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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04
    노조 게시판에 올린 글(11)
    손을 내밀어 우리

노조 게시판에 올린 글

지난 3월 27일에

과기노조와 연전노조가 통합해서 공공연구노조가 출범했다.

그런데 아직 정상적인 집행부가 구성되지 못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러저러한 뜬 소문들이 난무하고

의도했건 아니건 동지들끼리 서로 상처를 입히고 있다.

 

그동안의 내 고민도 많았는데

오늘 노조 게시판에 이런 글을 올렸다.

 

골치도 아프고, 산오리님 사는 일산에나 가야겠다.^^;;



 

1. 떠도는 말들과 표류하는 노동조합

여기에 떠도는 말들이 넘칩니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떠도는 소문들이 있습니다. 이 시간에 누군가 생산하고 있지만 정작 사람들은 그 진위를 확인할 수 없어서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상식으로 보자면, 어떤 사람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이 있을 경우 그 당사자에게 직접 확인해 보면 최소한 균형잡힌 정보를 얻을 수 있을 텐데, 어찌된 영문인지 여기에서는 그런 시도조차 없습니다. 발없는 말은 천리를 간다지만 기실 현장 조합원들에게까지도 가지 못하고 상층으로만 떠돌고 있습니다. 떠도는 말들에 등장하는 당사자들은 침묵하고 있지만 상처는 깊이 그들의 심장을 파고듭니다. 하지만 그 생산자들은 반복해서 그것을 퍼뜨리고 그것이 진실인 양 조직의 안팎을 갉아먹습니다. 조직을 위해서나 그 당사자들을 위해서나 불행한 일들이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무슨 얘기일까요? 저는 지금 차분하게 그와 관련된 얘기들을 풀어갈까 합니다.


일단 우리 공공연구노조에 대한 얘기를 좀 해야겠습니다. 옛 과기노조와 옛 연전노조가 통합한 것이 3월 27일입니다. 그리고 100일 가까지 지났습니다. 통합을 추진하던 과정에서 옛 과기노조의 위원장이 중앙위 결정에 따라 복직한 이후 새로 출범한 공공연구노조의 초대 임원진 선출은 난항을 겪기 시작했습니다. 통합 초기의 어려운 과정에서 현장의 간부들이나 조합원들까지 참여하는 공론의 장이 열렸다면 현재의 조직적 어려움은 상당히 해결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공론을 형성하는 우리 노동조합의 각급의 회의체계는 지금 사실상 마비되어 있습니다. 과거의 예를 보면 한 달에 평균 2회는 열렸던 중앙집행위원회는 5월 29일에 마지막으로 열렸습니다. 임원과 전체 지부장들을 성원으로 하고 있는 중앙위원회는 통합 이후 지금껏 3차례 열렸고, 그나마 3차 중앙위원회(6/21)는 성원 부족으로 무산되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 노동조합의 사업은 실종되어 버렸습니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이 허구로 밝혀지고 연구현장에서 수년간 묵묵히 일해오던 많은 비정규직 연구원들이 2-3년 내로 대거 해고되는 상황으로 들어서고 있는데도 맞대응을 못하고 있습니다. 기획예산처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내세워 연구현장에 대한 상시적 구조조정계획을 추진하고 있어도 겨우 30여명의 간부들만 집회에 참가할 뿐입니다. 87년 이후 20년동안 민주노조의 길을 걸어왔다고 자임하는 우리 노동조합이 민주노총과 공공운수연맹과 그 지역조직들의 지침이나 협조요청에 대해 아무런 호응을 하지 못하고 세월만 보내고 있습니다. 각 지부마다 발생하는 긴급한 현안에 대해서는 각 지역의 지부장들이 연대하여 응급처방을 하거나 아니면 사무처 수준에서 간신히 불만 끄고 있는 형국입니다.


요컨대, 우리 노동조합은 표류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그 고민을 털어놓고 동지들과 함께 토론해보려고 합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동지들이든 견해를 달리 하시는 동지들이든 이 게시판을 통해서 얘기를 나눌 것을 제안합니다. 그래서 지금 물밑에서만 흐르고 있는 무성한 논의와 거기에서 파생되는 소문들이 자연스럽게 걸러지기를 바랍니다. 게시판이 총회나 대의원대회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우리 노동조합을 살리는 풍성한 담론들이 여기에 넘치기를 희망합니다.


2. 저는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습니다

늦었지만 인사드립니다. 저는 이성우라고 합니다. 옛 과기노조에서 3대와 4대(1996-2000), 6대(2003-2004) 위원장을 맡은 바 있고, 2005-2006년에는 옛 공공연맹(지금은 공공운수연맹)의 사무처장을 맡았습니다. 지난 3월 이후 본부 전임자로 복귀했지만 3월 27일 공공연구노조의 출범 이후 초대 임원선거가 난항을 겪으면서 우리 노조에서는 아직 직책을 맡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옛 공공연맹의 청산위원회 집행위원장으로서 남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도 하고, 시민참여연구센터의 운영위원장을 맡아서 진행하는 일도 있습니다. 우리 노동조합의 지침에 따라 각종 집회나 투쟁현장에는 당연히 참가하고 있습니다.


조합원이면 누구나 피선거권이 있는데 당신이 불출마 선언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조직을 무시하는 행위이다, 하고 질타하는 동지들이 있다면 우선 양해를 구합니다. 저는 공공연구노조의 초대 임원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힙니다. 왜 그러냐 하면, 이성우가 공공연구노조의 초대 위원장이 되려 한다, 사무처장이 되려 한다, 하는 소문들이 임원 선출을 위한 정상적인 소통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연맹 사무처장의 임기를 끝내고 우리 노동조합으로 복귀하면서 주변의 동지들에게 분명히 얘기했습니다. “더 이상 노동조합 위원장 노릇은 하고 싶지 않다. 좀 더 실질적인 일을 하고 싶다. 과기노조와 연전노조가 통합하여 조합원 7천여 명의 공공연구노조가 출범하면서 과학기술운동의 영역이 상대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보이는데, 과기노조가 담당해 왔던 역할을 계승하는 것도 그 중의 하나이다. 과학기술노동자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과학기술위원회를 설치하여 과학기술 정책역량을 강화하고 대정부 투쟁력을 높이는 일도 중요한 일이다. 말하자면, 나는 내 경험을 최대한 살려 과학기술(노동)운동과 과학기술자운동을 하고 싶다. 그래서 통합된 공공연구노조의 위원장은 내가 맡을 일이 아니다.”


여전히 제 생각은 위와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저와 함께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몇몇 동지들까지 들먹이면서 비판의 칼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처음엔 그저 한번쯤 흘러가는 얘기이겠거니 하면서 일축하고 말았지만 제가 침묵하고 있는 두어달 동안에 얘기는 왜곡에 과장을 더하여 이제는 저와 얘기 한번 제대로 나누지 않은 낯선 지부장들까지 모든 문제의 근원이 저로부터 비롯된 것인 양 오해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에 대한 제 애정의 진정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저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저는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것입니다. 저는 공공연구노조의 초대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처장 선거에 나가지 않겠습니다. 다만, 앞에서 말씀드린 과학기술운동의 영역에서 제가 할 역할이 있다고 판단하면 (상근)부위원장이든, 상설위원회 위원장이든 위원이든, 사무처의 국장이든, 그 어떤 일이라도 기꺼이 맡을 것이고 성실하게 수행할 것입니다.


3. 공론의 장을 열어 토론을 활성화하자

옛 과기노조의 경험으로 보면 자천 타천의 후보군들을 중심으로 논의를 집중하여 지금보다는 비교적 수월하게 임원들을 선출했습니다. 그러나 공공연구노조의 임원선거에서는 색다른 풍경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의 조직적인 경로를 거쳐서 유력한 위원장 후보가 부상되면 곧바로 그 후보를 음해하고 비방하는 말들이 퍼뜨려집니다. 우리 노조 홈페이지에 게시되었던 사례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자유게시판 11386번 게시물(지금은 경선 중)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3월 20일에 게시된 이 글의 내용은 “일부 지부에서 너무 오랫동안 지부장을 했고 본부에서 감투까지 썼던 사람이 이번에 또 출마를 하려고 한다던데, 새로운 얼굴 참한 얼굴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하고 특정한 동지의 이력을 은근히 왜곡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에는 이 동지는 지부장 경력 4년째이고, 과기노조 초기에 국장과 부위원장 역할을 반전임으로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본부의 임원 역할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에서는 마치 이 동지가 본부 임원자리에 집착하여 새로운 인물의 출마를 막고 있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산별노조의 본부 임원의 역할과 지부의 간부 역할은 현실적으로 크게 다르다는 것을 위 글에서는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7천여 조합원들의 요구를 모아 우리 노조의 조직적 요구로 만들고, 조합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부의 노동 및 과학기술정책에 맞서 투쟁하고, 79개에 이르는 다양한 사업장의 사용자들에 대한 교섭과 투쟁을 일상적으로 지휘하는 일은, 참으로 고된 역정이며 상당한 고민과 결단을 수반하는 일입니다. 지부의 간부를 여러 차례 역임하고서도 막상 본부의 간부 역할을 맡는 것을 주저하는 동지들이 적지 않은 것은 바로 그런 까닭입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지부장을 몇 번 했다거나 예전에 본부의 직책을 맡았다는 것이 지금 이 시기에 공공연구노조의 임원을 맡는데 결격사유가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6월 12일에 있었던 2차 중앙위원회에서는 마지막 안건으로 선관위를 구성하려 했지만 성원 부족으로 유회되고 말았습니다. 중앙위가 유회된 상태에서 현장에 남아 있던 중앙위원들은 초대 임원선거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공공연구노조 초대 집행부 구성을 위한 소위원회(이하 “소위원회”)>의 활동보고를 들었습니다. 소위원회는 위 11386번 게시물에서 거론된 동지를 위원장 후보로 추천하였고, 현장의 의견들은 추천된 동지를 중심으로 그동안 거론되었던 동지들까지 두루 아울러서 초대 임원진 구성을 할 수 있도록 다함께 더욱 노력하자는 것으로 모아졌습니다. 그러나, 이 게시물이 올라온 다음날(3/21) 열릴 예정이었던 3차 중앙위원회는 아예 성원조차 되지 않아서 다시 선관위 구성은 무산되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일부 지부장들이 사전에 의도적으로 중앙위 불참을 조직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참고로 소위원회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지난 4월과 5월, 3차례의 공공연구노조 임원선거공고에도 불구하고 입후보자가 없어서 선관위까지 해산되고 난 후에, 5월 29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는 소위원회를 구성해서 임원후보를 발굴하자고 결정하였습니다. 소위원회의 구성원은 모두 6명이고, 과기노조와 연전노조 출신의 중집위원과 중앙위원이 각 3명씩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소위원회에서는 5월 29일 중집위 이후 6월 12일 2차 중앙위 전까지 자천, 타천의 출마예상자들을 인터뷰하고 중앙위원회에 추천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소위원회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처장 후보를 모두 추천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소위원회의 활동 과정이나 그 동안 지부장들이 자발적으로 가졌던 일련의 공식, 비공식 모임을 통하여 거론된 후보 동지들이 있고, 또 스스로 임원을 하겠다고 나선 동지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흐름들이 공론의 장으로 모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루빨리 정상적인 집행부를 구성해야 하고, 더 늦기 전에 2007년에 해야 할 교섭, 투쟁, 사업들을 신속하게 벌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견해를 바탕으로 하여, 저는 지금 임시집행부를 맡고 있는 분들에게 요청합니다. 중집위와 중앙위, 필요하다면 대의원대회를 절차에 따라 조속히 소집해 주십시오. 그리고 작금의 현안문제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결정해 주십시오. 그리고 그 결과를 전체 조합원들에게 알려주십시오. 그리하여 공공연구노조가 더 이상 파행의 길을 걷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7천여 조합원의 한 사람으로서 정중하게 부탁드립니다.


동지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활발한 토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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