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맘에 든다

나의 화분 2005/12/21 11:17
나는 신문을 잘 읽지도 않고, 뉴스도 잘 보지 않는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이 어떤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언론에서 유도하는가 잘 알지 못한다.
 
황우석의 문제나 사립학교법을 두고 벌어지는 논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황우석 같은 권력자들이야 원래 거짓말장이들이니까 별로 새로운 것도 없었다.
그만큼 높은 위치에 올라가려면 이렇게 부패한 사회에서 거짓말을 하고 부정을 저지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쯤은 나도 안다.
그래서 황우석이 거짓말을 했다고 전국이 떠들썩했지만 나는 심드렁하게 넘어갔다.
기만과 술수에 능하지 않고는 높은 위치에 오를 수 없는 법.
 
사립학교법은 도대체 그것이 무엇에 대한 것인지도 모른 채 열우당과 한나라당이 또 쓸데없는 정쟁을 일삼고 있구나 하고 넘어갔다.
전교조에 아이들을 맡길 수 없다고 이 추운날 나처럼 바깥에서 시위를 벌이는 한나라당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의 아이들이 좀 측은하다는 생각만은 들었다.
 
세상을 주도하고 있는 논란에 빠지면 빠질수록 실은 보다 중요한 것들에 대해 관심이 멀어지게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이상 알고 싶지 않았다.
하나의 문제에 사람들이 집중해 들어갈수록 이것은 상대적으로 다른 많은 것들을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우를 우리는 2002년도에 처절하게 겪은 바 있다.
월드컵 열풍으로 모두의 눈과 귀가 한 곳으로 쏠려 있을 때 신효순과 심미선이 죽었다.
나는 그 소식을 우연히 지나가다가 AFKN 뉴스를 통해 들었다.
'오늘 미군 장병들이 죽은 한국 소녀들을 위해 헌화와 분향을 하고 유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했다'는 내용의 방송이었다.
나는 누가 죽었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사건인지 몰라서 인터넷으로 신문들을 모조리 뒤적여봤지만 누가 죽었다는 소식은 나오지 않았다.
지겹도록 축구 이야기만 반복되고 있었다.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고 신효순과 심미선이 누구인지, 어떻게 목숨을 잃게 되었는지 차츰 깨닫기 시작한 것은 월드컵 광풍이 끝나고였다.
 
사립학교법에 대해서 설명한 인권하루소식을 읽게 되었다.
아주 금방 사립학교법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왜 한나라당이 그렇게 게거품을 물고 반대를 하는지 당장 이해가 되었다.
인권하루소식, 맘에 든다.
 
 
[뛰어보자 폴짝] 학교는 누구의 것이에요? 
 
고근예 
 
한 고등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화가 났어요. 왜냐면 교장선생님이 학교 일을 마음대로 처리하기 때문이에요. 학교의 일을 선생님들과 같이 회의해서 결정하지도 않고, 선생님들의 의견을 전혀 묻지 않고, 교장이라는 자리를 이용해서 결정한다는 것이에요. 어떤 선생님은 갑자기 담임을 못하게 되었고, 어떤 선생님은 맡고 있던 일도 그만 두게 되었어요. 알고 보니, 교장선생님에게 '민주적으로 학교를 운영해야 한다'고 옳은 말을 했던 선생님들이 이렇게 일을 빼앗기게 된 것이랍니다.
선생님들은 교장선생님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학교 일을 자기 맘대로 처리해서는 안되니까요. 그만두지 못한다고 버티던 교장선생님은 다른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많은 상처를 남기고 학교를 떠났어요.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쫓겨난 교장선생님이 바로 옆 학교의 교장이 된 것이에요. 잘못을 뉘우치지도 않았는데, 자기 맘대로 학교를 운영하던 사람이 또 다시 학교의 교장이 될 수 있다니 정말 이상하지요?
여러분, 이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일이랍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요? 학교를 개인의 재산이라고 생각하고 운영을 마음대로 하기 때문이지요. 또 그런 생각을 지켜주는 법(사립학교법)이 있기 때문이고요.
 
사람들은 학교를 개인의 재산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나라의 초·중·고, 그리고 대학교 중에는 사립학교가 아주 많습니다. 아! 사립학교가 무엇이냐고요? 그것은 나라에서 만들어 관리하는 학교가 아니라, 개인이 모여('재단'이라고 불러요) 학교를 만들어 교육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이런 사립 학교에 선생님의 월급이나 많은 물품을 지원합니다. 실제로 학교를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이 100이라면, 정부에서 초·중·고 학교에 지원하는 비용이 평균 98이나 됩니다. 재단(개인)이 학교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전체 비용 100중에서 겨우 '2'만 내는 것이지요. 실제로 정부의 지원금과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학교가 운영되고 있는 것이랍니다. 그런데도 재단은 학교를 개인 재산처럼 여기고 맘대로 하려고 해요. 한 재단이 두 세 개의 학교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 이야기 속에 나오는 두 학교도 같은 재단에 속해 있는 학교였어요. 민주적이지 않은 사람이 이리저리 교장 자리를 옮겨다닐 수 있는 것은 재단이 학교 운영을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학교는 우리 모두의 것이에요.
그런데 학교가 개인의 재산일 수 있을까요? 교육 방법이나 내용이 엉뚱하고, 독재자처럼 맘대로 학교를 이끌어가도, 개인 재산이니까 그냥 두어야 하는 것일까요? 아니겠지요? 교육의 내용뿐 아니라 방식, 학교의 운영도 사회에서 인정한 내용이고 방식이어야 해요. 학교는 개인의 소유물 일 수 없어요. 교육을 하는 학교는 우리 모두의 것이에요. 학교가 학생들에게 제대로 교육을 하고 있는지, 학생이나 교사의 의견을 잘 듣고 있는지, 혹시 몇몇 사람들이 개인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학교를 맘대로 하는 것은 아닌지, 모두가 감시할 수 있어야 해요. 학교 운영이 민주적이어야 하고 그것을 언제나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다행히도 국회에서 이번에 재단(개인)이 학교를 함부로 하지 못하게 법을 바꿨어요. 비록 바뀐 법으로 제대로 감시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많지만, 지금까지 학교를 개인의 재산처럼 여겨온 사람들을 조금 감시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인권하루소식 제 2962 호 [입력] 2005년12월20일 16: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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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1 11:17 2005/12/2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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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tego 2005/12/21 13:50 Modify/Delete Reply

    나도 인권하루소식 너무 맘에 들어
    오프로도 발간이 되면 감옥에서도 받아볼 수 있고 좋을텐데...

  2. 자일리톨 2005/12/22 12:59 Modify/Delete Reply

    정말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진 글이네요. 모름지기 글이라면 이렇게 씌여져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3. 봄날 2005/12/23 22:35 Modify/Delete Reply

    하루소식은 감옥에서도 받아 볼 수 있어요.. 온라인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일주일에 1~2회 기사를 출력해서 보내드리거든요.. 하루소식에 대한 지지에 감사^^*

  4. 돕헤드 2005/12/24 02:13 Modify/Delete Reply

    만약 감옥에서 읽을꺼리를 하나 받아볼 수 있다면 저는 신문이나 잡지 이런 것들 말고 인권하루소식을 선택하겠어요. 신문이나 잡지들은 몰라도 되는 것들을 너무 많이 전달하거든요.
    이에 반해서 인권하루소식은 정말 우리들이 알아야 할 내용, 알고 싶은 내용을 전달하잖아요.
    인권하루소식을 내는 사람들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계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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