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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죽나무

[전교죠 선생님이 안갈켜준 공부법]  때죽나무

 

 

 

[02 Giu' La Testa (Ennio Morricone).mp3 (5.88 MB) 다운받기]

 

 

 

  아저씨가 친구들 있는 핵교서 일하러 올때 마음먹은게 하나 있습니다.   학교를 올길적마다 이 핵교에 평화를 빈다는 의미로 나무 한 그루씩을 아무도 몰래 숨어놓는 건데요.  해보니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습니다.  핵교가 넓어보여도 나무 한 그루 숨어서 무럭무럭 자랄 곳을 찾는게 쉽지는 않거든요. 뭐든 교장선생님 허락도 맡아야 하고요.

 

  첫번째 핵교서 몰래 숨어놓은 나무는..  1년생 팽나무였습니다.   한 3그루를 숨었는데..  다행히 모두 잘 자라고 있습니다.  나무가 크면 친구들이 운동장서 뛰놀다 팽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라고요.  운동장옆 화단서 자란 팽나무가 나무 그늘을 맨들려면 한 20년은 잘 자라줘야 할겁니다.

 

  두번째 핵교서는 맹종죽 이란 대나무를 몰래 숨어놓고 왔습니다.  핵교옆 고속도로서 날라오는 타이어가루와 쌩쌩달리는 소음을 막아줬으면 하는 바램이었죠.  고속도로와 핵교 사이에 아예 사철 푸른 대나무 숲을 (방진,방음 수목) 맨들어 달라고 기회가 될때마다 떠들고는 했지만..  아저씨가 최고 말단 직원이라 별다른 반응들은 없었습니다.  낭중에 생각해보라고 화단에 몰래 숨어놓은 1년생 맹종죽 3그루는 새끼치며 잘 자라고 있지요. 내년엔 아저씨 키보다도 훌쩍 커있을 겁니다. 

 

  세번째 핵교서는 때죽나무를 숨으려고 1년생 5그루를 인터넷으로 주문하였습니다.  역시 아무도 손타지 않고 햇볕도 적당한 무럭무럭 자랄 공간을 핵교서 찾고 있고요.  아저씨가 있을 동안은 잘 자리잡도록 힘쓸 계획이예요.  때죽나무를 숨는 이유는 야구부 때문인지 도시에 사는 친구들 치고는 너무너무 씩씩하고 인사도 잘해서예요.  예전엔 때죽나무 열매기로 냇가에서 고기를 잡았다는 걸 알려주고도 싶었고요.   핵교서 친구들이 왔다갔다 하다가 주렁주렁 매달린 때죽나무 꽃들을 무심코 보아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지요.  아저씨에게 사장님이라고 부른 히잡 쓴 어머니를 둔 친구와 함께 낭중에 핵교옆 냇가서 함께 물고기를 잡고 신나게 놀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친구들 핵교서 벌어먹고 있는 시설관리 노동자가 친구들과 교감하는 방법은 이렇게 핵교의 나무나 물건들을 통해서예요.  마치 수줍은 듯이요.  한 그루 나무, 한 송이 꽃으로 아저씨 얘기를 하고 있으니 잘 귀기울여 보세요.  이건 아저씨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방식인거고..  핵교는 친구들이 모르는 참 많은 노동자들의 보이지 않는 땀과 배려로 굴러가고 있답니다.

 

  그럼..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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