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어떻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나는.

트랙팩님의 [성폭력 생존자에 관한 지지와 연대] 에 관련된 글.

고민해 본다.

내가 얘기하고 싶지 않았던 어떤 것들을 이야기함으로서

지지하고 연대한다고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역시, 나는 잊기를 원하는 것 같다.

끄집어 내고 싶지 않은 추억.

그래서 어쩌면 평생을 지고 가야 할지도 모르는 짐, 같은 것.

 

상대에 대한 분노보다 나에 대한 연민을 먼저 느꼈던 순간들.

 

어떤 식으로 이야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왜 수 많은 여성들이 이런 경험을 가지고 있을까.

왜 모두 성폭력의 생존자로 숨어서 살아야 하는 걸까.

 

며칠 고민해도 글을 다듬어 쓸 수가 없다.

쓰고 싶지 않은 것이다.

아직은 준비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미 말하고 있는 사람, 그녀의 용기를 지지해 주고 싶다.

나는 애써 덮어두려 하는 것을

나만 잊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끄집어 내고 헤쳐내서 다른 사람들까지 힘 나게 하는 사람을.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이런 허접한 일기 나부랭이라도

지지를 표할 수 있다면. 나도.

 

예전에 한 번,

나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고, 나는 그게 너무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나서 더 이야기를 꺼내기 힘들어진 것 같다.

나에게 이렇게 힘든 이야기인데 다른 사람도 힘들게 받아들여줬으면 했나보다.

그게 옳은 건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나는 고민하겠지만

나중에라도 내가 편하게, 혹은 불편하지만 이야기하고 싶어진다면

그것은 정말 지랄공주님과 리우스님 등등 여러 분들의 글 덕분일 것 같다.

언젠가, 이겠지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