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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15
    [고은] 사랑에 대하여
    손을 내밀어 우리

[고은] 사랑에 대하여

여기 오는 동지들에게

추석 인사를 대신하여

연휴 동안 하루에 몇번씩 읽고 있는

고은 선생의 시집 "허공" 중에서

한 편을 뽑아서 드립니다.

 

내 말과 글로 인사드릴 여유 없음을 미안해하며...

 

사랑에 대하여

                                 -고은

 

칸첸중가 혹은 에베레스트에는

사랑 따위 없소 필요없소

그 천년 빙벽에

그 천년 폭풍만 있어야 하오

 

팔천 미터 아래

나지막이

거기 어느 골짝에 사랑 있소

거기 오래 묵어

쉰내 나는 사랑 있소

 

물이 사랑에 주려

아래로만 흘러가고 있소

허나

저 아래 바다

거기에는 사랑 없소 전혀 필요없소

 

높지 말 것

넓지 말 것

 

사랑은 첫째 작고 시시할 것 바람벽에 홑적삼 걸릴 것

 

대자대비 아니오 박애 아니오 그저 사랑은 무명 맹목의 그 사랑이오

 

 

....쓰는 김에

재미있게 읽은 것 덤으로 한 편...

 

                         -고은

 

금방 두 날개 접으시고

내려앉은 학이시여

임이시여

 

만번이나 고상하셔라

 

무슨 헛소리이신가

이 물속

참붕어 한 마리

오로지 그 한 마리

그야말로 학수고대로 노리시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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