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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엄마가 얼마 전 천안으로 강연을 다녀왔다.

서울 올라오는 길에 수원에 들러서 수원인권영화제도 보고,

영화에 감동받았다며 ㅋㅋ 강연료의 절반을 영화제에 후원하기도 하고..훗

 

여하튼 그날 같이 지하철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엄마가 뭔가 설레는 얼굴로 보여준 쪽지.

 

강연 마치고 (강연은 '초등학생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거였는데)

한 반 담임이 아이들이 보고 싶어한다고 잠깐만 시간을 내 줄 수 있냐고 하더란다.

아이들이야 울 엄마라는 개인을 안다기 보다

그냥 작가라는 말에 눈이 똥글똥글 해져 있는 상태.

그래서 어쩌다보니 반 아이들 모두에게 싸인을 해 주게 됐단다.

그런데 말 수도 없고 너무너무 자그마한 아이가 오더니

쪽지를 하나 내밀었는데,

 



 

이런 말이 쓰여있었던 것!

크크크.

지하철에서 한참을 웃었다.

'함부로'라는 단어 선택이, 초등학교 1학년 아이에겐 실수였겠지만

어쩐지 너무 진실 같아서,

그리고 그 쪽지를 내민 조그마한 아이의 손과 빨개진 얼굴이 보이는 것 같아서

나는 그만

요런 장면을 떠올리고 말았지.

 


 

귀향을 보면서도 들었던 생각인데,

딸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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