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46호> 교육투쟁 전선을 재구축하자

‘실질적 반값등록금’의 허상을 걷어내고
교육투쟁 전선을 재구축하자

 

 

등록금 투쟁에 대한 정부의 답변


정부는 등록금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국가장학금을 1조250억원 늘리고 지원대상을 소득 하위 80%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가장학금 신청자 백만명의 심사를 결정하는 담당관이 한 명 뿐이고, 건강보험료만을 기준으로 삼아 부채는 소득분위에는 반영되지도 않는다. 게다가 장학금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한 학기 12학점 이상 이수하여 B 이상의 학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은 장학금의 수혜를 받기가 더욱 어렵다. 사실 애초에 등록금 문제는 교육비용을 노동자민중에게 전가하는 현실자체를 바뀌내지 않고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하지만 오히려 정부는 한편에서는 등록금을 낮췄다고 홍보하면서, 한편에서는 대학 구조조정 작업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2011년 전국적인 등록금 투쟁이 벌어지자 정부는 대학구조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부실대학 선정 작업에 나섰고, 활동 2년만에 벌써 5개의 대학이 퇴출되었다.
퇴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대학이 스스로 재정을 확충하고 교육환경을 개선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대학이 선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여 취업률이 낮은 비인기학과를 퇴출시키고, 그 대신 대학원에서 기업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연구하게 만들고 대학 교육에서 기업에 적응하기 쉬운 인재들을 양성하는 것이다. 교육주체들이 교육하고 연구하고자 하는 주제는 뒷전으로 밀려버린다.

 

 

신자유주의 대학재편
그러나 사라져버린 교육투쟁 전선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정부의 대학정책을 ‘현실적인 것’, 교육운동계의 주장을 ‘이상적인 것’,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고 규정한다. 정부의 정책과 언론 보도, 학교 교육에 녹아있는 신자유주의 질서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고 정당한 것이지만, 교육 공공성을 타당한 질서와 대안으로 제시된 적이 없다.
한때 민주노동당이 무상교육을 주장하며 정치의 전면에 교육 공공성을 내세웠지만, 점점 더 개량주의적인 요구로 후퇴하면서 교육운동 전선은 점점 불명확하게 흐려졌다. 2011년 등록금 투쟁에 대응하여 정부가 ‘실질적 반값등록금’과 ‘대학 구조조정’이라는 정책을 제시한 이후 학생들에게 투쟁의제는 공백 상태다.

 

 

전열을 재정비하고 전선을 만들자
 

2013년의 당면한 과제는 그 공백을 채워넣고 다시금 투쟁전선을 구축하는 것이다. 무상교육과 대학 서열의 철폐, 사립학교 국유화와 대학통합네트워크 구축을 각 학교에서 선전하고 독자적인 실천들을 만들어가야 한다.
2013년 등록금심의위원회가 파행을 빚은 고려대, 서강대, 동국대 등에서 대학 예결산과 회계 운영에 관한 핵심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다는 사실, 대학 운영 결정권에서 학생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된 바 있다.
이러한 폭로들을 접합점으로 만들면서, 현장의 분노를 모아낼 수 있는 전국적인 선전과 조직화를 시작하자. 전선이 사라져버린 상황에서, 더 이상 한대련이 움직여줄 것도, 진보정당이 움직여줄 것도 기대해서는 안된다. 비록 규모는 작을지라도, 다시금 교육투쟁 현장에서 전선을 구축하자.

 

정주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