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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억새

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11/03
    11월(6)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7/10/18
    억새(8)
    손을 내밀어 우리

11월

 

바빠, 아니 괜찮아, 하면서 어느새 한 해의 열달이 꿈결처럼 지나갔다.

남은 두 달은 어떻게 보내야 하지? 새로 시작하게 될 일은 또 어떻게 해야 하지?

토요일과 일요일, 낮에는 상념에 빠져 집에만 처막혀 있다가

해거름에 불쑥 집을 나섰다.

 

바람 불고 잎이 지는 가로수 아래를 걷고, 

청둥오리와 흰새떼들이 바지런하게 먹이를 찾는 강가를 지나고,

인적드문 다리와 인공의 징검다리를 번갈아 건너고,

망각의 세월에 묻혀간 내 기억들을 하나씩 반추하면서

앞으로 살아가야 할 시간들과

서로 부대끼며 웃고 웃어야 할 모든 존재들에 대해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우연히 만난 억새풀밭에서 초승달을 올려다 보며 나는 속삭였다.

-이제 또 시작하는 거야.

=맨날 시작만 하면 끝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글쎄, 시작한다는 건 뭔가 끝났다는 거 아닐까?

=이런, 이게 끝이야 하고 끝내는 걸 한번이라도 보면 좋겠어.

-나한테 매사 끝이 있기나 했니? 내 인생이 끝나는 날 한꺼번에 끝내 주지 뭐.

=웃겨...

 

이틀간 참 많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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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

2000년 10월, 마라도

 

나는 사진을 잘 찍지 못하지만

내 기억을 돕기 위해서 사진기와 mp3를 늘 갖고 다니면서

틈만 나면 사진을 찍거나 필요한 것들을 녹음한다.

 

관리하기도 쉽지 않고

내가 찍거나 녹음한 메모들을 나중에 다 챙겨보지 못하고 죽게 되겠지만

내가 어디를 다녔는지 내가 누구를 만났는지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

사진함에는 그 흔적들이 남아 있다.

 

그 중에 일부라도 여기에 풀어보도록 한다.

혹시라도 더 크게 보고 싶은 동무들이 있을까 싶어서

사람이 나오지 않은 사진은 권장크기보다 약간 더 크게 했다.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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