 
바잡다: 조마조마하고 두렵고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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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7 14:16 2012/10/07 14:16

사용자 삽입 이미지후쿠야마의 <역사의 종말>류와 같은 자본주의 예찬서와 마찬가지로 엄연히 다르건만. 심심치 않게 사회주의, 공산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서로 소개되는 책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스스로 사회주의자임을 자처한 사람이 썼다는 이유로 더욱 그러했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꼼꼼히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기는지 알 수가 없는데요.

 

아마도 마르크스와 겹쳐지는 메이저, 스탈린은 나폴레온, 트로츠키는 스노우볼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랬을 것이란 추측을 해보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요. 딱 봐도 이건 풍자와 우화 형식으로 쓴 전체주의에 대한 경고와 비판인데. 뜻과 의도를 잘 못 이해해도 한 참 잘 못 한 것이지요.

 

아무튼, 그래서일까요. 고전 중에 고전이라고 얘기되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이제야 읽게 된 것, 말입니다.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 땡볕을 피해 나무 그늘에서 쉬면서. 만만하게 봤다, 결국 녹초가 된 몸으로 머물렀던 성심원에서.....

 

나폴레온이 기른 사나운 개들과 입만 열면 찬양일색으로 나팔을 불어대는 오리들이 먼 곳에 있는 게 아닌데, 하며. <위건 부두로 가는 길>에 이어 다시 빠져들게 된 오웰의 글 솜씨와 생각에. <카탈로니아 찬가>며, <1984>도 찾아봐야지.....

 

참 오랜만에 휴가다운 휴가를 보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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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4 21:03 2012/10/04 21:03
참 타이밍도 끝내주지요. 작년 이맘 때 추석 선물로 곽노현 교육감을 구속 하더니.  물론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기일을 잡았을 리 만무하겠지만 말입니다.
 
묻는 말마다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며 발뺌하다 결국은 문재인 약진에 안철수 등장으로 코너에 몰린 박근혜를 살리려는 건지. 
 
‘해고무효소송’은 8년씩이나 미루고 미뤘던 대법원이 느닷없이 곽 교육감에 대한 상고심 선고 공판을 오는 27일에 왜 연다고 했을까요.
 
그것도 ‘사후매수죄’라는, 전세계적으로도 전무후무한 법 조항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여부를 가리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이미 1심과 2심 재판부도 사전에, 공모도 없었다는 걸 밝혔음에도 벌금형에 이어 징역형까지 선고한 걸 보면. 또 정황재판, 여론재판 판박이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진보교육감들이 하는 일마다 트집 잡기도 모자라. 이젠 대놓고 털어 안 나오면 말고식 검찰수사에 못된 놈 손 봐준다식 교과부 감찰까지 나서는 걸 보면 말입니다.
 
아니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여론 조사란 게 당최 믿을 수 없기로 유명하니 얘기하긴 뭐하지만.
 
최근에 중도적 성향을 띠고 있던 이들이 대거 안철수 쪽으로 이동을 했다고 하고. 주구장창 묻지 마 한나라당 찍기로 유명한 곳들도 요동을 치고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이런 소리가 갑자기 들리는 것도 마냥 좋지만은 않습니다. 
 
안철수를 믿는 것도 아닌데다, 역시나 묻지 마 야권연대로 정권교체 운운하는 것도 같잖아서이기도 하지만.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중도층을 잡아두고, 여전한 지지기반인 보수층은 더욱 결속시키려 무슨 일을 벌어질 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민심 잡기에 혈안이 된 보수세력이 또 추석 선물로 곽노현을 잡으려는 건 아닌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게다가 사건이 터진 때부터 덮어놓고 발 빼려 했던 이들은 제쳐놓더라도. 그나마 지지하고 힘을 실어줬던 이들까지 다들 어디에 정신을 팔고 있는 건지.
 
저쪽은 애당초 잡아야겠단 마음으로 덤볐으니 칼을 빼들었고. 이런 이유, 저런 핑계로 한 명, 한 명 포위망을 좁혀오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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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5 08:31 2012/09/25 08:31
사용자 삽입 이미지보수(保守)와 진보(進步)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단어가 가진 뜻만 가지고 본다면 지키려는 쪽과 나아가려는 쪽으로 나눌 수 있겠는데요. 현실에선 그렇게 단순하게 구분할 수 없다는 걸 잘 아실 겁니다.
 
가령 정의(正義)라는 문제만 놓고 봐도 그렇습니다. 보수는 정의에 대해 진보적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은 진보보다도 더 보수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예컨대 가난을 개인 탓 또는 게으름으로 돌리며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 그렇지요. 마찬가지로 진보 역시 정의에 대해 보수보다도 더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기도 합니다. 곽노현 교육감이 박명기 교수에게 건넨 돈을 놓고 진보라 얘기되는 사람들이 보인 잣대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법(法)을 놓고 보면 이런 구분은 매우 유효하다고 보여집니다. 수백 년간 소크라테스가 했다고 얘기되는 “악법도 법이다”는 보수가 단골로 내세우는 말이구요. 잘못된 법, 나아가 시민을 억압하고 권리를 제한하는 정부는 언제든 폐기하고 재조직할 수 있다는 ‘시민불복종’은 진보만이 가진 특권일 테니까요.   
 
그렇다면. 하워드 진이 쓴 자전적 에세이,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에서 ‘밀워키 14인’*의 변호사가 진에게 던진 질문에 우리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라고 자칭하는, 대표되는 이들은 어떤 설명들을 할까요. 물론 진이 처한 상황이 보수 쪽에서 보자면 썩 내키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앞에서 봤지 않았습니까. 진보와 보수, 애매하잖아요. 
 
“진 박사님, 배심원들에게 법과 정의의 차이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 ‘밀워키 14인’은 미국이 벌인 베트남 전쟁에 대한 상징적 항의로 징병위원회에 잠입해 수천 장의 서류를 빼내서 태워버린 신부와 수녀, 평신도들을 일컫습니다. 이들은 체포되어 절도및 방화죄로 기소됐으며 하워드 진은 ‘전문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두했지요. 변호사는 진이 ‘가격이 있음’을 보이기 위해 여러 질문들을 던졌으며, 이어서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고자 이런 질문을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곧바로 검사는 이의를 제기했으며 판사 역시 이를 인정했습니다. 결국 진 박사는 “왜 제가 본질을 말해선 안 되는 거죠? 왜 배심원들이 본질을 들을 수 없는 겁니까?”라고 큰소리로 물을 수밖에 없었습니다만, 끝내 판사는 법정모독죄로 감옥에 넣겠다는 말로 답변을 막았습니다.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pp.20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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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0 14:42 2012/09/20 14:42

첫째 날, 만만하게 봤다 큰 코 다치다, 해 넘어 겨우 당도한 곳 위태(2012년 7월 27일)

 
사용자 삽입 이미지준비는 많이 했다. 배낭도 새로 사고 등산화도 사고. 한 짝이 있었지만 스틱도 하나 더 주문하고, 혹시나 몰라 손전등까지 함께 주문했으니. 둘레길 전제 지도는 물론이고, 구간별 지도도 일일이 프린트하고. 것도 모자라 바우길을 걸으면서 유용하게 쓴 GPS를 가져가기 위해 둘레길 트랙까지 구했으니. 휴가철과 겹치는 것 같아 두 번, 세 번 확인하며 일주일치  예약까지 한 민박은 출발 열흘 전에 마쳤고. 이만하면 다 준비됐다, 싶었다. 그리고.....
 
 
 
 
 
 
 
 
 
 
 
 
 
 
 
 
 
어제 기차에서만도 꼬박 8시간이 넘게 걸려서 온 하동읍에서. 내일부터 고생 많이 할 터이니 오늘부터 힘 빼지 마라며, 터미널에서부터 손수 차로 민박집까지 데리고 와주신 주인아저씨. 반찬이 너무 많이 남아 죄송한 마음까지 들게 진수성찬을 차려주신 주인 아주머니. 언제와도 푸근함으로 맞아주는 지리산만큼이나 푸근한 인심에 탁, 그만 마음을 놓았던 건 아니었나, 싶었다. 하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제 조금만 더 지나면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이던 삼화실 게스트하우스를 지나자마자 시작된 가파른 오르막길. 며칠을 고민고민하다 반대로 걷는 게 햇볕을 덜 받겠다 싶었는데, 이거 웬걸. 아스팔트길이 끝나고 산길로 접어들었는데도 계속 얼굴로 비치는 해. 겨우 8시가 조금 넘었는데도 바람 한 점 없는 푹푹 찌는 날씨. 땀 냄새를 맡고 달려드는 모기떼들까지. 겨우겨우 첫 고개, 느닷없이 나는 오줌냄새에 오줌을 지릴 만치 높아 오줌고개라 부르고 싶은 존티고개를 넘어가는데. 이거 만만치가 않겠다, 걱정이 이만저만이다.
 
 
 
 
 
 
 
 
 
 
 
 
 
 
 
 
고개를 넘어 만난 첫 마을, 상존티마을 정자에서 잠시 땀을 훔치고. 관점마을을 지나서는 작은 고개를 또 넘기도 했지만, 이제 해도 등 뒤로 넘어가고 길도 평탄한 하니 걷기가 한결 수월하다. 또 멀리서 봐도 범상치 않다, 싶은 화월마을 당산 벚나무 아래에선 달게 쪽잠도 자고. 때 맞춰 밥도 먹었지만.
 
두 번이나 바꿔가며 가져간 돗자리가 햇빛을 고스란히 반사시키는 바람에. 하동호 아래 축구장 나무그늘에서 두 시간 넘게 쉬는 동안 통구이가 되다, 이거 안 되겠다 싶어 길을 나섰는데. 제일 더운 때 하동댐을 기어오르는 셈이니. 둘레길 휴게소에 도착하니 더위 먹는다는 게 어떤 건지 실감이 난다. 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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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시간 넘게 그늘에서 쉬다 길을 나섰지만. 다시 만난 고개 초입에서 거의 무더위에 실신하다시피. 가니 되돌아가니 실랑이를 하다 겨우 출발. 지나는 길마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대나무 숲과 계곡물이 번갈아 나오며 몸을 호사롭게 하지만. 연신 흐르는 땀 때문에 머리와 목에 물을 퍼부어도 역부족. 더구나 엎친 데 덮친 격. 궁항마을을 지나면서 지기 시작한 해가 오율마을에 이르니 어둑어둑, GPS는 전원이 나가고. 겨우겨우 손전등 불빛에 의지해 내리막길을 내려오는데. 몸은 천근만근, 민박집은 통 보이질 않는다. 분명 아까 전화했을 때 40분이면 된다고 했는데. 입에서 단내가 풀풀 난다. 
 

겨우 포장길에 내려서니 저만치서 자동차 불빛이 보이는데, 그만 맥이 탁 풀리고 발이 후들후들하다. 다행히 든든한 정돌이가 앞장을 서고, 도착한 민박집에서 찬 물에 씻고 밥을 먹으니 쪼매 살 것 같다. 허나 아저씨 얘기론 오늘 밤 달이 지고나면 별빛이 쏟아질 거라는데. 만만하게 봤다 큰 코 다치고. 겨우 해 넘어 당도한 곳, 위태에서 혼절하듯 잠에 빠지고 만다. 내일 예약했던 마을 체험관이 빵꾸가 나 일정을 바꿔야 하는데도..... 아무래도 많이 준비한 거는 죄다 자잘한 것들이고, 정작 준비해야 할 것은 하지 못한 듯. 튼튼한 몸, 일주일 내리 산을 타야 한다는 각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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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0 13:59 2012/09/10 1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