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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07
    떡갈비(12)
    손을 내밀어 우리

떡갈비

이번엔 공공노조 기관지 <공공노동자>에 기고했음....

 

<꼼꼼>이 당분간 안나오니까

<공공노동자>에 연재해 달라고 해서

'내 손으로 만드는 별미'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어랍쇼, 한달간 쉬었던 <꼼꼼>이 또 나온다네...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딴짓만 하고 다닌다고

한 소리 듣겠다...ㅋ

 

                                                     정성이 빚어내는 오묘한 맛, 떡갈비
 
떡갈비는 전라남도 고유의 음식으로, 맛은 좋지만 먹기에는 다소 번거로운 갈비를 좀 더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지난 2월에 전라도 지역으로 1박 2일 가족여행을 나섰다가 담양과 해남 지역의 떡갈비를 맛보았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지만 1인분에 2만원이 넘는 떡갈비를 마음껏 먹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오면 아빠가 떡갈비를 해주겠노라고 약속을 했습니다.
 
갈비탕이나 갈비찜은 집에서 이따금 해먹긴 했지만 떡갈비는 지난 여행에서 먹어본 것이 처음이라서 막상 약속을 해놓고서도 한참 망설였습니다. 요리책을 펼쳐보고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재료나 만드는 방법이 각양각색이었고, 자칫하면 평범한 햄버그스테이크를 만들게 될 것 같았거든요. 사실 떡갈비는 쇠고기를 잘게 다져서 반죽을 만들어 빚는다는 점에서 햄버그스테이크와 만드는 방법이 매우 흡사합니다.
 
여러 차례 공부하고 궁리하다가 마침내 3월의 어느 주말에 찜갈비 덩어리를 넉넉히 샀습니다. 정육점에서 갈비살만을 분리해서 팔기도 하지만 갈비의 살과 뼈를 분리하는 과정부터 시작해야 제대로 된 떡갈비가 탄생할 것 같아서였습니다. 갈비를 종이타올로 꼭꼭 눌러서 핏기를 모두 빼고 갈비뼈에 붙은 뼈껍질이나 막 부분을 일일이 제거하고 나서 갈비살을 일일이 다지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또 하나의 새로운 음식에 도전한다는 기대감과 설렘이 작업을 경쾌하게 해주었습니다.
 
처음 만든 떡갈비에 대한 식구들의 평가는 지난 여행에서 먹어본 것들보다 맛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호주산 찜갈비 800그람쯤 사는데 2만원쯤 들었는데 몇 갑절 이상의 값어치를 한 셈입니다. 등심구이나 안심스테이크에서 맛볼 수 없는 오묘한 맛은 2시간을 오롯이 바친 정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요? 아무튼 식구들의 호평에 힘입어 3월 들어 두 번이나 떡갈비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재료 준비>
-갈비 800그람 또는 갈비살 500-600그람
-밤 2-3개, 대추 5-6개, 호두와 잣 약간: 꼭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씹는 맛과 영양을 더해 줍니다. 모두 잘게 다져서 준비합니다.
-양념: 참쌀가루 2큰술, 배즙 3큰술, 간장 2큰술, 참기름 1큰술, 설탕 0.5큰술, 꿀 1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양파 3큰술, 마늘 1큰술, 레드와인 1큰술, 소금과 후추 약간
-소스: 간장 2큰술, 육수 2큰술, 꿀 2작은술, 설탕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후추 약간
 
<만들기>
(1) 갈비에서 살만 분리해서 일일이 썰어서 다집니다. 칼로 총총 다지면 칼날에 기름이 묻어나오는데 종이타올로 닦아가면서 다지다보면 자연스럽게 기름기가 줄어듭니다.
(2) 밤, 대추, 호두, 잣 등의 견과류를 곱게 다집니다. 잘게 다질수록 떡갈비가 잘 뭉쳐집니다.
(3) 다진 갈비살과 견과류, 준비된 양념을 섞어 치대면서 반죽을 합니다. 반죽은 어느 정도 끈기가 있어야 잘 뭉쳐지고 또 익어도 쉽게 덜어지지 않으므로 많이 치대는 것이 좋습니다.
(4) 반죽을 절편 정도의 크기로 모양을 만들어서 후라이팬에 얹어 약한 불로 굽습니다. 양쪽 표면이 익으면 소스를 약간 끼얹어서 속까지 익힙니다.
 
※ 떡갈비는 갈비살로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갈비살을 성글게 다지고 곱게 다진 일반 쇠고기를 섞어 반죽해서 만들면 갈비의 씹히는 맛도 살아있고 모양새도 예쁘게 만들기 쉽습니다. 이 때 갈비살과 일반 쇠고기의 비율은 1:1 정도나 2:1 정도가 좋다고 합니다.
※ 떡갈비는 석쇠구이를 해서 먹어야 제 맛을 냅니다. 하지만 집에서 일일이 석쇠에 굽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후라이팬에 놓고 소스를 끼얹으며 약한 불로 구워도 맛은 괜찮고, 정히 석쇠구이를 원한다면 후라이팬에서 살짝 익힌 다음 석쇠 위에서 직화구이 냄새가 배도록 다시 한 번 가볍게 구워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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