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축제즉흥연주꽐라파티댄스폭발

살아 꿈틀거리는 아나키 2010/06/03 17:32

이스라엘이 또다시 학살을 저질렀다.

이번엔 '플롯틸라'라는 6대의 선박에 나눠타고 가자에 구호물품을 전달하러 가던 국제 평화활동가들을 배 위에서 무차별로 폭행하고 총을 쏘아 죽인 것이다. 

이번 학살은 공해상에서 이뤄졌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군수물자의 반입을 막는다는 이유를 들어 구호물자가 가득한 배를 납치해서 배에 탄 평화활동가들을 살해했는데, 이는 해적질에 이은 대학살이며 국제법 위반이다.

다시금 만방에 이스라엘은 조폭국가임을 선포한 것이다.

 

나는 이런 국가폭력에 강력히 항의하는 행동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일단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를 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1인시위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www.pal.or.kr 로 가셈) 친구들이 2시까지 하고, 나는 2시부터 1시간 동안 동영상으로 본 그 살육의 현장을 머리속에서 지워버리기 위해 애를 쓰며 선 채로 명상을 했다.

지나다니는 사람은 별로 없었고, 사람들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청계천 어항을 보기 위해 관광버스에서 내리는 일본 단체관광객들의 모습과 이스라엘 대사관이 들어선 건물을 청소하는 환경미화노동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종로경찰서 외사과 형사가 눈독을 들이며 나를 지켜보았고, 마음이 고요해진 나는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

회사원으로 보이는 사람들(하나같이 목에 출입증 목걸이를 달고 있다)은 스무디킹이나 크라제 버거 같은 곳에 들락날락 하는데, 다만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이스라엘 사람들 몇 명이 지나가면서 나를 힐끗 쳐다보길레 차가운 눈초리를 쏘아보냈다.

 

한국에서 이런 소식들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다.

1인시위를 마치고 평화박물관에 피켓을 보관해두러 가는 길에 달래를 만났다.

이와 같은 소식을 모르고 있길레, 차근차근 설명해주었다.

그가 "왜 이런 중요한 소식을 듣지 못했을까?" 라고 묻길레, 지난 며칠간 선거 광풍 때문에 아무도 다른 소식을 듣지 못하게 됐다고 말해주었다.

선거라는 국면은 이런 식으로 사람들의 숨통을 죄어오고 질식시키거나 압사시킨다.

그리고 남는 것은 권력자들의 너저분한 쓰레기판이다.

 

달래가 또 묻는다.

"이스라엘은 왜 그렇게 폭력적인 방식으로 진압을 했을까?"

나의 생각은 이렇다.

 

직접 배를 타고 가자지구에 들어가 식량과 의료품 등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를 깨뜨릴 수 있는 강력한 직접행동이기에, 이스라엘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었을 것이고,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극악무도한 폭력으로 대응하게 되었을 것이다.

 

 

1인시위를 하는데, 뙤약볕이라 목도 마르고 힘도 든다.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물을 마시러 자리를 비우기가 좀 그렇다.

그러다 한 분이 시원한 비타 500 한 병을 들고 찾아왔다.

자신은 해고자라고 하면서 SK 빌딩 앞에서 트럭을 세워놓고 농성중이라고 하신다.

목숨을 걸고 농성을 하고 있단다.

청와대 앞이라도 트럭을 몰고가서 세워놓고 이미 죽은 목숨, 다시 죽겠다는 각오로다가 농성이든 뭐든 할 결의가 되어 있다고 한다.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이 다시금 내 온몸을 울린다.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를 하지 않았으면 나 역시 그냥 무심코 지나쳤을지 모르는 해고자의 목숨을 건 투쟁을 옆에서 보고, 또 그 분이 내게 비타 500 한 병까지 주셨으니 참 행복했다.

메마른 사막을 헤매다 오아시스라도 발견한 기분으로 벌컥벌컥 음료수 병을 들이켰다.

 

요며칠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을 했다.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았는데, 거절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것들이라 그냥 다 받아안기로 했다.

선거가 끝나고 '사막의 우물' 두리반에서 개표방송을 함께 보며 그동안의 힘들었던 고통을 나누고, 서로 축하할 일이 있으면 축하하면서 즐거워지고 싶었다.

갈수록 표독해지는 이명박 일당의 전횡이 끔찍했고, 선거 이후에 저들이 견제받지 못하고 더 미쳐 날뛰며 합법적인 형태의 파시즘을 공고히 해나갈까봐 우울했다.

그래서 힘든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동지들과 모여서 술도 마시고, 노래도 하면서 하루만이라도 위로를 받고 싶었다.

행사를 한 번 한다는 것은 처음 기획부터 사람들 연락과 행사 준비 그리고 진행 이어서 마무리까지 많은 노동을 요구하는 일이다.

그 와중에 나는 '며칠 후면 내 생일'의 데뷔앨범까지 단 하루만에 제작을 해버렸다.

들어보시라, 이건 역사적인 음반이다.

이런 멋진 음반제작노동을 6월 1일에서 2일까지 거의 잠을 자지 않으며 해낸 것은 기적이 아니고서는 가능하지 못할 것 같았다.

50시간짜리 하루가 며칠동안 이어지는 것 같았다.

음악을 만들고, 그것을 녹음하고, 녹음한 소스들을 편집하고, 믹싱하고, 음반의 전체적인 구성을 짜고, 각각 트랙의 특성을 파악해 제목을 달고 순서를 배치하고, 음반 디자인을 하고, 노래들을 들어보고, 멤버들과 연락해서 최종적으로 뺄 부분과 넣을 부분을 상의하고, 시디를 만드는 작업에, 굽고 또 굽고 또 굽고, 종이를 인쇄하고, 오리고, 케이스에 넣고 포장하는 작업을 무한히 흐르는 것 같은 시간들 속에서 차분히 하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전화기는 계속 울린다.

6월 5일 집회를 같이 하자는.

6월 5일 토요일에는 용산참사로 희생된 철거민 열사들의 묘비 제막식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리고, 팔당 두물머리에 떼잔차질 가는 것도 있고, 무엇보다 이미 약속을 잡아놓고 가기로한 스쾃대학의 대추리, 용산, 두리반 등등 점거활동에 관한 강의도 잡혀 있고, 이밖에 다른 사람들에게 하겠다고 약속한 일들까지 포화상태였는데, 이스라엘의 폭력을 규탄하는 행동에 참여하고 마음은 굴뚝같지만, 몸이 하나뿐이라 물리적으로 6월 5일 집회에는 참여할 수가 없겠다고 말을 했다.

그날의 집회에는 참여하지 못해도 나는 나름대로 꾸준히 팔레스타인의 자유와 해방을 위해서 싸울 생각이다.

마찬가지로 두리반의 해방을 위해서, 그리고 또 많은 해방과 더 넓은 자유로운 세상을 위해서, 더 신나고 더 즐거운 투쟁을 할 것이다.

서울에서 곽노현 교육감의 당선이 확실해지면서 도둑괭이 혜원이 복직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친듯이 음주만땅발광축제즉흥연주꽐라파티댄스폭발공연을 두리반에 모인 사람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벌인 것처럼 말이다.

 

 

http://blog.jinbo.net/attach/394/030614401.mp3 에 파일이 있어요. 지금 나오는 노래는 며칠 후면 내 생일 데뷔앨범에 실린 노래 '그날이 오면 칼국수에 소주 한 잔'이라는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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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3 17:32 2010/06/0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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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씨앗 2010/06/06 13:39 Modify/Delete Reply

    도둑괭이님~그러고보니 복직되실 수도 있겠네요.^^ 아이들과 그 에너지를 나누며 재미난 학교생활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항상 돕 블로그에 와서 자극을 받고, 또 생각해보고, 내가 몰랐던 것들 배우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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