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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6호>살인정리해고 철회! 쌍용차 희망텐트 2차 포위작전“분노하라!”

2011년 12월 7일 쌍용차 노동자들이 공장 앞에서 ‘희망텐트’라는 이름으로 농성을 시작했다. 양말 열 켤레, 핫팩 스무 개, 귤 한 상자, 텐트 한 동… 전국 각지에서 희망텐트촌에 보내는 물품과 후원금, 희망텐트촌 지지방문과 온라인의 지지까지 날이 갈수록 이 투쟁에 대한 지지와 응원이 늘어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지난 12월 23일 쌍용차 1차 포위의 날은 ‘절망의 공장을 희망으로 포위하라’는 구호로 진행됐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을 포함한 자발적인 연대의 흐름은 쌍용차 공장 앞을 희망의 구호로 가득 메웠다. 1월 13일 진행될 2차 포위의 날은 ‘살인정리해고 철회, 분노하라’는 구호로 진행될 예정이다.

 

쌍용차 정리해고가 실행된 지 이미 3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사람들은 왜 새삼 쌍용차 정문 앞으로 모이고 있는 것일까? 19명의 죽음. 정리해고 이후 공장 안팎에서 벌어진 연쇄적인 죽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19명이 죽고 나서야 2009년 쌍용차 노동자들이 처절하게 외쳤던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구호가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우리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2009년의 기억을 다시 떠올려야 했다.
 

쌍용차 투쟁은 2008년 촛불의 거대한 물결이 잠잠해지던 2009년 시작되었다. 2008년 촛불정국을 무사히 버텨낸 이명박 정권이 2009년 저지른 일을 용산참사였다. 5명의 철거민과 1명의 경찰을 희생시키고도 정권은 그 모든 책임을 철거민들에게 뒤집어 씌웠다. 그리고 이어진 쌍용차 정리해고 투쟁에서 용산 참사의 기억을 잊기도 전에 무자비한 폭력으로 쌍용차 투쟁을 진압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공세는 구미 KEC, 타임오프 시행, 유성의 탄압으로까지 이어졌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77일간의 투쟁은 최근 10년 내에 가장 완강하고 전투적인 투쟁이었던 만큼 쌍용차 노동자들의 패배는 전체 노동운동진영의 패배감과 절망감을 심어주었다.

 

“금속노조가 혼비백산하여 도망가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여러분을 버렸습니다.”

 

2009년 77일 투쟁과정에서 회사 측이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했던 선무방송 내용이다. 우리는 쌍용차 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에 울었고, 민주노조 운동의 무기력한 현실에 또 한 번 울었다.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이 진행되던 날 발을 동동 구르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자책했다. 8월 6일 힘이 부쳐 맺은 8.6합의로 우리는 각자의 현장과 일상으로 되돌아갔고 어쩌면 애써 2009년 여름의 기억을 지우려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쌍용차 투쟁의 기억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노동운동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가장 처절하고 완강한 투쟁이 불러온 결과는 대량의 해고와 구속, 죽음으로 이어졌다. 그 후 이명박 정권의 노동탄압은 현장 곳곳에서 심화되었고, 타임오프는 노동운동의 기반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쌍용차 투쟁의 기억은 우리를 주눅 들게 했고 망설이게 했다. 우리는 이제 2009년 절망과 아픔을 지우고자 한다. 애써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똑바로 바라보고 치유함으로서 그 아픔을 지우고자 한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희망텐트 운동은 무너진 연대운동의 복원이자, 패배감에 젖은 노동운동을 다시 일으켜 세울 중요한 투쟁이다. 쌍용차 노동자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잃어버린 우리의 희망을 위해 연대하자. 1월 13일 죽음과 절망의 공장 쌍용차를 삶과 희망으로 포위하자.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살인적인 정리해고에 대해 분노하자. 희망텐트 운동에 쌍용차 노동자들의 희망을 넘어 모든 노동자들의 염원을 담아내자.

 

최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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