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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11
    (7)
    손을 내밀어 우리

숭례문의 넘실대는 불길 앞에서는

소방차에서 제 아무리 쏟아대는 물길조차 다 기름을 끼얹는 것 같더라.

 

활활 훨훨

5시간만에 6백년 세월이 훠이훠이 다 타버렸고

 

검붉은 피눈물이 다 지고 난 후에사

꺼먼 잿더미 위로 향불이 피어오르듯

허어연 물줄기가 뿌우옇게 퍼부어지고 있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면

결정을 미루는 것도 사치인 것을

죽거나 다른 삶을 살고 나서야 알게 되느니.

 

근조 숭례문이라,

너에게 이승 아닌 저승의 새 삶이 있을지어다.

 

 

<덧붙여>

불이라는 게 그렇더라구요.

주저하거나 머뭇거리는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바꾸어버리죠.

 

지금 나한테 혹은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은

머뭇거리거나 고민을 길게 할 틈도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쑥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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