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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42호> 캐나다 퀘벡 대학생 투쟁으로 등록금 인상안 철회시켜

캐나다 퀘벡 대학생
투쟁으로 등록금 인상안 철회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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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부터 본격화된 캐나다 퀘벡州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 저지 투쟁(일명 ‘메이플의 봄’) 등이 7개월 만에 승리를 거두었다. 9월 4일, 주의회 선거에서 퀘벡당(PQ)이 등록금 인상안을 내놓았던 자유당을 패배시키고 집권한 것이다.
원래 퀘벡당은 중도 자유주의적 성향에 퀘벡 분리주의를 주창하던 당이었다. 학생들의 투쟁이 전사회로 급속히 확산되자 등록금 인상안 뿐 아니라 자유당의 다른 정책도 뒤집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폴린 마로와(Pauline Marois) 당대표가 주총리가 됐다. 좌파 성향의 퀘벡연대당도 약진을 거두었다. 이에 주류 언론에서조차 선거 결과는 학생들의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7개월 간의 거리시위와
동맹휴업, 학생총회

 

자유당의 쟝 샤레(Jean Charest) 전 주총리가 연초에 긴축정책의 일환으로 향후 7년 동안 대학 등록금을 75% 인상시키겠다는 안을 내놓자, 이미 60년대부터 오랜 등록금 인상 저지투쟁의 역사를 가진 대학생들이 즉각 행동에 나섰다. 2월 13일, 라발대학교의 일부 학생들이 동맹휴업을 시작했고, 교수들도 동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동맹휴업은 주 전체로 급속히 확산되어 3월 22일에는 31만 명의 학생이 동맹휴업을 했고, 30만 명의 학생, 노동자민중이 거리시위를 했다.
이에 정부는 시위를 탄압하고자, 학생 수업권을 보장한다는 명목 하에 대학 인근 집회를 통제하는 78호 긴급법안을 선포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더 큰 저항을 불러일으켰고, 5월 22일에는 캐나다 사상 최대 규모인 50만 명이 몬트레올 시내에서 시위를 했다. 이후 매달 22일에는 수십만에 달하는 대규모 대중 시위가 개최됐고, 퀘벡 전역에서 점거투쟁이 이어졌다. 매일 저녁에는 동네마다 주민들의 ‘냄비 두드리기’ 시위도 지속됐다. 학생들은 향후 투쟁방향과 전술을 결정하기 위한 학생 총회를 수시로 캠퍼스마다 개최하면서 직접민주주의를 몸소 실천했다.

 

 

사회파업으로 투쟁을 승화시킨 학생들
 

학생들은 투쟁하는 다른 사회운동과도 연대했다. 특히 퀘벡 3개 주요 대학생 조직 중 10만 명의 학생이 가입된 가장 급진적인 CLASSE(‘학생연대조합 대연합’의 약자. 그러나 ‘계급’이라는 뜻도 된다)는 자신들의 투쟁은 결국 ‘계급투쟁’이라며, 파업 중인 리오틴토 광산노동자와 긴축에 반대하는 공공부문 노동자들과 적극 연대했다. 광산개발에 반대하는 원주민 및 환경운동가의 투쟁에도 함께 했다.
학생들은 이런 연대투쟁을 통해 ‘사회파업’을 주장했고, 현실화해냈다. 이렇듯 학생들은 거침없는 거리시위, 총회를 통한 광범위한 참여, 제 세력과의 적극적인 연대를 통해 전민중의 투쟁을 일궈냈다. 그리고 새로 당선된 총리로 하여금 등록금 인상 철회를 약속하게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의 투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CLASSE는 퀘벡당 집권이 결코 투쟁의 끝이 아니라며, 등록금 인상 철회를 넘어 무상교육을 요구하며 계속 거리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전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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