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다..

from 너에게독백 2008/10/24 11:11


진보넷 10주년 기념 후원주점이 11월 14일에 있답니다.
블로거 여러분, 그날 만나야죠?
티켓 온라인으로도 구매 가능하니까 많이 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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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4 11:11 2008/10/24 11:11

터울림

from 너에게독백 2008/10/22 01:37
*어영차 청청 해방세상 들레 에 관련된글

토요일, 터울림에 가을 굿판에 가 놀았다. 풍물은 이리저리 스칠때마다 내 흥을 돋워줬지만 이렇게 재미있게 논 큰판은 처음인것 같다. 왕년에 풍물좀 하셨다는 녀석의 설명을 양념삼아 보니 보이는것도 더 많다. 이 나라에는 축제, 예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어떤 정신 , 집단 무의식의   발현으로서의 축제는 없어진것인가 하고 다른 나라 축제 같은걸 보면서 생각한적 있었는데. 있구나 싶더라. 내가 안보고 있었던 거지. (어디 바다마을에서 한다는 굿판 한번 구경가야겠다.)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애초에 없고 보여주기와 들려주기가 아니라 어울림. 경계를 타고 넘으면서 들어온 무리들을 위에서 보고 있자니 한편의 연극같다. 집단적으로 놀지만 개체들 하나하나가 객석 쪽에 있을때보다 마당안으로 들어가 흔들릴 때 더 도드라져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악기를 두드리는 사람이건 악기 없이 손을 흔들고 무릎을 굽히며 춤추는 사람이건 그 표정이 엑스터시 상태다. 모두가 서로를 바라보며 아름답게 웃는다. 나누어준 조중동을 박박 찢어 술을 만들어 손에들고 방방 춤을추니 굿판이 무르익는구나. 얼쑤. 백면의 샤먼들! 

나는 춤이 두렵고, 음악으로 리듬으로 나를 표현하는게 아직도 어색하고 의식되는데, 같이 뛰고 놀자니 그런것들이 점점 허물어진다. 공으로 얻어먹은 막걸리 덕인지, 이 몰아가는 리듬덕인지 그들의 웃음덕인지. 특히 기다란 대나무를 손에 하나씩 들고 사락사락 사사사 움직이니 원시의 어떤 제의를 하고 있는 기분이 난다. 까만 하늘에서 저 빈공간에서 각각의 사람에 손에 의해 세워진 대나무들이 마주치면서 소리를 내고 하늘의 모양을 만드는 것을 처다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스스로를 표현할줄 아는것 그리고 그것을 두려워 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닿는것 이것 참 좋은 능력이구나. 몸이 마음이랑 하나가 되어 흔들리는것, 작은 태 , 작은 손짓, 표정으로 전한다는거 이런거구나. 소위 선생님이라는 사람들이 북춤 소고춤 설장구를 보여줄 때 참으로 부러웠다.  그리고 굿판을 준비했던 잔차가 나한테도 어색해하지 않고 잘놀더라 해주어서 참 좋더라.


*한가지 보면서 좀 걸렸던게 있다. MB정권 비판하는 내용으로 극같은게 있었는데.. 천심이와 민심이 남녀의 사랑에 빗대어서 만든 내용이었다. 천심이라는 남자와 민심이라는 여자의 사랑에 에무비(MB)라는 남자가 끼어서 방해를 하니 민심이와 천심이랑 헤어졌다 다시 만난다 뭐이런 내용이었는데... 아직도 이런 비유를 쓰다니 좀 구리다 싶더라. 이성애적 비유도 비유고..우리가 지켜야할 민심이는 여성으로 비유되고 대상화되고, 결국 주체는 남성인..남성 화자가 만들었을법한 구태의연한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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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2 01:37 2008/10/22 01:37

소녀들

from 너에게독백 2008/10/10 14:06


신림동, 소녀들

활기찬 여고생들, 정다워 보여서 뒤에서 몰래 찍었다.
이사진을 잘찍었지 하면서 보여줬더니 su
 "야,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여성 다리 찍은 아저씨 유죄판결 났어! 어디서 꼰대같은 짓이야!"

아니 나는 다리를 찍을려고 했다기보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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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0 14:06 2008/10/10 14:06

어떤 친구

from 너에게독백 2008/10/08 15:21
어떤 친구의 블로그에 들어가서
예전글들을 , 내가 모르고 지냈던 그친구의 과거의 이야기들을 읽는다.
정말 일기 같아서, 일기장을 보는거 같다.

이렇게 자유롭고 여유있고 따뜻한 영혼이었구나.
그래 천진한 사람이었지. 문득 예전에 심술부렸던 시간이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하다.
뭐 그러기도하는거지. 암튼 글을 가만이 보자니 나도 웃음이 지어진다.
글만으로도 다시 그 친구를 좋아하게된것을 깨달았다. 

난 너를 좋아하게 되었어. 미안해 지난날 나의 심술.
응원할께. 너같은 사람이 필요해. 세계에는.
나도 그런 존재가 되고 싶어.
그런 마음이 들었어.

문득 생각하니 그런 친구들이 가득있다.
지금은 조금 외로운 느낌이 들어도 목이 깔깔해도 그런걸 생각하니 문득 기분이 좋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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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8 15:21 2008/10/08 15:21
9월 15일 월

앞으로 일주일정도 장기 여행 예정인 나와 [이], [붕]의 일정이 문경 - 괴산 - 상주 - 함양- 산청이라 , 차를 가지고 내려가는 길인 [들]이 하루더 함께 여행할겸 차를 태워주기로 했다. 일단 문경으로 향했고, 거기서 걸을만한곳을 걷자 했다. 차에서 [들]이 문경새재길이 예쁘다했고 안가본 사람이 많아 그럼 한번 가보자 하고 문경새재.

음 다행히 입장료는 없어졌다. 근데 입구부터 사람이 많아 역시 관광지로세. 이런곳을 굳이 걸어야 하나. 하면서 좀 그랬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길 잘했다 싶다. 한번 가봤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다. 3관문까지 걷는 길을 꽤 길었고, 길도 예쁘고 무엇보다 맨발로 차 없는 곳에서 그야말로 '초록, 초록'인 곳을 걸으니 좋았다. 예정에 없었지만 좋구나. 이런것도 좋네. 조금 같이 보조를 맞추어 걸으며 떠들다가 이내 각자의 속도로 따로 또 같이 걸었다. 발바닥에 찬기운, 깔끄러움, 따가움, 부드러움, 춤추는 것같은 당신의 뒷모습. 너리너리 발바닥 바지자락. 어딘가를 바라보는 뒷모습들.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속을 저어다녔던 것 같은데 기억 불명.
내려오는 길에 도토리묵, 두부김치를 먹고 [들]과 무슨무슨 이야기를 나름 집중해서 하며 내려왔고,
해넘어가고 가은에 도착.

가은에 귀농해서 살고 계신 [박**]씨가 참여하고 있는 "작은방"이라는 마을 공동체 공간에서 하루 자기로했다. [박**]씨가 운영하고 있는 천연염색 옷집에 들려 옷구경도 하고 차도 마셨다. 만나본 친구들에게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 매력적인 분이 었다. 음 뭐랄까 세련되기도 했고 자기만의 색이 확실해 보이기도 하고 선이 굵고 진한? 근데 안불편하고 친근한? 두렵지 않은.  그분이 입고 있는 옷이 너무 멋져서 다들 감탄을 했는데 , 바지가 좋다 하니 당장 벗어 주신다. 내가 입으니 너무 커서 매무새가 전혀 달랐지만 암튼 좋아라 얻었다. 여벌 바지를 들고 가지 않았었는데 덕분에 여행내내 그 옷으로 편하게 다녔다. 지금도 집에서 입고 있다.  같이 왔던 [들] , [반] 은 옷도 사고 , [리]도 이쁜 분홍 바지를 얻어가지고 아쉬움을 뚝뚝 흘리며 부산으로 김해로 내려갔다. [들]은 진짜 아쉬워 보였는데.. 왜 이제서야 이리 좋은데로 왔냐 하면서. 그래서인지 여행이 끝나고 계속 [들]이 생각났다.

[박**]씨가 마을에 친구분이 생일이라서 축하해주러 갈건데 같이 갈꺼냐 해서 그것도 재미있겠다 싶어 함꼐 나섰다. 무슨 공원 같은데서 만났는데, 파티자리를 생각하고 갔더니 생일이라는분 딱 한분 앉아 계서서 살짝 머슥했다. 그래도 생일 축하 해주고 술좀 먹다 보니 좀 피곤한 일도 생기도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우리들은 슬그머니 꽁무니를 뺐다.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인 "작은방"은 상당히 쾌적한 공간이었다. 요며칠 노숙을 해서 그런게 아니라.. 나무로 직접만든 책장이며 마루며.. 부엌도 있고.. 이곳은 마을 사람들. 아이들이 서로 뭔가 공부하고 싶은게 있으면 제안하고 서로 가르쳐주고 그외의 모임들도 하고 하는데 쓰는 공간이라고 한다. 여기저기서 실험들이 이루어지고 있구나. 내가 생각하는 미래들이 이미 현재이구나 싶은게 기분이 좋더라. 술도 한잔하고 피곤도 몰려오니 금새 잠이 들었다.



그날밤 그 공원에서 엄청난 현장을 포착한 사진이나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9월 16일 화

가은, 작은 방에서 6시쯤 일어났다. [생], [이] 일어나서 밥을 앉히고 두부, 콩나물을 사다가 콩나물 된장찌개, 콩나물 무침을 해서 [박**]씨를 모셔다 아침을 함께 먹는다. 아침부터 하늘재라는 곳에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전날 [박**]씨가 하늘재에 갔다가 온천을 가면 어떻겠나는 말에 [이]가 두손을 모으며 눈을 빛내면서 "온천? 우와 나 한번도 안가봤어!"라고 의외로 호응을 생긴 계획이다. 게다가 나는 이전 여행내내 달거리 중이었기때문에 너무 씻고 싶어 완전 땡큐였고..

하늘재가 가까운 덴줄 알았는데, 차를 타고 가야 하는곳이었다. 음 또 차를 탔다. 이런.. 상당히 긴시간.. 게다가 어제 거처온 문경쪽. 이게 어찌된 일인가 좀 씁쓸해하면서 갔지만, 하늘재 좋았다. 모시풀, 여뀌등의 풀들이 염색재료라는 이야기도 듣고  사람도 없는 숲속 오솔길같은 느낌이라 마음이 막 평안해졌다. 그리고 신나기도했고. 그 생명들..





내려와서 기대하고 고대하던 온천. 난 친구들이랑 목욕탕에가서 처음으로 같이 다니는 거라 기분이 진짜 신기했다. 그 전에 사무실 엠티때 같이 온천 찜질방같은데 간적 있지만 서로 부끄러워서 데면데면 하고 마주치지 않으려 했기에;;;  암튼 다정한 느낌. 온탕에 들어갔다 냉탕에 들어갔다. 몸에 피가 순환되는 저리저리한 느낌. 노천탕에도 가보고. 다 다르게 생긴 몸들. 부드러운 느낌. 등도 밀어주고. 말랑말랑한 느낌.  냉탕에서 쏟아지는 물을 맞고 있는 뒷모습들. 아름다워. 증기 사우나 . 목매달린 사람같이 수건을 얼굴에 감싸고 서있던 사람. 사람들이 벌거벗고 증기속에 앉아 있는 풍경. 비현실적이면서 상당히 현실적인. 육체들. 그림으로 그리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잠시했다. 발갛고 부드러운 얼굴 상쾌한 느낌. 럭셔리한 여행
이구나야.


[생]은 오늘 낮에 서울로 올라가야 하기에 12시 반쯤 정리하고 나와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점심 상도 완전 화려했고. 여러 나물들, 야채들을 먹고, 먹느라 정신없어 [생]의 배웅도 생략하고 보내버렸다. 그렇게 그렇게 먹고 남은 것들을 빈 통에 싸가지고 이제 짐을 메고 괴산 수진의 집으로 떠난다. 하필이면 낮 2시 뙤약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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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7 14:01 2008/10/07 14:01

프리다 칼로

from 너에게독백 2008/10/05 22:26


프리다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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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5 22:26 2008/10/05 22:26

일기장

from 너에게독백 2008/10/01 20:27
일기장을 마련해서 인가,
블로그에 딱히 쓰고 싶은게 없다.
황량한 느낌.

멀어지는 웃음소리,

계절은 바뀌고,
공기의 흐름도,

피부,
긴장해서 혹은 메마르게 바람을 느낀다.
이제 불을 붙여도 좋을거 같은데..

다른 바람을 기다릴까,
다른 세계를 향해
무릎을 펴볼까.


변신


그러고보니 벌레씨는 나비가 되는 중이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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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1 20:27 2008/10/01 20:27

봉화재에서 금성

from 너에게독백 2008/09/26 23:10

9월 14일 일요일

 

새벽 4시부터 춥고 코가 막혀서 잠을 깼다. 비염의 고통. 옆에서 [길]도 깨서 앉아있다. 덜 외롭지만 미안하다. 내가 부스럭대고 코푸는 소리에 깬건 아닌가. 침낭이 젖었다. 계속 뒤척대다 여섯시쯤 해가 나면서 잠이 잠시 들었다. 일어나니 여기저기 침낭에 돌돌말린 애벌레들.

 

어제 밤에도 똥을 눴는데, 또 똥이 마렵다.  해가 뜨니 무척 부끄럽다. 여기 저기 찾다 사람이 안다니는 길에다 ... 음 순식간에 몸에서 나온 그것의 정체가 너무 적나라 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니

혐오스럽다. 칡잎을 따고 또 따서 가려놓고 급히 내려오지만 음 아무래도 이 마을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아름답다고 소문났다던 봉화재 길을 걷는다. 과연 짧지만 아름다운 길이다. 무엇보다 어제 처럼 차가 다니는 길이 아니라서 좋았다. 새소리 벌레소리가 묘하게 공간을 확장한다. 내려가며 보이는 밭들의 풍경..

 

 

 

 

 

금방 길이 끝나고 오티 마을이다. 동동주를 하나 사들고 걸어가다 중간에 도로가에서 앉아 쉰다. 밤을 까주는 반, 냉큼 주워 먹는 우리들.  이동네는 막걸리를 안판다. 달디단 동동주 뿐이냐 하며 목을 축이고 땀을 식힌다.






[반]의 신발이 너무 딱맞아서 , 반이 고생을 좀 했다. 쉬엄쉬엄 천천히 가자.



국도변이라 오늘도 차가 많이 다녀. 그런데 도로 아래로 펼쳐져 있는 풍경은 참좋다. 호수를 끼고 있는 마을들 나무들 밭들.   윗통을 벗고 걷고 싶다. 덥기도 하고, 바람 햇볕 내 가슴 내 배에도 등에도 느끼게 해주면 좋겠다. 슬쩍슬쩍 , 펄럭펄럭 티셔츠를 올려 본다. 차가 너무 많이 다녀...

앞사람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걷는 것도 참좋다. [공]의 뒷모습을 계속 봤다. 터덜터덜 같기도 하고 사뿐한거 같기도하고, 무겁고도 가볍구나. 우리는 왜 이 뙤약볕에서 걷고 있을까?

버스 정류장에서 쉬었다. 오줌도 싸고, 물도 먹고, 낮잠도 잤다. 천천히 오고 있는 [반]을 기다리면서 ,,,  낮잠을 실컷 자다 볕이 내쪽으로 들어서 깼다. 책도 조금 보다 한시간을 그리 뒹굴다 일어 선다.

걷고 또 걷고, 막걸리도 먹고 또 자다가 . 쉬엄쉬업 차타고 간 [생], [은], [들], [새]가 마주오겠지 하면서 천천히 걸었다. 4시반이 다되어서야 만났는데, 왜그리 지쳤나. 다들 청풍랜드에 주저 앉았는데 얼굴이 찌들었다. 아마 목적지라고 생각했던 곳이 생각보다 멀어서 그랬나보다. 이번엔 계속 목적지가 이미 정해져 있어서 그런지 거기까지 가야 한다는 마음, 이길로만 가야 한다는 마음이 조금 답답키도 했던거 같다.

발에 무리가 온 [반]과 [리]와 [은]은 히치를 해서 먼저 잘곳으로 가서 밥을 하기로 하고 [이], [공], [생], [길]과 나는 계속 걷는다. 차가 여전히도 많지만 해가 뉘었해져서 그런지 발걸음이 빨라진다. 아. 오늘에서야 제천에서 버스타고 거꾸로 온다던 [붕]이 저기서 달려온다. 나풀나풀. 진짜 반갑구나 러블리 [붕]. 나를 안아주는데 향기가 참 좋다. 음 내 냄새는 ;;; [붕]이 준 송편한개 먹고 기분이 좋아서 걷는다.

어느 마을에 초등학교에 자리를 잡아 뒀다. 해가 딱 넘어가기 전에 도착해서 밥을 먹고 술을 먹는다. 또 그렇게 밤이 온다. 이번 추석은 너무나 짧아서 백수들 빼고는 공식적으로 여행일정이 이제 막바지다. 다음날 어떻게 할건가 이야기를 했다. 장기 여행자들의 계획때문에 내일이면 여행이 끝날 친구들의 일정, 여유를 휘저어 놓은거 같아서 미안하기도 했다. 술을 먹고 달을 보고 노래를 부른다. [새]의 목소리가 너무 맑고 엘레강스해서 놀랐다. [붕]의 말과 목소리와 눈물에서 사랑이 전해져서 나도 울뻔했다.나도 너를 만나 고맙답다. 달은 훤하다. 그렇지만 작년처럼 약간 덜 찬느낌. 내일에서야 꽉찰거다 그런 이야기를했다. 난 일찌감치 침낭을 챙겨 잠자리를 잡았다. 헤드렌턴을 하나 머리에 이고 잠잘 오라고 책을 봤다. [이]가 옆에와서 같이 빛을 쫒으며 책을 봤다. 기분좋다.


9월 15일 월



전날 보다는 덜 춥게 잤다. 역시 코가 한가득이다.  아침부터 또 생리현상에 걱정. 똥은 참 큰일이다. 어떤면에선 자는거보다;; 아무래도 학교에 똥을 아무데나 싸면 어린이들이 괴롭겠지 하면서 똥눌곳을 찾다가 마을에 나가서 어느 고기집에 화장실을 쓰고 왔다. 음 그런이야기를 했더니 [이]는 학교에 쌌단다. 교장실 앞에다. 허를 찔렸군.

밥을 해먹고 , 헤어진다. 둥그렇게 둘러서서 손을 잡고 우주평화를 빈다. 개인적인 소원을 빌면 안되냐고 [은]이 집요하게 묻자. [공]은 단호하게 안된다, 눈감고 기도하자 한다. 풋, 이번에는 간단하게 기도하고 고개를 들어 친구들의 면면을 봤다. 재미있다. (난 작년에 비슷한걸 하다 8분동안 기도하고 지켜봄을 당했었음;;)



부산으로, 김해로 가는 [들]과 [반], [리]와 하루더 놀수 있는 직장인 [생]과 백수 셋 - 나, [이],[붕] 이렇게가 차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문경으로 향하고 나머지는 버스를 타고 서울로..

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상세한 여행기를 올릴꺼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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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6 23:10 2008/09/26 23:10

9월 13일 - 9월 22일 까지 여행 . 그냥 하나의 포스트에 한꺼번에 정리하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또 길어진다. 10일치를 이리 세세히 적게될까 모르겠는데... 쓰다보니 새록새록.

 

9월 13일  토요일

 

혼자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집을 대충 정리해 놓고 지하철을 타고 천안 역으로 출발. 천안역에서 길, 이, 공, 생, 별을 만나서 부산서 차를 가져온 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곳으로 나갔다. 김해에서 차를 같이 타고 온 새로운 친구 반, 리 그리고 들이 한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저 차에 우리가 다 탈수 있을까?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몸과 짐을 마구 구겨 넣고  월악 나루터로 출발했다. 속으로 걷기 여행인데 차를 대체 어떻게 할까가 조금 걱정되었지만 어떻게 되겠지 하고 잊어버렸다. 너무 몸이 구겨져 중간에 좀 쉬면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어떤 주유소 근처에 차를 세우고 반이 싸온 깻잎, 콩잎, 밥, 빵, 그리고 별이 센스있게 얼려온 막거리를 돌려 먹는다.

 

또 한시간 못되게 달렸나? 월악 나루터. 여기서 은이 합류. 한팀은 타고 오늘 잘 만한 곳을 물색하고 그쪽에 차를 세우고 거꾸로 걸어오고, 나머지는 여기서 목적지 까지 걸어 가다 만나기로 했다. 날은 무지 뜨겁고, 길엔 차가 생각보다 많다. 아무래도 국도 변이라서 그런가. 그래도 마음은 들뜬다. 걷다가 길이 도로 가에서 박쥐를 발견하고 들어올려 풀숲에 올려 놓는다. 공이 다시 살며서 만져주고 떠난다. 나는 얼굴을 찡그릴만큼 두려워 하지 않았지만 만지지는 못하겠다. 박쥐라니. 죽은 개구리, 나비들의 몸을 썩을 만한 곳 순환할 만한 곳을 찾아 옮겨주는 그들.

 

아직 들이나 반, 리, 은 과 같은 처음보거나 본지 얼마 되지 않은 친구들과는 어색하지만 어색하지 않은거 같기도 하고. 각자의 걸음을 걷는다. 짐은 차에 실려 있어 작년 보다 훨씬 가볍다. 차에 짐을 싣고 걷는다는게 괴상하지만. 아무튼 차가 좀 고만좀 다녀 주었으면.. 하는데 길가로 물이 흐르는 것이 보인다. 자연이 스머프 같은 공이 풀숲을 헤치고 내려가고 조금 망설이다 우리들도 내려간다. 계곡이다. 쨍한 물을 기대하고 발을 담가 보지만 물이 뜨듯하다. 발에는 이끼가 미끌미끌. 물은 맑아 보였는데.. 그래도 한참을 발을 담그고 쉬다가 올라가는 길을 찾아 물로 , 바위로 헤매다 다시 도로로 가는 길을 찾았다. 산으로 둘러싸인 길이 아름답다.

 

이내 차타고 갔던 이, 반, 리 팀과 마주쳤다. 반갑다. 모르는 사람도 아닌데 언제 마주칠지 모르고 걷다가 이렇게 마주치니 반갑다. 계속 걷는다. 사과 밭들이 계속된다. 목이 마르고 배가 고파 떨어진 사과라도 주워 먹어볼까 하고 밭쪽으로 몸을 옮기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사과를 따고 계신다. 주워 먹긴 글렀고, 오천원 어치만 주세요, 한다. 상처나서 상품가치 떨어지는 것들을 덤으로 해서 거의 스무알 되도록 사과를 안아름 받았다. 빨간것을 반쪽씩 베어무니 꿀맛이 따로 없다. 올해 먹은 사과 중에 최고다. 아그작, 아삭, 하늘은 조금씩 어스름해지고 얼굴들은 분홍빛으로 사과처럼 행복하다.

 

신현리?인듯 한 마을 초입. 몇은 가게앞 평상에 앉아 쉬고,  나는 공, 이, 은과 먼저 올라간다. 은이 무주에서 머물며 이의 집의 으름을 따먹은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무슨 맛인지 몰라 부럽다. 애벌레 같지만 바나나 보다 10배쯤 달고 맛있다, 아이스크림같다 뭐 이런 표현에 점점 궁금해지는데 길가에 으름덩굴들 발견. 으름이 열려 있다. 공이 " 아 , 나 기도했는데! " 신나서 으름을 따보려 하지만 손이 닿지 않는다. 손이 닿는 곳에 열린것들은 이미 마을 사람들이 다 따먹었으리라. 포도밭의 여우처럼, 섭섭하게 돌아선다. 쩝쩝, 

 

잘곳은 마을 웃쪽에 두둑하게 올라온 곳에 작은 공터. 터 좋다. 벌써 화장실을 어디로 할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가 자리를 깔고 밥을 한다. 뒤늦게 도착하는 새를 데리러 생과 이 그리고 은이 장도 볼겸 차를 끌고 나선다. 쩝. 차가 있으니 이렇다. 입이 쓰다가도 그런데 뭐 그렇지뭐. 그런다. 일교차가 커서 추워진다. 긴팔과 내복바지를 챙겨입고 앉아, 밥 술을 먹기 시작한다.

 

 

12명이 모여 반찬을 꺼내니 너무 풍요롭다.   깔깔하하 모두 들떠있다. 하늘엔 별이 깔리고, 빌려온 작은 스피커를 이용해서 음악을 틀고,초를 켜고, 너무 단 동동주를 돌려 먹다 시도 읽고, 서로를 알아간다. 여기저기 가서 오줌을 누고 , 노상 대변도 하고... 깜깜하면 그런 부끄러움 위화감 이 사라진다. 게다가 술에 분위기에 취했으니..오줌을 누고 모여있는 쪽을 보니 따듯하게 빛난다. 누구는 일찍부터 누구는 12시가 다되어서 잠을 청한다.  침낭에 들어가 잠이 든다. 땅에 드러누워  찬밤공기 속에서 별을 보면서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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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5 13:31 2008/09/25 13:31

두근두근

from 너에게독백 2008/09/12 23:21
여행이라는건. 역시 두근거린다.
갔다온다고 해서 뭔가 해결되는것도 아니고, 문제가 문제가 아닌게 되는것도 아니라는거 잘 알고 있지만.
뭐 그런거 해결할라고 가는것도 아니고. 사람들 만나고, 이야기도 듣고 영감도 얻고, 양 다리를 교차하면서 사소한 반복. 그리고 바람도 느끼고. 정화. 바라는게 있다면 그거.

충주 - 제천- 괴산- 문경- 상주- 함양?- 산청?
내일부터 이 정도 코스로 친구들과 걷거나 히치하이킹을해서 돌아다니려는데.
짐을 싸고 보니 창피할만큼 많다.
언제나 상상으로는 가벼운 봇짐하나 메고 휙 가는건데 말야.
그럴려면 돈이 좀 있거나 뻔뻔함을 좀 길러야 한다네.

아마 처음으로 이렇게 길게 여행을 하는게 아닌가 싶네.
정말 벌여놓은 일만 없으면 더 가고 싶은곳들이 있는데.
내 체력이 버텨줄까?

아무튼, 친구들, 블로그, 서울이여 10일동안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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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2 23:21 2008/09/12 2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