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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논문계획서 심사, 4.7 한미FTA반대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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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4. 5 (목)
 
- 식목일이었다. 하지만 공휴일이 아니었기에 식목일이었음에 주목할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모르겠다.
 
- 나에게는 논문계획서 심사일이었다. 오전 10시에 심사장에 임해야 했으나, 날을 샜음에도 불구하고 분석틀을 제대로 짜지 못했고, 또한 요약본을 만들지 못하여 고생을 했고, 5분 전에서야 논문계획서 요약본을 복사해서 심사장으로 나설 수 있었다. 요약본은 당연히 논문계획서와는 그 내용도 차이가 있었다. 
  
심사위원장은 그 전에 논문계획서의 참고문헌에 나온 글 하나를 보고 엄청 화를 냈다. 표절에 불과한 글을 인용했다는 것이다. 그를 접하는 순간 '아차' 싶었다. 여기에서는 변명도 제대로 못하고, 그냥 고개를 숙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지도교수가 다행히 10여분 늦게 오신다고 하여 심사가 미뤄져서리 그렇게 당하고 있을 시간도 있었다.
 
심사위원 한분은 다른 약속이 있어서 나중에 서면으로 코멘트하겠다고 했다가 심사장에 나와서 신랄한 평가를 하였다. 다른 한분은 전날 논문계획서를 받아서 제대로 검토를 하지도 못했다면서 논문계획서가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
 
나름의 변명을 하긴 했지만, 200페이지에 가까운 그 많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내가 봐도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다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다음학기에 쓰라고 하면 그럴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지.
 
하지만 다행히 사례수를 줄이고 분석틀을 다시 잡아서 5월 초에 다시 심사하기로 했다. 그 정도면 선방이다. 한달이면 충분하겠지.
   
사실 양복은 입고 임했어야 하는데, 날새고 옷갈아입을 시간도 없었으니 말을 다했다.
오후에 지도교수와 논문계획서의 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앞으로는 지도교수는 물론 심사위원 교수들과도 자주 얘기를 나눠야겠다. 일단 한숨은 돌렸다.
   
- 점심 때는 센터 연구원들과 학교 밖으로 나가서 외식을 했다. 마음의 여유도 생겼고, 함께 식사를 할 필요도 있었기 때문이다. 포럼 점심으로 캘러락 대신 샌드위치를 검토하면서 이를 살펴봐야했기에 나간 김에 밖에서 식사를 한 것이다. 왕갈비분식은 여러명이서 먹으면 메뉴가 여러가지라 꽤 괜찮은 듯하다.
  
- 밤에는 전진 기관지위 회의가 있었다. 하지만 거의 잠을 자지 못했기 때문에 회의에서는 꾸벅꾸벅하는 모습만을 보여주었다. 이모님은 10년만의 문제를 해결해서 그렇다고 비꼰다.
당연히 뒷풀이는 참석하지 않고, 바로 집으로 귀가하여 골아떨어졌다.


ㅇ 4. 6 (금)
  
- 오전에는 토요일에 책들을 옮기리라 생각했기 때문에 책들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학술대회 발표논문집들을 살펴보고 쓸만한 글은 정리하고 아예 버리자고 했는데, 의외로 시간이 길어졌다. 5-6편의 글을 정리했던 것 같다.
 
- 오후에 Scholar Debate가 있는 줄 알았는데, 다음주란다. 그래서 가뿐하게 남부초교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했다. 좀더 일찍 서둘렀으면 택시타고 가지 않아도 되었는데...
  
결산을 하면서 다소 논란이 있었다. 개별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비용을 줄이고 다른 쪽에 비용을 쓰자는 주장을 해서, 이는 당연히 지급되어야 하고, 교육비 확충이 필요하다는 반론이 나왔던 것이다. 전교조 소속의 운영위원이 혼자 방어하기에 이를 지지하면서 해결책을 도출하고자 노력했다.
 
이래서 예,결산이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5시경에 회의가 끝난 후 위원장이 저녁을 사겠다고 했지만, 연구소 일을 핑계로 그냥 빠져나왔다. 학부모 위원들도 거의 오지 않았고, 김 샘도 연수를 받는다고 빠졌기에 참석하는 의미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 저녁 때는 학부 동기들 모임이 있었지만, 거기까지 가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 그렇게 친목을 다지는 의미가 잘 다가오지 않았다. 그래도 모임성사를 위해 신경쓴 친구들에게 미안하기는 하다.
   
대신 학교에서 공부를 하다가 아영씨가 술 한잔 하자고 하여 가볍게 술을 마셨다. 아영씨도 술을 마실 줄 아는군. 아영씨하고 함께 있을 때 좀더 잘 대해주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미안할 따름이다. 이제 연구실을 떠나려고 하니 괜히 아쉽다.
   
ㅇ 4. 7 (토)
  
- 7일에는 오전에 학교에 갔다가 오후부터 한미FTA 반대 집회에 참여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원래 연구실을 정리하고 자리를 옮기는 일을 해야 했으나, 일에도 선후가 있었고, 나에게는 집회 참여가 우선순위였다. GS 문고 앞에서 열린 지역 집회 참여를 시작으로 대학로와 행진, 서울광장, 그리고 솟대에서의 뒷풀이까지 이어졌던 것이다. 
  
"허세욱 님, '살아있는' 전태일 되십시오" (프레시안, 김하영/기자, 2007-04-07 오후 10:22:26)
反FTA 진영 "허황한 광고 불구, 민중의 힘 이길 것"  
     
"민주노총이 투쟁으로 비준 막겠다" (레디앙, 2007년 04월 08일 (일) 11:00:14 박점규 현장기자)
‘한미FTA 무효’ 범국민대회…이석행 위원장 "체결시점 총력투쟁"

  
하지만 7일 집회는 솔직히 별로였다. 나름의 기대(?)를 가지고 갔지만, 남은 것은 "협상 무효, 노무현 퇴진"의 구호 뿐이다.
 
짧고 굵게 하겠다는 대학로 집회는 무슨 기획이 있었냐 싶을 정도로 별 내용 없이 지나갔다. 전국 각지에서 노동자들이 올라왔음을 보여주는 노조 깃발들이 펄럭이기만 했을 뿐, 거기에는 힘이 없었다. 그들은 다시 지역으로 내려가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지루한 행진은 차선의 2개만으로 길게 이어졌다. 경찰과의 잘 협의가 된 모양이다.
역시나 서울광장까지 무사히 대열이 이동하였고, 지금까지 봤던 촛불집회 중 가장 짧은 촛불문화제가 이어졌다. 부활절 행사를 준비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다른 장소로 이동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마 행사가 끝난 다음에 온 사람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행진도중 뜬금 없는 반미구호는 여전하였고(민주노동당 대열의 앞에서 선창하는 이가 구호 마지막에 "한미FTA 반대 투쟁! 반미 투쟁!"이라고 하잔다.), 허세욱 동지의 쾌유를 바라는 것은 좋지만, 마치 곧 죽을 사람처럼, 그것도 정권의 폭압에 의해 당한 사람처럼(물론 한미FTA를 강행한 정권의 간접적인 폭력이라고 할 수는 있겠다) "허세욱을 살려내라!"라는 구호를 거리낌 없이 외친다.
   
또한 관악구지역은 민주노동당원뿐만이 아니라 한미FTA저지관악운동본부의 깃발 아래 꽤 많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함께 하였는데, 그들은 당원이 아니면서도 당의 대오와 함께 하였다. 물론 그들 중에 당원도 상당히 있긴 했지만, 그렇게 있는 것조차 약간 폭력적으로 다가가지 않았을까.
 
광우병 쇠고기 수입 등과 관련하여 "너네나 먹으라"는 것도 정치적으로 올바르진 않다. 광우병 쇠고기가 한국에 들어오지 않으면 되는 것이고, 미국의 민중들은 그걸 먹어도 된다는 것인가. 발언 하나하나, 구호 하나하나에 엄밀한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나보고 하라고 해도 잘하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눈에 띄는 허술함이 집회와 나의 거리를 멀게 만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 불만만 많을까.
  
ㅇ 4. 8 (일)
 
- 자고 일어나니 8시이다. 이렇게 일찍 일어나다니...
빵과 우유, 계란으로 아침을 때우고 책상에 앉아 강수돌 교수의 [작은 풍요]를 정리하고 학교에 나가자고 생각을 했는데, 왜 이리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지....
  
결국 오후 늦게서야 다 정리를 했고, 뒤늦게 점심 겸 저녁식사를 하고 학교로 올라갔다. 식사 전에 6동 시장 근처의 헌책방에서 책을 4권 샀는데, 다른 곳보다 조금 더 싼 느낌이다.
 
밤 늦은 시간에 혼자서 책들을 옮기려고 하니 왜 이리 더디는지... 결국 다 일을 끝내지 못하고 12시가 넘어서 집으로 내려왔다. 오랜만에 버스를 타지 않고 도보로 집까지 왔는데, 20분 조금 넘게 걸렸나 보다.
    
집에서 최장집 교수의 [민주주의의 민주화]를 정리하려 했는데, 새벽 내내 다 하지 못하고, 겨우 1장만 정리하고 말았다. 약간 비몽사몽하기도 하였고...
지금 날을 새고 출근하려고 한다. 오전에 연구실 정리를 다 마쳐야겠다.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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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9 06:56 2007/04/09 06:56

2 Comments (+add yours?)

  1. hongsili 2007/04/09 13:55

    드뎌 계획서를 제출하셨나봐요. 부디 좋은 논문 쓰시길 바랍니다. 저는 제 학위논문 남들 못보게 태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서리..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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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새벽길 2007/04/12 07:06

    지금 생각은 좋은 논문을 쓰기보다는 빨리 쓰는 방향으로... ㅠㅠ
    계획서는 대폭 수정해야 하는데,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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