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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9/22
    체 게바라, 쩜쩜
    금자
  2. 2007/09/15
    비오는 금요일,그리고 민희.(11)
    금자
  3. 2007/09/14
    유방암, 유해화학물질, 핑크리본 캠페인(3)
    금자
  4. 2007/09/09
    이주일간의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 공항에서.(3)
    금자
  5. 2007/09/07
    20070905 엄마와의 잠깐동거(2)
    금자

체 게바라, 쩜쩜

" 우습게 보일 각오를 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진정한 혁명가는 열렬한 사랑의 감정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없는 진정한 혁명가란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진정한 혁명가는 극단으로 빠지지 않기 위해, 차가운 지성주의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대중으로부터 고립되지 않기 위해, 엄청난 양의 인간애와 엄청난 양의 정의감,

그리고 진실성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매일 이처럼 생생한 인간애의 사랑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본보기가 되는 행동으로 만들기 위해

 

투쟁해야 합니다. "

 

- 체 게바라.

  

  '헬렌 킴'이 단체 컨설팅 왔을 때,

   그녀 강의노트 맨 앞에 적혀 있길래 졸음을 쫓으려고 마구 옮겨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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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금요일,그리고 민희.

지도교수님이랑 지도교수 학생들이랑 함께 회식 자료에 앉아있었지만 마음은 다른 곳에 있었다. 비는 주룩주룩 오고 우산은 없어서 지도교수 학생들 중 한명한테 우산 신세지고 밑단부터 빗물에 젖어든 청바지는 기름종이가 기름을 빨아먹듯이 척척해지면서 무거워가고 고깃집에 들어앉아 (하필 자리도 고기 굽기 딱 좋은데 잡아서) 고기를 불판에 올리고 가위로 척척 자르고 그러면서도 바보같기는, 마음이 둥둥둥 드림 울리듯이, 뇌수에 콜라가 들어가 머릿속을 탄산방울로 톡톡 쏘듯이 기대감에 가득차 행복했다. 고깃집 시계를 흘끔흘끔 보면서 시간이 왜 이리 안 가~ 라고 생각했다. 밤 10시 30분 약속, 내일은 더군다나 토요일이라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금요일 밤. 내 자전거를 회사 앞에 세워둬서 비를 꼬박 맞고 있을 자전거한테는 미안했지만 비, 너도 오고 싶으면 맘대로 해, 쯤의 관대한 나. 10시 20분, 모임이 늦어져서 어쩌지, 라는 문자가 왔고 나도 모임은 더 늦어질 기세였지만 이미 콜라는 김 샜고 드림은 여전히 울렸지만 그건 아까와는 다른, 기대감이 아니라 실망감에서 오는 둥둥둥. 다음에 보자, 늦었어. 라는 답문자를 보내자 그러자, 하는 기다렸다는 식의 대답에 나 참, 내가 잡은 약속도 아니었고 말이지, 억하심정이 되었다. 왜냐면 공식적인 자리도 아니었고 회사동료들과 함께 한 자리라서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는 어떻게든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아니까. 왜냐면, 왜냐면, 나는 교수님과 있어도 빠지고 갈 생각이었거든. 모임에 엉덩이 붙이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앉아서 비오는 금요일, 민희에게 문자를 쳤다. "늦게 끝날 것 같아, 재워줘, 자기" 그런데 문자를 받기도 전에 그녀가 전화를 했다. "언니, 학교 근처서 모임 하고 있으면 우리집서 자고 가." ㅎㅎㅎ. 우산을 들고 마중 나온 민희를 위해 따뜻한 찐빵을 사고 그네 집에서 둘러앉아 따뜻한 구기자 차를 마시는데 위로 받는 느낌이 들었다. 고맙다는 말보다는 홀짝거리며 구기자 차 정말 맛있어, 라고 했다. 알겠지, 문자를 보기 전에 바로 그 시간에 전화를 날려준 친구니까. 친구와 빗 소리를 듣고 불 끄고 누워있으니 비오는 금요일 밤도, 네가 없는 이 시간도 충분히, 볶은 구기자 차보다 따뜻하고 구수했어. 니가 예의가 그렇게 계속 없으시면 안 봐도 될 만큼. <친구와의 차,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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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유해화학물질, 핑크리본 캠페인

아래는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수칙들! (친절한 금자씨라고!) 1.온갖 화장품, 향수 등의 개인용품,살충제(모기향, 바퀴벌레 약 등), 세정제(데오드란트, 삼푸, 치약, 보습제) 등을 살 때 라벨을 확인하세용. 프탈레이트 (DBP, DEP ,DEHP) 파라벤 등은 아니되삼. 그런데 한국은 전성분표시제가 아니라서 화학성분 표시가 라벨에 다 드러나지 않으니 식약청에 이것을 요구하는 번거로운 작업도 함께 -_-;;;; (약청이~~입법 예고 했다고 들었는데 좀 빨리 하면 안 되겠니??) 관계된 회사에 이런 화학물질을 빼고 물건을 제조하라고 마구 압력. - 요새는 화장품도 만들어쓰고 치약도 만들어쓰는데~~(담에 레시피 올리겠삼 ^ ^) 이참에 손품을 팔아서 몸에도 좋고 화학물질도 안 쓰는 '핸드메이드' 라이프로 고고싱하삼. 글고 모기나 바퀴벌레는 손으로 때려 잡거나 두꺼운 책으로 -_-;;; 아직까지 티베트 스님들 처럼 공생은 나에게는 무리겠삼. 2. 화학물질 덩어리인 청소약품 대신 베이킹 소다, 레몬즙, 식초,등으로 집을 청소하자. 요새는 마법의 세제 EM 발효액도 있어라~ 아 좋은 세상이여. 공공장소 (학교,지하철,동사무소,관청,병원, 백화점 등등)에서도 안전한 청소약품을 사용하도록 압력을 넣는다. 3. 살충제 사용을 줄이기, 그리고 각자의 공동체 안에서 학교나 정원, 공원 등의 장소에 살충제 줄이는 것을 제안하기 4.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때 유리용기 사용하기, 플라스틱 용기, 주방용품 등을 주방에서 몰아내기 (환경호르몬 방출) 5. 드라이클리닝 줄이기. (에틸렌계 용제는 발암물질!) 만약 꼭 드라이크리닝 할 옷이면 외부에 3일 정도 내 놓은 후 집 안으로 가져오세요. 6. 탄 음식을 먹지 않기 (PAHs 나옴), 구워먹지 말고 되도록 음식을 삶거나 끓이거나 익혀먹기. (숯불구이 이런 거 안 좋다고!) 7. 농약이나 살충제 성분을 섭취하지 않기 위해서 유기농 음식을 구입하기(생협 좋아부러~) 8. 자가용이 아니라 대중교통을, 혹은 카풀 이용. 자전거도 재미있어용. (자동차 배기가스 속 발암물질 들어있음) 9. 어린 시절 부터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을 기르자 10. 천염섬유로 만들어진 카펫, 침구, 쿠션 등을 이용하고 천연페인트를 이용하거나 그것을 이용한 가구를 구입하기. 한가지 더, 간접흡연을 줄인다 ^^


브래지어를 태우지는 않았지만 쓰레기통에 몽창 던져버린 후 '노브라'로 살아가고 있고 막내라서 그런지 느자구 없게도 지금까지도 엄마 '쭈쭈' 만지고 잠에 드는 것이 좋고 도대체 '가슴 오르가즘'이 있을까를 궁금해 하기도 했지만 유방암에 대해서는 일절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캐나다 토론토의 작은 동네에서 분홍색 옷을 입고 분홍 날개를 달고 암튼 눈에 확 띄게 분홍으로 꾸민 사람들이 캠페인을 작게 열었는데 그걸 보고도 '핑크 리본 캠페인'이 뭔지 모르던 나였다. 서른의 한국 여자에게 유방암보다는 유방성형술이 더 땡기는 주제이기도 했을 것이고 다행히 주변에 유방암에 걸린 사람이 없어서 잘 몰랐기 때문이기도 했다. 내가 본 유방암에 걸린 여자는 섹스 앤 더 시티의 '사만다' 언니 밖에 없었다. 미국과 서유럽에서 유방암에 대한 경고가 수위를 높여가고 관심을 끌고 핑크 리본 캠페인을 통해 돈을 끌어모을 수 있는 이유는 가까운 언니나 엄마나 친구나 친척 아줌마가 사만다처럼 어느 날 덜컥 유방암에 걸리기 때문이다. 서유럽과 미국에서는 평균 여덟 명의 여성 중 한 명이 일생에 걸쳐 유방암에 걸린다. 1960년대부터 꾸준히 해마다 1% 씩 증가해 온 결과이며 아직 현재 진행형. 또한 10년 동안 유방암은 전 세계적으로 33% 증가했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은 스무 명 중의 한 명이 걸린다. 그래서 미국와 서유럽의 그녀들은 왜 내가, 그리고 내 주변의 그녀가 유방엠에 걸렸나, 왜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눈에 띄게 유방암에 걸리고 있나,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보통 유방암 발병률 증가의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 늦은 출산 및 이른 초경, 늦은 완경, 고지방질 위주의 식단, 운동 부족, 흡연 및 음주 등의 요인을 든다. 그렇지만 유전적 요인은 겨우 10-15% 밖에는 책임이 없고 30%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50%의 원인들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침묵의 봄 재단 자료 참고) 밝혀지지 않은 원인들은 우리 사회 자체에 원인이 있다는 것으로, 예방할 수 있는 큰 기회가 있다는 의미도 된다. 한국이나 일본 등 유방암 발병률이 낮은 국가에서 미국으로 이민한 여성들의 경우 8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유방암 발병률이 66%나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를 참고해봐도 유전적 요인이 '만고 땡'은 아니라는 말씀. 서구에서는 제 2차 세계대전 이후로, 그리고 우리의 경우 70년대 이후로 화학물질이 일상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밝혀지지 않은 50%의 요인이 화학적 물질에 대한 노출에서 왔다는 '확실하고 총체적인' 과학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일정부분 그렇다는 것은 인정받고 있다. 농촌 지역의 여성 중 살충제를 살포할 때 보호장비를 끼지 않은 여성이 착용한 여성에 비해 2배 높은 유방암 발병률을 보이고 화학물질에서 나오는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유사 에스트로겐 작용을 하면서 유방암의 위험을 높인다는 것 등 여러가지 조사가 나왔다. 동물들에게 참 미안하지만 이는 동물실험에서도 입증되었다. (흐흑, 이렇게 동물실험을 많이 할 수가!) EWG의 결과에 따르면 72명의 혈액, 제대혈, 오줌, 모유 검사를 통해서 몸 속에 있지 말아야 할 455가지의 화학물질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평균적인 미국인들의 경우 성인의 경우 개인용품에 의해서 126가지의 화학물질에 노출된다고도 한다. 한국자료를 찾고 싶지만 한국에서 모유나 태반 검사를 통해 화학물질 노출에 대해서 연구한 결과는 아직 없다.(돈 엄청 들고 별로 인식도 없걸랑 -_-) 또한 DDT 연구에서 입증되었듯이 화학물질이 한번 쓰이면 그걸 금지한다고 해서 생활 속에서 바로 없어지지도 않는다. 1972년 미국에서 사용이 금지된 DDT가 2000년 이후 행해진 실내가정 공기질 검사에서 발견되었다는 보고서를 보드라고. 유방암, 암~~ 조기 검진이 중요하지. 모든 암처럼. 그렇지만 사전에 예방하는 것은 훨씬 훨씬 더 중요하다. 문제는 예방은 검진보다 더 모호하고 돈은 훠얼씬 많이 들고 연구성과도 그닥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유방암을 줄이기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을 후원하는 기업들 속에는 유방암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화학물질을 마구마구 팔면서 그 돈으로 후원하는 기업도 많다. 한국에서 10월에 열리는 유방암 마라톤, 핑크리본 캠페인 등을 후원하는 기업의 이름을 살펴보라. 화학물질과 관련된 세정제, 화장품, 세제 등에 전성분제 표시를 의무화하고 (들어있는 모든 화학성분을 라벨에 표시해서 소비자에게 알림) 유해한 물질은 사용하지 않는 노력이 훨씬 더 가상할 테지만, 이런 것들보다 핑크리본 캠페인에 돈을 쓰는 것이 홍보효과가 크다. 유방암은 30년, 그리고 길게는 3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천천히 발달하는 병이다. 동물실험에는 태아일 때, 그리고 완전히 성장하기 이전에 화학물질에 노출된 경우 다 커서 유방암 발병률이 훨씬 높았다. 25살 이전, 특히 태아나 청소녀기에 노출된 경우 위험하다. (나는 벌씨 서른이여 -_- 젊을 때 알아서들 잘 하더라고, 나넌 운동이나 해야써 -_-) 유해화학물질들, 이를 테면 파라벤, PAHs, 프탈레이트, 다이옥신, PPD, 비스페놀, 노닐페놀... 이 놈들은 이름은 어려워도 일상생활 속에서 찾기는 느무 쉽다. 온갖 화장품, 살충제, 세정제, 세제, 프린트, 향수, 일회용 생리대, 페인트, 드라이크리닝 제품, 염색약 등등에 들어있다. 아래는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수칙들! (친절한 금자씨라고!) 1.온갖 화장품, 향수 등의 개인용품,살충제(모기향, 바퀴벌레 약 등), 세정제(데오드란트, 삼푸, 치약, 보습제) 등을 살 때 라벨을 확인하세용. 프탈레이트 (DBP, DEP ,DEHP) 파라벤 등은 아니되삼. 그런데 한국은 전성분표시제가 아니라서 화학성분 표시가 라벨에 다 드러나지 않으니 식약청에 이것을 요구하는 번거로운 작업도 함께 -_-;;;; (약청이~~입법 예고 했다고 들었는데 좀 빨리 하면 안 되겠니??) 관계된 회사에 이런 화학물질을 빼고 물건을 제조하라고 마구 압력. - 요새는 화장품도 만들어쓰고 치약도 만들어쓰는데~~(담에 레시피 올리겠삼 ^ ^) 이참에 손품을 팔아서 몸에도 좋고 화학물질도 안 쓰는 '핸드메이드' 라이프로 고고싱하삼. 글고 모기나 바퀴벌레는 손으로 때려 잡거나 두꺼운 책으로 -_-;;; 아직까지 티베트 스님들 처럼 공생은 나에게는 무리겠삼. 2. 화학물질 덩어리인 청소약품 대신 베이킹 소다, 레몬즙, 식초,등으로 집을 청소하자. 요새는 마법의 세제 EM 발효액도 있어라~ 아 좋은 세상이여. 공공장소 (학교,지하철,동사무소,관청,병원, 백화점 등등)에서도 안전한 청소약품을 사용하도록 압력을 넣는다. 3. 살충제 사용을 줄이기, 그리고 각자의 공동체 안에서 학교나 정원, 공원 등의 장소에 살충제 줄이는 것을 제안하기 4.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때 유리용기 사용하기, 플라스틱 용기, 주방용품 등을 주방에서 몰아내기 (환경호르몬 방출) 5. 드라이클리닝 줄이기. (에틸렌계 용제는 발암물질!) 만약 꼭 드라이크리닝 할 옷이면 외부에 3일 정도 내 놓은 후 집 안으로 가져오세요. 6. 탄 음식을 먹지 않기 (PAHs 나옴), 구워먹지 말고 되도록 음식을 삶거나 끓이거나 익혀먹기. (숯불구이 이런 거 안 좋다고!) 7. 농약이나 살충제 성분을 섭취하지 않기 위해서 유기농 음식을 구입하기(생협 좋아부러~) 8. 자가용이 아니라 대중교통을, 혹은 카풀 이용. 자전거도 재미있어용. (자동차 배기가스 속 발암물질 들어있음) 9. 어린 시절 부터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을 기르자 10. 천염섬유로 만들어진 카펫, 침구, 쿠션 등을 이용하고 천연페인트를 이용하거나 그것을 이용한 가구를 구입하기. 한가지 더, 간접흡연을 줄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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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일간의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 공항에서.

<공항에서 책 읽으면서 비행기 기다리는 중>

 

말레이시아 KLIC에서 달달한 초코머핀과 커피를 먹으며 한국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KLL to ICN SOON!

생각나는 것은 우편함에 첩첩히 쌓여있을 고지서들, 먼지 속에 담금질 되었을 내 식물들의 잎파리 하나하나. 박희정 만화 '마틴 앤 존'에서 존이 갑작스레 트럭에 치이면서 "그런데 왜 이 순간 고지서들만 떠오르는 걸까"라고 묻는 것이 자연스레 이해가 되는 순간.

 

한국행 비행기에 체크인 하면서부터 벌써 인천에 와 분 것처럼 좀 지긋지긋해지고(ㅎㅎ), 리무진 버스를 타고 도착한 집에서 기다리는 것은 첩첩산중의 고지서 뿐인데도, 왜 한국에 가는 것이 '또' 설레고 그런지. 주책 맞다.

여기 온지 일주일이 막 지나서는 주발양에게 "너 홈씩(Homesick)이냐"라는 말까지도 들었다. 골고루 한다. <커피빈 커피와 달달한 초코머핀>



하루 먼저 귀국한 주발양과 방콕 쑤쿰윗 거리의 J.W. Marriot에서 뷔페 식사를 했다.

먹으면서 "별 것도 없음시롱 한국돈으로 한 명당 45,000원이나 하고 지랄이야" 하고 흐흐흐, 웃었다.

음식도 훌륭했지만 (안 그러면 어쩔쏘냐.) 우리는 돈으로 익숙함을 눅진눅진하게 몸에 체화시키고, 자연스러움을 몸에 스르륵 스며들게 하는 것임을 안다.

부르디외 식으로 말하자면 그 놈의 문화자본.

 

서울에 처음 왔을 때 나는 사람이 붐비는 신촌, 압구정 같은 전철역에서 주변지도를

보고 어디로 나가야 하는지 찾는 것이 좀 '족팔렸다'.(아아, 이거 말하는게 지금은 더 족팔려~) 그건 마치,밀양서 온 내 친구가 지도 남들 하는 것처럼 전철표를 '띡'하고 소

리나는데 댔는데 웬일인지 남들처럼 통과가 안 되서 당황하다가 달려나온 공익한테

(그 땐 공익 담당이었으~)고건 카드가 아닝께 들이대지 말고 -_-;;; 요기다 넣어야 한다는 지도편달을 받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스타벅스가 처음 생겼을 때에도 톨이랑 그란데도 모르고 휘핑도 모르고 해서 시골영

감 서울 온 것처럼 겁나 신기해함시롱 몸에 긴장감 팽팽 유지했었다. 주발과 나는 나

름, 긴장을 풀고 메리어트 카페를 천천히 돌면서 음식을 골랐다.

프랑스 식당 빼고는 이제 어디라도 '편히'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45,000원의 입장료.

 

여행은 경험이라고들, 한다. 실제로 '선진국' 인간들은 웬만해서는 집과 차가 다 있으

니 어디를 얼마나 자주 휴가를 다녀왔는냐로 사회적 지위를 떠본다.

몸에 찍힌 사회계급의 바코드.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장시간 비행을 하려면 여름에도 파시나마 목도리 하나쯤 둘러

야 하고(추울 때 숄로 쓰면 유용하삼) 간단한 가디건이나 얼굴에 뿌리는 작은 스프레

이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방콕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에는 '익스프레

스' 도로 이용료 40 바트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도(난 처음엔 택시기사가 사기치나, 하고 괜시리 의심했었다), 에어 아시아 오후 비행기는 웬만해서는 늦어지니(인도 기차

저리가라다..) 혹시 바로 비행일정이 있는 경우 다른 비행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시간

을 아주 넉넉히 잡아야 한다는 것 쯤을 한달음에 '익히게' 된다.

웬만한 곳에 가서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행동하게 하는 입장료, 여행비과 항공료.

 

집에 돌아가면서, 정말 정말 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에 조금 목이 메었다.

돌아와줘서 기뻐, 라고 말해줄 사람이 있다면 말레이시아 공항의 초코머핀보다 더 달달할텐데,

나는 그런 것들이 필요해서 그런 것들의 입장료는 얼마일까하고 헤아려 보고 있다.

 

여행비와 항공료와 메리어트 부페 식사 곱하기 만 배 정도는 치른 것만 같은 기분인데 연애는 늘, 익숙하지가 않다.

 연애도, 경험이다, 라고 말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경험은 그저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나에게는.

관계가 시작될 때마다 서툴고 어색하고 구리고 긴장만 잔뜩하고, 그리고 상처받는다.

입장료를 그리도 많이 냈는데 '연애 자본'은 여전히 택도 없다.

 

고지서가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 (안 그러면 어쩔쏘냐)

기다려주는 사람이 없지만,

한국은 그 자체로도, 입장료 없이도 '익숙'한 일상이니. 초코머핀과 커피를 다 먹었다. 파시미나 숄을 목에 둘둘 감고 척척 체크인 데스크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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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5 엄마와의 잠깐동거

엄마랑 이렇게 오랫동안 같이 있다니, 고등학교를 떠나 대학에 온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지난 토요일부터 오늘까지, 우리는 고고싱.

엄마랑 있을 때 이런 기분이 들기도 고등학교 이후 처음이다.
내가 뻔히 반육식주의자인 줄 알면서도 닭도리탕을 만들어서 먹으라고 하는 엄마랑 고기도 먹고 (으~~ 슬쩍 나 고기 싫어하잖아, 암시롱~ 하고 살짝 반항)
냉장고를 닦다가 욕실청소를 했다가 이불이 낡아서 사야겠다고 돌아다니며 하루종일 일 못하고 죽은 귀신처럼 구는 것도 그냥 놔두고 (그래도 날마다 빨래를 할 필요는 없다고 여전히 생각함) 
엄마가 서울에 있어도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으면서 친구랑 밖에서 저녁도 먹고 (음, 그래도 10시는 안 넘기고 들어오려고 노력했어요) 
엄마가 내 부엌살림의 위치를 바꾸거나 세제를 다른 것으로 사다놓아도  짜증이 덜 나고 (흠, 그래도 내 집인데...)
내가 이번에 다녀온 말레이시아 여행 사진을 찬찬히 같이 보며 조근조근 이야기도 하고 (ㅎㅎ 미리 못 보여줄 사진은 다른 폴더에 넣어부렀으)
엄마가 선 봤으면 좋겠다고, 이런 저런 인간이 있다드라고 하니 그래도 그 돈 내 감시롱 선보게 하려는 엄마가 가상스럽기까지 하고, (그 돈 있으면 도대체 나한테 주라고요!)
좀 많이 이기적인 그리고 엄마에게 가장 이기적인 그 인간, 울 아빠를 지금도 좋아하는 엄마가 이해도 되고 (난 아빠 같은 남자는 안 만나야지, 라고 내 취향은 계속 고고싱)

엄마를 '개조'시키지 않으려고 해, 

그대로 받아들이고 촌스런 울엄마 그대로 사랑하는 것이 제일이라는 것을 아니까.
그랬더니 엄마가 서울 있을 때 엄마한테 '봉사'하니라 친구 못 만나는 날 좀 아깝고 속 상하기도 했는데
이젠 엄마랑 있는 '지금, 여기'의 시간이 보글보글 따뜻하게 느껴지드라고.
난 도대체 나이 서른에 도를 닦아부렀을까?? 킁킁~~

엄마랑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커피 그라인더를 같이 사러 다니거나
일요일날 엄마가 그렇게 좋아하는 그 놈의 전국노래자랑을 같이 좋아라하고 볼 수는 없겠지만
집에 엄마가 있으니
혼자 카페에 가서 아메리카노를 홀짝홀짝 마시는 호사보다 (내 인생의 최고 사치라고!)
왕주전자에 엄마가 끊여놓은 보리차를 대접에다 대고 함께 마시는 것도
참 위로가 되었어. 
니가 있어서 좋아, 라고 내 존재 자체를 보듬어주는 엄마가 있으니,
뜨끈뜨끈한 아메리카노보다 더한 위로,가 후끈 내장을 덥혀줘요.

오래 살아요, 엄마.
그리고 우리 집에 내가 제일 싫어라 하는 텔레비 사다놓을 생각은 그만 하고.

아 글씨 내 집잉께 텔레비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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