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야 고마워

뒤바뀐 현실 2009/12/03 02:12

10여년 전인가 그런 생각을 했었다.

내가 꿈꾸는 모든 것들, 그 한 조각 한 조각 언젠가 만나 차근차근 서로 엮여지며 실현될 것이라고.

내가 책에서 읽는 모든 이론과 주장과 사상들이 언젠가 나의 신념과 만나 거대한 그물망을 짜면서 내가 현실에서 차근차근 실천해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내 모든 힘, 죽음이 임박한 순간 발휘된다는 구석구석 남은 한 방울의 힘까지 모두 모아낼 것이라고.

 

그렇게 나는 굳어져 왔다.

더욱 단단해진 것일 수도 있고, 더욱 완고해진 것일 수도 있고, 더욱 고약해진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어느새 딱딱해진 나는 이곳에 서있고, 여기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노래에 내 모든 꿈을 담아, 아니 내가 알고 내가 믿는 모든 것을 담아 그 자리에 서있는 것이었다.

차가운 겨울 철거민들과 함께 웃으며 짠한 마음과 분노와 결의를 모아 스피커를 통해 소리를 흘려보내고 있었다.

 

노래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용산참사 현장에 경찰의 시끄런 구령 소리가 아니라, 용역깡패의 욕설이 아니라 우리의 충만한 소망이 피어나고 있다.

 

2009년 12월 2일 1인시위음악회, 이면수 님이 찍어준 사진들 덕분에 조촐한 자리에서 빛이 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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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3 02:12 2009/12/03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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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꼬 2009/12/03 08:48 Modify/Delete Reply

    돕 고마워~ ^.*(따라해봤어요) 우리모두 고마워~^.* 투쟁!

  2. 들풀 2009/12/03 19:59 Modify/Delete Reply

    추운날 고생많으시네요.

  3. 리건 2009/12/04 15:59 Modify/Delete Reply

    추워서 그런지 연주에 집중해서 그런지 표정이 좀 긴장되어있는데. ^^ 보러 갈게 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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