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즘, 대안의 상상력

살아 꿈틀거리는 아나키 2004/12/22 04:44
[아나키즘, 대안의 상상력]이라는 책이 출판되었군요. 영어로 되어 있는 이 책 아주 괜찮은 책이에요. 콜린 워드의 anarchy in action 이지요. 그런데 한국어로 번역되면서 약간 이상해진것 같습니다. 먼저 한국어 제목이 너무 이상해요. 아나키즘, 대안의 '상상력'이라니 도대체 무슨 헛소리입니까? 우리 현실에서 살아 꿈틀거리는 것이 아나키즘이라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인데, 대안의 상상력에 제발 아나키즘을 가두지 마세요. 대안의 상상력에 아나키즘을 가두는 것은 먹물들, 교수들, 학자들, 아나키즘을 연구한다는 사람들이나 좋아할 일이지요. 말이 나와서 말인데, 제발이지 아나키 관련 한국어 번역서에 소위 아나키즘을 '연구'한다는 한국 교수들의 추천사나 해제나 해설이나 그 따위 글좀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나키즘에 대해 해박하게 연구하는 것은 참 훌륭하고 좋은데, 그 교수라는 권위를 이용해서 이미 수십년 전에 죽어버린 한국의 아나키즘 미화하는 작업은 눈꼴 시리더군요. 그리고 어떤 책을 번역할려면 그 분야에 대해서 아주 소상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책은 번역자가 아나키즘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인지 역시 박홍규 교수의 해설을 뒤에 달아놓았는데요, 해설을 달아놓지 않아도 이 책은 그 자체로 아주 훌륭한 책이에요. 게다가 아나키즘 관련 한국어 번역서에 해설을 달아놓은 사람들은 보통 아나키 실천과는 담을 쌓는 사람들 아닌가요? 교수의 권위를 빌려, 게다가 한국에서는 아나키즘의 권위로 통하는 박홍규의 입을 빌려 이 책의 폼좀 내보려는 출판사의 속셈인 것 같은데, 제발 그러지 마세요. 아나키즘이란 권위를 철저히 부정하는 사상과 실천을 말하는 것이에요. 그런 책을 번역해놓고 슬며시 권위에 기대는 저 출판사의 모습이란,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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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2 04:44 2004/12/22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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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2009/10/12 00:05 DELETE

    Subject: 아나키즘, 대안의 상상력

    아나키즘이라고 하면 폭탄을 정부 기관에 던지자는 것 아닌가, 정부를 폐지하자는 것 아닌가 생각을 한 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좋은 의미로 여겨진 않은 것 같다. 아나키즘을 단순히 무정부주의라고 번역하면 대책 없이 그냥 정부를 없애자는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무정부주의도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정부 없이도 할 수 있는 좋은 일은 자발적으로 하자는 주의로 이해할 수 있다. 현대의 아나키스트 폴 굿맨은 이렇게 말한다. "자유..
  1. 이갈 2009/11/17 13:18 Modify/Delete Reply

    ㅎㅎ 함 읽어봐야겠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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