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배자들에게 고함

평화가 무엇이냐 2004/10/19 22:58

 

 

이라크에서 들려오는 한국군 이야기는 '미담'밖에 없습니다.

이건 마치 정부가 국민들을 눈뜬 장님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영국 군대는 이라크 남부 바스라 지역, 그러니까 이라크 저항세력의 저항이 활발한 수니 삼각지역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미국이 영국보고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영국 군대의 일부를 바그다드로 이동시켜 달라고 말입니다.

 

그 이유는 이렇다고 합니다.

수니 삼각지대에서 이라크 저항세력의 저항은 계속 불타오르고 있는데, 다급해진 미국 군대는 저항세력의 핵심 본거지인 팔루자에 총공세를 퍼부을려고 하고 있답니다.

그러자니 팔루자 말고 다른 곳에서 미군 병력을 빼와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또 그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미군의 힘이 약해지므로 섣불리 미군은 팔루자에 대한 총공세를 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랍니다.

 

미국 대선은 종반으로 치닫으며 이라크 문제가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데, 미군 입장에서는 뭔가 그럴듯한 뉴스 거리를 만들려면 일단 팔루자를 총공격해서 저항세력의 우두머리를 붙잡아야 겠고, 그렇게 하려면 비교적 안전한 곳에 있다는 영국군을 위험한 지역으로 이동시켜 미국군의 부담을 덜어보자는 심산이지요.

 

아마 한국 군대도 지금 바짝 긴장을 하면서 이라크 민중들을 향해 총부리를 겨눈채 눈을 부라리고 있을 것입니다.

 

이라크 현지에서 이라크 민중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군 사병들을 인터뷰한 기사도 미국 언론에 보도되었길레 보았습니다.

미군 사병들도 이제는 더이상 진실 앞에 눈을 가릴 수는 없나 봅니다.

이들은 하나 같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라크가 테러리즘을 지원한다기에, 그리고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다기에 나는 싸우러 왔다. 그러나 이제는 테러리스트들과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 군대는 이라크 민중들과 싸우고 있다. 우리가 죽이는 것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양민들이다."

 

"이제 내가 바라는 것은 주어진 임무를 마치고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군대의 병사들은 이 전쟁의 명분이나 이유에 대해서 질문을 하는 언론에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어느 미국 언론의 기자가 이라크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병사에게 마이크를 가져다 댔더니 그 병사는

 

"미국 군대가 지금 이라크에 왜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말라고 상관에게 명령을 받았다. 그러므로 이 전쟁의 명분에 대해서는 내가 말할 수가 없다."

 

"우리가 지금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은 동료 미국 군인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것이 우리가 싸움을 하는 이유이고 명분이다."

 

이미 너무 많은 피가 흘렀습니다.

가진자의 명령에 의해 이라크에 투입된 미국 병사들은 이제 더 이상 전쟁의 명분을 잃고 있습니다.

이제 전쟁의 소용돌이에 너무 깊숙이 빠진 이 미국의 군인들은 더 이상 죽지 않기 위해 테러리스트도 아닌 표적에 걸리는 자들이라면 누구든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고 있는 것입니다.

 

동료의 안전을 위해 방아쇠를 당겨야 하는 비참한 현실.

자신의 부대가 어서 임무가 해제되어서 지옥같은 이라크를 벗어나 미국 본토로 돌아가기만을 기다리는 병사들.

 

그런 상황에서 자이툰 부대 한국 병사들을 더 오래 이라크에 머물게 하겠다고요?

한국의 지배자들에게 고합니다.

이라크에 보낸 모든 군대를 당장 철수시키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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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9 22:58 2004/10/19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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