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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의미. (2005/09/27 수정)

* 동동이님의 [창작] 포스트에 글을 엮으며 9/27에 글을 덧붙였음. 수정내용은 아래 '계속 보기'에. :)

 

참 내. 제가 이런 포스트를 할 줄 정말 상상도 못했네요.

음악시간 음치라 완전 가성으로 간신히 평균아래-_ㅜ 점수를 건지고, 미술시간 원근감을 이해 못해 완전 수학시간 도형그림 마냥 평면도를 그렸던 바로 이 사람이(게다가 색에 대한 감각도 없어서 스스로 내 그림을 보고 있으면 파레트에 색색깔로 섞어놨던 물감들에게 미안할 지경;;;)!!!!

 

근데 확실히, 고민하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진리인 듯.

 

[형사 Duelist]에 대한 나름의 감상을 적고난 후, 운동으로서의 예술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것은 사실입니다. 디자인을 하는 친구 하나는, 인권하루소식에서의 픽토그램에 대한 다른 시각을 보고 상업적이지 않은 디자인의 대안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다하더군요.

 

'예술'이라는 딱지가 붙는 순간, 저는 제 소질에 대해 고민하며 그것에 대한 어떤 평가도 내릴 수 없는 '수동적 수용자'의 자세를 갖게 됩니다. 그 순간 작동하는 기준은 오로지 100% 개인의 '취향'이 되지요. 하지만 개인의 취향이라는 것이 과연 온전히 '개인의' 취향이 될 수 있을까요? 워낙 문화영역에 대해서는 취미가 없으셨던 부모님 밑에서 자랐고, 과학과 수학의 '논리 정연(!)'한 매력에 빠져들어 이과생의 길을 선택했으며, 활동 과정 속에서도 '논리'를 앞세워 '대중적 설득력'을 확보하기 위해 머리 싸맸던(이라고 하기에는 스스로 너무 게을렀지만;;;)것을 생각해본다면... 명시적인 의미가 아닌 상징적 의미를 해독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예술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저와는 좀 덜 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만.

 

그러나 이런(저 같은)사람도 있고, 이렇지 않은 사람도 있게 마련. 상징에 대한 독해력이 뛰어나고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들에게 예술이라는 것은 또 다른 방편의 소통의 통로가 될 수 있겠지요.(영화 Cyclo에서 시인(양조위)이 그랬었죠. 보통사람들과 다른 감성언어를 가지고 있었기에 결국 적응하지 못했던;) 그래서 예술에 대해서 좀 더 적극적인 이해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결국, 소통에 대한 '방식'의 차이로 예술을 이해한다면, 운동의 가치도 같은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입니다. '민중예술 - 민중가요, 민중시 등등'의 방식으로 말이지요. 그 민중예술이 얼마나 질적인 수준을 확보해서 그 나름의 효과를 얻게 될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이겠지만요.

 

제가 현재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 뿐입니다. 스스로 예술을 해석하는데 있어 인권/반차별/폭력적이지 않은/비착취의 관점으로 대상을 봐야 한다는 것. 어떤 작품을 보면서 불편하다고 느낄때 그것이 단순히 편견인지 아니면 활동가로서의 관점에서 불편한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하겠다는 것이죠.

 

** 이미지가 주는 효과 때문에 선정적 사진을 선전물에 활용하는 것이 과연 윤리적인가 하는 고민이 이 포스트에서의 저의 고민과 맞닿을 수 있는 것일지도.

** [형사 Duelist]와 관련한 포스트에 달린 siwa님의 덧글에 대한 답변이 될 수도 있겠네요. ^^

** 갑자기 어색한 존대말은 그냥 글 분위기에 따른 것입니다. ^^a

 



(여기서부터는 반말로. ^^a)
 
천재적인 예술가가 하나 있다. 그런데 그는 정말 '천재적 재능'을 타고난 걸까? 우리가 '재능'을 인식하게 되는 기준은 어떻게 형성되는 걸까?
 
한 개인이 자라는 사회적 환경의 영향을 통해 어떤 사물/상황에 대한 판단 기준을 형성해나간다고 본다면, '창조적 탁월함/재능'이라는 것은 그 재능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은, 보편적인 감수성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능력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예술에 대한 내 생각은(현재로서는) '창조적 탁월함'에 대한 인정을 극대화하기 보다는, '다양한 방식'으로서의 인정에 더 무게를 둘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돈이나 물질로서 그들의 재능을 인정하는 형태보다는 명예와 지지로 '천재'의 재능을 인정해 주는 사회가 올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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