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아비브 영화제2]에 관련된 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선 한번도 길을 잃지 않았다
집행위원장도 프로듀서도 자원활동가도 다정하고 현명한 분들이었다
다정하면 일마무리가 깔끔하지 않거나, 일을 잘하면 까칠하거나 했던
사람에 대한 편견이 아무 소용없어지던 날들
영화제니까 하루에 두 편은 보겠다고 다짐했건만 그조차도 지키기 힘들었다
아직 몸이 풀리지 않았는지, 앉았다 하면 졸리고 밤이 되면 졸음이 달아났다
트레일러가 뜨면 기대감으로 심장이 쿵쾅거리지만 막상 영화가 열리면 마음이 무겁다
이제 정말, 영화를 보는 일이 행복하지 않다
캐나다에서도 이스라엘에서도 영화제의 주요관객층은 40대에서 60대
길에서도 파티에서도 극장에서도
일단 눈이 부딪히고 말을 주고받으면 전면적인 공감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스쳐지나가면 그 뿐
한국영화, 하면 김기덕을 떠올리는 그 곳에서
한국의 다큐멘터리, 특히 독립다큐멘터리는 어땠을까
Q&A 시간을 마치고 나서도 악수를 청하고 소감을 전하던 분들께 감사를
영어? 텄다
그동안 얼마나 게을렀는지가 이렇게 티가 나는거다
밤마다 술을 마신 건 사람들을 사귀고 싶어서도 아니고 잠을 자고 싶어서도 아니고
너무 부끄러워서 감당이 안되니까 술기운을 빌어서라도 웃고 싶었다면 믿겠나
일행은 적당한 간격을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살풋 정이 들었다가 돌아갔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나는 늘 허전했고 추웠는데 이제 그렇지는 않겠지
하지만 앞으로 부산에 갈 기회가 전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할매꽃은 좋은 영화다
지적할 수 있는 모든 문제점들을 나열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나는 이 영화를 지지할 수 밖에 없다
다음에 더 좋은 영화로 한국에서도 이스라엘에서도 한번 더 환영받기를
우리가 상대(마을)와 하대(마을)로 나누어 놓은 것이 신분의 차이 뿐이겠나
우리가 차마 말하지 못하는 것이, 네 아버지가 내 아버지를 죽였다는 말 뿐이겠나
우리가 서로를 미워하는 순간이 좌익과 우익으로 갈라서서 총을 겨루던 때 뿐이겠나
우리가 피맺힌 눈물을 흘리게 되는 이유가 단지 사상이 달라서이겠나
넘어도 넘어도 가로막고 서는 저 많은 산들이 인간의 말을 몰라서 입을 닫고 있겠나
못 넘을줄 알았던 산을 넘고 또 넘는 사람들이 있다
간신히 한고비 넘으면 숨을 고르며 엎드려 한없이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예루살렘에 가서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짧게 훑어보고 왔다
그 시절에 희생된 어린이들의 이름과 나이와 국적을 들려주는 추모관이 따로 있었다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라고 문을 나서면서 가이드 선생님께 말하자
천천히 내게로 향하던, 눈물이 가득 고인 한 유대인 할아버지의 맨 눈
학살에 대한 상상가능한 모든 것을 기록하고 보존한 그들이 두렵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와 같은 작업을 다시 할 기회는 없을 것이다
미흡한 점이 많은 영화인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충분히 듣지는 못했다
이제 완전히 손을 놓아야하는 때가 왔다는 것이 말할 수 없이 아쉽고, 미안하고, 서운하다
한국, 서울
비는 내리고 역시 오늘도 잠자기는 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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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돌아오셨군용-
잠자기 글른 1인-
큼냐, 이제 남은 수다 떨 날을 어서 정해 보아요!
그래요. 수다가 한 두보따리 되겠는데.. ^^
나뷔, 모리...깅이랑 같이 태감독 사무실에서 작당을!
알엠...여성영화제에서 보자구
오셨군! 이제 편하게 볼 수 있을테니까 술먹고 수다 떨고 뻗어서 같이 자자...흐흐~
근데 왜 태감독님 사무실? +_+;
스멒...바람쐬고 와서 5월 즈음 다시 만나요
나뷔...그건 태감독님을 괴롭혀야할 일이 있기 때문, 크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