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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서 만난 사슴형님

많은 사람들이,

나 역시 그랬듯이,

사슴은 뭔가 고결하고 순박하며 겁 많은 귀엽고 예쁜 짐승이 생각하리라.

 

하지만 나라(일본에 있는 지역 이름인데, '우리 나라' 할 때 그 나라에서 따 간 말이라더군요.) 의 사슴형님들은 달랐다. 그 곳에 있는 나라 공원에는 사슴을 신으로 모셨던 예전 풍습을 따라 공원 가득 사슴 형님들을 모셔놓았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들이시다.

 

물론, 처음에 만난 분은 나름대로 고우신 작태를 뽐내셨다.




귀여운 사슴들이 우리를 보고 도망치면 어쩌나라는

말도 안 되는 망상은 곧 깨어졌다.

그 다음에 나타나신 형님스러운 분위기의 분들.

(기품있지 아니한가!)

 

그냥 걸어가다가 종이봉투를 뜯겨버린 오마니는 저 멀리로 도망가시고,

나와 아부지가 방심하고 카메라의 필름을 갈아끼우는 사이,

그만 습격당하고 말았다.


 

(습격에 구해주지 않고 사진 따위를 찍어댄 동생년과 오마니가 원망스럽다. 진심으로 무서웠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결국 내 옷주머니는 사슴형님의 거친 이빨에 뜯겨졌고 난 잉잉 울어버렸다. ㅋㅋ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진정 형님을 만난 것이다.

이 날은 또 어찌어찌 비가 왔는데, 그 비와 아주 어울리는 무서운 분이 계셨다.

 

 



 

철근을 씹어드신다! 두둥!!

너무나 무서웠다. 그의 오른편에 무수한 그의 똥.

마치 자신의 나와바리에는 얼씬도 말라는 듯한 저 표정.

 

그래서 나는 공손히 인사하고 돌아왔다.

 


 

잠시 내다 봐 주셨을 때도 많이 무서웠다.

흔들리는 불안한 눈동자.

 

그래도 살아돌아와 다행이다.

그 분들이 선처를 베푸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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