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에 대한 집착

나의 화분 2006/06/08 23:15
면도를 하지 않은지 열흘이 넘었다.
수염이 덥수룩하게 났다.
일부러 수염을 기르려고 해서가 아니라 그냥 깎지 않다보니 이렇게 되어버렸다.
깎지 않다보니 내 머리도 길다.
 
그래서 요즘 모습이 이렇다.
 
 
혹자는 날 보고 예수처럼 생겼다고 했다.
어떤이는 수염이 멋있으니 그냥 내버려두라고 했고, 누구누구는 수염 없는 얼굴이 더 낫다고 했다.
요즘엔 날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의 인사가 '수염 길렀네요?'다.
 
난 면도를 매일매일 했는데, 그게 참 싫었다.
번거롭고, 귀찮았다.
그래도 매일 면도를 했다.
어쩌다 하루라도 면도를 하지 않으면 까칠까칠하게 돋아나는 것들이 내 기분을 어지럽혔다.
깔끔하게 보이려고 매일 면도를 한 것이 아니라 수염이라는 것이 싫어서 면도를 했던 것이다.
난 이 억센 터럭이 왠지 싫었다.
남성성을 과시하는 것이 싫기도 했고, 험하고 터프한 인상을 주는 것도 별로 달갑지 않았다.
내가 외모에 그닥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도 면도는 매일 잊지않고 했던 이유도 그런데 있었다.
머리를 열흘씩 감지 않아도, 매일 같은 옷을 입어도 별 개의치 않았지만 행여 수염이 자라지 않을까 저어하며 매일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지금은 그것마저도 외모에 대한 집착으로 느껴진다.
내가 어떻게 보이든 개의치 말자.
머리가 길든 말든 수염이 자라든 말든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편하다.
느즈막히 일어나 그냥 세수만 하고 밖으로 나와도 괜찮은 것이다.
거울을 볼 필요도 없고, 면도를 하려고 면도기 전기충전을 시키지 않아도 된다.
 
머리가 너무 길어서 좀 불편한 감은 있지만 그냥 당분간 이대로 가보련다.
 
* 사진은 6월 1일 자전거 타고 강화도에 도착한 날 밤에 오리가 찍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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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8 23:15 2006/06/08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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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귀돌이 2006/06/17 10:46 Modify/Delete Reply

    멋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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